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호수 위에 나타난 무지개를 보며 새로운 희망을!

징기스칸 광장에서 새로운 용기를!

견우성부터 궁수자리의 주전자 모양까지 별자리도 선명하게 나오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여름철 은하수 모습이 압권인 몽골의 밤하늘

몽골까지 날아온 12.5인치 트래블돕이 카시오페이아자리 이중성단을 향하고 있는 모습  

"구름 감상의 날"에 올릴 수 있을까?

 나는 오늘도 어기 호수에서 바라본 은하수에 누워 잠을 잔다.

별똥별이 떨어진다. 현재의 빛이다. 카펠라의 별빛이 내 눈에 들어온다. 내 나이 10살 때 출발한 과거의 빛이다. 과거와 현재가 한순간에 이어지는 기적과도 같은 경험이다. 밤하늘의 수 많은 천체를 본다는 것은 시간의 강 위를 건너는 겸험이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여름철 은하수의 모습이 장관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 보는 것 만으로도, 한 팔 길이 밖에 도달할 수 없는 우리를 무한의 시공간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내 인생 샷 콘테스트에서 압도적 표 차이로 우승한 "몽골 은하수와 88 동기들"

화학과를 졸업한 지 33년이 지났지만, 몽골의 파란 하늘과 유채꽃이 어우러진 미지의 땅에서 변함없는 우리의 우정을 뽐내며!  

은하수를 가리지 마라! 무한의 시공이 존재하는 밤하늘을 보며 우리의 우정을 다시한번!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은하수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은하수를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2025 KAAS 몽골 밤하늘 탐사 원정대 일정

인천공항에서 출발을 알리는 27명의 원정단.

대한항공 197편으로 몽골까지 이동

인천-칭기스칸공항까지는 3시간 30분

대형버스로 어기호수까지 이동

날씨가 맑아 층운형 구름들이 보이는 울란바트로

물 나오는 화장실이 있는 휴게소

어기호수 도착 전 비가 내리기 시작함. 어렵게 온 몽골에서 별 볼일 없어지나 불안해지기 시작함.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하며 불안감은 더해지고

5시간의 버스 이동 후 도착한 어기호수의 게르는 무지개와 함께 우리를 맞이함.
무지개가 이처럼 반가울수가!  
왠지 별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

트래블 돕을 조립하는 김민회 이사님과 박광수 천문지도사

씨스타30으로 M101을 15분 노출하여 촬영. 

구름이 걷히고 어기호수 위로 나타난 북두칠성

우리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7월 24일 여행 2일차
어기호수 보트 타기 - 유채꽃밭 - 하라호름 전망대 및 박물관 - 에스덴조 사원 -엘승타사르해 도착 및 관측  

어기호수에서 보트 타는 것이 너무 신난 이현주, 고문희, 정세미님

별 보는 것보다 보트 타는 것이 더 신나 보이는 밤하늘 탐사 원정대!

동심으로!

별보다 꽃!

왕이 먹는 음식보다 더 훌륭한 식사!

하라호름 시내가 보이는 전망대 위에서

하라호름 박물관

에르덴죠 사원

약속의 땅 엘승타사르해 숙소 도착

식사 후 바로 하늘이 맑아져 관측 시작
게르 위로 뜬 은하수
7월 25일 여행 3일차
 엘승타사르해에서 자유시간 - 미니 사막에서 낙타 및 모래 썰매 체험 - 암각화 관찰 및 등반 - 캠프파이어 및 관측
등산 길에 만난 염소와 양이 한가로워 보인다.  
말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고

너무나 자연친화적인 게르 상황! ㅠㅠ

난생 처음 낙타도 타보고!  

몽골 작은 산 등반

건대 학생 6명과 아무나 모인 5명의 한국 학생과 함께 별빛 캠프파이어.

