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린 다시 연결돼야 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안녕 영원한 나의 아빠"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카톡 하기>,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밝은 밤>

✏️ 지또술's 웰컴 코멘트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시 강화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단절되었던 일상이 다시 연결될 줄 알았는데 역시 쉽지 않나 봐요. 자고로 연말이면 송년회니 망년회니 오랜만에 둘러앉아, 잔을 부딪치고 짠을 하고 말을 나누며 유대감을 새삼스레 확인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저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택배로 랜덤 선물을 보내고 온라인 미팅으로 언박싱을 하자며 연말을 보내고 있답니다.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관계가 희미해지는 건 아닐 테니, 우리는 또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고 또 관계를 지켜나가겠죠? 오늘은 사람 사이의 끈끈함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가져왔습니다. 이 콘텐츠를 보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잘 지내고 있냐며 모처럼 연락해보기로 해요. 우린 다시 연결되어야 하니까요! 춥지만 따뜻하게, 오늘도 LET'S MANCHI!

*만취레터에 첨부된 이미지, 와인색으로 볼드처리된 텍스트는 모두 관련 콘텐츠로 연결됩니다:)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 마리엘 헬러

▶ 109분

출처=SONY

💌 한 줄 큐레이션

오늘 하루, 위로가 필요한 날인가요?

🧀 마음이 아플 때는 우리가 느끼는 걸 얘기해요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는 매거진 기자 로이드가 미국의 대표 어린이 프로그램 <미스터 로저스의 이웃>의 호스트 로저스를 만나 위로받는 이야기입니다.

<미스터 로저스의 이웃>은 미국에서 1968년부터 30년간 방영된 실제 프로그램인데요. 미스터 로저스는 거친 프로그램들이 난무하던 1960년 중반, 아이들에게 친절을 가르쳐주는 방송을 진행해 큰 사랑을 받았어요. 어린이 방송에서는 흔히 다루지 않는 차별, 죽음과 같은 무거운 주제도 많이 다뤘습니다. 인간적인 건 무엇이든 얘기할 수 있고, 얘기할 수 있는 건 모두 감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로저스를 보며 유년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그는 빨간 가디건을 입은 영웅이었습니다.

친절함의 대명사 로저스는 자신을 취재하러 온 로이드에게 첫 만남부터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다가갑니다. 감정 표현에 서툰 로이드는 이런 로저스가 부담스럽게만 느껴집니다.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마음의 문을 꽁꽁 닫은 뒤 냉소적인 사람이 됐기 때문인데요. 로저스는 진솔한 대화로 로이드의 마음을 녹여냅니다.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는 결핍이 있는 주인공이 멘토를 만나 성장하는 전형적인 이야기예요. 다소 평이한 플롯으로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고나면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모두가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위로를 건네기 때문이죠. 로저스 역을 맡은 톰 행크스의 묵직한 연기,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 어린이 프로그램의 아기자기함도 영화의 매력을 더합니다.

♫

마음이 아플 때는 어떻게 하죠?

그럴 때는 얘기를 해요

우리가 느끼는 걸 얘기해요

얘기하는 게 좋아요

닫힌 마음을 열면 진짜 당신이 보이죠

이런 따뜻한 노래를 러닝타임 틈틈이 불러주는 영화에 어찌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남은 2021년엔 어린이 프로그램 속 따뜻한 말들을 우리 일상에서도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미스터 로저스처럼요! "이 세상에 여러분 같은 사람은 둘도 없고, 전 여러분 모습 그대로를 참 좋아해요. 제 이웃이 돼 주실래요?"

