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59 I 2022.04.28
벗 안녕. 팀휘클리 정리몬👾이야. 요즘 봄💮이 한창이지. 다들 겨우내 덮었던 이불을 봄여름용으로 바꾸고, 겨울옷을 집어넣고 봄여름옷을 꺼내는 연례 행사를 하지 않았을까 싶어. 요즘엔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더운 날도 있어서, 얼마 안 있으면 여름이 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

혹시, 이번 봄에 이사🚚를 했거나 이사를 계획 중인 휘클러들 있어? 나도 생각해보니까 이사를 했을 때는 항상 봄이었더라고. 3월에 새학기가 시작되고, 봄에 결혼을 많이 하니, 아무래도 봄에 이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요즘 이사 준비로 한창인 곳이 있는데 바로 용산 국방부 청사야. 한달 전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발표했잖아. 그 뒤로도 지금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조 단위의 비용이 예상되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이 줄줄이 옮겨가야 하는 역대급 이사라 그럴 수 밖에 없어 보여.

그래서 이번주 휘클리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논란을 다루려고 해. 이사를 둘러싼 신구 권력의 갈등⚔️부터, 외교부 장관 공관을 새 대통령 관저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선자 부인 김건희씨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까지, 이번 휘클리도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꽉꽉 채웠으니 다들 따라와주길.🏃

📢📢다음주 휘클리는 휴간하려고 해. 더 알찬 소식으로 5월12일에 돌아올게.😋
📂 h_weekly, quickly 

  1. 한 번 물어봤다: 김건희의 사전답사가 문제인 이유 + 이벤트 알림
  2. 안 읽으면 손해다: 논문 쓰는 고등학생, 그들은 누구인가? 外
  3. 톡톡, 휘클러: 지난 이벤트 당첨자 발표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논란
공동취재사진, 연합뉴스
📂물어보기 전에_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문재인 “이런 식 일 추진 정말 위험”
  • “저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새 정부의 집무실 이전계획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이 됩니다.…그냥 3월 말까지 국방부 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거기서부터 5월10일부터 업무를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저는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26일 공개된 손석희 전 제이티비시(JTBC) 앵커와 퇴임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야. 전임 대통령은 후임자에 대해서 말을 아끼는데, 집무실 이전에 대해선 정말 아니다 싶었는지 쓴소리를 했어. 사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를 “제왕적 대통령 문화의 상징”이라며 광화문으로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기도 했는데, 자신의 약속이 이런 식으로 현실화될지는 상상도 못 했을 거야.
  •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인 다음달 9일 오후 6시에 청와대를 떠나기로 했다는 것도 양쪽 갈등의 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어. 윤석열 당선자 쪽에서 초기에 “5월10일 0시에 청와대를 완전 개방한다”고 이야기해서, 문 대통령이 무리해서 퇴임 하루 전에 방을 빼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거든. 어쨌든 이런 우여곡절 끝에 74년 역사의 청와대는 막을 내리고, 새롭게 용산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됐어.

✔️한달 간 집무실·관저 모두 임시
  • 지난 25일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팀의 브리핑을 들어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5월10일부터 용산 국방부 건물 5층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해. 본 집무실은 2층을 쓸 예정이지만, 국방부가 한미연합훈련을 끝낸 오는 28일 이후에야 이사를 할 수 있어서 일정이 미뤄졌어.
  • 인수위에선 6월 중순은 되어야 공사가 완료돼 본 집무실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어. 5월10일엔 국방부 건물의 30~40%만 이주가 완료될 예정이라, 대통령 집무 중에도 계속 공사 중일 것으로 보여. 취임 이후 한달은 임시 집무실과 관저에서 보내게 되는 거지.
  • 이 때문에 당분간 여러 행사를 외부 시설을 빌려서 해야 하는 ‘메뚜기’ 신세가 됐어. 당장 취임식 당일 외빈 만찬을 위해서 신라호텔을 빌렸어. 청와대엔 외빈을 맞을 수 있는 ‘영빈관’이 있지만, 청와대 개방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지. 또 다음달 20~21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벌일 장소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야.
  • 대통령 집무실 명칭이 어떻게 될지도 관심 가는 대목이긴 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윤 당선자는 임시로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를 제안했어. 다만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 대통령이 지은 ‘인민 궁전’(국회의사당)의 영어 명칭이 ‘피플스 하우스’라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해서, 이대로 지어질지는 미지수. 새 대통령 집무실의 명칭은 다음달 15일까지 대국민 공모를 진행하고, 오는 6월초에 발표할 예정이래.

