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신디케이터, 벤처캐피탈리스트인가 인플루언서인가 VE Issue No. 14 | 2023.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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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터 분석 ✅ 벤처 투자
⬜ 피치덱 소개 ⬜ 투자자 열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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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tureEDGE - Architect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를 탐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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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리스트(AngelList) - 실리콘밸리의 유틸리티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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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의 속살이 궁금하다면 1순위로 살펴봐야 할 서비스, 바로 엔젤리스트(AngelList)입니다. 국내에는 엔젤 투자를 위한 플랫폼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2022년 미국에서 엔젤리스트를 통해 집행된 벤처 투자 규모만 4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대규모 자금이 모이고 투자되는 곳이 바로 엔젤리스트입니다.
- 🔬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엔젤리스트라는 플랫폼을 발판삼아 벤처펀드 없이도 수 천억 원의 AuM을 쌓아올린 슈퍼신디케이터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실리콘밸리가 가진 네트워크의 폐쇄성과 정보의 개방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신디케이트 문화는 좀처럼 알기 어려운 실리콘밸리 투자 생태계의 Bottom-Half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2️⃣ 벤처 투자의 와일드카드, 신디케이트 (10월, 전문 보기 🖱️)
3️⃣ 벤처펀드 없이 수천억 원을 투자한다, 슈퍼신디케이터의 세계 (11월)
실리콘밸리의 가장 대표적인 신디케이트 투자자라면 제이슨 칼라카니스 (Jason Calacanis)를 꼽을 수 있습니다. 2009년 $5 million의 기업가치로 $25,000의 금액을 우버의 시드 라운드에 투자, 50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제이슨은 이 딜 하나로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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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형 엔젤투자자의 시초, 제이슨 칼라카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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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또한 초기에는 엔젤리스트 신디케이터로 활동하며 개인 자산가들의 자금을 모아 엔젤 투자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인 명상 앱 유니콘 Calm.com은 현재까지도 엔젤리스트 투자수익률 5위에 오른 성과를 자랑합니다. 개인투자자를 모아 극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신디케이트의 가능성을 발견한 제이슨은 결국 2015년 엔젤리스트로부터 독립, 자신만의 신디케이트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게 됩니다.
성공한 엔젤 투자 실적을 보유한 제이슨이 여전히 전통적인 벤처 펀드를 거부하고 꾸준히 개인 자산가들과 함께 신디케이트 형태의 투자 및 펀드를 조성하는 이유에 대해 제이슨은 기관들을 위한 벤처 펀드 운용은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잘라 말합니다.
"기관 자금으로 벤처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LP들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그들의 자금을 잘 관리하기 위한 스튜어드로서 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 시간의 95%를 창업자들 그리고 제 미디어 비즈니스에 쏟기를 원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부자들의 돈을 불리는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이 엔젤 투자의 매력을 깨닫고 저의 신디케이트에 참여하는 만 명 이상의 투자자들과 함께 능력 있는 창업자를 발굴하여 그들의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일에서 더욱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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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개 방식을 통해 1,000억 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모집 중인 제이슨 칼라카니스 (X 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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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스타트업 미디어인 This Week in Startups을 15년 가까이 운영하며 여전히 주 5일 녹화를 진행하는 제이슨은 인플루언서형 투자자의 시초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제이슨은 1년 전 시작한 4번째 벤처 펀드에서 소셜미디어 포스팅을 통해서만 천억 원 이상의 LOI를 확보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증명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미디어 인플루언서 형 벤처캐피탈인 20VC Fund 및 Not Boring Capital 또한 제이슨의 성공 모델을 따르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금도 엔젤리스트에서는 매주 다수의 투자 기회를 자신의 팔로워 LP들과 공유하는 활발한 신디케이터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4천 명의 팔로워 LP 투자자들과 함께 지난 3년간 2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SPV 신디케이트 형태로 집행한 Calm Ventures의 재커리 긴스버그(Zachary Ginsberg)가 Riverside Ventures의 알렉스 패티스(Alex Pattis)와 손잡고 SPV 신디케이트 전문 뉴스레터 Last Money In을 시작, 신디케이트 운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매주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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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리스트의 유명 신디케이터 재커리 긴스버그 - 지난 1년 간 한 달 평균 10건 이상 SPV 투자 집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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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PV로 $200Mn을 투자했다. 얼마나 버나?
