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선을 나눕니다.

기꺼이 안녕을 말하며

님, 안녕하세요? 언제나처럼 님의 이름을 편지 첫머리에 써두며 올해 마지막이 될 레터를 시작합니다. 이맘때 우리는 올해 이룬 것이 무엇인지, 기억과 마음에 선명히 기록된 일들이 있는지, 나아가 사사롭게는 앞으로 목요일이 몇 번 남아있는지 헤아려 보곤 합니다. 남은 걸 세어보는 이때에는 무언가 나에게 가득 채워지지 않으면 허전한 기분에 휩싸이고 말죠. 사람들과 연신 다정을 나누면서도, 자꾸만 지난날에 홀로 멈춰 서서 후회나 아쉬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전부 챙겨 새해로 가기에는 두 손이 무겁지 않나요? 짐처럼 짊어진 감정들에 어깨가 벌써 뻐근한 것 같기도 하고요. 올해에 얻은 것은 올해의 문턱 안쪽에 놓아둔 채 가뿐히 앞으로 나아가보고 싶습니다. 우리 남은 연말에는 무거운 마음에 기꺼이 안녕을 고하기로 약속해요. 만약 그것이 사랑이라도 충분히 주고받았다면 내려두기까지 너무나 오래 매달리지 않기로요. 새것처럼 반짝일 삼백예순다섯 개의 하루에는 오직 새 마음만 채울 수 있길 바라며, 오늘 뉴스레터는 연말을 매듭짓는 자세로 써보냅니다. 《AROUND》 그리고 어라운드를 만들고 전하는 팀원들과 함께 지난 한 해를 돌아볼게요.

2024, 어라운드가 여러분에게 건넨 이야깃거리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93작업실에서 시작해식탁 위에서’, ‘관계의 모양’, ‘오늘 입은 ’, 년에 번씩 서울 이외 지역을 응시하는 도시 대구그리고 12월의 문을 열고 도착한 신간 98기록과 공유까지. 느긋하고 다정한 태도로 주변을 둘러보며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모아두었죠. 훌쩍 지나간 올해를 돌아보고 싶다면 어라운드가 내민 이야깃거리를 갈피 삼으면 어떨까요? 매거진을 가다듬고 전하는 사람에게 먼저 물었습니다. 어떤 주제로 해를 돌아보고, 어떤 문장에 마음을 기댔을지 살펴보세요.

올해의 ‘기록과 공유


김이경ㅡ편집장

매년 열심히 기록하겠노라 다짐합니다. 올해를 다시 살펴보다 함께 나누고 싶은 기록을 골랐어요. 여름 아모레퍼시픽 사옥 시사회 초대로 봤던 영화 〈땅에 쓰는 시〉에서 국내 1세대 정영선 조경가는 말해요.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소박하면서도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은 것이라고. “조경은 그 공간, 자연과 사람에 대해 근본적인 이해를 해야 하는 작업이에요. 나는 작업을 맡으면 시 쓰듯이 생각해요. 그 땅을 그 땅답게, 그 사람을 그 사람답게 해야 하는 것인데 땅이 갖고 있는 역사나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자연과 이웃과 잘 조화되는 걸 생각하죠.” 저는 이 영화를 본 후 한동안 생각했어요. 다음 세대에 물려줄 아름다움에 대해서요.

올해의 ‘관계의 모양’


명주ㅡ에디터

걸핏하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다 말하지만, 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상대의 어깨에 기댈 때도 있고, 또 나의 어깨를 내어줘야 할 때도 있다는걸요. 그래서인지 한 해를 돌아볼 때마다 고마운 얼굴들이 떠올라요. 제 자리 한쪽 벽과 파티션에는 어라운드 동료들과 찍은 사진, 마음을 주고받은 쪽지들이 잔뜩 붙어있는데요. “못 해! 안 해!” 하며 주저앉는 저를 넉살 좋게 기다려주고 달래주던 동료들과의 추억을 바라보며 우리 관계의 모양을 헤아려 봅니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둥글고 넉넉한 모습이겠지요? 언제나처럼 다음 해도 잘 부탁합니다.