✔️취임 보름 전 ‘주먹구구’ 관저 변경 
  • 집무실이 대통령의 ‘사무실’이라면 관저는 대통령이 가족과 생활하는 공간이야. 관저 역시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변경한 집무실만큼이나 큰 변화를 겪었어. 인수위는 지난달 20일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한달만인 지난 24일에 외교장관 공관으로 변경했다고 밝혔어. 인수위가 육참총장 공관을 가보니 비가 샐 정도로 낡아 재건축 수준으로 고치려면 4~5개월 가량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었다고 해. 그렇다고 하더라도 취임 보름 전에 관저가 바뀌니 ‘주먹구구식’이란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었지.
  • 외교장관 공관은 그간 인테리어를 수차례 해서 상태는 좋은데, 관저로 사용하려면 방탄유리 교체 등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야. 이에 윤 대통령 당선자는 한달 가량을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을 하기로 했어.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까지는 거리가 7~8㎞로, 10분 가량 소요돼. 이 과정에서 교통 통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 불편이 커져서, 이를 일부라도 줄이기 위해 미군부대 부지를 지나기로 했어.
대통령 집무실 준비를 위한 공사중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본관. 공동취재사진

✔️외교장관 공관 낙점에 김건희 있었나

  •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관저를 바꾸는 과정에 부인 김건희씨의 ‘현장 답사’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가도 논란이 되고 있어. 김씨가 지난 4월 16일 또는 17일에 외교부 장관 공관의 생활 공간까지 구석구석 둘러보고는 “여기가 맘에 든다”고 했다고 해. 또 김씨는 공관 정원을 둘러보다 “저 나무는 (공관 건너편 남산 쪽) 경치를 가리니 베어야겠다”고 했다고. 그래서 19일 윤석열 당선자가 공관에 가려 했는데, 마침 이날 정의용 장관이 주한 외교사절들을 초청해 행사를 하던 중이라 갈 수 없었다는 거야.
  • 이런 <한겨레> 보도에 인수위는 “보안, 경호, 비용 등을 감안해 새곳(외교장관 공관)으로 공관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상황이고 이후에 (김씨가) 방문한 것”이라며 ‘김씨 결정론’을 반박했어. 특히 나무를 베어내자는 뜻을 밝혔다는 건 “허위사실”이라고 부인했지. 하지만 인수위는 마땅한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어. 오히려 위 보도는 복수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취재한 내용이라 인수위의 해명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민주당 “1조900억 들 것”

  • 현재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은 496억원이지만, 이건 당장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일뿐 실제 비용은 수십배가 넘을 거란 분석이 나와. 국방부에서 인수위에 보고한 이전 비용만 최소 5천억원 이상이야. 육군 장성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방부와 합참 및 군사시설 이전과 방호시설 재구축 등에 1조900억원 가까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어. 
  • 게다가 국방부 건물 부지에 관저를 새로 지을 가능성을 아직 완전히 닫아둔 것도 아니야. 윤 당선자가 지난 3월20일 “용산공원이 다 우리한테 반환되면 그쪽에다가 워싱턴에 있는 블레어하우스(영빈관) 같은 것을 건립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거든. 새 관저까지 지어진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더 추가될 거야.


✔️공관, 꼭 필요한 거야?

  • 외교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바뀜에 따라, 도미노처럼 외교부 장관은 새로운 공관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야. 인수위는 삼청동에 있는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을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어. 비서실장 공관과 붙어 있는 청와대 안가는 외교행사 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외교장관 공관은 외빈들을 맞아 각종 외교 행사를 하는 장소라 회담 공간, 연회장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야.
  • 이번 대통령 관저 이전으로 주요 공관들도 재조명 받기 시작했어. 4부 요인이라고 하는 국무총리,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이 모두 한남동·삼청동 등에 공관을 가지고 있어. 여기에 국방부 장관부터 합동참모의장, 육·해·공군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이 모두 한남동과 대방동 등에 공관을 가지고 있고. 강원·경북·전북·대구·충북·충남·전남 등 7개 지자체장도 관사가 있어.
  • 이에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지난 13일 “외교장관 공관 등 업무 특성상 필요한 공간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장관이나 고위 공직자들에게 왜 지나치게 크고 화려한 관사가 필요한지 의문이다. 특히 시·도지사는 더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이런 공간은 싹 다 정리하고 본인 집에서 살게 해야 한다”고 글을 올렸어. 앞으로 이런 공관들이 일부 정리가 될지는 두고 봐야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필요한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본관 1층. 공동취재사진
💬 한 번 물어봤다

먼저 대통령 관저 문제부터. 김건희씨의 외교부 장관 공관 방문을 취재한 통일외교 담당 이제훈 선임기자에게 물어봤어.

