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게도 연민을 느끼길

캄캄한 밤과 같은 겨울 아침, 방안 작은 조명을 켜고 차를 마십니다. 차는 궁금했지만 낯선 느낌이었는데요. 차를 즐기는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어느새 저의 일상도 바뀌었습니다. 추운 아침, 따뜻한 차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깨우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차는 여러 번 우려먹으며 호흡이 생기는데요. 저는 처음 마실 때는 차에 집중하며 조용하게, 두 번째 우릴 때는 감사 일기를 쓰고, 세 번째엔 책을 조금 읽어요. 차와 글, 멋진 조합이죠.


오늘 아침엔 책 <기쁨의 발견>을 읽었습니다. 티베트 불교의 영적인 스승 달라이 라마와 남아공 정신적 지도자 투투 대주교가 나눈 대화를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에 덕지덕지 붙은 먼지가 씻기는 거 같아요. 오늘은 ‘연민’ 챕터에서 여러 페이지를 접어두었습니다. 그중 지금의 한국이 떠오르는 구절을 나눠볼게요.


“스탈린과 히틀러 같은 사람은 권력을 가졌지만 연민의 마음은 결여되어 있고, 지배에 대한 생각만 꽉 차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을 거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두려웠을 테지요. 그들은 자신의 사고방식과 마음가짐 때문에 두려움을 안고 사는 것입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언제나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비폭력의 길을 따랐고, 권력에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백만의 사람들이 그를 기억합니다. 만약 그가 독재자였다면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글을 읽으며 연민이 줄어드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에게도 세상에게도 말이죠. 오늘만큼은 이 글을 읽는 당신 스스로에게, 옆사람에게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게도 연민을 느끼길 바래봅니다.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광장의목소리 #남태령집회 #연대

🤝 차별받는 무수한 사람들이 서로 이어져요

윤석열은 1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하루 하루 달라지는 한국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이번 사태로 참담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감사한 연결이 생겨났어요. 탄핵의 목소리가 남태령으로 그리고 우리 사회문제 곳곳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외면했거나 혹은 해결하지 못한 혐오문제가 지금의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불러왔다는 걸 저마다 이해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를 명확히 포착하는 목소리 일부 전해볼게요.


  • 🎤남태령 대첩을 함께 한 우리들의 집담회 중 “예전에 노동・퀴어・장애・기후 등 여러 집회를 느슨하게 오가면서도 제 자신이 각기 다른 자아로 찢어져 부유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어서 신기했어요. 사회운동에 대한 기대를 접었던 차에 무언가 새로운 길을 위한 작은 새싹이 돋아난 것 같았습니다.


  • 🎤김덕수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춘천농민회 회장 12월 21일 저녁부터 남태령으로 몰려들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지지와 응원을 절대 잊지 않겠다. 남태령 투쟁은 농민 운동사에 한 획을 그을 역사적 한 장면이 될 것이다…농민운동에 있어서 여성 농민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 광장에서 농민과 여성들이 함께 윤석열정권 퇴진을 위해 같이 이겨내자.”


  •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남태령 대첩’에 힘을 보탰던 시민들이 일주일 만인 12월 28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뒤풀이를 했어요. 시민 대부분은 그날 남태령에 달려간 이유로 ‘농민들이 폭력을 쓰는 것도 아니고 당장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닌데 행진을 막아서’라고 했어요. 비상계엄 때 국회를 지켰던 시민들에 대한 부채감이 컸다는 이들도 많았어요. 광장에 모여 시위를 해도 발휘할 수 없었던 소수자들은 ‘자신들을 억압했던 경찰 공권력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면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대단한 것은 남태령 대첩이 전장연 집회 참여로 이어지고 장기 투쟁 사업장의 후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들 얼떨떨해합니다.


  • 🎤곽이경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박 전 대통령 퇴진) 당시에는 소수자들이 ‘우리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 필요했다. 지금은 우리가 있다는 걸 광장의 모두가 기본적으로 알고, 차별받는 소수자들과 공감한다. 세상은 변했고 너무 당연한 상황이 된 게 통쾌하다. 사람들이 무엇을 위해 탄핵을 하는지 저마다의 생각이 있더라. 윤 대통령이 만든 세상을 넘어서는, 내가 진짜 원하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대로 살겠다는 욕구는 나를 억압하거나 차별하는 시스템에 대한 반대, 그리고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대로 이어진다.”
#이주민 #노동 #체류자격위반자

🤕 아파도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면

일하면서 다니던 조직을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일은 매우 자연스럽죠. 근데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민입니다. 고용허가제로 온 이주민은 일을 그만두거나 일터를 바꾸려면 사업주의 동의가 필요해요. 이를 악용하는 사업주는 협조하지 않거나 심지어 이직을 조건으로 돈을 받는 일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주민들은 계속 버티며 일하기, 본국으로 돌아가기, 미등록 이주민으로 살기, 3가지 선택지 중에서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이 문제를 비판하며 원옥금 베트남 이주민이자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가 칼럼으로 목소리를 냈어요.


