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18, 2019
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미국 국가비상사태 선포, 아마존 뉴욕 제2본사 계획 철회 등을 다뤘습니다. 이번엔 특히 재밌고 중요한 고민거리들이 많이 들어있는 뉴스레터네요. 그런데 아마존 택배를 들고 뉴욕을 떠나는 고슴이, 앞이 잘 보이기는 하는 걸까요? ㅡ킴.
#1. 인기쟁이 넷플릭스가 쏘아올린 중요한 질문🏈
한국에서 일 년 만에 구독자가 4배 늘어난 기업은? 뉴닉은 아니고요…(뉴닉은 3달 새 10배!) 바로 넷플릭스. 한국에만 12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넷플릭스가 잘 나가면서 좀 까칠해진 친구들이 있다고.
첫째, 푹·옥수수·티빙 같은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네이버·카카오 등의 온라인 콘텐츠 기업들. 단순히 ‘강력한 라이벌’이라서가 아니라, 바로 ‘망 사용료’ 때문입니다. 망 사용료는 고속도로 통행요금 같은 거예요. 네이버도, 넷플릭스도, 통신사가 깔아놓은 고속도로(통신망)를 통해서 우리에게 동영상을 보내거든요. 원래는 더 커다란 트럭🚚(더 높은 화질의 동영상)을 보낼 수록 통행료(망 사용료)를 많이 내야 하고요. 2016년에만 네이버는 약 700억 원, 카카오는 300억 원의 망 사용료를 냈으니, 초고화질 동영상은 서비스할 엄두를 못 내는 상황. 그런데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기업들-넷플릭스를 비롯한 유튜브, 구글-은 한국에서 아무리 초고화질의 영상을 제공해도 망 사용료를 안 내도 되거든요. 그러니 배가 아픈 한국기업들은 이건 불공정한 경쟁이라고 불만인 거죠. 둘째, 국내 통신망 사업자-고속도로를 만들어놓고, 통행요금을 받는 친구들-도 불만이 많아요. 넷플릭스 사용자가 확 늘어나면서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렸거든요. 넷플릭스가 고속도로로 무거운 트럭들을 많이 보내서 길이 막힌 거죠. “우리 집 넷플릭스 화질이 너무 구려요…” 하는 고객들의 항의가 들어오니 통신망을 자꾸 정비해야 하고요.
그러니까 국내 기업들도 통신사들도, 넷플릭스에 “너는 왜 돈(망 사용료) 안 내?”라고 불만인 상황. 아직 넷플릭스를 한국 법으로 규제도 못 하는 데다가, 워낙 많은 구독자를 데리고 있으니 한국 기업들은 불만을 적립하는 중. + 그런데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가 단순한 돈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 사회는 인터넷 통신망이라는 고속도로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거든요. 다른 나라의 예를 들자면: 🌍유럽: 인터넷 통신망은 공공재! 누구나 인터넷이 가져온 혁신, 표현의 자유를 공평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인 "망 중립성"이 지켜지고 있어요. 통신사업자들은 트럭을 하루에 1개만 보내는 스타트업에게도, 100개씩 보내는 대기업에도 같은 고속도로를 열어줘야 해요. 누군가에게만 빠른 길을 열어주거나, 장애물이 많은 느린 길을 줄 수 없는 거죠. 🇺🇸미국(Vox, 영상): 작년에 망 중립성이 폐지됐어요. 통신망도 시장에 나온 상품일 뿐이라는 입장으로, 통신사업자들은 돈을 더 많이 낸 사업자에게 더 빠른 도로를 열어줄 수 있게 된거죠. 그 후 캘리포니아에서 큰 산불이 나서 소방서가 진압 중이었는데…
🇰🇷한국: 미국과 달리 인터넷의 공공재적인 성격을 인정해서 국가의 허락을 받은 사업자들만 통신망 사업을 할 수 있게 제한하는 중. 하지만 비싼 망 사용료 때문에 작은 기업들의 부담이 크고 혁신을 선보이기도 어려워, 망 중립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2. 트럼프: 울며 겨자먹…는 줄 알았지! 😛
트럼프가 15일(현지시각) ‘국가비상사태’🚨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두고 민주당과 오랜 싸움을 해 왔죠. 서로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역사상 최장 기간의 연방정부 셧다운(Jan 28. #3 참고)이 일어났고, 1월 25일에 셧다운을 잠시 중단할 때까지 트럼프는 역대 최저 지지율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약 60억 달러)까지 얻었어요. 이후 트럼프는 여야 합의로 도출된 예산안-자신이 원래 요구해온 예산(약 57억 달러)의 ¼ 정도-에 울며 겨자먹기식…인 척 도장 찍었는데. 