휘클리: 인수위에선 ‘결정을 한 이후에 김건희 여사가 방문했다’고 반박하던데, 이런 해명을 믿을 수 있는 건가?
제훈 요원: 인수위는 기사가 오보라고 할뿐, 아무런 증거나 정황을 제시한 게 없어. 자기들 주장만으로 믿으라고 할 뿐. 김씨가 4월 중순 주말(16~17일) 중에 외교부 장관 공관을 방문하기 전에는 인수위 발로 여기를 대안으로 검토한다는 어떠한 발표나 언론 보도도 없었어. 첫 언론 보도가 나온 건 김씨 방문 이후, 윤 당선자가 방문 의사를 전달했던 19일 당일 저녁부터야. 게다가 24일에 배현진 인수위 대변인이 “사실상 결정한 상황”이라고 공식적으로 첫 발표를 했는데, 그때까지 외교부 쪽에 문서나 구두로 장관 공관을 관저로 쓰겠다는 통보가 된 바도 없고. 이런 정황을 비춰보면, 김씨가 낙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단 거야. 실제로 김씨가 다녀간 뒤로 관저 문제의 분위기가 급박하게 바뀌었다고 해.

휘클리: 인수위 말대로라면, 관저를 쓸 대통령 당선자 내외가 가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결정이 됐다는 거잖아. 이건 이것대로 이상하긴 해. 그런데 김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거야?
제훈 요원: 김진애 민주당 전 의원이 “김건희의 관저쇼핑 놀이”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실제로 거주할 당선인의 배우자가 유력 검토되는 후보지를 둘러보는 것이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박했더라고. 허 대변인 말은 심각한 오류라고 봐. 윤 당선자와 김씨가 개인적으로 살 집을 고르는 게 아냐. 관저는 대통령직이란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공적 책무를 헌법적 의무에 부합하게 수행하라고 국가가 예산을 투입해 지원해주는 국가 핵심 기반 시설이야. 대통령 부부의 휴식 공간이기도 하지만 비공식 회의 같은 공적인 일이 벌어지는 곳기도 하지. 매우 높은 수준의 공식적이고 투명한 프로세스를 밟아야 하는 일인데, 인수위가 어떤 공식적인 절차를 밟았다는 이야기가 없어.

휘클리: 그래도 김씨는 자기가 살 곳인데, 바쁜 당선자 보다 먼저 둘러보고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거 아냐?
제훈 요원: 김씨는 관저를 결정하는 데 공적인 발언권이 없어. 국가기관이 법과 제도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문제인 거지. 안전이나 건축 관련 전문가 집단이 답사해서 보고서를 올리고, 이를 토대로 회의를 열고, 대통령 내외가 의견을 내는 과정이 공표됐다면 문제 삼긴 어려웠을 거야. 하지만 실제로 김씨가 가보기 전엔 인수위 쪽에서 어떤 과정을 밟았거나, 결정된 뒤에 김씨가 갔다는 걸 입증할 아무것도 없는 거지. 적어도 지금까지 공개된 사실만 보자면. 대한민국 법, 제도 어디에도 대통령 부인에게 관저 결정권을 주지 않았는데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중요한 쟁점이 되지. 외교부 장관 공관은 현재 외교부 소유고,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국가 재산이기도 해.

휘클리: 육참총장 공관 리모델링 목적으로 받은 예비비 25억원을 외교부 장관 공관 리모델링에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뭐야?
제훈 요원: 윤 당선자 쪽에서 현 정부에 요청한데 따라, 지난 6일 임시 국무회의가 의결한 예비비야. 예비비는 용도를 특정해서만 집행할 수 있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위법 행위가 돼. 국가재정법을 보면,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전에 ‘예비비 사용 계획 명세서’를 작성해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했어. 예비비 집행 뒤엔 사용 총괄명세서를 작성해서 다시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얻어야 하고. 감사원에도 제출하고 국회의 승인을 얻어야 해. 그런데도 의결한지 보름 정도만에 바꾼 거야. 완전히 오락가락인 거지. 외교부와는 협의도 안 하고.

