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파파입니다. 돈키레터 구독자님들은 인터넷을 매개체로 이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은 참 좋은 매체입니다. 인적 네트워크를 무리하게 만들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사람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저는 “현장 전문가”이기 때문에 우리 구독자님도 결국 저의 칼럼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변화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무수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고 공포심을 조장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에 아직도 주저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아니, 지금 은행 금리는 높아져만 가고, 지방은 미분양이 속출할뿐더러, 경기도와 서울의 아파트  값도 떨어진다고 하는데 벌써 다시 뛰어야 한다고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똘똘한 한 채, 실거주성이 좋은 입지만 살아남지 않을까요? 그래서 강남불패라는 말이 있잖아요?”

기회가 되시면 저의 유튜브 채널(서집달TV)에서 관련 영상을 시청하시면 되겠지만 역사적으로 “강남불패”는 증명된 적이 없습니다. 2022년 불안한 시장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믿어 왔던 입지 좋은 (신축)아파트는 결국 ‘고수들이 거점 개발지에 투자해서 먹다 남은 찌꺼기’일뿐이며, 요즘 같은 혼란스러운 시장일수록 우리는 “실거주성”보다는 “거점 단계의 밑바닥”을 계속 노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근 서울’의 사례를 가지고 와봤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 활성화 방안 중 하나인 “신속통합기획”의 자치구 25개 통합 공모를 시작합니다. 공모가 시작되기 한달 전, 신속통합기획의 시범사업지인 관악구의 “신림 1구역”을 방문하기도 합니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공모가 시작되자, 대중들은 과거의 재개발 공식에 따라 “노후도”, “동의율”, “입지”만 집중했습니다. 관악구 내에서도 교통의 불모지와 같은 신림 7구역은 쳐다보지도 않았죠. 하지만 저와 같은 소수의 분석가들은 교통의 불모지이긴 하나, “서울시 도시개발계획” 과 “서울시와 관악구의 난곡선 개발”에 주목해 신림 7구역을 주시했습니다. 투자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소수의 고수는 2021년 11월(신속통합기획 대상지 발표 전) 평당 760만 원(총액 3억)에 줍줍했고, 신속통합기획 대상지가 발표된 이후 현재의 시세는 평당 2,000만 원(총액 7억)에 달합니다. 3억을 투자하여(대출이나 전세 갭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단 1년 만에 얻은 시세 차익은 4억입니다.

신속통합기획 대상지가 발표되기 전에 신림7구역의 매물을 매수했다면, 아마 주변 지인들에게 소위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관악구의 번듯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를 두고 개발 가능성도 없고 산동네의 낡아 빠진 주택을 3억(평당 700만 원)이나 주고 사냐고요. 대중의 의견, 그리고 그들의 눈높이에 먹고 사는 입지론자들의 주장에 따라 “입지 좋고 번듯한 신축 아파트”를 센스(?)있게 매수했다면, 지금 그 결과는 어떨까요?

데이터로 증명할 수 없다면 절대 진실이 될 수 없습니다. 입지론자들 중에는 그럴듯한 스토리로 자신이 추천했던 신축 아파트에 투자한 고객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익률이 훨씬 좋았다고 하면서 “입지론”의 우월성을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그런 스토리가 조회수와 추천수가 높으니, 그게 사실인 것처럼 믿습니다.

즉, 마케팅 실력과 부동산 분석 실력이 같다고 착각하는 것은 대중들이나 하는 생각입니다. 고수들은 부동산 인플루언서들이 예쁘게 잘 만들어 놓은 콘텐츠 따위는 볼 시간도 없고, 실제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실제 돌아가는 부동산 시장판은 도시개발계획과 권력자의 정책에 따라 개발될 곳을 선점해서, 대중들이 몰려오면 그때 파는 투자의 공식으로 이루어지며, 그 기간은 상상 이상의 단기간에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우리가 도시계획을 분석하고 권력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집은 사는게(live) 아니라 사는 것(buy)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부동산 투자에서 “입지”와 “실거주성”에만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2년 지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고 매도하려는 전략을 취해왔었죠. 문제는 부동산 인플루언서들이 이런 천편일률적인 전략을 절대 공식처럼 알려주니 대중의 투자 패턴이 똑같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집은 사는 것(live)이다!”에 매몰되다 보니 남들보다 앞서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 왜 매물이 넘쳐날까요? 부동산 인플루언서들과 그들을 따르는 대중들이 그런 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입지 좋은 신축 아파트에 편하게 2년 실거주 하고 매도하겠다는 똑같은 전략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매물이 발에 차도록 넘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로 돈을 벌고 싶은 돈키레터 구독자분들이라면, 지금 바로 이런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도무지 사람이 살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의 낡은 주택을 매수하는 것에서 오는 본능적인 거부감”을 이겨내고 오직 도시계획과 권력자의 시선을 좇아야 소수의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지원하는 정책을 끊임없이 연구하여 하락장에서도 큰돈을 버는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올 거대한 가능성을 감지하고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