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살롱 매거진 31호 ✌🏻
9.21. 2023
Vol 31. 나의 '진지한' 취미를 찾아서 (2부) ✌🏻
  
Hello from Gina 


나의 '진지한' 취미를 찾아서 2부로 다시 찾아뵙습니다 (1부 읽어보기). 저는 이번 '취미' 특별호를 만들면서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책이 생각이 났습니다. 평범한 나와는 거리가 먼 '예술'이라는 콘셉트를 내 삶에 매일 함께하는 '예술'로 다시 보게 해 준 고마운 책인데요.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우리 인간에게는 예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예술은 우리의 인성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현실적 추함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도록 돕고, 예술에서 보인 단순화와 과장을 통해 일상적 경험 속에서 실종되거나 희석된 가치 있는 통찰을 드러나게 하는 등 다양한 이유에 대해서 이 책에서 설명해요.


저는 이번에 알랭 드 보통이 말한 그 예술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취미'라는 명칭으로 우리 삶에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렵고 고차원적으로 느껴지는 '예술'이라는 명칭 말고 우리에게 아마추어같이 순수하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취미'라는 이름으로요. 명칭만 조금 편해졌을 뿐 각박한 현실에서 나라는 사람을 찾게 해주고 나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게 해주고 조금 더 희망적으로 살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써 쓰인다는 점은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하는 예술의 역할과 동일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취미 같은데 푹 빠져 너무 장밋빛의 감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으로 걱정스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알랭 드 보통은 '유쾌함은 멋진 성과이고, 희망은 축하할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상을 너무 밝게 보는 사람들 탓에 생긴 문제는 거의 없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내 취미로써 좀 더 희망을 갖는다면, 축하할 일이다.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취미 부자 우리의 삶을 축하합니다 ❤️


p.s. 다음주, 다다음주는 추석 연휴로 라이프살롱 매거진도 쉬어갑니다. (미리) 풍요로운 한가위 되세요 🙇‍♀️



 얼굴에 칠하는 재미
#메이크업 #뷰터 #장비빨
Editor: Ohana Yoori

말그대로 얼굴에 칠하는 재미에 빠졌다.

살면서 제대로 메이크업을 해본 적이 거의 없고 내 화장대엔 그 흔한 마스카라조차 없었다.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 보니 알고리즘으로 메이크업 쇼츠들을 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지도 않고. 데일리 메이크업이라고 몇 가지 간단한 과정만으로 끝이 나는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메이크업을 마치자 바뀌는 그녀들의 눈빛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메이크업 전보다 자신감 있어 보이고 그날 쓴 컬러들의 분위기에 맞는 표정까지. 와 예쁘다. 나도 해보고 싶다. 내 눈꺼풀 더 흐물흐물해지기 전에 나도 음영이라는 거 해보고 싶다!! 립 제품으로 치크까지 가능하구나. 심지어 통일감 있어서 더 예뻐 보이기까지. 메이크업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우선 장비가 필요했다.


백화점에 가서 화장품 매장들을 계속 둘러보다 보니 아까 눈이 마주쳤던 점원과 또 눈이 마주치기도 하고 조금 멋쩍은 기분이 들어 그분이 계신 그 매장으로 들어섰다. 브랜드명이 Makeup Forever 이니 믿어도 되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다.


장비는 이쯤이면 되었다. 아니, 과하다.



<입문자들이 꼭 사야하는 것>


  • 파운데이션이나 쿠션 혹은 팩트 : 이번에 처음으로 모든 피부용 쿠션이 아닌 19호 파운데이션을 샀다.
  • 아이섀도우 팔레트 : 팔레트 하나면 눈 화장은 끝이 난다. 마스카라는 선택
  • 치크 : 난 메이크업 과정 중에 치크를 가장 좋아한다. 치크는 필수다. 립앤치크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있다.
  • 립스틱 : 상큼한 톤, 그윽한 톤 최소 두 가지를 소장하면 그날의 의상에 따라 병행하기 좋다.(무조건 직접 발라보고 선택할 것)


<요즘 트렌드>


메이크업을 하기 시작하고 새로 알게 된 아이템들이 있는데 눈 밑 애교살 메이커와 오버립 메이커라는 것이다. 올리브영에서 만원 내외로 구할 수 있는데 난 컬러그램 애교살 메이커와 클리오 벨벳 립 펜슬을 구매했다. 눈 밑 애교살을 표현해 주면 중안부가 짧아 보이고 얼굴이 생기 있어 보인다고 한다. 입술을 도톰하게 포인트 주면 마찬가지로 생기 있어 보인다.