김민회이사님의 몽골 밤하늘 별자리 강의

암각화 관찰.
7월 26일 4일차
엘승타사르해에서 울란바트르로 이동 - 캐시미어 매장 쇼핑 - 몽탄신도시전망대 - 몽골전통공연 관람 - 수흐바트로 광장 - 게르 아닌 호텔  

오지를 떠라 울란바트르로! 

캐시미어 매장에서 지인들 선물도 사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몽탄신도시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칭기스칸 동상을 배경으로 한아천 몽골지부장과 함께!

몽골전통공연 관란

칭기스칸 광장에서 여행을 기념하며
7월 27일 5일차
호텔 - 칭기스칸공항 - 인천공항   

별 친구

파아란 몽골 하늘이여 안녕

칭기스칸 공항

인천공항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몽골 하늘과 열정을 보여준 원정대원 여러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천문지도사의 몽골 여행기 - 박광수  

7월 22일, 직장에서 퇴근하자마자 곧장 경주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녁 7시에 출발하는 서울행 KTX를 타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 경유지인 동대구역에서 사전에 약속해둔 사촌여동생 박미은이 탑승했고, 우리는 함께 서울역으로 향했다. 열차 안에서는 오랜만에 마주한 반가움과 내일 떠날 여행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하루의 피로가 뒤섞인 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서울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망설임 없이 공항철도로 갈아탔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인천공항 제2터미널행 열차를 타고 다시 이동을 이어갔다.

11시 10분경,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을 때는 하루의 피로가 온몸을 무겁게 눌렀다. 우리는 공항 내에 있는 사우나 '스파 인 홈'을 찾아가 잠시 몸을 맡기기로 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샤워를 마친 후, 조용한 휴게 공간에서 짧지만 깊은 휴식을 취했다. 여행 전의 마지막 준비 공간이자 휴식처로서 그곳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23일 새벽,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공항은 이미 수많은 사람으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우리는 다시 짐을 챙기고 단단히 준비한 뒤, 오전 5시까지 인천공항 제2터미널 A카운터에 집결했다.

이번 원정을 책임지고 이끌어줄 총대장인 김민수 님을 비롯해 김민회 관측대장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곧이어 도착한 다른 몽골 밤하늘 원정단 멤버들과도 차례로 인사를 하였다. 각자의 얼굴엔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고, 우리는 출국 전 단체사진도 남기며 첫 순간을 기록했다.

잠시 후, 대한항공 체크인 카운터에서 울란바토르행 항공권을 발급받았다. 손에 비행기 티켓이 쥐어지는 순간, 비로소 ‘정말 떠나는구나’ 하는 실감이 밀려왔다. 수속을 마친 우리는 출국 심사를 통과한 뒤, 224번 탑승구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나와 미은이는 장애인 및 보호자 대상으로 제공되는 우선심사 통로를 이용할 수 있어, 보다 수월하게 세관을 통과할 수 있었다. 덕분에 다른 승객들보다 여유를 갖고 공항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고, 탑승구 근처에 도착해서는 짐을 다시 정리하고 잠시 앉아 숨도 고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공항은 새벽 특유의 고요함 속에서도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전 세계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가는 그 흐름 속에서, 역시 가슴 한편의 설렘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비행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우리는 손에 표를 들고 탑승을 시작했다. 드디어, 몽골의 밤하늘을 향한 긴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울란바토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곧바로 사증(비자)를 발급받았다. 해외 공항 특유의 낯선 공기와 함께 새로운 나라에 들어섰다는 느낌이 밀려왔다. 수하물 수취 구역으로 향해 케리어를 찾고, 공항 내부에 있는 환전소에서 몽골 화폐인 투그릭으로 환전도 마쳤다. 이제 진짜 ‘몽골몽골한’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공항 밖에서는 이번 여행을 함께할 오치르 가이드님과 도로즈 기사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친절한 인사와 함께 짐을 차량에 싣고, 본격적인 몽골 대륙의 드라이브가 시작되었다.