지난번 시리즈에서 언급한 것처럼 SPV의 수익 구조는 일반 벤처 펀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관리보수입니다.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의 엔젤 투자 SPV의 95% 이상은 관리보수를 받지 않습니다. 때문에 GP 입장에서 SPV를 운영하면서 얻게 되는 수익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 미국의 엔젤 투자 SPV가 관리보수를 받지 않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SPV의 규모가 $100,000 - $200,000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가장 많은데, 이때 SPV 셋업 비용으로만 총 $10,000 가까운 비용이 소요됩니다. 인프라 비용이 펀드 규모의 5 - 10%를 차지하는 소액이다 보니 관리보수를 수취할 경제적인 구조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 SPV에 투자하는 LP들이 SPV GP의 포트폴리오 관리를 기대하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만약 펀드의 관리보수가 GP의 인사이트, 시장조사, 딜 발굴,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및 엑싯 전략 수립 등 투자 전후 전 과정을 수행하는 활동에 대한 대가라면, SPV의 GP는 해당 활동 대부분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우선, 회사에 이벤트가 발생하거나 투자자 동의 사항 진행 등 행정적인 관리는 엔젤리스트가 전담합니다. 또한 SPV 형태로 진행되는 소액 투자는 Information Right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분기 실적 업데이트 등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투자자들이 SPV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력적인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접근'이고, 전액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만큼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니 결국 SPV 투자란 자금을 넣고 10년 동안 기다리는 'Spray and pray' 형태의 투자일 뿐입니다.
반면, SPV 투자 시 GP 또한 최소 $1,000을 투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소액 SPV이더라도 GP 커밋에 대한 의무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투자 건 당 백만 원 조금 넘는 금액이니 부담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재커리의 사례처럼 SPV로 $200 million을 투자했다면 자신의 개인 자금을 지난 3년간 최소 $200,000 이상 투자한 것이 됩니다. 오히려 SPV 투자를 많이 할수록 GP 입장에서는 초기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입니다.
재커리는 지난 3.5년 동안 총 350개의 SPV를 설정하여 총 $200 million을 투자하였습니다. 그리고 최근까지 회수 이벤트가 발생해 현금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6 million이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성과보수로 수령한 금액은 $600,000이라고 공개하였습니다.
- SPV는 일반적으로 투자수익의 20%를 성과보수(Carry)로 수취하지만 공동신디케이션(Co-GP) 사례가 많아 투자 성과보수의 절반 정도를 개인적으로 수령하였습니다.
- $600,000 수익 중 여태까지 SPV에 넣은 개인 자금 $350,000을 제할 경우 순수하게 벌어들인 수익은 $250,000입니다.
- 즉, 3년 반 동안 주당 60 - 80시간 일하는 전업 SPV 신디케이터로 활동하며 온전히 투자 수익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실제로는 빅테크 기업 1년 연봉 수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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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가액(TVPI) 대비 실제현금분배액(DPI)의 차이가 극심한 초기 벤처 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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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전히 300개가 넘는 투자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잠재 수익은 훨씬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신디케이터들이 5 - 10년 이후의 미래 수익을 기대하고 지금도 열심히 SPV 기회를 소싱하는 것입니다. 지금 투자된 $200 million이 향후 2배가 된다면 최소 $20 million을 성과보수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10년이 걸릴지 15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2️⃣ 슈퍼신디케이터 - 투자자, 인플루언서, 브로커의 어느 중간
벤처캐피탈리스트의 핵심 업무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매력적인 회사를 초기에 발굴하여 투자하는 일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1년에 100건 이상의 SPV를 설정하는 슈퍼신디케이터를 과연 벤처캐피탈리스트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재커리의 경우 한 달에 평균 10건 이상의 SPV를 설정하는데, 이 경우 회사별 실사는커녕, 자료의 진실성을 제대로 검토하는지도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것처럼 신디케이터의 존재 이유는 '발굴 및 평가'가 아닌 핫딜에 대한 '접근'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유망 투자 기회는 곧 탑티어 벤처캐피탈들이 리드하는 투자 건이고, 이러한 투자 건들은 대부분 공개되어 있으며, 단지 라운드가 종료되기 이전에 이러한 투자 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 소액이라도 라운드 참여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슈퍼신디케이터들의 가장 큰 가치라고 볼 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매력적인 투자를 꾸준히 발굴하여 SPV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이며, 투자 기회를 평가하고 심사하는 것은 부차적인 일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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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chary가 자신의 딜을 홍보하는 방법 - 주로 유명한 이름 나열하기, FOMO 형성하기 등의 전략을 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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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케이터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팔로워 수입니다. 팔로워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SPV 모집이 수월해지기 때문에 딜 클로징의 신속성 및 확실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엔젤리스트 플랫폼에서는 서로 팔로워를 공유하기 위해 Co-GP 형태로 SPV를 구성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위 사례 또한 Flight Ventures란 신디케이터 그룹이 진행하는 투자 건에 대해 재커리가 Co-GP로 나서 자신들의 팔로워들에게도 공유하는 내용입니다.