휘클리: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면 실제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을까?
제훈 요원: 이 부분은 앞으로 감사원이 감사를 할 수도 있고,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어. 국회가 청문회를 열어서 왜 예비비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관저 결정 과정에서 법과 제도를 위반하지 않았음을 소명하라고 요구하거나, 수사 요청을 할 수 있는 것이고. 
현실적으로 서슬퍼런 대통령 상대로 누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론이 문제 제기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박근혜 대통령 때도 최순실씨가 이미 취임사부터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수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진실이 드러난 거잖아. 언론은 문제가 있으면 가능한 범위에서 사실 관계를 취재해서 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보도한다, 단지 그것 뿐이야.
공동취재사진
💬 또 물어봤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담당하고 있는 정치부 김미나 요원에게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에 대해서 물어봤어.

휘클리: 이번 이전을 두고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을 없애는 일을 제왕적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잖아. 이번 집무실과 관저 이전으로 드러난 윤석열 리더십, 어떻게 평가해?
미나 요원: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어. 윤 당선자가 추진력 있는 사람이란 게 검사 시절부터 장점으로 포장되어 왔잖아. 그런데 정치는 협치가 중요하다 보니, 그런 캐릭터가 정치 영역에서는 오히려 제왕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어.

휘클리: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이전해서 얻는 좋은 점은 전혀 없어?
미나 요원: 윤 당선자는 청와대라는 구중궁궐(아홉 번 거듭 쌓은 담 안에 자리한 대궐)에서 나와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이야기했잖아. 문통이 북악산 등산로를 전면 개방했지만, 청와대 일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고. 그런 부분에선 좋아지는 게 있어.

휘클리: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 실제로 국민 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미나 요원: 윤 당선자가 3월20일에 공개한 용산 집무실 조감도를 보면, 집무실 주변을 공원처럼 그려놨어. 이 공원을 국민들이 오갈 수 있게 하겠다고 하는데, 실제론 당장 현실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집무실과 관저 주변에 100미터 이내론 집회·시위를 금지한다고 하잖아. 게다가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반환하는데 앞으로 7년+α가 걸린다니, 윤석열 정부 임기 중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휘클리: 김영삼, 김대중, 문재인 등 역대 대통령들은 청와대를 이전하겠다고 약속만 하고 이행하지는 못했잖아. 어떻게 보면 역대 대통령들의 염원을 이뤄준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미나 요원: 윤 당선자가 대선 후보 시절 광화문 대통령을 이야기할 때만 해도 비판 거리가 많지 않았던 거 같아. ‘구중궁궐에서 나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거지. 하지만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용산 국방부로 방향을 튼 이후로 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정리가 안 되고, 자꾸 뒤집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큰 고민 없이 졸속으로 결정한 거란 걸 노출한 거지. 그런데도 청와대는 절대 안 들어가겠다고 하니까, 왜 그러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휘클리: 집무실·관저을 옮기면 국방부도 옮겨야 하잖아. 이번에 편성한 예비비 496억원으론 어림없을 것 같은데, 얼마나 예산이 들어갈지 인수위가 대략이라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어보여.
미나 요원: 합동참모본부가 남태령으로 이전을 하기로 했는데, 이전할 건물이 작으니 새로운 건물을 지어달라는 요구가 있거든. 여기에 관계된 사람들의 이사 비용까지 포함하면 엄청 커지지. 예비비는 이사 비용만 담은 거고, 이걸로 전체 이전 비용이 커버가 안 되는 건 확실해. 집무실 이전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아직 가늠이 안 되니, 비용 추산도 어려운 거지.

휘클리: ‘개혁은 대통령 취임 직후 6개월 안에 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임기 시작 전과 취임 초반은 중요한 시기인데, 그런 대형 과제들이 보이지 않아. 집무실과 관저 이전에 역량이 소모돼서 그런 거 아냐?
미나 요원: 대통령을 새로 뽑은 국민들은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될 것이란 청사진을 알아야 하는 게 당연한데, 시대정신을 담은 어떤 최소한의 어젠다도 보여주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지.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 종합하면 ‘대통령 집무실은 용산에 있고, 여가부는 없는 나라’라고 요약할 수 있을 정도.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과 논의가 필요하다며 여가부를 포함한 부처 개편을 취임 뒤로 미뤘는데, 이 또한 새 정부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하는 국민들에게는 직무유기가 아닌가 싶어.

