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밀러, 『재즈처럼 하나님은』

독자님, 안녕하세요.

복 있는 사람 마케터 B입니다.


지난주 『메시지 묵상성경』에서 말씀 한 구절을 읽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거든 그를 외면하지 마라. 그에게는 네 손이 하나님의 손이다.”(잠 3:27-29) 이 구절은 자신이 추구하는 신앙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깊이 들여다보게 합니다. 


독자님은 만일 하나님의 손을 얻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누군가는 전 세계에 교회를 짓고 싶을 수도 있겠습니다. 누군가는 학교와 병원에 떨어지는 미사일을 막거나 모든 굶주리는 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줄 수도 있겠지요. 모든 질병을 치료해 주거나 기후 위기를 단번에 해결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겠네요.


오늘 독자님과 나눌 내용은, 『재즈처럼 하나님은』의 저자 도널드 밀러가 친구이자 목사인 릭이 보여준 신앙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경험에 관한 것입니다. 그의 손에서 하나님의 손을 보았기 때문일까요? 저는 릭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쩌면 지금 우리의 평범한 손이 곧 하나님의 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한 주간 여러분의 손을 응원하며 <월요일의 복음> 시작하겠습니다.

#42 만일 당신의 손이 하나님의 손이라면

어려서 내가 주일학교에 다닐 때 우리 반 교사는 과녁 같은 원 모양의 큰 포스터를 벽에 붙였다. 그녀는 우리더러 주변의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 이름을 종이쪽지에 적게 한 뒤 그 이름들을 과녁의 바깥 원에 꽂았다. 바깥쪽 원은 그만큼 예수님을 몰라서 멀다는 뜻이고 안쪽 원은 예수님과 관계를 맺게 된다는 뜻이었는데, 그녀는 연말까지 그 이름들을 안으로 옮기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눈에 보이는 목표가 있으니 멋있는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내 주변에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은 없었지만, 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였는지라 이름 몇을 지어냈다. 태드 대처도 있었고 윌리엄 웡카도 있었다. 교사는 내 말을 믿지 않았고 내게 그건 수모였으나, 그럼에도 바로 다음 주에 태드와 윌리엄이 둘 다 극적인 회심 체험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되어 대규모 사탄숭배 집단과 지하 마약 조직을 해체시키자 반 친구들은 흥분했다. 나는 공중부양도 빼놓지 않았다.

그해를 통틀어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은 비록 실존 인물은 아니더라도 태드와 윌리엄뿐이었다. 아주 오래도록, 내가 아는 어느 누구도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았는데, 이유는 다분히 내가 파티에서 술 취했을 때 말고는 아무에게도 예수님 얘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것도 마음의 빗장이 많이 풀려서 그랬을 뿐인데, 그때도 나는 울거나 발음이 똑똑치 못했으므로 아무도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내가 릭의 개척 교회인 ‘이마고-데이(Imago-Dei)’에 다니려고 시내로 이사했을 때, 릭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생각하든 말든 상관없이 아주 진지하게 그들을 사랑하고 있었다. 릭이 그들을 사랑하려 한 까닭은, 그들이 배고프거나 목마르거나 외로웠기 때문이다. 마치 세상 어딘가의 터진 상처를 우리가 손바닥을 펴 막아야 한다는 듯이 릭은 인간 고뇌 앞에 마음 아파했다. 우리가 전도를 무슨 이름으로 부르든 그는 전도를 전혀 벽 위의 과녁으로 보지 않았고, 삶의 의미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을 우리와 일치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전도를 사람들이 당면한 필요를 채워 주는 것으로 보았다. 내게 그것은 아름답고도 두려워 보였다. 아름다워 보인 것은 내게도 동일한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물이나 음식이 필요한 만큼이나 내게 예수님이 필요함을 정말 알았다. 그러나 동시에 두려웠던 것은 기독교가 우리 문화 전반에 매우 미련한 것이며, 이런 문제로 사람들을 귀찮게 하는 걸 내가 절대 싫어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마다 제 삶을 살도록 두어야 한다는 주의가 아주 강한 사람인지라, 혹 내 믿음을 나눌 때면 마치 내 서열을 높이려는 점조직 세일즈맨이 된 기분이다.

그리스도인이 아닌 내 친구들 중 일부는 그리스도인들이 고집 세고 무조건 우기고 끼어들기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삐걱거리는 바퀴다.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공간과 자유를 절대 존중하는데, 다만 예수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여 그것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긴장이 있다.

내 친구 토니는 요즘의 교회가 부상당한 짐승 같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한때 힘과 영향력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고, 그래서 수많은 교회 지도자들은 그것이 못마땅해 버릇없는 아이처럼 굴고, 자기 뜻대로 안되니까 화를 낸다. 그들은 마치 원칙대로 하는 것처럼 자기 행동을 위장하지만 실은 그게 아니라 악감정이라고 토니는 말한다. 그들은 보결 선수로 벤치에 앉아 있는 게 싫어 공을 싸들고 집에 가기 원한다. 토니와 나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겸손히 보결 선수 벤치에 앉아 간디처럼, 예수님처럼 다른 뺨을 돌려대는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믿음을 나누는 바른 자리는 권력욕의 자리가 아니라 겸손과 사랑의 자리라는 게 우리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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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두 번째 <월요일의 복음>은 도널드 밀러, 『재즈처럼 하나님은』에서 발췌했습니다.

<월요일의 복음>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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