올해의 ‘도시(대구)


의진ㅡ에디터

대구에서 만난 다정한 얼굴들은 그간 몰랐던 도시의 면면을 가르쳐주었어요. 그곳에서 만난 분들은 인터뷰가 끝난 뒤 저와 포토그래퍼를 단골 돈가스 가게로 이끌었는데요.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장면일 거라 확신한 저는 슬쩍 카메라를 들었답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대구와 서울, 그리고 출신 도시의 안부를 묻던 그날은 여전히 마음에 선명해요. 그간 멀찌감치 떨어져 풍경화처럼 감상하던 거대한 대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누군가가 매일 걸음을 내딛고 몸을 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직면하게 되었어요. 이들의 집을 과장이나 곡해 없이 한 권의 책으로 만들겠다는 작은 다짐을 안은 날이었죠.

올해의 ‘식탁 위에서’


주원ㅡ마케터

저는 감정의 변화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인데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저도 모르게 눈이 커지고 행복한 미소를 띠게 돼요. (친구들에게 자주 놀림을 받습니다.) 그만큼 맛있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한 해 동안 식탁 위에서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어떤 특별한 음식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은 음식이 그리워집니다. 눈으로 뒤덮인 평창에서 만들어 먹은 푸팟퐁 커리, 베를린의 바쁜 일정 속 허기를 달래준 커리부어스트, 여름을 버티게 한 평양냉면, 아끼는 이들에게 꼭 먹여주고 싶었던 매쉬포테이토···.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요리가 여럿 생겼네요. 내년에는 식탁 위에서 어떤 시간을 보낼지 설렘을 안고 기다려볼게요.

어라운드가 내디딘 걸음들


어라운드에게 올해는 유독 새롭고 반가운 일들이 많은 시기였습니다. 문장과 사진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내는 외에도, 사옥 한편을 공유 작업실로 만들거나 도서전에 참여해 우리 책을 곁에 두는 독자들과 마주 섰죠. 오랫동안 준비한 단행본의 출간 소식을 간만에 전하기도 했고요. 각각의 순간으로부터 얻은 감상을 자리에 있던 동료들의 목소리를 빌려 꺼내 둡니다. 여러분은 어라운드가 올해 전한 소식 무엇이 가장 반가웠나요?

공유 작업실 ‘발견담’ 오픈


새해 초부터 어라운드의 작업실 ‘발견담’을 준비했던 우리는 이곳이 자연스러운 공간이길 원했어요. 어색한 화려함보다는 늘 우리 곁에 있던 매거진으로 서재를 채우고, 질문카드를 비롯해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를 놓아 두었죠. 마침내 4월에 문을 열고 정기구독자분들을 이곳에 초대했던 날이 떠올라요. 지속가능 미식연구소 ‘아워플래닛’과 함께한 오프라인 토크를 무사히 마치고, 흐뭇한 미소로 작업실을 둘러보는 독자분들을 바라보며 발견담이 오래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랐어요.


글·사진 의진

서울국제도서전 첫 참여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던 6, 매거진을 만드는 명의 팀원들은 코엑스로 향했습니다. 어라운드가 〈서울국제도서전〉에 처음으로 참가했기 때문이에요. 우리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책에 담긴 문장과 사진들로 부스를 단장한 , 오는 이들에게 한껏 사랑을 품에 안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우리가 만든 책을 사이에 두고 생경한 얼굴의 독자들을 마주하는 , 책장을 넘기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목격하는 것까지, 마음에 꽃이 피어나듯 충만하게 행복한 경험이었답니다.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인사를 전할게요. 그때는  반갑게 대화 나눠요, 우리.


글·사진 명주

반가운 단행본 출간 소식


마지막 단행본 출간으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올 12월, 간만에 어라운드의 단행본 소식을 전했습니다.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이제는 정말 막바지 단계에 다다랐어요. 마케터로서 제작의 과정을 지켜보며,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공을 들이고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답니다. 그래서 책이라는 물성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새해 첫 단행본은 요나 작가와 어라운드가 함께하는 두 번째 책인데요,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어지는 레터에서 전할게요. 내년에는 더 많은 어라운드의 단행본 소식을 전할 테니 기대해 주세요!


글·사진 주원

어라운드의 단행본 시리즈 소식을 전합니다. 《재료의 산책, 두 번째 이야기》를 텀블벅 펀딩으로 가장 먼저 만나 보세요. 《재료의 산책, 두 번째 이야기》는 2018년 《재료의 산책》 출간 이후, 요나가 차분하게 산책해 온 숱한 계절을 다시 한번 매만지며 제철로 안내하는 책입니다. 긴 시간 요리와 곁 해왔지만 “여전히 요리는 무엇인지, 삶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하는 요나는 “어쩌면 답은 알아낼 수 없을 것임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우리를 사계의 신비로 이끌어요.

