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1집러는 어릴 적 살던 집에 대한 행복한 기억으로 20년 만에 마주한 낡은 집을 고쳐 살고 있어요.
좋았던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내면에 남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오늘의 1집러는 어릴 적 살던 집에 대한 행복한 기억으로 20년 만에 마주한 낡은 집을 고쳐 살고 있어요. 구옥의 운치를 살리고 모던함을 곁들인 이성선 1집러의 추억 가득한 집을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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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연숙 | 사진 경옥 | 영상 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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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추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던 이성선 1집러는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구옥을 가꾸고 그 기록을 SNS에 남기고 있어요. 인테리어를 바꾸고 가감하면서 집의 의미와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고 있는데요. 추억과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집에서의 근사한 하루를 살펴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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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터뷰 :
혼자 사는 1집러의 잘~사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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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늙은 집과 함께 하고 있는 스물네 살 젊은이 이성선입니다.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고요. 올해 1월 군대 전역 후 이 집에 들어와 살고 있어요. 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차가웠던 공간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이 과정을 인스타그램(@270house)을 통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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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선'님의 MBTI❓
✔️ ENTP(변론가) : 대담한 성격으로 의견을 제기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다양한 방면으로 지식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넘치며, 논쟁을 즐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실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 행복 소비 마스터 : 소비를 통해 행복을 제대로 누릴 줄 아는 유형. 어떤 소비가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드는지 정확히 판단할 줄 알며, 행복을 키우는 일에 도움이 되는 좋은 소비 습관을 지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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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집에 혼자 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군복무 시절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가까운 미래를 생각해 보면 전역 후 복학해야 하는데, 입대 전 학교 근처 원룸에서 자취하면서 겪었던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올랐거든요. 그렇게 학교 근처에서는 절대 살기 싫다고 생각하던 중, 부모님께 제가 어린 시절 살던 집이 비어 세입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집을 보러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음이 이상해지더라고요. 지어진 지 46년이나 된 오래된 집이다 보니 이곳저곳 지적하며 부수고 뜯어낼 생각들뿐. 제겐 가족과의 추억이 곳곳에 스민 소중한 곳인데, 마음이 편치 않았죠. 부모님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집을 보고 갔지만 결국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렀어요.
어느 날 문득 ‘집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망가진다’는 말이 뇌리를 스쳤어요. 그리곤 세상에서 나만큼 이 집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달았죠. 마침, 군대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아 저는 집을 구해야 했고, 부모님께 그 집에 제가 살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렇게 늙은 집과의 동거가 시작됐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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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집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해요.
👦🏻 46년의 세월을 머금은 이 집은 할아버지가 지으셨어요. 당시 주택 및 도로 정비가 이뤄지면서 조부모님이 살고 계셨던 기와집 터 위에 3층 양옥을 신축했죠. 1층은 상가, 2층은 주거 공간, 3층은 옥탑과 창고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버지의 고향 집이자 부모님의 신혼집, 제가 태어나고 유년 시절을 보냈던 곳으로 우리 가족의 서사가 켜켜이 쌓인 공간이죠. 저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이 집에서 살았는데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집 앞에서 자전거를 태워 주셨던 장면이 잊히지 않고, 자기 전에 매일 부모님과 함께 대문의 셔터를 내렸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유치원 갈 때 발코니에서 인사해 주던 엄마의 모습도 생생하고요.
이 집엔 구옥에서 보기 힘든 발코니가 있는데요. 다리가 불편해 외출이 힘드셨던 할머니를 위해 바깥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아버지가 직접 설계하신 거예요. 이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할머니를 생각하고 아끼던 할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지면서 뭉클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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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고칠 때 계획이나 콘셉트가 있었나요?
👦🏻 가족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이 가득한 이 공간을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하긴 싫었어요. 그래서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섞인 모던 빈티지를 콘셉트로 잡았죠. 바닥과 벽지, 타일 공사 등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최대한 집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공간을 꾸몄어요. 구옥 특유의 나무 천장과 문짝, 물려받은 물건들과 어우러지는 가구와 소품을 들이고 배치했죠. 특히 천장 조명이 가장 맘에 드는데요. 어두운 천장을 밝히기 위해 중앙에는 조명 달린 실링팬을 설치했고, 벽 쪽에는 간접 등을 쭉 둘렀어요. 목공이 취미인 아버지께 부탁해서 간접 등 박스를 함께 만들었는데, 아버지와 같이 만들어 더욱 의미가 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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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추억을 고이고이
우리 가족 수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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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선 님의 특별한 구석을 소개해 주세요.
👦🏻 최근에 수장고를 만들었어요. 엄마가 사용하시던 오일버너, 할머니가 쌀을 푸시던 됫박, 집 외벽에서 떨어져 나온 갈색 타일, 옥상 자물쇠, 나뭇조각 등등. 남들이 보면 보잘것없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게는 의미와 해석의 여지가 많은 물건들이거든요. 세월이 짙게 남아 있는 물건들로 저만의 박물관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박물관처럼 캡션도 제작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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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네요.
👦🏻 제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 우리 가족은 아파트로 이주했어요. 그 후 고모네 가족이 들어와 오래 계시다가 3년 전 떠나시면서 집이 비게 됐어요.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친척이 들어와 살았기 때문에 조부모님이 남기신 물건들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많은 것을 물려받은 만큼 할아버지 할머니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기억하고 싶었어요. 이 집에서 살면 살수록 손때 묻은 이 집과 물건들이 저를 따뜻하게 품어준다는 생각이 들어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애틋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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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갖고 계신 아이템 중 애착 가거나 소장 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소개해 주세요.
👦🏻 조부모님께 물려받은 자개장인데요. 제가 지금까지 봤던 자개장 중에 가장 특이해요. 두 개가 세트인데 각각 수납 구성이 다른 게 매력적이에요. 섬세한 장식이 돋보이면서도 너무 화려하지 않고 절제미가 있어서 좋아합니다. 제 취향이 조부모님과 비슷한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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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구석을 즐기는 성선 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사진을 많이 찍어 주셨는데요. 그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몽글몽글하더라고요. 부모님이 부지런히 찍어 주신 사진들 덕분에 잊어버리거나 무심코 지나가 버린 시간을 다시 보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수장고에 아이맥을 두어 지인이나 가족이 방문할 때마다 사진으로 방명록을 기록하고 있어요. 훗날 제 인생의 한 부분으로 추억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자 유산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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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가기 좋은 숨겨진 스폿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 국립중앙박물관(@nationalmuseumofkorea)에 자주 가요. 전통을 사랑하는 저로서는 최고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죠. 혼자 가면 시간 가는 줄 몰라 5시간 넘게 있을 때도 있어요. 전시 자체를 즐기기도 하지만 전시마다 설계된 동선이나 인테리어, 캡션, 디자인까지 박물관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자세히 살펴보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디테일을 마주할 때 전시를 더욱 풍부하고 온전히 즐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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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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