출처 : 올리브영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얼굴이라는 도화지 위에 채색하는 기쁨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감사하는 마음과 메이크업의 유무가 사람의 마인드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메이크업을 쉽고 재미있게 하는 법을 터득해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


It's not a luxury to decorate yourself,

Coco Chanel


그 시간은 나를 잊는 시간이다.
몰입을 만난다
#발레 #취미 #몰입
Guest Editor: 하울의 소피


그 시간은 나를 잊는 시간이다. 몰입을 만난다.


음악이 나오기 전 기본 자세를 준비한다. 이를 테면, 키가 커지는 느낌으로 온몸을 위로 길게 늘이고, 어깨와 등을 내리고, 가슴을 살짝 내미는 대신 흉곽은 닫고, 아랫배에 힘을 주고, 엉덩이 밑 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골반을 세우고, 다리 안쪽 라인을 붙이도록 안으로 조이며 길게 늘이고, 뒤꿈치를 앞으로 내밀어 턴아웃(turn-out)이 되도록 한다. 그리고 음악이 나오면 드디어 시작이다. 온 몸으로 아름다운 선을 만드는 내 몸을 상상한다. 원 앤 투 앤 동작 순서를 생각하며 박자를 맞춘다. 그리고 섬세한 근육의 쓰임을 느끼려 애쓰며 집중한다. 딴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잠시 잡념이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박자를 잃고 자세가 흐트러지고 아름다운 몸짓 따윈 언감생심이다. 아무 생각없이 오직 내 몸과 음악에만 집중하는 그 순간의 경험들을 난 사랑한다. 


발레의 첫 시작은 꽤나 시시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몸 맵시가 뭔가 달라 보였다. 다이어트를 한 것은 아니고 단지 발레를 시작했을 뿐이란다. 그렇다면 나도 변할 수 있으려나. 둘째 딸이 2년 넘게 발레를 하고 있어도 내게는 와닿지 않던 발레가 순간 내게 성큼 다가왔다. 나도 할 수 있을지 몰라. 나도 달라지고 싶어. 


발레 수업 첫날. 발레복을 입은 용감한(수영복 같은 레오타드에 핑크빛 타이즈라니) 수강생들 사이에서 추리닝을 입고 어색하게 서있는 내 모습이 거울에 비추니 이대로 그냥 집에 갈까 싶었다. 이내 음악이 나오자 나만 쳐다보고 있는 거 같던 다른 수강생들은 제각기 동작에 맞춰 음악을 타느라 분주하다. 음악 소리에 내 민망함이 옅어진다. 내 상상의 버튼이 켜졌던 것일까. 어려서부터 음악을 들으며 혼자 사색에 빠지곤 했다. 깊은 감정에 빠져 정점을 찍고서야 현실로 돌아오곤 했다. 음악 속에서 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다른 사람이 되곤 했다. 어설프든 능숙하든 발레음악에 맟춰 움직이는 몸짓들이 음악만큼이나 우아하다. 이런 세상이 있었구나. 내 몸짓에 발레리나의 몸짓이 겹쳐지는 듯하다. 난 그렇게 발레에 반해버렸다. 잘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아. 오늘은 가지 말까. 내가 발레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 싶은 날들도 있다. 그런 날일수록 도망치듯 발레 수업에 간다. 1시간 30분동안 음악에 맞춰 내 근육이 쓰이는 느낌에만 집중한다. 정신없이 동작을 쫓아간다. 더 정확하게. 더 아름답게.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진다. 숨이 턱 끝까지 찬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나오면 발레 수업을 하러 가기 전 내 고민들이 별 것 아닌 것들이 되어있곤 한다. 마치 여행을 가서 내 현실 세계와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가졌던 것 마냥. 여행에서 돌아와 고민들을 다시 들춰볼 여력이 생기고 나아가 어느새 사소해져버린 것처럼. 그렇게 무거운 마음을 털어내고 난 몸도 마음도 가뿐해진다. 습관 같은 내 우울을 털어낸다.


