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만들려 하지 말고 새로운 산업 그 자체를 만들라"
홍자병법 No. 64

안녕하세요. 홍선표입니다. 어느덧 벌써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로 들어섰네요. 이번 한 달도 구독자님들 모두에게 기쁘고, 즐거운 일들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지난주에 휴가를 썼는데요. 휴가 동안 이런저런 일들도 하면서 읽고 싶었던 책들도 몇 권 읽었습니다. 아래에 소개한 피터 드러커의 책들도 읽었고, <테슬라 쇼크>(Tesla Shock) 역시 지난주에 읽은 책입니다. 

<테슬라 쇼크>는 제목 그대로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 가하고 있는 거대한 충격을 분석한 책인데요. 

테슬라가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과는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180도 다른 이유와 현재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테슬라와 기존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 상황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저자가 쓴 책이라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게 특히 좋더군요. 

테슬라의 ‘진짜 비즈니스 모델’과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이 책은 오늘 뉴스레터에서 전해드리는 <일론 머스크가 에디슨을 롤모델로 삼은 3가지 이유> 글을 쓰고 나서 읽었기 때문에 이번 글에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데요. 

그렇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니까 일론 머스크가 에디슨을 존경하고, 벤치마킹하려는 이유에 대해 제가 정확하게 분석했다는 강한 확신과 뿌듯함이 들더군요. 

일론 머스크와 에디슨의 가장 큰 공통점은 단순히 혁신제품을 개발해서 만들어 팔려고 했던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그 자체를 만들어서 장악하려고 했다는 점인데요.  

테슬라의 경우 단순히 차만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자체 충전‧통신 인프라 구축, 차량용 AI반도체와 배터리 직접 개발, 차량 운영‧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개발, 자동차 보험 등 각종 금융서비스 판매 등을 통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라는 새로운 산업을 둘러싼 거대한 생태계 자체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가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하는 데는 자신의 롤모델 에디슨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이 매우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오늘 글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본문의 모든 내용을 다 옮길 수는 없어 가장 핵심적인 내용만 먼저 소개해보겠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에디슨을 롤모델로 삼은 3가지 이유

“나의 역할 모델은 에디슨이다. 테슬라 모터스와 스페이스 X 뒤에 있는 정신은 에디슨의 백열전구와 영사기이다.” 일론 머스크가 2008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긴 말인데요. 

이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자신의 회사 이름이 에디슨의 경쟁자였던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딴 테슬라인 건 “전기 자동차의 전원이 테슬라가 개발한 교류 전력 방식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롤모델은 에디슨이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에디슨을 롤모델로 삼은 건 단순히 그가 뛰어난 발명가였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에디슨을 ‘그저’ 위대한 발명가로만 여기는 건 그가 이뤄냈던 성과의 극히 일부에만 초점을 맞추는 일이죠. 

에디슨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을 바탕으로 거대 기업을 일궈낸 창업자였습니다. 

1871년, 스물네 살의 에디슨은 전신을 통해 전달받은 주식시세를 종이에 인쇄해서 보여주는 주식시세표시기를 개발한 뒤 이 특허를 거금 5만 달러에 매각함으로써 자신의 회사, 발명 공장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는 자본을 마련합니다. 

그럼 지금부턴 그가 백열전구를 발명한 이후 내렸던 한 가지 선택에 대해서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이 판단이야말로 일론 머스크가 에디슨으로부터 가장 큰 영감을 얻은 지점입니다.

1881년 1월 초, 백열전구의 초기 개발을 마치고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던 에디슨에게 J.P. 모건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찾아왔습니다. 이제 전구도 개발됐으니까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에디슨이 원했던 것처럼 직접 전구를 생산해 판매하는 대신 백열전구의 특허 사용권을 다른 제조 기업들에게 대여해주고 로열티를 받는 사업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전구와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추가 투자 없이 곧바로 이익을 낼 수 있었죠. 

하지만 에디슨은 이 제안을 거절했는데요. 그의 목표는 단순히 전구를 개발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전기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생태계 자체를 창조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애초부터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개발하는 동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 전구를 안전하게 전선과 연결하는 소켓, 전구를 쉽게 껐다, 켰다할 수 있는 스위치 등 각종 전기 관련 장비와 부품들을 함께 개발해나갔습니다. 