엔젤리스트 플랫폼에서 Co-GP 형태로 SPV를 모으더라도, 상대방의 팔로워 LP들의 정보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 자신의 신디케이트를 팔로우하지 않는 투자자라도 해당 딜을 위해 생성된 링크를 오픈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팔로워를 늘려야 하는 신생 신디케이터들은 슈퍼 신디케이터들과 Co-GP를 하며 상대방의 LP 베이스를 조금씩 공유받는 형태로 네트워크를 키워갑니다. 인스타그램이나 뉴스레터의 팔로워를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미 팔로워를 많이 보유한 인플루언서의 추천이듯, 엔젤리스트 또한 일종의 GP들을 위한 소셜미디어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재커리 또한 자신이 6천 명 이상의 SPV LP를 모으고 4천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할 수 있었던 비결로 '발굴 - 평가 - 분석 - Co-GP - 집행'의 지난한 과정을 3년 넘게 무한 반복하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초기에는 보통 SPV 결성 한 번에 25 - 75명의 신규 LP가 유입되었으며, 그 결과 25개의 SPV 투자를 수행하고나니 자연스럽게 팔로워 LP가 1천 명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엔젤리스트 Top 5 팔로워를 보유하게 된 지금은 자신을 찾아오는 신생GP들과 활발히 공동 딜을 진행하며 여전히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3️⃣ 엔젤투자 - 집중할 것인가 확장할 것인가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엔젤 투자에 처음 입문하는 투자자들에게 SPV의 LP로 소액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추천합니다. 투자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고 딜 네트워크가 출중한 신디케이터들이 추천하는 투자 건들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SPV 소액 투자가 제격이란 것입니다. 이 때 제이슨은 최소 50건 이상의 SPV에 투자할 것을 추천합니다. 어차피 시드 단계에서 미래의 유니콘을 골라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수의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니콘을 잡을 가능성을 높인다는 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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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리스트 플랫폼의 수익률 분석: 2013 - 2020년 사이 진행된 1,808건 투자의 수익률 분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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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재커리와 같은 슈퍼 신디케이터의 투자가 한편으로는 영혼없는 딜 브로커이자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띄지만 나름의 이유는 있습니다. Last Money In 뉴스레터에서도 늘 강조하는 내용처럼 성공적인 엔젤 투자는 최대한 많은 스타트업에 대한 '인덱싱'이 핵심이지, 예언자처럼 미래의 유니콘을 찾아다니는 접근법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철학이 바로 그것입니다.
📊LP Strategy – Why You Should Take an Index Approach to Startup Investing
처음 엔젤투자에 입문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나름 자신의 판단력을 믿고 10 - 15개 정도 투자를 진행한 후 이 중 1 - 2건의 투자에서 100 - 200배의 수익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처음 열정을 가지고 엔젤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이 1 - 2년 정도 지나면 성과는 요원하고 폐업한 회사들의 소식만 접하게 되면서 금세 엔젤투자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엔젤투자에서 돈을 벌지 못하게 됩니다.
재커리 또한 성공적인 엔젤 투자의 핵심은 꾸준히 빈티지에 관계없이 최대한 많은 수의 SPV에 투자하는 '인덱싱' 전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누군가 10건 투자를 했는데 그 중 하나의 기업이 유니콘이 되었다고 하여 그 사람이 유니콘 발굴의 혜안이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어야 운이 아닌 실력이 되는 것인데 20년의 시간을 놓고 보면 이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실리콘밸리 탑티어 벤처캐피탈들에게도 달성하기 만만치 않은 과정인 것입니다.