휘클리: 임기 시작하면서 국민을 깜짝 놀래키려고 몰래 개혁안을 준비하는 중일수도?
미나 요원: 인수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서, 정부 안팎으로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긴 해. 막상 개혁안을 내놨다가 국회에서 민주당에 막혀서 동력을 꺼뜨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신중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막상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걸 보면 그렇게 보이지도 않아. 지금으로서 평가할 수 있는 건 인선인데, 총리와 장관 인선 보면 개혁적이거나 특색이 있는 사람도 전혀 없고 말이야. 이런 와중에 집무실 이전만 속도전으로 해나가니까, 뭘 하고 싶어서 대통령이 된 걸까 의문이 드는 거지.
 

📢 이벤트 알림
오늘 주제와 이어지는 정치 관련 책 두 가지를 휘클러와 나누려고 해. 정치 분야 명저로 꼽히는 파커 J. 파머의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과 셰리 버먼의 <정치가 우선한다>야. 앞의 책은 4명, 뒤의 책은 3명에게 주려고 해. 관심 있는 휘클러는 레터 하단 💎휘클리에 내 의견 남기기 버튼 누르고 신청해줘. 참여는 다음주 화요일(5월3일) 정오까지! 두 가지 책 중 더 읽고 싶은 책 이름, 휴대전화 연락처, 레터를 받는 메일주소 꼭 남겨줘!😁

1)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_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파커 J. 파머)
2)정치가 우선한다_사회민주주의와 20세기 유럽의 형성(셰리 버먼)
게티이미지뱅크
💎논문 쓰는 고등학생, 그들은 누구인가? 국내 고등학생이 저자로 이름을 올린 해외 논문을 찾아서 전수 분석한 연구자들이 있어. 연구의 의미를 직접 들어봤어.
💎성적 행위의 ‘적극적 합의’ 5원칙 상대방의 ‘동의’ 없는 성적 행위는 성폭력이지. 연인, 부부 등 모든 관계에 적용 가능한 ‘성적 동의’ 가이드라인을 정리했어.
💎3000원 국밥집 사장님의 시름 주머니 가벼운 노인, 학생, 노동자들이 찾는 ‘가성비’ 밥집 사장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대. 요즘 물가가 무섭게 오르지만, 밥값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야.
애플TV+  
💎애플의 1천억원 윤리 베팅 <파친코>는 식민지 조선과 재일한국인의 역사를 담은 애플TV+의 오리지널 콘텐츠야. 애플이 <파친코>에 투자한 이유, 배경을 짚어봤어.
💎알코올 사용장애, 사람을 탓하기 전에 주요 정신장애 중 알코올 사용장애 평생 유병률(11.6%)이 가장 높대. ‘술 문제는 개인 책임’이라는 인식이 문제를 키우는 건 아닐까?
giphy

지난주 휘클리 vol.58: ‘돌고래 법인’(legal person), 이상해?를 보고 휘클러들이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내왔어. 고마워💌


😉현재 지구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인 인간으로 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지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었어. 구독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휘클리가 오는 시간이 가장 기다려져! 앞으로도 잘 부탁해


🤔생태법인에 관한 이야기는 타 뉴스레터에서 읽어서 알고 있었습니다만, 휘클리에서 더 깊게 다뤄줘서 도움이 됐습니다. 근데 동물이 생태법인으로 규정되면 가장 큰 문제가 법적 후견인에 관한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다뤄주셨으면 더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책 이벤트에 응모한 벗들도 모두 고마워! 당첨된 벗들에겐 오늘 연락할게.🙋

1)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1615 💎7382

2)자연의 권리 💎7673 💎1997

팀휘클리는 언제나 의견 기다리고 있어.
벗도 아쉬운 점, 반가운 점
언제든 아래 링크로 보내줘!
👇👇👇
📌휘클리를 읽다가 질문해오신 부분들에 대한 답은 오른쪽 링크를 누르면 보실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다음 링크를 복사해 동료와 친구들에게 휘클리 레터를 소개해주세요. 😀 https://bit.ly/39NRi1G
📌이 레터는 팀 휘클리 김지훈(정리몬) 김효실(3호)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 weekly@hani.co.kr을 주소록에 추가하세요. 메일이 스팸함에 빠지지 않습니다.
📌 수신거부는 이곳을 눌러주세요.

한겨레신문사 1566-9595
문의 weekly@hani.co.kr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