얼마 후, 점심으로 ‘나마 이터리(Nama Eatery)’에 도착해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장거리 이동 전 속을 든든히 채우는 시간이었다. 중간쯤, 우르칸 룬(Урьхан Лүн)이라는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을 잠시 이용했다.

다시 버스에 올라 목적지를 향해 가던 중,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쏟아졌다. 굵은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더니 천둥소리까지 울려 퍼졌다.

그러나 어기호스(Ogii Lake)에 가까워질 무렵, 신기하게도 비가 멈추기 시작하더니, 저 멀리 하늘에 선명한 무지개가 떠올랐다. 빗물이 반짝이는 초원 위로 펼쳐진 무지개는 마치 우리를 환영하는 듯했다.

  
  

어기 호수 캠프(Ugii Khishig Resort)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대장님께서 조심스럽게 한마디 하셨다. “조금만 기다려보면, 구름이 걷히고 은하수가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몽골까지 와서 꼭 보고 싶었던 은하수. 그 광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점점 설렜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이라, 마땅히 할 일이 없던 터라, 미은이와 함께 주변을 산책하며, 길가에 쌓인 물의 정령인 오보도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정말 다행히도 하늘 위로 깔려 있던 구름이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더 많은 별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마침내 은하수가 하늘을 가로지르며 드러났다. 숨을 삼킬 정도로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밤하늘 가득 펼쳐진 별들의 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나는 흥분을 억누르며 핸드폰을 꺼냈고, 삼각대에 고정해 조심스럽게 천체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핸드폰의 장비는 전문적인 것이 아니었지만, 몽골의 맑고 투명한 밤하늘 덕분에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 채, 우리는 계속해서 밤하늘을 담았다. 그렇게 몽골시각으로 새벽 2시가 될 때까지,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했다.


2일차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어기 호수에서 보트를 타는 시간을 가졌다. 잔잔한 호수와 격렬한 보트 위에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보트 위에서는 서로 사진도 찍고 (이건 아닐 것 같아 지우긴 했지만), 그 순간들 하나하나가 그림처럼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다시 차량에 올라 카라코롬(Хархорин)을 향해 여정을 이어갔다. 드넓은 초원을 달리던 중, 오치르 가이드님이 갑자기 차를 멈췄다. 도로 옆 한쪽에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었고, 그 노란 물결은 지나칠 수 없을 만큼 눈부셨다. 우리는 잠시 휴식도 겸해 차에서 내려, 유채꽃 사이를 걸으며 또 한 번 사진으로 순간을 담았다.

잠시의 여유를 만끽한 뒤, 다시 버스를 타고 달려 도착한 곳은 카라코롬의 “킹 레스토랑”이었다. 이름처럼 넓고 깔끔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다양한 몽골 전통 요리를 맛보며 잠시나마 여행의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 이국적인 식재료와 향신료의 조화가 인상 깊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근처에 위치한 전망대로 향했다. 이곳에는 ‘몽골 국가 기념비(The Monument for Mongol States, Монгол Нутаг Дахь Их Гүрнүүдийн Хөшөө цогцолбор)’가 웅장하게 서 있었고, 탁 트인 대지 위에 우뚝 솟은 그 모습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념비 주변을 천천히 거닐며 바라본 끝없는 초원과 그 위에 펼쳐진 푸른 하늘, 그리고 찬란한 역사 속 제국의 흔적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어서 카라코롬 박물관(Kharakhorum Museum)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몽골의 역사와 문화, 유물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오치르 가이드님은 박물관 내부를 하나하나 정성껏 설명해 주셨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흥미롭게 ‘맛있게’ 설명해 주셔서 더욱 기억에 남았다.