텀블벅 펀딩에는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재료의 산책》 첫 번째 이야기와 할인 혜택, 요나가 만든 우리밀 제철 쿠키 등의 선물까지 준비했답니다. 펀딩이 종료되기 전, 서둘러 확인하세요!


Check.

펀딩 기간: 12.11 12.31

그간 어라운드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본 분들이라면 혹, 알아채셨나요? 매거진 속 인터뷰를 소개하는 온라인 콘텐츠들이 새로워졌답니다.

먼저 인스타그램 피드에서는 에디터의 짤막한 후기를 더함과 동시에 인상적인 답변을 더 많이 발췌했습니다. 앞으로 차곡차곡 업로드될 신간 인터뷰 피드에서 변화를 발견해 보세요. 더불어 홈페이지에서는 ‘PREVIEW’ 탭을 만들어 인터뷰 콘텐츠의 일부를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개 기사를 준비했어요. 아래 버튼을 클릭하면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흘러가는 대화들을 따라가다 더 많은 내용이 궁금해졌다면 또는 앞으로 어라운드가 꺼내 둘 이야기가 기대된다면 온라인 구독 또는 매거진 실물 구독을 신청하세요.

님은 어라운드를 곁에 둔 채 보낸 한 해가 어떠셨는지요? 어라운드는 님이 보내주신 애정을 끌어안은 덕에 새로운 걸음을 내디뎌 보고, 또 발끝이 닿는 곳마다 당차게 걸어 나갔답니다. 언제나처럼, 내년에도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며 독자분들의 일상을 새로이 비추겠습니다. 2025년 첫 뉴스레터에는 신간 98호의 이야기 한 조각을 안고 찾아올게요. 모쪼록 새해도 잘 부탁드려요. Good Bye 2024, Happy New year! 

지난 이야기를 톺아보며, Editor’s Curation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한 가지 주제로 어라운드가 톺아본 지난 기사 네 편을 소개해요. 이번 큐레이션의 주제는 ‘기록을 실어 보내며’ 입니다.

소소한 일상, 하루의 찰나를 기록한 사진을 사람들과 나누길 좋아하는 우리는 공유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록은 나만의 것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수신자들에게 닿을 때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지요. 이번 큐레이션에서는 발신하기 위한 글과 사진, 영상을 만드는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감상하세요.


온라인 구독 서비스, AROUND Club

어라운드를 보다 더 가까운 일상에서 만나고픈 독자분들을 위해 AROUND Club 혜택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시간 어라운드가 꾸준히 쌓아온 3,200여 개 이상의 기사를 온라인 구독 서비스 'AROUND Club 통해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주변을 살펴 모아둔 다정한 이야기를 손에 내어드릴게요.

다달이 구독 : 매달 5,000원
해마다 구독 : 매년 48,000원

다양한 구독 방식이 있으니 , 아래편에 정리한 혜택과
함께 마음 닿는 쪽으로 살펴보세요.

•《AROUND》의 모든 기사와 비하인드 컷 감상
• 가족 매거진《wee》, 협업 브랜드 매거진 열람
• 지난 기사를 톺아보는 큐레이션 콘텐츠 감상
• 모든 뉴스레터 콘텐츠를 마음껏 열람
• 생생한 콘텐츠로 감상하는 오디오 북 제공
• 어라운드의 오프라인 작업실 ‘발견담’ 이용 제공
• 홈페이지에서 현금처럼 쓰는 ‘AROUND Point’ 지급

‘기록과 공유(From The Writer) 주제로 한 《AROUND》 98가 궁금한가요? 책 뒤에 숨겨진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이미 지난 뉴스레터 내용도 놓치지 않고 살펴보실 수 있답니다. 어라운드 뉴스레터는 격주로 목요일 오전 8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 평범한 아침 시간을 어라운드가 건네는 시선으로 채워 주세요.

어라운드 뉴스레터에서는 책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또 다른 콘텐츠로 교감하며 이야기를 넓혀볼게요.

당신의 주변 이야기는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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