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는 '담배' 같은 존재가 될까요?
2021.10.5 | 367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에 나와 있는
신현규 특파원 입니다

여러분이 잠든 사이, '페이스북'에 일이 벌어졌어요. 내부고발자가 페이스북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회사 주가가 5% 가량 떨어지고, 미국 언론들이 그 내부고발자의 주장들을 대서특필했어요. 대략 아래와 같은 언론들이 페이스북에 대한 문제점들을 심층 보도하고 있는데요.

  • 미국의 방송사 CBS 
  • 정치언론사 워싱턴포스트 
  • 경제언론사 월스트리트저널 
  • 미국 대표신문 뉴욕타임즈 

게다가 미국 의회에서도 페이스북 내부고발자를 증인으로 불러서 의견을 들을 거라고 하고요. 민간단체에서 페이스북에 대한 소송 또한 제기할 예정이라고 해요. 뭔가 페이스북에 큰 난리가 난 건데요. 이 때문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를 비롯해 수많은 임원들이 지난 주말동안 깊숙한 회의들을 진행했다고 하네요.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왜 이러는 걸까요? 

오늘 미라클레터는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다양한 분들의 의견들을 종합해서 페이스북의 문제점에 대해 깊고 쉽게 전달해 드려볼까 해요. 

참! 혹시! 😡 "나는 페이스북에 별로 관심이 없어! 그것 말고 오늘 있었던 뉴스만 짧게 브리핑 해 줘!" 라는 분이 계시다면 아래 '미라클 브리핑'을 클릭해 주세요. 

오늘의 썰썰썰

  1. 페이스북을 파헤친 내부고발자 
  2. 페이스북 주가엔 어떤 영향? 
  3. 정말 페북 인스타 = 담배 ? 
  4. 신뢰 전문가의 페이스북 진단 
    페이스북을 파헤친 내부고발자
    "페이스북에게 우리 사회는 늘 뒷전이었다" 

    내부고발자, 그녀의 사정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던 프랜시스 하우겐 (아래 사진👇). 그녀에게 갑자기 알 수 없는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던 것은 2011년의 일이었어요. 밀가루 음식만 섭취하면 손과 다리가 부어오르면서 말로 표현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오기 시작하는 거였어요. '셀리악 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그녀는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어서 결국 2014년 구글을 그만뒀어요. 설상가상으로 다리에 피가 뭉쳐서 응고되면서 입원까지 하게 됐어요.


    그때였어요. 부모님끼리도 알던 하우겐의 오랜 친구 A가 나타난 거에요. A는 하우겐을 데리고 마트에 가기도 하고, 병원에도 데려다 주고,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도와줬어요. 하우겐에게는 정말 고마운 존재였죠. A 덕분에 그녀는 '셀리악 병' 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할 수 있게 준비할 수 있었어요. 그녀는 A를 정말 각별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죠. 하우겐에게 A는 다시 설 수 있는 힘을 줬던 중요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문제가 벌어졌어요. A가 인터넷에 떠도는 음모론에 빠진 거에요. 원래 진보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던 A였는데, 어느 순간 온라인에 무수하게 많이 올라와 있는 미국 정치 음모론 들을 읽으면서 생각이 이상하게 바뀐 거죠. 그 음모론들은 정말 말도 되지 않는 황당무계한 것들이지만, 요상하게도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시키는 것들이었어요. 예를 들면 

    • 파충류가 미국을 뒤에서 지배한다 
    •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파충류다
    • 백인들이 이런 미국을 구해야 한다 
    •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도탄에 빠진다 

    이런 A를 지켜본 하우겐은 그의 정신이 파괴되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어요. "정신차려 친구야" 라고 아무리 외쳐도 A는 막무가내였죠. 두 사람은 결국 친구의 인연을 끊었어요.😥 하우겐은 한 때 정말 소중했던 친구를 잃은 거어요. 세월이 조금 지난 이후. 그녀는 페이스북의 한 리크루터에게 채용제안을 받게 돼요. 하우겐은 눈이 번쩍 떠 졌어요. 

    "한때 나의 진정한 친구였던 A와 의절하게끔 만들었던 가짜뉴스, 음모론. 그 온상이 바로 페이스북이잖아. 나는 페이스북이 더 나은 플랫폼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래. 입사해 보자! 페이스북을 더 나은 플랫폼으로 바꾸는 거야! 😄" 

    하우겐은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깨부술 수 있는 부서에서 일하겠다는 조건을 달고 페이스북에 입사했어요. A와 헤어지게 만들었던 음모론과 이제 제대로 한 판 붙어볼 수 있겠구나! 라고 기대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입사 후 벌어진 일들은 기대와 딴판이었어요.