그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몽골 최초의 불교 사찰인 ‘에르덴 조 사원(Erdene Zuu Monastery, Эрдэнэ Зуу хийд)’이었다. 한때 이곳에는 1,000여 명이 넘는 승려가 머물렀지만, 1939년 공산주의 정권의 불교 박해로 인해 대부분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성벽과 사리탑, 일부 사원만이 남아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폐허 속에서도 고요한 위엄을 지닌 이 사찰은, 몽골의 복잡한 역사와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사찰을 둘러본 후에는 ‘볼롬지 도매 센터(БОЛОМЖ БӨӨНИЙ ТӨВ)’에 들러 간단한 먹거리와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 이곳은 현지의 생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시장 같아 잠깐이지만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다.

이후 우리는 엘승타사르해(Elsen Tasarkhai)를 향해 또 한 번의 길 위에 올랐다. 엘승타사르해에 위치한 코그노 칸 산악 캠프(Khogo Khan Mountain Camp)에서는 총 2박을 하기로 했다. 2일차 저녁, 우리는 캠프 내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각자 장비를 준비했다. 나는 쌍안경과 DSLR 카메라를 꺼내 삼각대와 함께 셋업을 시작했고, 김민회 관측부장님은 대형 돕서니언 망원경을 조심스럽게 설치하고 있었다. 기대와 준비는 충분했지만,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구름층으로 덮이기 시작했다.

  
  
  
  

 30분, 1시간이 지나도 구름은 좀처럼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관측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이 서자, 김민수 대장님은 결국 ‘칭키스칸 골드 보드카’를 꺼냈고, 나는 호기롭게(?) ‘에덴 보드카’의 병을 열었다. 물론 나는 술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이 보드카는 미은이의 몫이 되었다.

그러던 중, 놀랍게도 하늘의 강하게 몰려들던 구름이 천천히 흩어지기 시작하더니, 은하수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밝은 별의 강이 땅 위로 쏟아지는 듯한 장관을 연출했고, 원정대는 즉시 장비를 다시 정비했다. 나는 곧바로 DSLR을 다시 셋업하여 촬영을 시도했지만, 노출 조절이나 초점 설정 등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로 인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결국 나는 직접 촬영보다는 관측 자체에 집중하기로 하고, 김민회 부장님의 돕서니언 옆에 섰습니다.

돕서니언을 통해 바라본 밤하늘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망원경을 통해 본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안드로메다 은하, 그리고 베가, 알타이르, 데네브로 이어지는 여름철 대삼각형은 각기 또렷하게 형체를 드러냈고, 은하수는 눈으로도 충분히 확인 가능한 밝기로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우리는 밤 3시를 지나 4시 가까이까지 관측을 이어갔고, 마지막으로 장비를 수거한 뒤 돕서니언을 게르에 옮겨 싣고 나서야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3일차 아침, 우리는 잠에서 깬 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쳤다. 점심까지는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었지만, 김민수 대장님과 김민회 관측부장님과 나는 가만히 있기보다 야외 필드를 나가기로 했다. 우리가 향한 장소는 바로 코그노 칸 산(Khogno Khan Mountain) 부근, 다양한 지질학적 특성으로 매우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에서는 화강암 기반의 지형, 날카로운 암석 봉우리, 그리고 산의 계곡을 따라 노출된 고대 지층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지질학적으로도 학술 가치가 높은 장소로 평가되었다.

또한, 초등학생 참가자인 유진서군을 위해 소, 말, 매 같은 몽골 전통 가축과 맹금류, 그리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뚜기, 귀뚜라미, 그리고 운 좋게 발견한 보석풍뎅이(Jewel Beetle) 등을 카메라에 담아, 진서에게 흥미있게 문제으로 주어서 의미 있는 자연 체험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낙타 체험과 사막 썰매를 즐기기 위해 이동했다. 먼저 몽골식 낙타에 올라타 천천히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주변 풍경을 배경 삼아 사진을 여러 장 남겼다. 낙타의 걸음은 느리고 안정적이었다.