💘 만취 모먼트

제가 가끔 하는 연습인데 1분밖에 안 걸려요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우리를 사랑해 준 모든 사람들을 떠올려 보는 거예요

Curated by 주키드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보러가기

"안녕 영원한 나의 아빠"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카톡 하기 | 컬러툰

▶ 6분

출처=컬러툰

💌 한 줄 큐레이션

이별이 관계의 끝이 아님을 알고 있는 당신께

🧀 우린 항상 연결되어 있어

관계의 회복과 연결을 다루는 이번 레터에서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려고 해요. 소중한 사람의 죽음입니다.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더 절절하게 다가오죠. 하지만 죽음이 단절만을 의미하진 않는 것 같아요. 갑작스럽게 소중한 사람이 떠나면 전하지 못 한 말도, 애틋한 마음도 남아 있을 거예요. 그래서인지 세상을 떠났어도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세상을 떠난 사람과 카톡을 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 소개할 콘텐츠는 남은 사람의 그리움이 떠난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녹아 있어요.대화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눈시울이 붉어지는 출연자를 보며 저도 같이 울었어요.

소설가 리처드 바크는 이별에 관해 이런 말을 남겼어요. '작별 인사에 낙담하지 말라. 재회에 앞서 작별은 필요하다. 그리고 친구라면 잠시 혹은 오랜 뒤라도 재회하게 될 터이니.' 죽음으로 인한 이별이든, 물리적인 거리로 인한 이별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과 나는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모든 관계에는 끝이 존재할 거예요. 그 끝이 아쉬움과 미련으로만 남지 않도록, 지금 연결되어 있는 이 관계를 있는 힘껏 사랑하고 아껴줘야겠어요.🙆‍♀️

💘 만취 모먼트

"예본아 잘 지냈냐? 아빠다!"

Curated by 볼그레

<"안녕 영원한 나의 아빠"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카톡 하기> 보러가기

안녕,나의 소울메이트 | 증국상

▶ 110분

출처=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 한 줄 큐레이션

두 여성의 진한 우정과 성장 서사

🧀 보고싶다, 친구야!

(지금도 물론 어리지만) 어렸을 때는 같이 있는 시간의 절대적인 양이 관계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 친해지고 싶은 친구들과는 방과후에도 약속을 만들어서, 더 오랜 시간을 같이 재잘거렸었죠.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고, 혹은 직장인이 되면서 서로의 삶의 궤적이 달라진 친구들이 몇몇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꼭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고, 가끔 보더라도 마음 편한 사이들이 있다는 것을요. 요즘은 오히려 느슨하고 넓은 관계망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 제게는 만취레터가 그러한 연결인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할 콘텐츠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입니다. 영화는 칠월과 안생이 열 세살에 처음 만나 서로가 단짝이 될 운명이라는 것을 느끼는 데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성향의 칠월은 명문고에 들어가서 얌전히 공부를 하지만, 가난했던 안생은 직업 학교를 택하며 둘의 환경이 달라집니다. 환경이 달라진 만큼 칠월과 안생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릅니다. 결국 칠월과 안생은 서로를 사랑하는 만큼 서로를 미워하게 되는데요. 두 사람이 서로를 할퀴는 말들이 알고보면 사랑한다는 의미 같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화는 이 인물들에게 어떤 결말을 안기게 될지, 영화에서 확인해보세요!

영화를 보다보니 일 년에 한 두번 연락을 하는 친구들, 혹은 어쩌다 보니 연락이 끊긴 친구들도 생각이 났어요. 비록 SNS에서만 서로의 소식을 전할지라도, 다들 올 한 해 고생했고 잘 보냈다고 말을 전하고 싶네요! 님도 건강하고 무탈하게 연말을 마무리 하시길 바랄게요!

P.S. 원작은 중국의 소설 <칠월과 안생 >입니다. 이걸 영화화 한게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인데 두 배우는 이 작품으로 금마장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공동수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 성격도 서로 다르다고 하는데,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소울메이트>라는 제목으로 전소니(칠월 역)배우, 김다미(안생 역)배우가 리메이크에 출연할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주동우 배우가 인상 깊어서, 그 이후로도 <먼 훗날 우리 >까지 찾아보았습니다! 이것도 강력 추천!

