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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기후
  
알프스 18.1도..눈과 겨울이 사라진 유럽

- 오늘도 춥죠?

추워요(덜덜) 삼한사온이 실종됐다는데 저는 있는 것 같아요. 3일은 영하 10도, 4일은 영하 7도, 삼한사온...

- 우리와 북미는 지금 투모로우 한파로 고통받고 있는데 일부 유럽 국가는 이상고온으로 초여름 날씨라구요?

예, 평년보다 심하면 18도 이상 높은 극한 고온 현상이 찾아오면서 폴란드와 덴마크, 체코, 네덜란드 등 최소 8개 유럽 나라가 역사상 가장 따뜻한 1월을 기록했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 얼마나?

폴란드 코르비에로프(Korbielów) 실레지아 마을의 경우 1월 평년 기온이 1도인데요, 최근 19ºC를 기록했습니다. 평소보다 18도 가량 높은 5월 날씨가 겨울에 펼쳐지고 있고요, 체코의 Javorník 지역은 최근 19.6ºC로 1월 평균 기온(3ºC)보다 16도 이상 높습니다. 이 맘때 영하권이던 벨라루스의 Vysokaje 지역도 최근 16.4ºC까지 오르는 등 유럽 곳곳의 수천 개 개별 관측소에서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유럽의 기상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Maximiliano Herrera)는 "12월 31일부터 1월 2일까지 독일에서만 거의 950개의 기록이 깨졌다"고 말했습니다.

- 알프스에선 눈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도?

알프스 산맥이 워낙 방대하기에 모든 곳이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스위스와 프랑스의 접경지대인 주하(Jura) 산 델레몽 관측소에서는 1월1일 기온이 18.1도였다고 보고했습니다. (헐, 18.1도?)
이러다보니 스위스 기상청 블로그에서는 '새해를 맞아 우리가 겨울의 최정상에 있다는 걸 잊게 된다'는 웃픈 표현도..
현지시간으로 1월2일 <유로뉴스>에서는 알프스 대부분 지역에서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고 이상고온 현상으로 푸른 잔디가 산맥을 뒤덮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알프스하면 스키인데 눈이 없으면...

산 정상에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스키장 운영자와 스키 팬들이 당혹스러워한다고 하는데요, <유로뉴스>는 새해 첫날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의 일부 스키 메카에서 눈 대신 풀밭, 바위, 흙이 보였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https://bit.ly/3Q99s2V )

- 파리에서는 반바지 차림도 눈에 띤다는?

지난 연말 <경향신문>에 따르면 파리는 일주일 내내 10도 안팎의 포근한 날씨를 보였고 공원에서는 반바지를 입고 운동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예년보다 5도 가량 높은 '가장 더운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는데요, 제가 오늘 아침 검색한 1월4일 파리 기온은 10도였습니다. 최고기온 14도.
이 밖에도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남부는 1월 사상 가장 더운 24.9ºC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이 전하고 있는데요 기상학자 에레라는 이상고온이 넓은 지역에 걸쳐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들어 유럽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 왜 이렇죠?

기상학자들이 보수적이라서 대부분 이 현상을 기후변화로 설명하기에는 이르다고 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와 북미를 얼어붙게 한 북극한파의 또 다른 모습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의 민영방송 <TF1>은 북미를 덮친 극지방 폭풍이 수천㎞의 대서양을 건너오면서 따뜻해진 한편 북아프리카의 고온을 유럽 쪽으로 끌어들여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의 많은 기상학자들은 앞으로 보다 넓은 지역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질거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 그래도 추운 것보단 낫지 않나요?

저도 동감...더구나 에너지 위기속에 없는 사람들한테는 혹한보다 이상고온이 낫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러나 기후위기의 본질은 온난화가 아닌 불확실성에 있습니다. 예전에 온난화되면 여름 휴양지가 더 늘거라며 부동산 투자하겠다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해수면 상승을 보고는 오션뷰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빠지고 있기도 하죠. 어떤 나비효과가 이어질지, 특히 산불이나 농업생산, 식량위기 측면에서 유럽의 이상고온 역시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눈이 사라진 알프스, 겨울이 실종된 유럽...남의 일이 아닙니다.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한반도 겨울도 사라질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십시일반 할 때입니다. 북미, 유럽, 한반도 날씨 계속 예의주시하겠습니다.

<참고 자료>
- Damien Gayle, <Extreme event’: warm January weather breaks records across Europe>, (Gurdian, 2023년 1월2일)
- <Snow shortage in the Alps amid abnormally high temperatures>, (Euronews, 2023년 1월2일)
- <Alps face snow shortage in unseasonably warm winter>, (Euronews 유튜브채널, 영상 https://bit.ly/3Q99s2V )
- 박은하, <뉴욕 꽁꽁 얼 때 파리선 반바지…유럽의 겨울이 사라졌다>, (경향신문, 2022년 12월29일)
    👇아래 사진은 올해 1월1일 유럽의 고온현상을 기록한 스코틀랜드 기상학자의 트윗
신년사에서 '기후'를 언급한 사람들의 말말말
[심야의 팟캐스트] "우리가 알던 날씨가 아니다"
시즌1 마지막 편입니다. (이제 오늘의 기후 방송에 전념)
기후레터는 2022년 3월16일 첫발송을 시작으로 매주 화,목 발송합니다. (평일 공휴일은 쉽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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