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활동 보고  
지난 활동 보고에서는 생태 정원, 자연주의 정원 혹은 '서식처에 기반한 정원'의 개념을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서식처 정원 개념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식재 사례를 연구해 보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가꾸는 정원의 식재를 분석해보는 [서식처 정원 식재 탐구단] 모집 홍보를 했습니다.

그 결과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원 식물 식재법을 알고 싶고 그동안 가꿔왔던 정원의 기록을 남기고 나누는 것에 공감하는 시민 정원가들이 모여 [서식처 정원 식재 탐구단]이 결성되었습니다. 우리는 8월 12일부터 9월 1일까지 5분의 길잡이 선생님을 모시고 총 4회의 사전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첫 번째 강의는 서식처 기반 정원의 개념과 역사적 맥락을 현재 수원시에서 수목원 조성을 준비하고 계시는 김장훈 정원사를 통해 들었습니다. 특히 습초지 정원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식물이 사는 집' 서식처 기반 정원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서울식물원 식재설계 공모전의 1~3회 수상 작가 3팀으로부터 각각의 정원 설계에서 설정한 서식처 유형과 식재의 특징 그리고 조성 후 1~3년 차를 맞는 정원에서 겪은 경험에 대해 들었습니다. 발표를 해주신 정원 작가뿐 아니라 참여하신 노련한 시민 정원가들로부터 여러 부분에서 새로운 정보와 시각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각자 돌보고 있는 정원으로 돌아가 어떤 식물을 심었고 어떤 식물이 잘 살아남았는지 살펴보고 그 식물들의 적용 정보를 검색하고 조사하여 식재 데이터의 초안을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강연자의 설명 중 정원식물의 생육 정보는 외래종의 경우 해외 사이트에서 검색하여 찾을 수 있지만 한국의 자생식물 정보는 특히 더 찾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심지어 자생식물 생산자에게서도 체계화된 식물 생육 정보를 제공받기 힘들다고 합니다. 우리가 수집하고 나누는 데이터는 한국에서 최초로 만드는 정원식물 공유 데이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이라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정보를 모으는 일에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하여 모두가 나누는 지속가능한 정원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마인드풀 가드너스는 이다음에 준비할 것이 무엇일지도 궁리해보려고 합니다. 


숲에서 만난 꽃이 아름다워 정원에 데려오면 살 수 있을까?
서식처 정원 식재 탐구단의 첫 번째 강의(2022년 8월 12일)를 열어주신 김장훈 정원사님은 서식처 기반 정원의 개념과 역사적 맥락을 설명해 주셨고, 구체적인 사례로서 현재 수원수목원 프로젝트에서 습초지 정원 조성의 사례를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수원수목원 프로젝트는 생태정원에 대한 실험으로 숲, 초지, 습지, 건조지 등 우리나라 기후를 고려하고 도시 환경에 접목 가능한 지속가능한 생태정원을 실험하고자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수원시의 중요한 자연을 확인하고 그곳에 자생하는 식물을 보존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하에 수원시 칠보산에 자생하는 해오라비난초를 심기 위한 습지정원을 조성과 관련해 고민 중인 문제들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해오라비난초는 야생화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꽃으로 과거에는 곳곳에 자생지가 있었으나 지금은 (비공식적으로) 수원 칠보산이 남은 유일한 자생지라고 합니다. 김장훈 정원사는 탐구단에게 " 숲에서 만난 꽃이 아름다워 내 정원으로 데려오면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주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살기 어렵다. 특히 도심의 공공 정원 환경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라며 왜 그런가에 대한 이야기를 식물이 사는 집인 자생지에 대한 환경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적용하고 만들어 줘야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덧붙여 주셨습니다.

 해오라비난초는 습지에 자생하는 식물로 아고산대 같은 높은 지역에서 빗물에만 의존하여 습지를 이루는 이른바 '강우성 습지'가 원래 자생지라고 합니다. 때로는 땅에서 솟아오른 물에 의해 습지를 이루는 '지표수형 습지'에서도 살 수는 있는데 수원 칠보산의 자생지가 바로 그런 환경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약수가 샘솟는 땅 주변에서 보이는 것처럼 땅은 꿀렁꿀렁하고 흙은 검은색을 띠며 지하수에 의해 유기물이 쌓이지만 온도가 낮아 분해는 안되어 산성화로 가는 경향이 있는 토양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서식지 환경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습지라고 하면 하천이나 호수 주위에서 보는 '지표수형 습지'만 떠올리기 쉬운데 자연형 정원을 조성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에서 만나는 다양한 환경을 좀 더 관찰하고 알아야 한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김장훈 정원사는 자연의 환경은 아주 복잡한 미소 환경이 존재하므로 우리가 자생지의 식물을 정원으로 초대하기 위해선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을 최대한 섬세하게 관찰하고 분석해 볼 것을 권합니다. 자연에서 만나는 고유한 풍경과 식생군락, 독특한 냄새 등 경험해 봐야 흉내라도 낼 수 있다는 말씀을 덧붙이시며 자연주의 정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보면 좋을 산지형 습지로서 강원도 대암산 용늪을 추천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번 요약하자면 서식처 기반 정원을 이해하는 핵심은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영감받는 점이라는 것입니다.