뒤돌아서서 바로 비장의 카드, 멕시코 국경 지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겁니다. 미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국가적 위기 발생 시 선포할 수 있는데, 그러면 의회 승인없이 예산을 재배정하는 등 권한을 행사할 수 있거든요. 트럼프는 ‘국경장벽 예산이 크게 깎였으니 국가 안보가 위태로워졌다’는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예산 끌어오기(약 80억 달러)에다 병력 배치까지 하겠다며 장벽 건설에 대한 굳센 의지를 드러냈어요.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의 반응: +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는 사실 자체로 국경장벽 문제와 관련해 의회 설득 실패를 방증하는 것”이라며 상원 과반이 국가비상사태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중. 일각에서는 트럼프는 이미 소송에서의 승패와는 관련없는 2020년 대선을 위한 정치 카드를 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요. 러시아 스캔들(Jan 21. #1)과 셧다운으로 최근 지지율이 훅 떨어진 트럼프가 ‘나 아직 안 죽었어~’ 외치는 셈이라는 것. + 미국-멕시코 국경장벽은 트럼프의 핵심 공약입니다. 이번에도 트럼프가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말했죠: “정작 우리는 우리의 국경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쪽 국경에서 국가적 안보 위기를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중략) 우린 우리나라를 향한 침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약과 인신매매 등 온갖 범죄자들과 갱들의 침략 말입니다.” +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관련법 제정 후 43년 동안 모두 58차례 선포됐을 정도로 흔한 조치긴 해요. 하지만 이를 활용한 7명의 미국 대통령 대부분은 대북 제재, 핵확산 방지, 무역 등 국제 분쟁을 다루기 위해 선포했었죠. (‘국가비상사태 관련 법, National Emergencies Act of 1976’ 참고) 이번 트럼프처럼 ‘안보 예산’을 이유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은 2001년 9·11 동시테러 이후 처음입니다.
#3. 아마존은 뉴욕행 비행기를 안 탑니다.
아마존이 뉴욕에 두 번째 본사🏢를 세우려던 계획을 포기했거든요.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2017년 9월에 깜짝 발표를 했어요: “제2본사(HQ2)를 지어 5만 명을 고용하고 50억 달러(5조6475억 원)를 투자할 거야!” 그러자 미국·캐나다·멕시코의 238개 도시가 러브콜(Ex.“너희를 위한 공항을 지어줄게”)을 보냈고, 오랜 고민 끝에 작년 11월 두 개의 도시를 선정했어요. 바로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의 내셔널 랜딩. 각각의 도시에는 2만5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예정이었습니다. 그것도 평균 연봉 15만 달러(약 1억7000만 원) 이상 받는 일자리가요! 아마존은 왜 갑자기 포기했대? 진보적인 민주당 의원들이 아마존의 뉴욕 본사 유치를 반대했거든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반응은 어때? 뉴욕 시민의 70% 정도는 아마존 제2본사를 찬성 중이지만, 아마존은 지역 정치인들이 반대하니 쿨- 하게 돌아선 상황.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이 뉴욕을 넘어 미국 2020 대선을 앞둔 핫한 아젠다에 불을 붙였다고 얘기했고요 - 부를 나눌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아마존에 세금을 감면하는 방식을 멈춰야 하나? 그렇다면 뉴욕은 아마존이 약속했던 일자리에 대한 대안이 있나?
+ 아마존이 뉴욕에서 발을 뺀다는 소문이 돌면서 다른 지역에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어요. 하지만 새로운 부지는 찾지 않을 예정. 계획되어 있던 버지니아주에만 본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버지니아주는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 중.