💘 만취 모먼트

언젠가 뒤돌아봤을 때 내 그림자를 밟고있을 사람

Curated by 포테이토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보러가기

밝은 밤 | 최은영

▶ 344쪽

출처=문학동네

💌 한 줄 큐레이션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여성들의 인생과 우정 이야기

🧀 우리 서로를 위해 사랑하며 살아가요

이혼 후 도망치듯 작은 바닷가 마을로 내려간 '지연'은 우연히 오래간 연락을 안 하고 지내온 외할머니와 재회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로부터 할머니의 엄마, 증조모와 지연이 닮았다는 얘기와 함께 증조모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요.

1930년대 황해도에서 백정의 딸로 태어나 평생 모질고 억센 시간을 살아 온 증조모 '삼천'과 피난 길에서 만난 '새비' 아주머니는 서로 삶의 끈을 놓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아플 때는 억지로라도 음식을 넘기게 하고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애정어린 편지를 주고받아요. 둘의 관계를 주축으로 소설 속 모든 여성은 저마다의 이름을 가지고, 저마다의 삶 속에서 상처를 얻고, 또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해 나가요. 세상은 깜깜한 밤처럼 너무나도 어둡지만 그래도 서로가 있어 밝기도 하죠. 증조모와 할머니, 그리고 엄마와 지연으로. 자연스럽게 4대가 연결되는 여성의 삶은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근현대사 백년의 시간을 통과하고 우리네 이야기를 돌아보게 합니다.

'밝은 밤'은 평범한 인물의 이야기를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문장으로 전개하면서도 문제의식을 놓치지 않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늘 손꼽히는 최은영 작가의 첫 장편 소설입니다. 할머니를 통해 듣게 되는 증조모의 이야기가 계속 듣고 싶어 책을 계속 붙잡게 되더라고요. 굴곡진 인생사에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또 함께 치유받기도 하면서요.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은 언제나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는 말을 했는데요. 그의 작품들은 사랑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가 단절되기도 하고 또 연결되기도 하는 관계를 다뤄요. 에로스적인 사랑이 아닌 우정도 애증도 포함하는 모든 사랑 말이죠. '밝은 밤'을 비롯해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살아가는 힘이 어디서 오는지 다시금 깨닫게 될 거예요. 우리 서로를 위해 사랑하며 살아가요.

💘 만취 모먼트

우리는 언덕 위에 어색하게 서서 서로를 바라봤다. 할머니의 얼굴에 장난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는데, 나는 할머니가 처음부터 나를 알아봤다는 생각을 했다.

"할머니."
내 말에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이야."

Curated by 지또술

<밝은 밤> 보러가기

🍺 오늘의 한 잔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글루바인(뱅쇼),

겨울 한정판으로 연말에 더욱 즐기기 좋은

산타 아니타 글루바인

👀 만인의 취향 엿보기

새나 만취객: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실제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편지로 연결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대면하지 못해도 온라인 상에서 어떻게든 연결되려 애쓰는 지금 우리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 만취레터의 한해 마무리 인사

만취레터가 만들어 가는 방향성도 결국 '연결'인 것 같아요. 놓치기엔 아쉬운 주류 저편의 이야기를 더 많은 분께 연결해드리고 싶은 마음과 각자 아끼는 소중한 이야기를 연결하고 나누고픈 마음으로 만들고 있거든요. 올해 초 겨울 첫 만취레터를 발행했는데 어느덧 계절은 다시 돌아왔고, 감사하게도 꽤 많은 만취객들을 매주 만나고 있네요! 만취레터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님을 만나 기쁘고 감사한 한해였습니다.

만취레터는 2주간의 겨울 방학을 가지고 2022년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방학 기간 동안 부지런히 보고 듣고 느끼고 온 후에 내년에도 알찬 콘텐츠 안주 들고 찾아올게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하게 만취하는 연말 보내세요. 내년에 다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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