이어진 사막 썰매 체험에서는, 바람에 날리는 모래를 맞으며 한두 번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다음 방문한 곳은 흥미로운 암반 안에 형성된 그림벽화였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시웨트 산이었다. 산 정상에 오르자, 한눈에 펼쳐진 장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그 옆을 따라 이어지는 넓은 초원이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이중 풍경은 몽골 고원의 독특한 지형적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자연이 만들어낸 이 대조적인 경계는 사진으로 담아도, 마음속 기억으로 남겨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인상 깊었다.

그렇게 하루의 야외 활동을 마친 우리는 다시 코그노 칸 산악 캠프(Khogo Khan Mountain Camp)로 돌아왔다. 먼지 묻은 신발과 피곤한 몸이지만, 풍성하고 뜻깊은 하루였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오치르 가이드와 함께 캠프파이어를 하기로 했다. 저녁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모닥불이 타오르기 시작했고, 따뜻한 불빛 아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때쯤 건국대학교 학우들과 처음 만난 다른 팀의 멤버들도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우리 대장님은 흔쾌히 자리를 마련해 주셨고, 자연스럽게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앉게 되었다.

잠시 후, 건대 학우들과 처음 만난 멤버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김민수 대장님께서 “우리는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몽골탐험대입니다”라고 소개하자, 학우들 사이에서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졌다. 순간, 낯설었던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며 하나의 공동체처럼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관측대장님과 대장님은 곧 준비해 오신 레이저 포인터를 꺼내 들고, 밤하늘을 가리키며 별자리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하셨다. 어두운 하늘 위를 오가는 초록빛 레이저와 대장님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우리는 어느새 광활한 우주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나는 캠프파이어장을 빠져나와 DSLR을 챙겨 게르와 은하수를 대상으로 천체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확인해보니, 아쉽게도 별들이 선명하지 않았다. 초점이 맞지 않았던 건, 그때는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새벽 2시가 가까워질 무렵, 하루의 피로가 서서히 밀려오기 시작했다.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몸도 점점 처지는 게 느껴졌다. 끝까지 함께하고 싶었지만, 결국 대장님과 관측부장님보다 한발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조용히 잠자리에 들었다.

4일차 아침, 우리는 캠프를 떠나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Ulaanbaatar)를 향해 이동했다. 가는 길에 우르칸 룬(Урьхан Лүн)이라는 조용한 휴게소에 들러 잠시 화장실을 이용했고, 더운 날씨 속에서 모두 함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잠시나마 여유를 즐겼다.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후, 우리는 오랜만에 "부산 한국 레스토랑"에 들러 제육볶음을 먹었다. 익숙한 한식의 맛이 오랜 여행에 지친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고비 캐시미어 팩토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포근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매장 안에는 다양한 캐시미어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우리는 하나하나 직접 살펴보며 선물을 고르기 시작했다. 나는 오랜 시간 나를 위해 애써주신 어머니께 드릴 선물을 고심 끝에 선택했다. 따뜻한 감촉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캐시미어 장갑 한 켤레를 골라, 정성스럽게 포장까지 마쳤다.

  
  
  

이후 우리가 찾은 곳은 울란바토르 남쪽에 위치한 자이승 전승 기념탑(The Zaisan Memorial, Зайсан толгой)이었다. 높은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이 기념탑은, 몽골과 소련이 연합해 일본군과 독일군을 상대로 싸운 역사적인 전쟁의 승리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상징적인 장소다. 기념탑으로 올라가는 길은 수백 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우리는 숨을 고르며 천천히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에 도착하자, 오치르 가이드가 기념탑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의미에 대해 차분하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 주었다. 그는 몽골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전쟁에 참여했는지, 그리고 이 기념탑이 얼마나 중요한 상징인지에 대해 자세히 들려주었다. 원형 벽화에는 전쟁 당시의 장면과 양국 간 우호를 표현한 벽화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말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시대의 긴장감과 희생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이었던 것은 기념탑 정상에서 내려다본 울란바토르 시내의 전경이었다. 도심과 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고, 탁 트인 하늘

아래에서 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잠시 말을 아끼고 그 장관을 마음에 담았다.

