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6 vol. 34
안녕하세요. 반디님,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이상경입니다.🐻💚

며칠의 빗소리와 함께 올해의 무더위도 지나갔습니다. 뜨거운 햇빛이 참 무겁게 내리쬐던 여름이었습니다.
지난달 저는 땀을 뻘뻘 흘리며 화천에서 마지막 무더위를 즐겼습니다.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곰들이 놀고 쉴 수 있는 평상을 만들었습니다. 전기톱으로 나무를 재단하고, 그러다가 고장 난 톱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했습니다. 망치와 정으로 떨어지지 않는 나무토막을 쪼개고, 땅을 파 기둥을 세우고 기둥 위에 평상을 올리고, 콸콸 물을 마셔 갈증을 달랬습니다. 일상에서는 해볼 일이 없던 일들을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함께 경험하고 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곰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려다 제 삶까지 풍요로워집니다. 그렇게 저는 여름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른 아침 카페에 앉아 반디님들께 편지를 쓰는 제 손등 위로 햇살이 포개집니다. 이제는 무더운 햇빛이 아닙니다. 카페가 제법 추워서 햇살에 오히려 고마워집니다. 추운 계절이 오면 따듯한 햇살이 그리워지겠지요. 오늘의 햇살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추워지면 꺼내봐야겠습니다.

* p.s
   반디란? 곰보금자리프로젝트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한 애칭으로 반달가슴곰 + 버디(Buddy)를 합친 단어

💌 월간(月間)화천 - 8월 

바람에 서늘함이 섞여 불어옵니다. 드디어 여름이 가려나 봅니다. 다들 이 여름을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검은 털옷을 입은 곰들도 이 무더위 속 여름 나기가 무척 힘들었을 겁니다. 과일을 넣고 꽁꽁 얼린 간식을 주고 고무대야에 물을 가득 채워 사육장에서도 물놀이할 수 있게 하고 햇빛을 조금이나마 가려줄 차광막도 설치하며 돌보는 이들 딴에는 곰들의 더위를 달래주고자 바삐 움직였는데 곰들에게도 만족할 만한 여름나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덕이는 얼린 옥수수 알갱이를 아삭아삭 뜯어먹으며 여름을 보냈고 불볕더위에 방사장에 나간 미소는 얼음과일을 먹으며 더위를 달랬습니다. 더우면 더울수록 더 맹렬하게 울어대는 매미들의 울음소리 속에서 소요는 해먹에 누워 나른한 표정으로 낮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아무런 냉방장치도 없는 사육장에서의 여름나기가 얼마나 고되었겠냐만 그래도 마냥 불쾌하고 힘들지만은 않은 여름나기였기를 바랍니다.
 
곰들은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돌보는 인간들은 무척이나 괴롭고 힘든 여름나기였습니다. 숨만 쉬어도 땀이 줄줄 나는 날씨에 열세 마리 곰들의 먹이가 가득 담긴 양동이를 들고 돌길을 오르는 일, 많이 먹은 만큼 많이 싸는 곰들의 배변을 삽으로 퍼내고 실어 옮기며 사육장을 청소하는 일, 곰들의 더위를 식힐 커다란 고무대야에 담긴 물을 퍼내고 다시 담는 일, 곰들을 관찰하고 지켜보는 시간 동안 몸 여기저기에 모기에게 물리는 일상은 힘들다는 말로 다 표현되지 않는 고통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돌보는 일에는 '완료'라는 것이 없습니다. 잘하면 본전이고 부족하면 바로 티가 나는 일이기에 몸의 힘도 마음의 힘도 많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만큼 몸과 마음의 힘이 쉽게 닳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여름의 절정인 8월에 크게 체감했습니다. 그래서 돌보는 대상에 들이는 만큼의 정성과 수고를 자신을 위해서도 들여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곰들의 평안한 일상을 바라는 만큼 곰을 돌보는 이들의 일상도,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움직이고 목소리를 모으는 이들의 일상도 평안할 수 있도록 각자 스스로를 잘 돌보며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여름이 가고 다시 새로운 계절입니다. 곰이 살찌는 계절, 가을이 돌아옵니다. 여름내 곰들은 첨벙첨벙 물놀이하고 푸릇푸릇한 나뭇잎 냄새를 맡고 맛보며 여름을 걸었습니다. 이젠 한껏 배부른 몸으로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곰들이 가으내 지나야 할 길입니다. 슬슬 식욕이 올라오는 곰들을 위해 먹이량을 서서히 올리며 돌봄활동가들도 곰들의 가을 나기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곰들은 참 많이 먹고 가을엔 더 많이 먹습니다. 식비 걱정에 벌써부터 약간 아찔하지만 그래도 곰들은 넉넉히 많이 먹고 배부르게 먹으며 가을을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에도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하트)
🐻NEWS
✔ 끝나지 않는 비극, 사순이의 감금 20년

환경부는 사육야생동물을 제대로 관리하라

사육시설에서 야생동물이 탈출하는 사고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동물이 감금시설에서 나갈 수 있게 되었을 때 일단 나가는 것은 자연스럽다. 탈출한 동물들은 자유를 찾아 떠나기 위해 나간 것이 아니라 문이 열려 있고 이동할 수 있는 틈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일단 나가본다. 감금이 실패하면 동물에게는 죽음이, 인간에게는 사고가 기다린다. 그래서 야생동물을 가두어 기르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미 사육되던 야생동물은 대체로 다시 본연의 생태계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가두려면 잘 가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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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들을 위한 선물
 ‘곰숲’에 곰들이 타고 놀 구조물을 만들었습니다. 구조물은 높이 2미터, 가로세로 2미터의 평상 모양으로, 높은 곳에 올라 쉬기를 좋아하는 곰들에게 자연스러운 행동의 기회를 주기 위한 기획이었습니다. 작년 7월 곰숲을 만들면서부터 예정했었지만 전문 목수를 모시는 데에 실패하면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에게 부탁하면 좋았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어 이번에도 활동가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위치를 정하고, 밑그림을 그리고, 자재와 공구를 골랐습니다. 무거운 나무를 세우고 고정하는 작업이라 인원이 많이 필요했고, 곰들을 위해 땀 흘려 주실 분들을 모았습니다. 동물권행동카라와 홍은전 선생님의 ‘동물권 글쓰기 모임’ 참가자들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HSI KOREA활동가’들이 이 험난한 작업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후원계좌 : 기업은행 203-147531-04-013 사단법인 곰보금자리프로젝트 
Paypal Donation : projectmoonbea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