  • 🎤원옥금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 물건부터 사는 집까지 이주노동자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이주노동자는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같은 사람으로서, 동등한 노동자로서 대우하는 그런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원할 뿐이다. 새해가 되었어도 이주노동자는 여전히 슬프다. 아파도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는 참 슬프다.”



🙅 이제 ‘불법체류외국인’이라는 말, 쓰지 않아요

그동안 ‘불법체류’라는 말이 이주민에 대한 혐오를 만든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는데요. 불법체류외국인 대신 체류자격위반자로 법률용어를 바꾸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었습니다.

 

  • 📝법안을 제안한 홍기원 의윈 외 10인 “현행법은 불법체류외국인을 법률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체류’ 용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미등록 체류 상태’이거나 ‘체류 기간 경과 상태’인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혐오 등 부정적 인식을 준다고 지적하고 ‘불법체류’ 용어 사용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이에 ‘체류자격위반자’로 용어를 변경하여 이주민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한다.”



💬 무수의 코멘트


한국에서 이주민으로 살며 겪는 문제들, 이주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내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함께 서명으로 힘을 보태볼까요?


🏡 이주민에게도 안전한 집이 필요해요

  •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논밭 가운데 냉난방도 안되는 비닐하우스, 분진과 소음이 가득한 공장 옆 컨테이너에서 지냅니다. 안전하고 편안한 숙소를 위해 2월까지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고용노동부와 경기도에 전달한다고 해요. 


🙏 미등록 이주민을 무기한으로 가두는 일을 막아요

  • 현행 출입국관리법에는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미등록 이주민을 외국민보호소라는 구글시설에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가둘 수 있다고 적혀있어요. 즉 무기한 구금이 가능하죠. 더욱이 이 구금은 법원의 통제없이 출입국공무원 판단으로 이뤄집니다. 2023년 헌법재판소도 이를 위헌이라고 판단해 법안 개정을 요청했는데요. 국회 제출된 개정안은 최대 36개월까지 구금이 가능하고 구금 심사를 외국인보호위원회에서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에 구금을 100일 이내로 제한하며 법원의 통제 하에 이뤄지는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내고 있어요. 서명을 모아 2월 11일 기자회견 후 국회에 제출한다고 해요.

#화천산천어축제 #생태법인 #물살이 

🐟 산천어도 아픔을 느껴요

겨울마다 돌아오는 화천산천어축제. 첫날 10만 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큰 행사입니다. 동물단체들은 동물 학대를 중단하고 윤리적인 축제로 변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특히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고 상처 입은 산천어가 바닥에 방치되는 등 생명으로 존중하지 않는 행동들이 행해져 문제가 있어요. 동물해방물결은 축제를 주관하는 재단법인 나라와 화천군에 공문을 보냈고 현장에서 “산천어도 살고 싶다, 동물 학살은 축제가 아니다”, “산천어의 고통과 죽음이 ‘짜릿한 손맛’으로 포장되는 살상의 현장”이라는 현수막을 만들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캠페이너지역 축제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조사를 보면 국민 70% 이상이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화천군은 축제의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하고 윤리적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


🐬 돌고래도 소송할 수 있을까요?

제주도에서 동물, 식물, 자연 등 비인간 존재가 법적 권리를 갖는 ‘생태법인’ 제도를 만드는 움직임이 있어요. 지난 15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생태법인 내용을 담은 ‘제주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제주도는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멸종위기에 처한 남방큰돌고래를 생태법인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해요. 나무가 국가에 소송을 제기하고 비둘기가 기업에게 피해 구제를 요구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이 소식에 제주도 내 단체들은 환영했습니다.


  • 🎤제주환경운동연합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생태계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 도입의 근거가 될 이번 입법 추진을 환영한다.”

  • 🎤제주주민자치연대 “이번 개정안은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법안으로 평가된다. 제주 생태계 보호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 🎤핫핑크돌핀스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제대로 살지 못하고 죽음이 반복되는 지금이야말로 생태법인을 통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공생을 보장해야 할 때. 생태법인 도입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희망한다.”
🎤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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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생각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쏟을수록 더욱 많은 고통을 경험할 것입니다. 반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줄여줄 수 없을지 생각할 때면 자신의 고통은 줄어듭니다. 이것이 행복으로 향하는 진정한 비밀이며, 매우 실용적인 방법이지요.

 

<기쁨의 발견> 달라이 라마・데스몬드 투투・더글러스 에이브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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