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석이들, 연휴 잘 보냈나요?

오늘은 조금 아쉬운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에필로그를 마지막으로 시즌 10 <LIFE : ON AIR>가 막을 내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방구석 문화생활도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2021년 1월에 시작한 방구석 문화생활은 지난 3년 8개월 동안 200편이 넘는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다양한 작품 추천과 문화예술계 소식을 전해왔는데요. 5명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10명이 되기까지,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애정을 갖고 방구석 문화생활을 운영해왔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모두가 큰 애정을 갖고 운영해 온 만큼 아쉬움도 크지만, 일과 학업에 변화가 생기면서 운영에 집중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오랜 시간 고민 후 결정한 것이니 꾸석이들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쉬움과 애정을 담은 마지막 에필로그는 2주에 걸쳐 발송됩니다. 엔딩 크레딧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인생 상영관 <LIFE : ON AIR> 마지막까지 함께해 주세요! (다음 주엔 반가운 이름이 보일지도?! 😉)
꾸석이들에게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영화 에디터 씨네벳 🐱
마지막이라니, 너무 아쉬워요🥹(이 글을 읽으실 때면 저는 이미 훈련소에,,,) 마지막인 만큼 이 자리에선 가장 개인적인 작품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바로 제가 어릴 때 가장 많이 돌려본 추억의 영화, 원제는 <Treasure Planet>이고, 한글 제목은 별 성(星)자를 쓴 <보물성>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보물성> 스틸컷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유명 소설 <보물섬>을 원작으로 하면서, 스팀펑크 디자인의 스페이스 오페라 세계관으로 각색한 작품이에요. 매력적인 디자인 재창조를 기반으로 원작의 이야기를 좀 더 단순화하고, 주인공 짐 호킨스와 실버 선장 사이의 유사 부자 관계를 더 깊게 파고드는 서사적 감동도 있달까요. 여러분과의 마지막이, 이 영화의 엔딩같은 아름다움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추천해 봅니다. 여러분 잘 지내길 바라고, 또 만나길 바라요~🙋‍♂️



🎥 영화 <보물성>디즈니 플러스, 유튜브, 웨이브, 시리즈온 등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p.s. 여러분에게 숙제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이번 에필로그에 좀 더 소개하고 싶던 작품이기도 해요. 바로 차이밍량 감독의 <안녕, 용문객잔>입니다.

[출처] IMDB, <안녕, 용문객잔> 스틸컷


굉장히 느린 호흡의, 정적인 이 영화는 폐관을 하루 앞둔 영화관의 두 시간을 그리고 있어요. 빗소리, 복도에 울려 퍼지는 자연음 등은 흡사 영화관의 단말마처럼 들려옵니다. 영화관의 시공과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천천히 각인하면서, 흡사 관객이 유령이 되어 이 영화관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느낌이랄까요. 어느 OTT에도 아직 풀려 있지 않고, 어느 VOD로도 판매하고 있지 않은 이 영화는 그 어떤 영화보다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입니다. 최근에 저도 영상자료원 기획전을 통해 겨우 볼 수 있었네요. 다시 만날 그날까지, 여러분이 이 영화를 꼭 극장에서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짜로 안녕.

책 에디터 세진 🍃

깔끔한 작별인사? 전 이런 거 못해요. 영원한 이별? 그런 거 안 믿습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있죠. 전 이 쪽을 좀 더 좋아합니다.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 꾸석이들과 소중한 인연으로 만났으니 헤어지기도 하고, 우리는 헤어졌으니 꼭 다시 만날 거예요. 밴드 오아시스가 재결합하고 나서, 확신하게 됐어요. 영원한 이별 같은 건 없다고요. 우리 또 봐요! See you. 

진짜 마지막은 아닐 거라 믿으면서도, 마지막 레터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스터피스라고 불리는 책, 영화, 음악을 소개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담 내려놓고, 힘을 쭉 빼서 날 것의 취향을 그대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더 특별하게요!

현재 2024년 9월 19일 오전 11시 저의 애플 뮤직, 가장 최근에 들은 음악 순서예요.

좋아하는 프랑스 아티스트인데요. 최근에 서울에 왔었어요. 음악 비트가 좋아요.


“언젠가 내가 풀마라톤에 도전하면, 그 준비 과정을 담은 영상을 꼭 찍고, 그 배경 음악은 꼭 이 노래로 써야지”하고 최근에 자주 듣는 노래입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여름에 듣기 좋은 복합적으로 잘짜인 매력적인 노래?


강렬한 도입부. 사실 그게 전부.


엉덩이 뚱쓰뚱쓰하고 어깨 들썩들썩거리기 좋은 노래입니다.


칼든강도 음악은 우연히 ‘들려야’ 더 좋은 것 같아요. 이 노래도 카페에 갔다가 들리는 킨더조이 목소리가 심장을 때려서 갑자기 또 찾아들었어요.

연뮤 에디터 윌비 🎶

마지막이라니, 괜스레 더 소중하고 애틋해져서 어떤 작품을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연뮤 에디터로서 마지막 작품은 역시 제가 사랑하는 공연 작품으로 소개 드려야겠죠? 세상이 내 편이 아닐 때, 모두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때. 살아만 있다면,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위로하는 뮤지컬 <시데레우스>를 소개할게요!

[출처] 주식회사 랑, 뮤지컬<시데레우스> 공연사진


작품은 '지동설'의 근거를 찾은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중심으로, 별들의 이야기와 시대의 벽에 가로막혔던 현실을 그립니다. 저에게 <시데레우스>는 환상적인 무대와 조명, 아름다운 선율로 볼 때마다 또 반하게 되는 작품인데요. 작품 속 좋아하는 가사로 마무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 새롭게 맞이할 여러분의 모든 시작을 응원하겠습니다.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으니 강추합니다!


