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종말 전 마지막 하루를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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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읽고 싶어지는 책을 소개합니다 📚

“실상은 훨씬 더 무시무시하다.

일상 자체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

오늘날 우리가 곳곳에서 목격하는 재난은

미래에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재난에 비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나 다름없다.”

- 〈2050 거주불능 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세 번째 <디스토피아>: 기후 재난 속 지구

🌎︎ 기후 재난 속 지구

환경 문제와 관련하여 기후과학자들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티핑포인트’란 특정 현상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해 더는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시점을 말합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총회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전보다 1.5도 이상 오르는 시점을 인간이 지구의 기후를 통제할 수 없어지는 티핑포인트가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환경 파괴와 기후 재난으로 인한 디스토피아는 우리가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지만 여전히 막지 못하고 있는 미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환경 파괴로 인한 디스토피아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 오늘 소개하는 책

〈일인용 캡슐〉 | 김소연, 윤해연, 윤혜숙, 정명섭

〈날짜 없음〉 | 장은진

〈먼 북쪽〉 | 마르셀 서루

⛈ 우리가 마주할 지도 모르는 기후 재난들

여러분은 기후 재난을 들으면 어떤 장면들이 떠오르나요?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물에 잠기는 모습, 폭염이 아주 오랜기간 지속되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떠올리실 텐데요, 이처럼 여러 양상의 기후 재난을 담은 소설 〈일인용 캡슐〉을 소개하려 합니다.

사진 : ⓒ 라임

〈일인용 캡슐〉은 우리에게 닥친 기후 문제를 비롯하여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들을 개연성 있는 상상력으로 써 내려간, 작가 4인의 SF 앤솔러지입니다.

* 앤솔러지: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은 것

첫 번째 이야기 〈가이아의 선택〉은 인공 지능을 기후 관리 시스템의 리더로 삼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기후 정상화를 위해 구시대의 방식으로 퇴보한 삶을 살아가는 인류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일인용 캡슐〉은 기후 난민 신분으로 화성 테라포밍에 동원된 후 연락이 끊긴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우주 여행길에 오른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코찌〉는 팬데믹으로 인구의 절반을 잃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바이러스 감지기를 몸에 장착한 채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빛을 찾아서〉는 갑작스러운 빙하기로 지하로 내려가 겨우 연명하지만 멸종 위기에 놓인 인류가 마지막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테라포밍: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 및 위성, 기타 천체의 환경을 지구의 대기 및 온도, 생태계와 비슷하게 바꾸어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

이처럼 네 명의 작가가 ‘기후 위기’를 다루는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네 편의 이야기 모두 지금이야말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 책 속 한마디

“어려 보이는구나. 몇 살이니?”

“어른들 말로는 열일곱 살일 거래요.”

“열일곱이라.”

마치 메아리처럼 중얼거린 떠돌이 노인이 이상한 얘기를 했다.

“이 세상에 겨울 말고 다른 계절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니?”

(...)

“워낙 어릴 때라 기억이 나진 않지만 제이 할아버지께 들었어요.”

💧 지구 종말 전 마지막 하루

만약 내일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재난이 발생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여러분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 지금까지 지구 종말을 다룬 영화와 책에서는 생존을 위해 힘쓰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날짜 없음〉은 마지막 남은 하루를 1년처럼 생생히 감각하고 기억하며 보내려 애쓰는 한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진 : ⓒ 민음사

〈날짜 없음〉 속 도시에는 1년 동안 겨울이 지속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고 이 재난의 끝에 최후의 날이 도래한다는 소문이 퍼집니다. 마지막 날이 다가오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줄을 지어 도시를 떠나는데요, 이 때 한 연인은 이 도시를 떠나면 종말을 피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떠난 사람들을 의심하며 그곳에 남기로 약속합니다. 재난에서 탈출하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연애가 더 중요한 연인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왜’ 떠나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작가가 그려 낸 〈날짜 없음〉 속 젊은 연인이 미래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보다 현재를 즐기고 소중히 여기는 우리 세대 청년들의 태도 혹은 가치관에 대한 은유처럼 느껴집니다. 이처럼 작품 속에 묘사된 디스토피아는 미래에 불안감과 걱정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책 속 한마디