5분 더 있다면 읽어볼 거리 ✍️미 상원의원이 팀 쿡(애플 CEO)과 선다 피차이(구글 CEO)에게 공개편지 쓴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앱, ‘앱셔’ 때문. 앱셔는 정부 서비스 앱인데, 남성만을 위한 기능이 있습니다: 아내, 딸, 여형제의 해외여행을 허가하거나 철회할 수 있죠. 이 앱이 구글에서만 100만 번 넘게 다운로드 됐거든요. 그러자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미국 기업이 사우디 정부의 가부장제를 가능하게 하거나 용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지난 11일 앱 퇴출을 요구하는 편지를 썼어요. 😭 우는 손님이 처음인가요- 16일, 서울 중형 택시의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어요(약 27% 인상). 타고 갈수록 금액이 빨리 오르는 것 같다면 기분 탓만은 아닙니다. 거리당 금액도 원래는 142m를 주행하면 100원씩 올라갔는데, 이제 132m에 100원씩 올라가거든요. 택시요금 인상은 지난 2013년 10월 이후 처음. 기본요금과 거리 요금을 종합했을 때 인상률은 18.6% 정도라고. ‘광기인가 치기인가 아니면 그도 저도 아닌 오기인가 - 1994년 6월 2일’ 지난 15일 고은 시인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어요. 최영미 시인은 고은이 1992~1994년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다른 여성에게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 달라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고, 고은은 이를 명예 훼손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었거든요. 재판 과정에서 법정에 제출한 최 시인의 일기장이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이런 진술이 있었거든요: 광기인가 치기인가 아니면 그도 저도 아닌 오기인가…고 선생 대(對) 술자리 난장판을 생각하며. 재판부는 "공익적 사안이고 그 내용이 진실하기 때문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은은 항소를 준비 중이라고. 📌이제 쓰레기 사냥을 시작한다 영국 서리대 연구진이 작살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성공했어요. 우주 쓰레기가 날아다니는 속도는 시속 2만8000km 이상. 총알보다 빨라 우주비행사, 인공위성, 우주선까지 모두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존재였다고. 연구진은 ‘추적-수거-소각' 3단계로 우주 쓰레기 청소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작살로 쓰레기를 맞추는 ‘가장 까다로운 실험'에 성공하면서 2단계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냈어요. 이제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쓰레기를 수거한 위성을 태우는 것. 😬 “흐르그 흐들릈즈" 2012년과 2016년에도 ‘흐리게 처리해 달라'고 말했는데… 대만의 군사기밀시설이 구글이 새롭게 선보인 3D 지도를 통해 또 노출됐어요. 문제는 지금 중국이 무력을 써서라도 대만을 통일하겠다고 엄청나게 압박하는 중이거든요. (1월 2일 시진핑: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조국 통일의 공동 분투를 추진하자.") 대만 국회의원들은 노출된 기밀 시설이 중국의 타격 목표가 되지 않도록 긴급 대책을 요구했고, 국방부 장관은 안보를 위해 구글과 조정작업을 할 TF를 꾸렸다고 말했어요. 🌭지금 판사님들은 머쓱타드. 전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Jan 25. #2.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사건 참고)을 거치면서 100명 이상의 전·현직 판사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요. 받고 나오는 길, 다들 “검찰이 판사에게까지 이런 식으로 조사할 줄은 몰랐다”며 그간 검찰의 강압 수사, 포토라인 인권침해 등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어요.
첫 스쿨 미투 이후 1년
학생들이 청와대 앞으로 다시 모였습니다.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끔찍한 학내 성폭력에 대하여 학교와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죠. 지난 4일부터 9일, 한국 학생들은 UN 아동권리위원회의 초청을 받아서 스쿨 미투를 알리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다녀오기도 했는데요. 이번 집회에서는 전국 80여 개 학교에서 고발이 터져 나오는 동안, 가해 교사들은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고 지금까지 변한 것은 없다며 항의했어요. 팔로우업 (Jan 14. #1 동물단체 케어 논란) - 국내 3대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내부 직원 A씨가 박소연 대표의 지시로 4년 동안 230마리 이상이 안락사되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됐죠. 현재 A씨는 직무가 정지됐으며, 박소연 대표는 여전히 임원 자격을 유지 중.
(Feb 15. #4 버닝썬-지구대 압수수색) 논란의 클럽 ‘버닝썬’이 17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경찰은 중국인 여성 ‘애나(가명)’를 버닝썬에서 VIP 고객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로 조사했고, 강남권 클럽 전반으로 마약 투약 및 유통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랍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기멩🐬, 빈👦, 수민😺, 쏭🐿️, 킴👩이 쓰고 양수👧가 그렸어요. 님! 아래 버튼을 눌러, 오늘 레터 어땠는지 알려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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