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비와 함께 무더운 여름도 이제 저물어가는 것 같습니다. 숲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느끼면, 가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햇살도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나뭇잎들도 서서히 색을 바꿔가며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네요. 이런 자연의 변화 속에서 우리도 마음과 몸이 자연스럽게 맞춰지며, 새로운 계절을 준비합니다. 팩토리2도 사부작사부작, 조용히 하반기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전시와 행사들을 하나씩 채워가고 있답니다. 자연이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며 우리에게 시간을 나눠주듯, 팩토리2도 여러분과 함께 이 시기를 걸어가며 위안과 영감의 시간을 건넬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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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전시 리뷰 - 장민승 개인전 《상산 上山 over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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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 上山 over there》
장민승 jang minseung 張民承
· 속초 - 칠성조선소, 2024. 8. 1. ~ 9. 20.
· 서울 - 팩토리2, 2024. 8. 10. ~ 8. 18.
· 제주 - 비아아트, 2024. 9. 28. ~ 11. 3.
· 경기 - 수락산장, 2024. 10.
지난 주말 팩토리2의 친구 장민승 작가의 《상산》 전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10년 만에 공개하는 장민승의 전시 《상산》은 사진을 중심으로 작가의 예술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장민승은 자연 풍경을 중심으로 한 작업을 강원도에서 제주까지 순차적으로 공개합니다. 한반도 현대사의 역사적 맥락부터 한 개인의 서사가 있는 장소 속초, 서울, 제주, 경기 4곳에서 전시가 순차적으로 열리니 추후 한반도 곳곳에서 진행되는 전시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overthere_somewhere_everywhe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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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이라는 전시명은 산 위의 산이라는 유토피아처럼,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전설의 산을 의미합니다. 자연에 대한 장민승의 연구와 이를 담아낸 작품에 기반한 전시 《상산》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어져 온 한반도의 이야기가 단절되며 한라산만 남게 된 남한, 남북으로 끊어진 금강산과 설악산에 대한 전개로 시작됩니다. 그는 분단 전후 산악 관련 문학과 자연과학에서의 식물 이야기 등을 조사했습니다. 이야기의 일부는 분단을 경험했던 산악인에 대한 개인 서사 및 관련 서적 등이 아카이브로 전시됩니다. 연구 과정에서 장민승은 우연히 한라산과 남부 지방 인근에 자라는 상산이라는 항상 산을 지키는 식물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상산은 특유의 진한 향기로 오랜 장례 기간 해충으로부터 망자의 부패하는 육체를 지키는 역할을 하며, 망자의 마지막 길에 품위를 지켜주는 식물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자연의 장엄함과 산악인의 죽음이 한 끗 차이로 있다는 것과 늘 죽은 망자를 기억하는 산악문화에 대해 감명받았으니 산 위의 산과 상산의 식물의 이어지는 것은 상수였습니다. 본 전시 《상산》은 위와 같은 아카이브 실천을 통해 여러 줄기에서 이어진 하나의 서사이며 장민승의 작업에 프리퀄로 확장됩니다.
작가소개
장민승(b.1979)은 한국 현대사와 지리적 관계에 기반한 사회문화를 추적하며 국가 폭력, 참사에 애도를 은유하는 푸티지를 제작하고 이를 열린 영화적 공간으로 구축해 왔다. 최근 아카이브에 기반한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헌정작 〈둥글고 둥글게〉(2020)를 통해 지난 한국 사회를 조망하는 시청각 프로젝트(Audio-Visual Project)를 연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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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TORY REVISITED - 2013 함양 라운드 프로젝트: 장민승+정재일 〈上林 상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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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승 작가와 팩토리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팩토리가 기획을 맡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북유럽 디자인 전시 《노르딕 데이》의 협업으로 시작하여, 경상남도 함양에 위치한 상림숲을 배경으로 한 퍼블릭 아트 프로젝트 《함양 라운드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두 해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숲과 그 주변을 음악, 영상, 조각 작품 등 다양한 예술 작품으로 연결하여 관람자들에게 공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장민승+정재일 작가 듀오는 함양의 유소년 관악기 오케스트라와 함께 숲 속에서 연주를 펼치고, 이를 영화로 기록해 총 5개의 영상과 오리지널 음악을 제작했습니다. 또한, 상림숲을 걸으며 음악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위치 기반 앱도 제작되어, 언제든 상림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사계절 내내 상림의 노래를 들으며 숲을 걸었던 그 기억은 여전히 기분 좋은 꿈처럼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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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전시 - 이창운 개인전 《공간지도 Phenomenon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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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운 개인전 《공간지도 Phenomenon Map》
