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가장 작은 양조장, 신림 <솟대막걸리 양조장>

2023.02.01.

오늘의 에디터 | 쇼블 @__jaeseo

이야기를 담고 싶은 F&B 기획자. 불로소득을 꿈꾸며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

뜨끈한 샤브샤브에는 어떤 술이 어울릴까를 고민 하는 중. 청주? 막걸리? 혹은 와인?

막걸리는 김치와 닿아있다. 가볍게 먹기에 막걸리 안주로 김치만큼 좋은 것이 없고, 그 문화적 맥락도 유사하다. 동네마다 가구마다 각자의 조리법이 있어 모든 김치가 맛이 서로 다른 것처럼, 과거의 우리 막걸리도 집집마다 서로 다른 양조 방법으로 건강한 다양성을 갖고 있었다. 이런 저런 외부의 이유들로 막걸리 양조의 맥이 끊겼다가 다시 살아나는 요즈음이다. 그 중 과거의 맥락을 이어받아 직접 빚은 막걸리를 찾아오신 손님에게만 내어드리는 주막같은 곳이 있다. 양조장과 주막이 한데 어우러진 이곳은 신림에 위치한 <솟대마을 양조장>이다.

이곳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퍽 유쾌하다. 굶으면서 살을 빼는 다이어트를 시작하셨다가 스트레스를 받아 오히려 건강에 안 좋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지만, 포만감은 주어 허기짐을 가셔주는 막걸리 다이어트*로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막걸리에 빠지게 되어 인공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막걸리를 찾다가 직접 만들고 결국에는 양조장을 만들기까지 이르렀다. 이기기 어렵다는 즐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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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다이어트 TIP : 하루 한 끼를 막걸리 2사발(600ml)로 대체한다. 안주는 없이 마셔야 한다. 막걸리 아래에 침전되어 있는 탁한 부분이 영양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기에 반드시 함께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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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항상 사람이 많은 신림역 사거리. 3번 출구로 나와 인파를 헤집고 조금 한산해지나 싶을 때 즈음 자리해있다. 인파가 많지 않은 건물의 3층에 위치하여 지나가다 우연히 들르는 사람보다는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반기고 있다.

내부가 북적북적하지 않다. 많은 손님들을 응대하기 보다는 찾아오신 분들에게 하나 하나 설명해드리고 소통하고자 하는 사장님의 의도가 담겨있다. 실제 음식 하나 막걸리 한 잔을 주문할 때마다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고 중간 중간 더 필요한 것이 없는 지 확인도 해주시는 친절함을 경험할 수 있다.

솟대막걸리 8도

도수 : 8.0%

가격 : 12,000원

집에서 보리차 끓인 물을 담궈둔 듯한 바틀에 내어주신다. 석탄주* 방식으로 만들었다. 지난 마곡 <바틀리스트> 편에 소개된 막걸리 ‘영자’ 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단 맛과 탄산감이 적다는 점이 유사하다.

기존에 에디터가 맛있게 먹어왔던 막걸리들은 청포도의 달콤함과 산미가 특징인 것들이었다. 여기 솟대막걸리 8도는 청포도보다 적포도에 가깝다. 조금은 덜 달고, 조금은 더 시다. 매장에서 함께 제공하는 안주들이 간이 강한 것들이 많다보니 음식의 맛을 해치지 않도록 술은 덜 달게, 입맛은 돋우기 위해 산미는 조금 더 강하게 만들어진 것 아닌가 싶다.

*석탄주 : 그 맛이 달고 향기로워 입에 머금고 차마 삼키기가 아깝다고 하여 아낄 석(惜) 자에 삼킬 탄(呑)자를 붙인 이름이다. 멥쌀을 발효시켜 밑술과 중밑술을 만들고 거기에 찹쌀로 만든 고두밥을 섞어 다시 발효하는 방식이다.

춘향

도수 : 13.0%

가격 : 16,000원

향기 좋고 맛있는 술이라는 뜻을 가진 술, 춘향이다. 햅쌀과 물 그리고 우리 밀로 직접 디딘 누룩만으로 빚어낸 약주다. 삼양주* 방식으로 세번 빚어내고 저온에서 100일 숙성시켜 만든다. 저온 숙성의 결과 맛과 향이 차분히 가라앉아 부드럽고 은은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에디터가 방문했을 당시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꼬릿한 누룩취가 강하여 솔직히 많이 마셔보지는 못 했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추천할 수 없다. 오히려 고구마 막걸리나 15도 막걸리를 주문하여 강점있는 상품을 드셔보시라 권하고 싶다.

그렇지만 사장님이 소개해주신 내용과 온라인에서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면 에디터의 경험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재방문하여 다시 마셔볼 예정이다. 다시 체험한 경험담은 드링킷 인스타그램을 통해 후기를 다시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삼양주 : 술을 빚어내는 과정에서 곡물을 넣는 횟수에 따라 단양주, 이양주, 삼양주, 사양주 등으로 나뉜다. 사양주가 넘어가면 술의 양이 너무 많아져 보관에 문제가 발생하고 단양주로 빚게 되면 누룩취가 많이 나게 되어 좋은 막걸리를 만들기 어렵다.

해창막걸리

도수 : 6.0%

가격 : 12,000원

전라남도 해남에 위치한, ‘정원이 아름다운’ 해창 양조장에서 만든 막걸리다. 6도부터 18도까지 도수 별로 다양한 라인업의 막걸리를 생산하는데 그 중 6도는 주점에만 유통하는 상품이다. 해창 양조장에서 만드는 막걸리의 특징은 요거트와 같은 상큼한 맛과 걸쭉한 질감이다.

해창막걸리 6도의 경우 주점에만 유통하는 술답게 음식과 궁합에 초점을 맞추어 강한 개성은 조금 죽여둔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일반 막걸리들과 비교하면 해창 양조장만의 달콤꾸덕한 특징을 느껴볼 수 있다.

해창 막걸리는 맛으로도 유명하지만, 추가로 놀러가기 좋은 양조장의 풍광과 11만원이라는 고가의 프리미엄 막걸리 라인을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달콤걸쭉한 요거트같은 막걸리를 좋아한다면 해창 양조장의 막걸리를 주목해보자.

치땡감자채전

가격 : 18,000원

감자전의 바삭함, 치즈의 짭쪼름한 맛 그리고 땡초의 알싸함까지. 그야말로 막걸리를 위한 안주다. 각각의 맛들이 튀지 않아 막걸리와 함께 마시기에 좋다. 다만 에디터는 조금 더 땡초가 가득해서 매콤하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있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땡초를 추가한 감자전에 달콤한 고구마 막걸리를 곁들여 볼 예정이다.

오후 2시 오픈 직후 방문한터라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매운오징어콩나물을 먹지 못 한 것이 한스럽다. 칼칼한 콩나물찜 한 젓가락과 깔끔한 솟대 막걸리 한 잔 마시러 봄이 오면 다시 찾아가리라. 추가로 솟대 막걸리도 8도, 10도, 15도 등 도수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어져 있기에 여러 명이 방문하여 도수 별로 달라지는 막걸리의 맛을 경험해보는 것도 재미일 듯하다.

editor_쇼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