"TSMC와 협업하라"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기업 엔비디아의 요구로 파운드리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TSMC가 손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두 회사가 얽히게 된 배경에는 차세대 HBM의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Base Die)'가 있습니다.
AI 연산에는 대량의 데이터를 초고속 전송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필수죠. HBM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데, 이 구조의 가장 맨 아래층에서 데이터 전달과 제어를 총괄하는 칩이 바로 베이스 다이입니다. 속도와 제어 회로의 복잡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제작 방식도 일반 D램 공정에서 첨단 로직 공정(파운드리 공정)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발열 문제 엔비디아는 차세대 설계에서 GPU 안의 메모리 컨트롤러를 베이스 다이 내부로 옮겼습니다.
동시에 연결 통로 면적을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통로는 좁아졌는데 전송 속도는 배로 증가하면서 통로 부근의 전력 밀도가 4배 이상 급증했고, 좁은 구역에 고열이 몰리게 되었습니다. 이 열이 상단 D램으로 전달되면 오작동이 발생하므로, 현재 업계에선 열을 밖으로 빼내는 냉각 기술이 핵심 과제가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실리콘 굴뚝으로 열을 빼내는 HPB라는 기술을, SK하이닉스는 특수 방열판 소재를 쓰는 iHBM으로 대응 중입니다. 그런데 엔비디아가 차세대 맞춤형 규격인 NVHBM의 베이스 다이 생산에 TSMC 3나노 공정을 쓸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자체 파운드리가 있는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의 납품 기준을 맞추기 위해 TSMC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듯 합니다.
투자 가치
이 협력은 삼성에겐 호재라기보다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까요.
엔비디아가 베이스 다이 외주를 못 박으면서 삼성이 내세우던 '설계·제조 통합'이라는 유일한 무기는 무력화되었습니다.
과거 HBM3E 검증 실패와 불확실한 2나노 수율까지 감안하면, 이번 협업은 시장 반등의 신호탄이 아니라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채 매달리는 고육지책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