기간. 2024년 8월 22일(목) - 9월 1일(일) 운영시간. 오전11시-7시 (월요일 휴관) 장소. 팩토리2,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기획. 뮤트스튜디오 Muut Studio 지원. 예술경영지원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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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서문 이창운 작가는 물리적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데 초점을 두고 이를 어떻게 조각화할 것인지에 집중해왔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구현되는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 거대한 사회구조 속 유사한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현대인의 획일화된 삶과 현대 사회 시스템에 의문을 품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메인 작품인 〈편도여행〉은 스테인리스 레일에 동그란 구(球)형태의 매끈한 쇠구슬이 일정한 속도에 맞춰 규칙적으로 하강을 반복하는 키네틱 구조물이다. 작가가 〈편도여행〉이라는 동일한 제목의 작업을 선보였던 초창기에는 계란과 모양이 흡사한 오브제가 레일을 따라 굴러 내려가 바닥에 있는 계란판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식탁에 꽤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계란과 닭을 보며 “이 수많은 달걀이 어디서 왔을까?”라는 아주 단순한 질문으로부터 이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작가는 스스로 예측불가능한 채로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닭의 운명과 인간의 삶 사이 유사성에 주목했던 것이다. 즉, 레일은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의 은유이고 그 레일 속을 굴러가는 알은 현대인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거대한 레일 구조물 내에서 기계장치인 모터에 의지해 구현되는 반복적 움직임은 인간성을 상실한 채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가는 인간의 삶을 떠오르게 한다.
이후 작품 〈편도여행〉은 매번 다른 공간에서 변주하며 구조가 보다 정교해졌고 규모가 커졌다. 또한 레일을 따라 굴러내려가던 계란 모양 오브제 대신 정형화된 매끈한 쇠구슬로 대체되었다. 이는 복잡한 사회구조와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힘에 영향을 받는 다양한 대상들, 특정한 상황 혹은 상태들을 연상할 수 있도록 해석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편도여행〉은 쇠구슬의 유려한 움직임을 통해 보이지 않는 지도를 그리며 공간과 소통하고 더 나아가 구조물을 바라보는 관람객과 소통하여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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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정 전시 - 《Seamless flow 유연한 리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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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꾸준히 창작자들과 협업해 온 팩토리에디션의 《Seamless flow 유연한 리듬》 전시가 9월 5일부터 15일까지 열립니다. 가구부터 생활 소품,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의 에디션을 만들어온 팩토리에디션은 이번 전시에서 리미티드 프린트 에디션과 가구를 중심으로 예술과 일상을 넘나드는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하나의 작품이 새로운 공간에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싹을 틔우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작한 팩토리에디션은 창작자와 제작자, 팩토리 세 팀의 유연한 노력이 담겨있습니다. 전시동안 팩토리에디션이 제안하는 ‘심리스 플로우: 감상과 경험의 경계 없는 교감’을 통해 예술과 일상이 공존하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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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개요
전시명. Seamless Flow 유연한 리듬
협업 작가. 란디와 카트린, 마키시 나미, 민정화, 이상균, 이윤정, 장기욱, 최경주, 최태윤, 허정은
장소. factory2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기간. 2024.09.05.(목)-2024.09.15.(일)
관람 시간. 화-일요일, 11-19시 (월요일 휴관)
기획. 팩토리2 (factory2)
진행. 김다은, 김다인, 김보경
그래픽 디자인. 유나킴씨
주최. 팩토리2 (factory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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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Guide〉 / (우) 〈Retaining Wa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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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팩토리에디션의 《Seamless flow 유연한 리듬》 전시에서는 올해 3월 팩토리2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이상균 작가님과 실크프린트 제작자인 SAA의 협업으로 제작된 두 점의 팩토리에디션을 함께 공개합니다.
이상균 작가의 《DATUM》 전시에서 소개했던 작품 중 두 원화 작품을 실크스크린이라는 기법을 통해 새롭게 재해석했습니다. 팩토리2 고유한 공간에 맞춰 외관에서 보이는 유리창과 가벽을 세워 벽면에 직접 그렸던 〈Guide〉 작품은 종이 위에 유리의 투명함이 함께 표현되면서 전시에서의 생생함이 담겼습니다. 〈Retaining Wall〉 에디션 작품에서는 이상균 작가 특유의 덮고 덮이면서 생기는 원화의 두께감과 부피감이 실크스크린의 레이어들을 통해 다시 표현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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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
이상균
2024
870 x 650 mm
3 colors screen print on paper printed by SAA
Edition of 30 |
〈Retaining Wall〉
이상균
2024
420 x 594 mm
10 colors screen print on paper printed by SAA
Edition of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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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팩토리2
진행 김다은, 김다인, 김보경
에디터 팩토리2
디렉터 홍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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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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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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