    입사 후 그녀는 수많은 좌절들을 맛봐야 했어요. 먼저 그녀는 악의적인 음모론을 만들어 내는 커뮤니티를 포착하여 추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팀장을 맡았어요. 그녀의 보스는 이렇게 말했죠. 

    (보스) "3개월 줄게 한번 해 봐" 
    (하우겐) "헐. 너무 짧아요. 그 기간엔 어려워요."
    (보스) "페이스북에는 훨씬 작은 자원으로도 더 빨리 일을 해 내는 사람들이 많아."
    (하우겐) "......" 

    이미지를 클릭하여 하우겐 씨 입장에서 했을 법한 이야기를 댓글로 들려주세요! 

    그 때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어요. 페이스북 회사 내에서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말이죠. 신기한 사실이 발견됐어요. 예를 들어 장기매매, 인신매매, 성매매 등을 감시하는 부서에는 겨우 한두명의 조사담당 직원 밖에 없었어요. 사용자 보호를 위한 조직은 페이스북 내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골방이었어요.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페이스북 내부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 병폐들을 양산하고 있는지에 대한 보고서와 메모들이 많이 있었어요. 하지만 회사 경영진 그 누구도 그런 내부 보고서를 보고 문제를 통감하며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죠. 게다가 2020년 12월에는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싸우던 팀의 수장이 관련 팀을 해산한다는 발표를 하게 돼요.


    하우겐은 이 때 자신의 머리 속에 뭔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회사는 사용자들을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에 잡아두기 위해서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데, 사용자들을 위험한 음모론과 가짜뉴스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충 시늉만 하고 진지한 투자따위는 할 생각이 아예 없네. 😡 자신들이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회적 악영향을 없애는 방향으로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거야!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야. 페이스북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한 내부 보고서를 세상에 공개해야 겠어!' 

    그녀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페이스북의 내부 조사보고서들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고발했어요. 

    • 인스타그램이 다른 어떤 소셜미디어들에 비해 10대 들에게 더 나쁜 악영향을 끼친다 
    •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을 중독시키기 위해 알고리즘을 개편했는데, 그 결과 사회의 분노레벨이 증가했다 
    • 페이스북 때문에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행동이 조장됐다
    • 유명인 리스트를 만들어 그들에게는 특별한 관리를 했다 

    중요한 사실은, 페이스북 경영진이 위와 같은 보고서 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 거에요. 그런데도 손을 쓰지 않고 오히려 월스트리트저널이 위와 같은 보도를 하기 전까지 10대들을 위한 인스타그램 제품 출시를 강행하려 하기도 했었죠. 대외적으로는 자신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사회적 병폐를 줄이기 위해 많은 부분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말이에요.


    월스트리트저널에 제보를 통해 페이스북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하우겐은 한국시간 4일 언론에 자신의 모습을 처음 공개했어요. 그리고 같은 날 하우겐을 지지하는 내부고발자 단체는 페이스북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소하죠.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에요. 

    "마크 저커버그 CEO는 각종 청문회를 통해 페이스북이 얼마나 사용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호소해 왔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와 달랐죠. 그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얼마나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사실대로 공개하지도 않았어요. 이는 상장 기업으로서 정직하게 자신의 경영상황과 위험요인을 알려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거에요." 

    페이스북 스캔들 
    향후 어떤 파장이? 

    페이스북과 담배회사의 닮은 점 

    이런 폭로들로 인해 페이스북은 이제 담배회사와 같다는 멍에를 뒤집어 쓰게 됐어요. 실리콘밸리의 인싸 중 한 사람인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창업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담배'에 비유해 온 것으로 유명한데요. 왜냐하면 둘 다 

    • 중독성이 강하고 
    • 건강에 해로우며 
    • 특히 청소년에게 더 나쁘고 
    • 대중들에게는 자신들이 나쁘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로비한다 

    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에요. 이런 주장은 최근 미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어요. 리처드 블루먼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은 담배회사 같다"고 발언하면서 소셜미디어들에게 담배회사에 준하는 새로운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요. 현재 미국 상원의회는 지난주와 이번주 계속 페이스북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고 있는 중이죠. 물론 페이스북은 이런 주장들에 대해 펄쩍 뛰면서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어요. 


    페이스북 주가, 큰 타격  

    페이스북은 아래와 같은 주장들을 하면서 내부고발자에 반박하고 있어요. 

