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디님,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최태규입니다.
요즘은 명절 연휴가 어떻게든 5일은 차지하게 되었고, 찾을 만한 고향도 마땅찮은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에 잠깐 숨 돌리는 의미로는 고마울 따름입니다. 명절이라 더 바빠지는 분들께는, 혹은 이미 연휴 셋째날이지만 아직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한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건네고요.
화천의 밤나무는 밤송이를 온몸에 단 지 한참이고, 이미 밤송이 가시 끝이 노래지고 있습니다. 몇 개는 벌레가 먼저 먹었을 테고 나머지는 다람쥐나 멧돼지가 주워갔겠지요. 그러고도 남는 밤은 우리와 함께 지내는 곰들이 맛볼 기회가 있겠죠? 철창 밖이나 안이나 든든히 먹고 겨울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매한가지니, 부디, 다들 필요한 만큼 먹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풍성한 한가위를 기다리며 노래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늘 풍요롭게 지내는 21세기 한국인으로서 더 이상의 풍족함이 조금 두렵습니다. 매일 충분한 음식을 먹고 따뜻한 옷을 입으니까요. 나의 풍요로움이 누군가의 밥그릇을 빼앗은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그럴 겁니다. 철창 속 곰을 보면서, 일상적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추스르는 계절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