무대에 오르고 싶은 바램도 들지 않는다. 난 그저 내가 발레를 하는 그 시간이 좋다. 1시간 30분이 짧게 느껴지는 그 시간이 좋다. 뭔가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을 불태울 수 있는 그 시간이 좋다. 잡다한 생각들도, 나 조차도 잊어버리는 그 시간이 좋다. 나를 잊어가며 나를 찾아가는 그 시간이 좋다.  


아직도 설레일 수 있다. 우리는 지금도 꿈꿀 수 있다. 수줍게 숨겨진 나를 더듬어 알아채 줄 관심과 용기만 있으면 된다.    



하비프러너
 취미로 돈 버는 하비프러너 아시나요? 
Editor: Gina 


취미에 대한 좋은 글을 찾다가 '하비프러너'라는 용어를 만나게 되었다. 이 용어의 설명은 대략 이렇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사업으로 확장시키는,' '내 취미를 다듬어 사업으로 기획하고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덕업 일치.' 이 설명을 들으면 하비프러너가 hobby와 preneur의 복합어라는 게 조금 더 빨리 와닿으실 수 있겠다. preneur는 프랑스어로 매수인 (구매하는 사람), 포획자라는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요즘은 하비프러너의 전성시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유튜브가 그런 생태계를 일반인들에게도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도 누가 뭔가를 잘하면 '유튜브로 해봐'라고 적극 권한다 (물론 직업 수준의 수익을 내며 꾸준히 하기는 참으로 힘들지만) 나 자신도 책 읽기, 북클럽이란 진지한 취미가 일이 된 케이스이다. 그러니 나도 하비프러너라고 할 수 있겠다. 말로만 들으면 근사한 이 용어. 이 기회에 하비프러너로써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하비프러너의 중요한 포인트는 취미이면서도 사업이라는 것이다. 즉 전문성을 갖춰야 수익을 얻는 사업이 될 수 있다. 근데 그 전문성이라는 것이 참 모호하다. 처음부터 이 분야에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한 게 아니고 정말 순수하게 좋아해서 하다 보니 경험이 쌓이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주게 되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직업들의 전문성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만약 일반적인 직업의 전문성과 같은 무언가를 보여주겠다고 전문성 포장을 하기 시작하면 처음 의도했던 바와는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아예 다른 내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러한 변화를 반긴다면 다행이고, 반대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비프러너로써 오래가려면 하비와 프러너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살아남지 못하거나 (하비로만 너무 치우치면) 아니면 하비로써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참으로 어려운 직업인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밸런스'가 아니었던가!


다양한 분야의 사업들을 동시에 진행하는 사업가 지인이 최근에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참 pure 하다. 순수하다'라고 한 코멘트를 듣고 '나는 하비 쪽에 좀 더 치우쳐 있구나' 했다 (뉘앙스로 알아차렸다). 현재 프러너쪽이 약하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던 터라 놀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 한 부분이 좀 찔리긴 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진 '그러한 순수함이 성공의 잠재력은 훨씬 크다'는 코멘트에 또 살짝 안도하며 씩 웃기도 하는 나다😅 앞으로 나의 하비프러너 여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나도 참 궁금하다. 

    🧚 Life Salon Updates 
     
    • 해리포터 7권 3기 북클럽이 5주차 진행되고 있습니다. 
    • 추석연휴가 있는 9월 마지막 주와 10월 첫째 주는 라이프살롱 매거진도 쉬어가도록 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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