    • 소셜미디어가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내부보고서도 많다 
    • 내부고발자(하우겐)는 부정적 평가 보고서만 빼냈다 
    • 페이스북은 가짜뉴스와 음모론 차단을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 왔다 

    게다가 페이스북에게는 가짜뉴스에만 전념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들도 있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어요.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10대 들에게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을 더 많이 투입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거에요. 

    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이미 담배회사와 페이스북의 이미지를 겹쳐 보기 시작했어요. 미국 증시가 열리자마자 월요일 아침 페이스북의 주가가 5% 가량 떨어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컸죠. 한 마디로 페이스북에는 '비윤리적 기업'이라는 멍에가 씌워지기 시작한 거에요.  


    1980년대 미국의 일부 금융기관들이 지금의 페이스북과 비슷한 비판들을 많이 받았어요. 이들은 금융위기 같은 사건이 터지면 금융시장 전체야 어떻게 되건, 고객들이야 어떻게 되건, 상관없이 자신들이 살 길을 먼저 찾기 바쁜 행태를 보였었죠. 언론과 여론은 그들을 비판했어요. 그러면서 이런 윤리가 만들어 졌죠. "진정으로 금융산업을 아끼는 프로페셔널이라면 자신이 속한 회사보다는 그 회사가 속한 금융산업 전체가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일해야 한다"고 말이에요. 

    이제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인해 페이스북도 과거 악덕 금융회사들과 같은 회사라는 멍에가 씌워지게 된 것 같아요. 페이스북 경영진에게는 다수의 대중들에게 건강한 정보와 인식을 심어주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는 '미디어 산업'의 발전보다 자신들이 속한 '회사'가 먼저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거 같아요. 미국 사회가 페이스북을 '담배회사' 또는 '자기만 살려고 발버둥치는 악덕 금융회사'와 비슷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이 페이스북에게는 정말 커다란 악재인거죠. 

    정말 페이스북은 담배인가?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살펴봅시다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과연 페이스북이 정말 잘못한 거냐. 페이스북이 정말 10대 들에게 그렇게 많은 해악을 끼치는 거냐. 페이스북이 정말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역할을 하는거냐. 

    여기에 대한 가장 정확한 대답은 '그때 그때 다르다' 일 거에요. 페이스북은 매우 개인화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그 악영향이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정답이라고 해요. (근거) 하지만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보면 분명해 보이는 사실들은 있어요. 

    #1. 자존감 = 자존감이 낮은 이들에게 인스타그램을 계속 사용한다는 것은 뛰어난 외모와 뛰어난 인기를 갖고 있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와 자신을 끝없이 비교하게 하여 자존감을 더더욱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해요. (근거

    #2. 중독성 =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하나의 삶이며, 따라서 매우 중독적일 수밖에 없다고 해요. 물론 사람들이 중독되는 정도에는 인종 성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셜미디어는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죠. (근거) 또한 생물학적으로도 소셜미디어를 사용했을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분은 바로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의 일부분과 같다고 해요. (근거)


    #3. 편파성 =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수억명을 넘어가게 되면 본질적으로 (위 그림과 같은) 네트워크 내에서의 편파성이 발생하게 되어 있다고 해요. (근거)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원래 이상한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그런 사람들이 발생하게 돼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컴퓨터 모형을 돌려보니, 아무리 세상에 올바르고 좋은 정보들이 나와 있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걸 보는게 아니라 자신이 생각했던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만족시키는 나쁜 정보들을 더 찾아보게 되고, 그런 사람들끼리 모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요. 

    물론 이런 문제들은 매우 개인적이라고 말씀드렸어요. 다수의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잘 중독되지도 않고, 남들의 포스팅을 보고 자존감이 무너지지도 않으며, 음모론과 같은 편파적인 논리에 휩쓸리지도 않을 거에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세상에 아래와 같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우리 또한 이런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거에요.
     
    • 잠시라도 소셜미디어를 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사람
    • 남들의 소셜미디어를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 
    • 세상의 모든 부조리를 음모론 탓으로 치부해 버리는 사람 

    신뢰 전문가의 진단 
    "신뢰는 내부에서 외부로 우러나"

    산드라 서쳐, '신뢰의 힘' 저자

    하버드대학교 교수님과 미라클레터의 대화 

    페이스북은 유독 내부고발자 문제가 많아요. 저도 페이스북에서 임원생활을 하다가 나와서 현재 하버드대학교 연구원으로 있는 디파얀 고쉬라는 인물과 대화를 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는 페이스북이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투명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비판을 했었어요.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유 때문에 회사 인사팀에서 쫓겨난 유명 유튜버 '패트릭 슈' (유튜버 명 '테크리드') 씨도 페이스북의 내부 생활을 비판하는 뉘앙스의 영상들로 인기를 얻었죠. 이밖에도 페이스북에는 보이지 않는 내부고발자들이 매우 많아요. 덕분에 아래와 같은 수많은 책들이 등장했죠. 


