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38. (2023. 11. 9.)

낙엽을 만났어요.

  도서관 마당과 이어진 산에는 상수리나무가 많다. 작년에는 상수리나무에서 가을 내내 도토리가 톡! 톡! 많이도 떨어졌었다. 마당에 떨어진 도토리로 도토리묵도 만들고, 아이들과 팽이도 만들었었다. 그런데, 올해는 해거리를 제대로 하는 건지 도토리가 보이지 않는다. 도토리는 주지 않고 매일같이 마당에 낙엽만 비 오듯 우수수 떨어뜨리는 상수리나무에게 좀 서운한 마음도 잠시 들었지만, 내년을 기약해본다.

  창밖으로 가을바람과 함께 나뭇잎들이 떨어져 땅 위를 떼구루루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된다. 땅 위를 굴러다니는 낙엽들을 잡으러 아이들이 따라 달린다. 도서관 고양이들이 낙엽을 따라갔다가 잡았다가 함께 뒹굴기도 하는 모습은 보는 이를 까르르 웃게 만든다.

  이상하게도 가을은 늘 짧게만 느껴져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가을을 듬뿍 담고 있는 그림책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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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다이빙

강은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

  가을이 깊어지면서 나무마다 초록 잎들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 가고, 알록달록 자태를 뽐내다 하나둘 잎을 떨어뜨린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가만히 바라보면 한 잎 한 잎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고, 바람에 떨어지는 모습도 제각각이다. 가을바람과 함께 떨어지는 낙엽들의 특별한 축제를 그린 그림책을 만나보자.

  매년 열리는 낙엽들의 다이빙 경연대회가 올해도 고추잠자리의 알림으로 시작되었다. 마치 가을운동회를 연상시키는 풍경이다. 공기 저항력, 회전력, 정신력, 운으로 나뉘어 점수를 주고 있다. 가장 멋지게 다이빙하는 낙엽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다. 산딸나무잎, 떡갈나무잎, 잣나무잎, 은행 나뭇잎, 핀참나뭇잎, 단풍 나뭇잎이 각자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며 대회에 참석한다. 과연 누가 1등을 하게 될까?

  가을 낙엽을 소재로 만든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참으로 놀랍고, 특별한 가을 잔치에 함께 하는 느낌이 들어 덩달아 신이 난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이제 떨어지는 낙엽들을 더 즐거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숲으로 가보자 그리고 떨어지는 낙엽에게 응원을 보내보자. 그리고 소원도 빌어보자. 이 가을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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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가면

사라 코우리 지음, 황세림 옮김 | 해와나무 | 2020

  가을 숲속…. 나비처럼 날아가는 낙엽을 따라가면서 토끼곰 치치의 모험이 시작된다. 치치를 따라가면서 만나는 숲속에는 온통 붉은 나뭇잎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치치는 모험의 여정 속에서 멧돼지, 고슴도치, 여우 등 다양한 동물 친구들을 만난다. 심지어는 사슴뿔에 걸리기도 하고, 어두운 밤의 숲을 마주하게 된다. 두렵거나 걱정이 될 것 같은데, 치치는 밝고 담담하게 새로운 길을 걸어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어제부터 쫓아 왔던 그 나비처럼 생긴 것이 바로 나뭇잎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주 아주 특별한 나뭇잎이라는 것을….

  이 그림책은 표지부터 가을을 느끼게 한다. 치치는 궁금한 것이 가득한 얼굴로 가을 나무와 귀여운 새를 바라본다. 치치의 표정과 동작은 태어나서 처음 가을을 만나는 아이를 닮았다. 깊고 따뜻한 그림은 치치가 눈으로 보고, 만지고, 느끼는 대로 편안하고 신비롭게 우리를 이끌어주고 있다.

  토끼곰 치치처럼 가을을 따라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만나는 모든 것을 마치 처음 보듯 새로운 눈으로 보고, 느끼면서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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