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남소 받습니다 ^_^
정신없이 일을 처리하고, 이런 열정(?)에 혼이 나가 며칠을 맹-하니 보내다가 다시 정신없이 일을 처리하고 있다. 거의 3-4주째 이런 생활을 하고 있고,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알코올에서 보상을 찾는 일상을 보냈다. 왜 하필 알코올이냐면 술을 마신다는 것은 당장 할 일이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치만 이젠 정말로 운동을 해야되고, 러닝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 오늘은 러닝을 하러 다니던 곳에서 산책을 했는데 정말이지 뛰고싶었다. 하지만 나는 러닝을 하기 위해선 어깨 스트레칭과 복근운동을 병행해야되므로 조금 귀찮긴하다. (뛰다가 배에 힘이 풀려서 자세가 흐트러지면 어깨가 너무 아프다)  
이번주 내내 한 가장 큰 생각은 '친구들과 나가서 놀고 싶다'였다. 친구들과 약속은 잡지 못했지만 어쨌든 나가서 놀아야된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구매한 부츠를 픽업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성격 급한 내가 1:1 문의에 집이 성수동과 가까우니 직접 찾으러 가겠다고 남겼다), 나가 노는 것에 반쯤 미쳐있었던 나는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쇼룸에 방문하여 부츠를 찾고, 커피를 마시려고 했는데 웬걸, 세상 사람들이 다 성수동에만 모인 것 같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겠다고 카페를 몇 군데를 돌았는지 모르겠는데 친구들 보고싶어서 눈물 줄줄 흘리는 와중에 나만 혼자여서 너무 서러웠던 것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지면 혼자는 아니었다. 나는 내 몸뚱아리보다 큰 쇼핑백을 메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나마 덜 외로웠다. 나는 물질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싯팔...! 나에게는 존나 예쁜 부츠가 있단 말이야!! 이런 물건이 있는데 외로울 수는 없는거야!'라고 마음 속으로 궁상을 떨고 있었다.

  겨우겨우 비집고 들어간 카페에서 그닥 맛있지는 않았던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고, 그대로 들어갈 수는 없었기에 집 주변 작은 술집에 혼술을 하러 갔다. 거의 2년 만에 방문한 곳인데 사장님이 바뀌어 있었고, 사장님이 참 잘 생겼었다. 심지어 알바생도 잘생겼었다. '언피씨하게 저런 생각은 지 혼자하지 남들 다 읽는 글에 얼평하고 자빠졌네'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말이 옳다. 남의 외모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그렇지만...! 잘생긴 사람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좋았단 말이야! 누구 말마따나 잘생긴 남자는 씨가 말라버린게 분명하다. 물론 잘생긴게 전부는 아니지만 좋은게 좋은 것이긴하다.
집에 오면서 맥주를 샀다!
근데 편의점의 스윗한 유교걸 알바생께서 친절하게 셔츠 단추 풀렸다고 알려주셨다. 네 제가 풀었습니다.  
  그러고나서 집에 왔는데 새삼 N년만에 이렇게 격렬하게 연애가 하고 싶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웃기게도 그 이유도 꽤 명확히 알고 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너무 성실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외출 횟수가 너무 줄어들면서 이전에 즐기던 전시회라던가, 영화관이라던가, 재밌는 외식 등등을 누리지 못했고, 자연스럽게 친구들도 만나지 못했다. 내가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의 7할엔 저런 것들이 있었다.

  그치만 다들 알다시피 연애는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뇌에 과부하가 걸린 느낌이 들어 카톡 답장도 미루고 있는 와중에 연애? 그 이전에 누군가를 만나서 탐색하고, 상대방의 마음과 나의 마음을 가늠하고,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될지 고민하는 데에 시간을 쓴다? 생각만해도 마음이 바빠지는데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면 애당초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두루두루 이롭다.
  아니 그리고 (급발진) 만나볼까하면 재미가 없다. '너는 얼마나 재밌다고?'라고 물어본다면 이것도 할 말은 없지만 케미 잘 맞는 매운맛 친구들에게 길들여진 나머지 재밌는 인간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버렸다. 와중에 재미 없어도 깔깔 웃는건 잘해서 사회생활에 큰 지장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나한테 잘해준다. 그러니까 연애만이 줄 수 있는 설렘과 러브러브한 기분이 고픈 것이지 그 밖의 다른 심리적인 아쉬움/결핍이 없기에 절박하지도 않다. 
  사실 그래서 자타공인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동네친구 찾기 어플을 깔았는데(이런 얘기가 제일 재밌죠?) 이거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너무 귀찮다. 게다가 어플 특성상 한 번에 여러명과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몇 번 하다보면 쟤가 쟤 같고 쟤가 쟤 같다. 연애든 뭐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인간상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다시금 느꼈다. 이런 정신머리로는 연애를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니 근데 내 정신머리는 둘째치고 무례하고 이상한 사람들이 꽤 많다. 어쨌든 피곤해서 안 들어가게 되는 어플이고 아마 이러다가 어플 삭제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하지만 지인들의 소개에는 항상 열려있다. 경험상 소개팅이라는 분야에 있어서 그들의 안목은 100% 신뢰하지는 않지만 이 사이에는 주선자와 나 사이의 우정, 의리, 믿음 등등의 긍정적인 감정이 가득하고, 이러한 감정을 해치지 않기 위한 성의와 노력이 들어간다. 잘 되었을 때 밥 한끼 사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남소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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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tles 'All You Need Is Love'  
사실 연애하고 싶다고 징징거리는 것은 그 사람의 매력을 급감시킨다. 내가 유난스러운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이런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몇 년만에 느껴보는 이런 감정은 기록해두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좀 놀러다니면 또 괜찮아질 것 같은데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가 히피문화의 반영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이렇게 뭣같을 수가 없다. 비틀즈면 다야?
그치만 바로 오늘, 나는 이 모든 것이 별(또는 행성)의 농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배웠다. 저렇게 공개적인 구인(?)글까지 올려놓고 이런 말을 하기엔 민망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이 구구절절 내 이야기였다. 인간이 호르몬의 노예인 것처럼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지라도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봄은 봄인가보다. 
Pink Floyd 'Hey Hey Rise Up'  
그러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핑크플로이드가 재결성했다. 사실 해체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쨌든 새 영상을 들고 왔다. 전쟁이 일어난 것도 믿기지가 않는데 저 할아버지들의 연주 영상을 다시 보는 것도 믿기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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