너의 눈 앞에 항상 길이 있기를

바람은 언제나 너를 스쳐가고 따듯한 햇살만 너를 감싸주길

- 뮤지컬 '시데레우스' 중 -


🎪 뮤지컬 <시데레우스>
📍2024. 07. 24 - 2024. 10. 13 / 플러스씨어터 / 100분

어느덧 '마지막'의 순간이 찾아왔네요. 때로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소개해 드릴 수 있어 설렜고, 때로는 저의 서툰 글이 쑥스럽기도 했어요. 항상 같이 고민해 주었던 기획자 두 분과 에디터분들, 그리고 구독해 주셨던 꾸석이 분들 덕분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시원섭섭한 이 마음, 더 좋은 만남과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 믿으며 마지막 인사 드립니다💞

책 에디터 영글 🐾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고, 그에 따라 마음의 깊이를 더해가는 것 같아요. 어렴풋한 느낌들에 알맞을 이름을 붙이기 위한 책, 김소연 시인의 <마음사전>을 소개합니다. 솔직함과 정직함의 차이는 무엇일지, 매력적인 사람과 미더운 사람은 어떻게 다른지… 시인의 예민한 감각으로 포착한 마음들을 글로 만나보세요.

[출처] 교보문고


몸의 귀도 한쪽만 쓰면, 소리의 방향에 둔감해진다고 한다. 마음도 그렇다. 방향을 잃는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어디서 들려오는지 잘 듣지 못하고 헤맨다. 내 마음은 언제나 귀를 잘 닦고 양쪽을 함께 쓰고 싶다. 나를 부르는 소리를 잘 듣고, 어디서 들려오는지 잘 알고, 헤매지 않고 가 닿고 싶다.



📖 책 <마음사전>예스24, 알라딘, 네이버 시리즈, 리디에서 e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소개한 책들이 꾸석이들의 마음을 골고루 쓰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방구석에서 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로 마음의 방향을 잘 잡으며 나아가 봐요 우리! 그리고 어디선가 절 부르신다면, 제가 가 닿을게요.🐾

연뮤 에디터 규나 👾

끝. 언제나 설렘을 주는 말이죠. 새롭게 시작될 순간이 마침내 왔다는 거니까요. 끝으로 제가 소개할 뮤지컬은 <애니(Annie)>입니다. 10살 나이에 봤던 제 인생 첫 뮤지컬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무척 특별하거든요.

[출처] 인터파크 티켓


원작의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극의 주인공은 11살 소녀 ‘애니’입니다. 11년 후 꼭 돌아오겠다는 부모님의 약속만 철석같이 믿은 채, 악덕 원장 해니건이 매일 같이 시켜대는 혹독한 일들을 묵묵히 견디고 있죠. 사건은 억만장자 워벅스의 비서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함께할 아이로 애니를 고르면서 진행됩니다. 이 작은 어린이가 목석같은 워벅스씨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며 여러 변화가 시작된 것이죠.


뮤지컬 <애니>의 대표 넘버는 ‘투머로우(Tomorrow)’입니다. 내일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곡이죠.

Tomorrow, Tomorrow, I love you, Tomorrow

Yor’re always a day away

The Sun will come out tomorrow



🎪 뮤지컬 <애니>

📍2024. 10. 01 - 2024. 10. 27 / 유니버설아트센터 / 14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민우혁 배우의 스페셜 레터로 처음 참여했던 것이 얼마 전인 듯한데, 벌써 마지막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시작은 같지 않았지만, 새로운 내일을 맞는 순간에는 함께라 좋군요. 모쪼록 레터를 끝까지 즐겨 주시기 바라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우리 새로운 내일에, 또 봐요!

드라마 에디터 수이 🦋
처음만큼, 아니 어쩌면 처음보다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방구석의 마지막은 더욱 더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드라마 에디터로서 감히 완벽에 가까웠다고 평가하는 작품 하나를 소개드리며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바로 <미스터 션샤인>입니다. 드라마는 비교적 호흡이 긴 만큼 캐릭터들의 구성과 이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이야기의 전개가 얼마나 짜임새 있게 진행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실제로 이 기준을 중심으로 방구석 작품을 선정했답니다.) <미스터 션샤인>은 이 요소를 모두 충족하면서 아름다운 영상미와 대사까지 흠잡을 데가 없는 작품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의병(義兵)들을 주인공으로 둔 귀한 작품으로, 아직 보지 않은 꾸석이들이 있다면 꼭 한 번 보시기를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출처] tvN 공식 유튜브


"나도 그렇소.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오.

양복을 입고 얼굴을 가리면, 우린 얼굴도 이름도 없이 오직 의병이오.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꼭 필요하오."



📺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티빙, 넷플릭스, 네이버 시리즈온 등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꾸석이 여러분께 작품을 소개해드릴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에디터로 활동하며 내가 사랑하는 것을 타인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얼마나 의미있는 것인지 자주 생각하곤 했는데요. 그 여정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자주 행복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멋진 기획자 헨젤, 그레텔 그리고 에디터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Glory(영광)였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의 마지막 대사를 빌려 인사드립니다. 씨 유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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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구석 문화생활은 씨네벳🐱, 세진🍃, 윌비🎶,  벨🌟, 영글🐾, 규나👾,
수이🦋, 여니🎀 그리고 헨젤🧁과 그레텔🍑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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