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에서 사계절 보내 본 이야기

안녕하세요, 강화쿠키레터입니다!

어느새 가을이 환하게 다가와 강화의 산에는 단풍이 일렁이기 시작했어요. 추수를 끝낸 논이 까슬한 민머리가 되면 겨울이 시작되겠지요. 섬의 겨울은 길고 춥지만 친구들과 서로의 안부를 챙기며 보내게 될 그 시간이 마냥 시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오늘은 섬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의 삶을 빼꼼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공연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섬의 정착자, 섬의 마음을 담아 도시의 유랑자들을 ‘만나러 갑니다>, 줄여서 <섬섬도시>인데요. <섬섬도시>를 통해 강화섬에 이주해 사계절을 보낸 그림작가 보람과 싱어송라이터 고진현이 이 섬에서 육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와 마음을 만났던 경험을 창작자의 시각으로 풀어내며 따뜻하게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공연은 가을 저녁을 사르르 녹이는 피아니스트 이아노와 기타리스트 문우빈의 연주에 맞춰, 고진현의 꿈을 따라가는 듯한 목소리, 보람의 정겨운 라이브 드로잉이 조화를 이루며 흘러갑니다. 눈으로, 귀로, 함께 미소짓는 감동으로 느낄 수 있는 섬의 마음. 공연을 통해 밀려오는 섬의 마음에 젖어들면 우리는 모두 벌과 나비가 되어 날아오를 거예요.
보람작가와 뮤지션 고진현도 도시에 살던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강화섬으로 여행을 왔던 게 벌써 몇 년 전 일이네요. 짧은 강화 여행을 마치고 도시로 돌아갔던 두 친구가, 발길을 돌려 섬에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했던 게 어제 일 같은데, 이제는 든든한 이웃이 되어 섬의 이야기를 한장 한장 채워나가고 있어요. 춥고 긴 겨울이 헛헛하지는 않도록 따뜻한 섬의 마음을 전하면서요.
지금 여러분은 어디에 있나요? 때때로 오래 머무른 곳에서도 여전히 낯선 곳을 홀로 유랑하는 기분을 느끼지는 않나요? 노을이 진해지고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요즘은 찬바람이 마음마저 흐트리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섬에 사는 친구들의 마음을 전합니다. 어디에 있더라도, 여러분 또한 섬의 따뜻한 마음 중 하나라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