숲가장자리 정원 case study
식재 탐구단이 서식처 기반 정원의 실제 사례를 배우는 첫 번째 시간은 2021 서울식물원 식재설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최지은 신영재 작가의 [37.56N 126.83E] 정원을 탐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2022년 8월 18일) 
 2021년의 서울식물원 공모 주제는 "경계 그리고 공생_빛이 많은 그늘 정원"으로 서식처 유형으로 본다면 숲가장자리 유형입니다. 최지은,신영재 작가는 서울식물원 식재 설계 공모전뿐 아니라 LH 가든쇼 공모전에서 수상한 정원까지 '산지 습지형' 정원을 설계하고 조성한 과정을 함께 소개해 주었습니다. 
특히 정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생물다양성과 생태감수성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두 작가의 지향을 소개하며 영감을 받은 작가인 질 클레망의 정원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오픈랜드_ 초지 풍경의 정원 case study
두 번째 식재 사례를 듣는 시간에는 김대훈, 오세훈, 이대길 작가의 [고향, 그 시절 기억의 조각]정원에 대한 해설을 이대길 작가가 발표를 해주었습니다. (2022년 8월 24일)
이 정원은 2020년 서울식물원에서 열린 첫 식재설계 공모전의 수상 정원으로 공모전의 주제는 서울에서 고향을 만나다, 서울식물원 고향의 봄」이었습니다. 서울식물원 식재설계 공모전은 이전의 정원 박람회에서 진행된, 컨셉을 부각하는 공모전과는 달리 식물 정원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도록 식재 중심으로 정원을 조성하는 특징이 큰 공모전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대길 작가는 정원 설계 당시 빛이 많이 드는 '오픈랜드 서식처' 유형을 설정하고 정원을 설계하였는데 건조할 것이라고 예상한 지상부와 달리 의외로 습한 토양 기반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점과 2020년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진 기록적인 장마가 있었던 해라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은  정원 경험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토양개량에 대한 참가자의 질문이 있었는데  상업공간이거나 정원 박람회같은 특수한 상황에선 개량을 고려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토양개량도 탄소를 배출하는 행위이므로 환경에 맞춰서 식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둠벙이 있는 오픈랜드 정원 case study
세 번째 정원 식재 사례분석은 2022년 봄에 조성된 이양희, 김영찬 작가의 [Relay and Replay] 정원의 사례 분석으로 이양희 작가의 발표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22년 9월 1일)
이양희 작가는 공공 조경에서 많은 다년생풀을 사용함에도 서식처에 환경에 맞게 식물을 적용하지 않아 오래 지속하는 식재를 고려하지 않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본인도 서식처 기반 정원에 대해 알게 된 후 앞으로 서식처 기반 정원만을 만들 것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해주며 발표를 시작하였습니다. 이양희 작가의 서울식물원 공모설계 정원은 하나의 서식처 유형만 적용하기 보다는 구역을 나누어 등고선을 조정함으로서 건조한 오픈랜드와 비가 오면 물이 고여 둠벙(웅덩이)가 나타나 물가 식물도 적용할 수 있는 오픈랜드 서식처 유형을 적용해보았다고 합니다.
2022년의 공모전 주제가 '사계절 아름다운, 겨울 정원' 이므로 절기별로 연속해서 개화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장면주도종 식재 기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설계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식물의 정확한 개화기 정보와 재배원에서 재배 이력을 확인하기 어려워 정원을 조성한 첫 해인 올해는 의도한 장면을 기대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정원에 대한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식물 개화기와 식재 배합의 결과를 관찰하여 쌓아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식재 탐구단에서 정원 식물 데이터를 기록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또한정원에서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만들고자 하는 풍경을 설계하려면 어떠한 식물 정보를 이해하고 기록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주시기도 했습니다.

 
서울식물원 식재설계 공모전의 자세한 정보는 서울식물원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서식처-정원 식재 탐구단
지금이라도 공동체가 가꾸는 정원의 식물 데이터를 기록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 분은 참여해 주세요!!
이후 공동체가 가꾸는 정원뿐 아니라 공공 조경에서 식재를 분석하고 모니터링하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서울식물원 식재설계 공모정원을 살펴보는 [식재 탐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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