“나는 그에게 부탁하고 싶어졌다. 오늘 하루 동안 좀 더 깊은 연애도 해 보고, 다퉈도 보고, 권태도 느껴 보자고. 저마다 안에 간직해 두거나 감춰 둔 문장들을 모조리, 미리 다 찾아서 써 버리자고.”

🏜 종말 이후 황폐한 세계에서 홀로 살아간다는 것

〈날짜 없음〉이 종말 전 하루를 그린 작품이라면 〈먼 북쪽〉은 종말 후 일상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처럼 종말 후의 일상을 그린 작품을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부릅니다. 흔히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서는 모든 것이 끝난 상황에서 인간이 각자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먼 북쪽〉 역시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 : ⓒ 사월의책

〈먼 북쪽〉은 황폐한 도시에서 혼자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극한의 상황에서 우리의 휴머니즘이 어디로 흘러갈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30년 후쯤,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로 인간이 살 만한 곳이 시베리아의 극북 지역밖에 남지 않은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온대 지역의 대도시 문명은 인간들 사이의 전쟁으로 모두 무너지고 굶주림이 인간성을 빼앗어버린, ‘종말 후의 시대’입니다.

도시의 보안관이자 유일한 시민인 주인공 ‘메이크피스’는 하루하루 고독하게 살아가는데요, 소설은 메이크피스가 고향을 떠나 고독한 여행길에 나서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녀는 여정에서 갖가지 인간 군상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악의에 절망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크피스는 삶에 대한 믿음을 간직한 채 꿋꿋이 살아갑니다. 이처럼 작가는 일상화된 재난 속에 문명과 야만이 교차되고 인간성을 점점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실마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 속 한마디

“세상은 이제 단순한 사실들밖에 남지 않았다. 따라서 단순할수록 생존능력도 강하다. 아버지는 6개 국어를 하지만 못 하나 제대로 박지 못했다. (...)

협상을 통해 땅을 불하받고, 정착 추진 대표단의 일원으로 인생이 어때야 한다는 비전을 수만의 어휘로 포장할 능력도 있었지만, 정작 그 가치를 방어할 때는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세상을 선하게 가꾸자는 주장으로 평생을 버티면서도, 그의 선은 이 땅을 손톱만큼도 바꾸지 못했다. 말로 선을 행할 수는 없는 법이다.”

[덧붙이기]

🌱 환경 전문 출판사 '도서출판 따님'

사진 : ⓒ 도서출판 따님

오늘의 테마가 ‘기후 재난 속 지구’였던 만큼 ‘덧붙이기’에서는 환경책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도서출판 따님’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따님’은 땅을 높여 부르는 우리 옛말이라고 하는 데요, 송대원 대표는 1990년 출판사를 설립하고 처음 90년판 ‘지구환경보고서’를 출판하며 환경전문 서적만을 고집하셨다고 합니다. 〈모래 군의 열두달〉, 〈숲의 서사시〉와 같은 환경 관련 책들을 꾸준히 출판하고 있습니다.

<디스토피아> 세 번째 이야기 ‘기후 재난 속 지구’에서는 기후 재난으로 종말을 맞은 지구의 모습을 다룬 세 권의 책을 소개했습니다. 세 권의 책이 기후 재난을 다루는 방식은 모두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현재까지 풍요를 누려온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지금 일어나고 있거나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기후 재난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 것 같습니다. 기후 변화를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나가는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진 시기 아닐까요?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책과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스몰 럭셔리 트렌드, '나'를 챙기는 운동, 친환경 소비 등 다양한 키워드로 준비된 뉴스레터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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