다음 일정으로는 이태준 선생 기념공원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가는 길에 들른 게르 모양의 기념품점으로 인해 계획을 틀게됬다. 그 대신 10분간 각자 마음에 드는 기념품을 하나둘 구입하였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에서는 왕과 왕비의 위엄과 몽골의춤, 마두금의 깊은 선율과 훔미의 신비로운 창법, 그리고 불교적 전통 가면춤인 참(Tsam)까지 다채로운 전통 예술이 어우러진 공연이 펼쳐졌다. 몽골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이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몽골의 정신과

예술이 고스란히 녹아든 감동적인 시간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더 불 핫 팟(The Bull Hot Pot)"이라는 샤브샤브 전문 식당으로 향했다. 소고기를 중심으로 구성된 메뉴가 먼저 나왔고, 자연스럽게 말고기와 양고기 얘기가 나왔다. 말고기를 시켜 먼저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모두 놀랐다. 양고기의 경우에는 일부는 약간 비린 맛이 난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저녁을 마친 뒤, 마지막 일정으로 수흐바타르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 정면에는 위풍당당한 칭기즈 칸 동상이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고, 양 옆으로는 그의 아들과 손자의 칸 동상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광장 반대편에는 몽골 독립운동의 영웅인 담딘 수흐바타르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광장은 밤에도 조명이 밝게 비추어져 있어, 그 역사적 상징성이 더욱 돋보였다.

  
  
  
  
  

우리는 이날 밤 울란바토르의 오로라 호텔에서 숙박하기로 했다. 하지만 바로 잠들기에는 뭔가 아쉬운 기분이었다. 김민수 대장님, 김민회 관측부장님, 그리고 오치르 가이드와 함께 방에서 보드카를 나누며 하루를 정리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자연스럽게 2차로 울란차브 레스토랑(УЛААНЦАВ РЕСТОРА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는 오준석 님, 한철수 님, 그리고 미은이도 함께해 주었다. 양꼬치를 주문하고 한 시간쯤 지났을까, 대구 어린이천문대 팀이 도착하면서 레스토랑 안은 더욱 활기차졌다. 대구 어린이천문대 이상현 대장님이 같은 경주 출신일 뿐만 아니라, 같은 경주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모두가 놀라워했다. 게다가 어린이천문대 함태훈 대원과는 경북대 천문동아리의 선후배 사이라는 인연이라는 것도 함께. 그렇게 우리는 2차까지 즐겁게 마친 뒤, 새벽 2시경 각자의 숙소로 흩어지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5일차 아침, 우리는 숙소에서 조식을 마친 뒤 짐을 챙겨 버스에 올랐다. 목적지는 울란바토르 국제공항. 그동안 정이 들었던 도로즈 기사님은 우리가 버스에서 내릴 때 손을 흔들며 따뜻하게 배웅해 주었고, 오치르 가이드는 공항 내부, 티켓 발권 창구까지 직접 따라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공항에 도착한 나는 미은이와 함께 비행기표와 여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사증(비자)을 받고 출국 심사를 마쳤다. 이후 면세점에 들러 간단한 쇼핑도 즐기며 몽골에서의 마지막 여유를 누렸다.

잠시 후, 탑승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올랐고,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그동안의 추억을 되새기며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입국 심사를 마치고 수화물 찾는 곳으로 향했다. 수화물이 나오기 전, 미리 동행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작별 인사를 준비하는 센스도 발휘했다. 수화물을 모두 찾은 우리는 입국장을 빠져나와 곧장 공항철도로 향했다.

공항철도 탑승은 정말 아슬아슬했지만, 다행히도 미은이와 나는 무사히 기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 이후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한 뒤,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KTX를 타고 동대구역과 경주역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몽골에서의 5일간의 여정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그 속에 담긴 기억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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