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백 개의 전구에 균등하게 내보내는 전력 공급 시스템도 개발했는데요. 

이를 위해서 자신의 연구소가 있던 멘로파크 일대의 땅을 파서 길이 10㎞가 넘는 전선을 묻은 뒤 여기서 나온 전기로 수백 개의 백열전구 가로등을 밝히는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지하에 매설한 전선을 통해 전기를 공급한다는 아이디어 역시 그가 처음 생각한 아이디어였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땅을 다시 파고, 묻으면서 시스템을 만들고, 개선해나갔습니다. 

에디슨은 그 시대에 살았던 누구보다도 전기라는 새로운 에너지가 갖고 있는 힘과 전기가 변화시킬 인간 사회의 모습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던 인물이었습니다.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거대한 산업의 인프라를 장악한다면 엄청난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고요. 

특히 전구나 전선을 만드는 제조업체가 아니라 전기를 생산해 공급하는 전력회사를 차리면 경쟁 없이 큰 이익을 독점할 수 있었죠. 

그가 ‘당신의 가장 큰 발명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백열등 전력 시스템”이라고 답한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의 제안을 거절한 에디슨은 자신이 직접 새로운 회사를 차려 백열전구와 각종 장비, 부품들을 생산하고, 발전기를 돌려 생산한 전기를 기업과 가정에 공급하는 사업에 뛰어듭니다. 
 
뉴욕 맨해튼 5번가 65번지에 본사 역할을 하는 ‘에디슨 전구 회사’를 차렸고요. 펄 스트리트 255번지와 257번지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세웁니다. 

이와 함께 뉴욕 도심 24㎞ 구간의 땅을 파고 전선을 매설한 뒤 이 전선을 각각의 빌딩과 주택에 연결해 나갔죠. 

이 같은 과정을 거쳐 1882년 9월 4일, 뉴욕 시내 368개 건물에 있는 8117개 전구를 환하게 밝힐 수 있었습니다. 

에디슨이 이날의 성공을 기념하며 발표한 성명서는 다음 한 문장이었습니다. 

“나는 약속한 것을 모두 해냈습니다” 

‘에디슨 전구 회사’, ‘뉴욕 에디슨 전기조명 회사’, ‘에디슨 기계제작소’, ‘전기 튜브 회사’, ‘버그만&컴퍼니’, ‘에디슨 램프’, 에디슨이 자신의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창업한 회사들인데요. 

이 회사들을 통해 에디슨은 전구부터 시작해 발전기에 이르기까지 전기산업 생태계 전부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이 회사들은 이후 합병을 거듭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GE로 커나가게 됩니다. 

일론 머스크가 에디슨에게 배운 첫 번째 교훈은 ‘제품이 아닌 산업 그 자체를 만들라’입니다. 

테슬라가 사업 초기부터 충전 인프라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건 단순한 제조업체로 머물러선 안 되며 전체 생태계를 장악해야 한다는 에디슨의 가르침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고요.     
피터 드러커를 만나다

드러커가 말하는 프로페셔널의 조건

피터 드러커가 쓴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휴가 때 읽고 그 내용이 정말 좋아서 같은 시리즈에 속한 <변화 리더의 조건>과 <이노베이터의 조건>도 구입했습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은 한 마디로 말하면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쓴 자기계발서입니다. 

지식을 기반으로 일하는 ‘지식 근로자’가 스스로 더 큰 성과를 올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니까 ‘자기 경영서’라고도 부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 책은 그가 91세이던 2000년에 나온 책인데요.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저술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2000년부터 2001년까지 2년동안 <The Essential Drucker>란 시리즈로 세 권의 책을 냈습니다. 

자신이 지난 60년 동안 써왔던 여러 글들을 모아 각각의 주제에 맞게 재가공, 재편집한 책들이죠.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끝없이 저술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출간 순서대로 말씀드리면 <프로페셔널의 조건>은 ‘개인의 자기계발’에 대해 다루고 있고요. <변화 리더의 조건>은 ‘경영’에 대해서, 그리고 <이노베이터의 조건>은 ‘사회’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그는 넓게 잡아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사회를 자본주의사회로 그리고 그 이후부터 펼쳐지기 시작한 사회를 지식사회로 구분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 체제가 사회를 움직이는 근본 시스템으로 기능하는 건 자본주의사회나 지식사회나 마찬가지이지만 과거에는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자본이었다면 앞으로의 사회는 지식이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이런 구분법을 사용했죠. 