    최근 저는 '신뢰의 힘'(The Power of Trust) 라는 책을 쓴 저자 '산드라 서쳐' 하버드대학교 교수님과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신뢰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죠. 예를 들면 이런 대화였어요. 

    💌(미라클레터) 많은 IT 기업들에게서 내부고발자들이 탄생합니다. 구글에서는 팀닛 게브루라는 엔지니어가 있었죠. 그녀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구글은 과소평가하고 있다"라고 주장해서 파장을 낳았습니다. 페이스북은 또 어떤가요. 왜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 걸까요? 

    👩(산드라 서쳐) 많은 기업인들이 신뢰를 외부에서부터 받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광고를 하거나 캠페인을 벌여서 기업에 대한 이미지들을 외부로부터 쌓으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신뢰는 절대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마치 물리적 법칙처럼, 신뢰는 내부에서 외부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신뢰가 내부에서 무르익지 않았다면, 그 기업은 외부로부터 신뢰를 받기 어렵습니다.

    💌(미라클레터) 신뢰는 안에서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는 말씀이군요.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산드라 서쳐) 그럼요. 음식을 만드는 회사라면 그 음식을 만드는 과정 전체가 매우 깔끔하고 위생적이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비위생적이라면 직원들이 벌써 그걸 다 알겠죠. 세상에 비밀은 없습니다. 

    SBS 골목식당 캡쳐

    💌(미라클레터) 하지만 위계구조에 의해 움직이는 문화를 갖고 있는 회사들은 그런 비밀들을 숨기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라는 IT 회사에서 억압적 상사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일도 벌어지기도 했었어요. 

    👩(산드라 서쳐) 아니 그런 일이 있었다고요?!? 세상에나. 저는 잘은 모르겠지만 만일 그 회사에서 직원들이 상사에게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편하게 말할 수 없는 문화가 형성돼 있었다면 정말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신뢰는 내가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더라도 해고가 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편안함'에서부터 시작되거든요. 그런데 네이버라는 회사에 그런게 없었다면 그건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페이스북에는 수많은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그들의 페이스북 내부 의사결정 절차에 대한 신뢰는 매우 낮은 듯 하네요.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겠죠? 

    오늘은 페이스북에 있었던 일을 들려드렸어요. 요약하면 

    • 페이스북은 내부고발자로 인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 페이스북은 담배회사, 악덕 금융회사처럼 자기만 알고 사회를 등한시하는 기업처럼 비춰지게 됐다 
    • 그 결과 5일 새벽 잠깐 동안 페이스북의 주가는 5% 가량 떨어졌다.
    •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들의 영향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자존감을 낮추거나 음모론에 빠뜨리거나 중독성을 높이는 등 악영향을 주는 경우들이 있다 
    • 페이스북은 내부 직원들에게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하는 위중한 상황에 처했다. 

    이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두 가지 갈림길에서 결정을 내려야 해요.

    1. 내부직원 신뢰를 얻기 위해 페이스북 알고리즘의 대대적 개혁을 시도하느냐 
    2. 적당히 외부의 비판 무시하고 10대 및 신규사용자 늘리기에 주력하느냐 

    저커버그 CEO는 대선을 지나면서 정치권의 공격만 잘 피해가면 될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 마치 위생점검 나온 구청직원들의 특별 점검기간만 대충 잘 지나가면 될 거라 생각한 식당주인처럼 말이죠. 하지만 주방에서 바퀴벌레와 쥐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위생에는 투자를 전혀 하지 않을 기세의 식당주인 밑에서는 제대로 된 직원들이 일하기 어려운 거죠. 식당주인 눈에는 조그마한 바퀴벌레 몇 마리 나온거 갖고 뭐 그렇게 난리법석이냐 싶겠지만 문제가 있는 건 문제가 있는 거니까요. 

    오늘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미라클레터 독자분들께 페이스북의 사례를 전달드리며 저 스스로 신뢰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했어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고객들을 더 늘리려는 탐욕을 부릴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끼칠 수 있는 해악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장기적으로 시장을 가꾸어 나가겠다는 자세보다 단기적으로 자신만 이득을 보겠다는 생각이 이런 결과들을 낳는 것을 보면서, 미라클레터 역시 단기적으로 저희의 이득만을 보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됐어요. 제가 미라클레터를 계속 쓰는 한, 그런 마음. 잃지 않을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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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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