성공적인 엔젤투자 전략은 도박을 하듯이 한두 번의 잭팟을 위해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를 집행하며 최대한 많은 기업에 익스포저를 가져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이 같은 투자 철학이 곧 신디케이터의 존재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유명 투자자이 참여하는 투자 기회를 쫓아다니며 뉴스레터의 이름처럼 '라운드의 마지막 투자자 (Last Money In)'로 합류하기 위해 노력하는 신디케이터들은 벤처캐피탈리스트라기 보다는 딜 브로커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성공한 슈퍼신디케이터들이 펀드 없이도 수 천억원의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이유는 '엔젤 투자의 대중화'와 '엔젤 투자 인덱싱 전략'이라는 지난 10년간의 트렌드의 최전방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디케이트는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를 비추는 거울
벤처펀드의 반대편에 서있는 SPV 기반 신디케이터들의 등장은 과연 성공적인 벤처캐피탈 투자가 무엇일까에 대한 보다 심오한 질문을 던집니다. 파운더스펀드는 페이스북의 첫 투자로 2,200배의 수익을 올렸고 벤치마크캐피탈은 이베이 투자로 750배의 수익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서터힐벤처스는 스노우플레이크 투자로 1,500배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모두가 시대를 풍미한 기업의 가장 첫 출발선을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성과입니다.
이러한 성과들을 듣다 보면 선도 벤처캐피탈들은 무언가 일반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식견과 미래를 보는 눈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전설적인 투자자들은 될성부른 나무를 떡잎부터 알아보는 재주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쉽습니다.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이 투자한 많은 기업들이 사업에 실패해 문을 닫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래서 성공적인 투자자란 미래의 예언자가 아닌, 과거의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시스템으로 내재화해 어떻게 뛰어난 창업자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발굴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미래의 승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큰 그물망을 던지는 어부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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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케이터를 닮은 안데르센호로위츠 - 성공적인 벤처캐피탈은 잘 고르는 것이 아닌, 단 하나도 놓치지 않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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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업계에서 가장 큰 그물을 던지는 회사가 안데르센호로위츠라면, 슈퍼신디케이터들은 이러한 '인덱싱' 전략을 복제해 개인 자산가들에게 엔젤-스타트업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인플루언서형 투자자들입니다. 이들이 개별 투자에서 집행하는 금액은 항상 소액이지만 이들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정보량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금액에 관계없이 이들의 라운드 참여를 환영하는 이유 또한 결국은 이들이 업계에서 가진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벤처혹한기를 지나며 실리콘밸리의 엔젤 SPV 투자가 주춤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인기가 많은 투자 기회의 경우 한 두 시간만에도 목표 금액이 마감되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최근에는 수 천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신디케이터들도 십만 달러를 모으기 위해 공동 신디케이션을 형성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 건의 SPV가 엔젤리스트를 통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의 기업과 창업자들에게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한, 신디케이터들은 여전히 기회는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실리콘밸리의 Bottom-Half들이 그려가는 생태계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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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실리콘밸리에서는 누구나 어느 순간 투자자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타트업과 전혀 관계없는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도 관심만 있다면 SPV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엔젤 투자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GP와 LP의 경계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유명 벤처캐피탈에 근무하는 파트너들도 SPV 또는 신생 펀드의 LP로 참여하는 경우가 워낙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슈퍼신디케이터들은 초기 기업 스타트업과 가장 많은 접점을 가진 투자자 그룹입니다. 벤처캐피탈들은 이러한 신디케이터들을 통해 기업을 발굴하여 팔로우온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하며, 투자 검토 시에도 이들을 통해 평판 체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디케이터들이 수많은 벤처캐피탈들과 공생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결국 핵심은 정보와 네트워크입니다. 한국에서 넘어와 실리콘밸리 투자자를 찾는 창업자들은 언론에 이름이 언급되는 극소수 벤처캐피탈이 곧 실리콘밸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렵게 이런 기관들과 미팅을 잡아도 한두 번 만남 이후 팔로우업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지 벤처캐피탈들이 신뢰하는 창업자, 오퍼레이터, 신디케이터 등 다양한 생태계 구성원들의 레이터에 포착되어 단계별로 신뢰자산을 쌓아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데 이런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현지에서 활동하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려운 이러한 실리콘밸리 투자 생태계의 Bottom-Half 문화를 한 번 쯤은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이상으로 총 3편에 걸친 엔젤리스트 시리즈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다소 어렵고 직관적이지 않은 내용에 보여 주신 많은 관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된다면 글이 아닌 다른 형태로 내용을 풀어내는 방법도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그럼 다음 에는 또다른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이야기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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