이런 지식사회의 주역은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지식 근로자이고요. 

피터 드러커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과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업들이 같은 상품을 더 싼 가격으로 만들기 위해 경쟁했습니다. 동일한 상품군에 속하는 제품들은 거의 대부분 비슷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었고, 다른 경쟁상품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차별성을 갖는 혁신적인 제품은 나오기 힘든 구조였죠.    

이런 상황에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격을 낮추는 것이죠. 경쟁자들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는 게 가장 효과적인 성공 방정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했던 게 바로 자본이었습니다.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춰야만 대량생산으로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요. 

자본이 중심이 되는 사회였으니까 당연히 자본주의 사회라고 부르는 게 맞았고요. 

그리고 피터 드러커는 이런 식의 자본주의 사회는 이미 끝나버렸다고 말합니다. 혁신적인 제품 하나가 모든 시장을 장악하는 시대가 되면서 자본보다 지식(기술력까지 포함해)이 더 중요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제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고도의 전문 지식을 갖춘 지식 근로자를 얼마나 많이 영입하는지, 그들의 역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대로 이끌어내는지가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다는 말이죠. 

물론 오늘날에도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기업일수록 더 우수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으니 자본의 영향력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피터 드러커도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고요. 

다만 과거에는 자본이 지식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누렸다면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전문 지식과 기술력이 갖고 있는 힘이 세질 것이라는 게 피터 드러커의 말입니다. 

최근 국내 IT업계에서 개발자들의 연봉이 급증하는 게 이런 그의 주장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많은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대기업이더라도 우수한 인재들이 빠져나가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죠.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이해진, 김범수, 김봉진처럼 막대한 자본 없이 아이디어와 실행력만을 바탕으로 커다란 성공을 일궈낸 창업자들의 모습은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지식의 힘’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죠. 

그리고 이 같은 지식사회에서 지식 근로자가 어떻게 스스로의 능력을 향상하고,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해, 더 큰 성과를 거둠으로써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가 피터 드러커가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는 살면서 모두 35권의 책을 냈는데 이중에는 우리가 흔히 피터 드러커라고 하면 떠올리는 경영학 서적 말고도 소설과 일본 미술 평론서, 정치‧사회‧경제 서적 등 다양한 종류의 책들도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나의 저술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경영에 관한 것들이 아니다. 사회와 공동체에 관한 것들이다. 또한 내가 경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애초에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그가 직접 남긴 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피터 드러커야말로 독학의 힘을 가장 잘 실천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3, 4년 동안 집중해서 공부할 주제를 정한 뒤 이 기간 동안 해당 분야의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어나가는 게 피터 드러커의 독학법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통계학, 일본 미술사, 중세 유럽사,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의 반열에 올랐죠. 

2005년,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그는 저술과 연구 활동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드러커야말로 그가 말했던 끊임없이 공부함으로써 계속해서 자신의 능력을 높여가는 지식 근로자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그가 이렇게 평생 동안 공부하면서 스스로를 연마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7가지 지적 경험에 대해서 설명한 내용도 담겨있는데요. 

베르디가 작곡한 오페라, 고대 그리스의 조각가 페이디아스가 남긴 아테나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문 기자로 일하던 시절의 경험 등이 그가 경영학이라는 학문의 문을 열어젖히는 데 각각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경영학의 아버지가 남긴 자기 경영서인 만큼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비롯해서 <변화 리더의 조건>, <이노베이터의 조건>을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는 초반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순조롭게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특히 3, 4월엔 이미 예정돼 있는 협업 프로젝트, 캠페인 등이 몇 개 있어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런저런 프로젝트, 캠페인 등이 진행될 때마다 <홍자병법>을 통해서 구독자님들께 공유드리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 다음번엔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에 아쉽게 실리지 못한 미발표 원고, <24살 대학생 유일한 박사, 독립선언문에 자신의 꿈을 담다> 글을 갖고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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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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