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주간 환경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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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에 어둠이 사라진다면💡
안녕하세요! 위클리어스 킹크랩입니다🌊
제주의 유명 관광지인 성산일출봉에 어둠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바로 제주도에서 추진 중인 성산일출봉 '대형 빔 스크린' 사업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성산일출봉 암벽의 일부를 스크린처럼 활용하여 야간관광을 활성화한다는 사업입니다. 성산일출봉에 대형 프로젝션을 비추면 과연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이번 위클리어스에서는 성산일출봉 대형 빔 스크린 사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성산일출봉에 '빔 프로젝션'을?!
작년 9월 열린 세계유산축전 당시 성산일출봉 암벽에 빛을 쏘아 만든 이미지. (출처: 미디어제주)
지난 20일, 제주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성산일출봉의 절벽에 '대형 빔 스크린'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제주도는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해 성산일출봉 수마포구 쪽 암벽면에 축구장 크기(가로 120m, 세로 80m)의 영상을 비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 밝혔습니다.

제주도는 2020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42억 원을 들여 성산일출봉 인근에 컨테이너·영상 프로젝터 9대·스피커 4대 설치, 콘크리트 기초 터파기 공사, 전선 매립 공사 등을 시행할 계획이었습니다.

<성산일출봉 빔 스크린 운영 타임라인>
- 2019.10 지역주민 건의로 사업 착수(제주도지사와 지역주민의 대화)
- 2020.03 지역주민과 제주도의원 참여 간담회 개최
- 2020.04 제주도 빔 스크린 사업계획 수립
- 2020.06 성산일출봉 영상미디어 시스템 구축 기본설계·타당성 용역
- 2021.01 제주도,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 신청
- 2021.06 문화재청, 현상변경 불허
- 2021.08 제주도, 제주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타당성 정밀검토 의뢰

2019년 10월 지역주민의 건의로 시작된 성산일출봉 대형 빔 스크린 사업의 사업계획은 작년 4월에 수립되었습니다. 이후 제주도는 성산일출봉 영상미디어 시스템 구축의 설계와 타당성에 대한 용역을 발주하였습니다. 용역이 종료된 올해 1월, 제주도는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난 6월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경관 저해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불허했습니다.

현재 제주도는 제주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사업에 대한 타당성 정밀검토를 의뢰하였으며, 결과는 11월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강만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 사업은 지역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검토되고 있는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11월 중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성산일출봉에 빛을 비추면...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매 (출처: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는 이번 성산일출봉 '대형 빔 스크린' 사업에서 약 3만7000루멘의 빔 프로젝터 9대를 설치하여, 주 1일 가로 120m, 세로 80m 크기의 영상미디어 상영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 LED헤드라이트(약 4000루멘)보다 9배 이상 많은 양 빛입니다. 이처럼 다량의 인공조명 불빛을 성산일출봉에 비춰도 괜찮은걸까요?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공해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다양한 연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빛공해는 이동 패턴, 수면 사이클, 생식과 같은 동물들의 식생에 악영향을 미쳐 종종 동물들이 혼란에 빠지거나,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합니다.

'대형 빔 스크린' 사업이 계획된 제주 성산일출봉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23-7호인 매의 서식지입니다. 매 이외에도 성산읍 일대에서는 팔색조, 긴꼬리딱새, 황새 등의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업이 시행되면 인근 동물들이 강한 빛에 주기적으로 노출되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둠을 잃어서 사라지는 생물들
조명에 모여든 나방 (출처: 픽사베이)
해외에서는 빛공해로 인한 새, 곤충, 바다거북 등의 피해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북아메리카의 조류 142종을 관찰한 미국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빛공해에 노출된 새들은 18일 ~ 1개월 일찍 둥지를 틀었다고 합니다. 이는 새들의 생식주기에 영향을 미쳐, 새끼 새들이 먹이가 준비되지 않은 기간에 일찍 부화할 수 있습니다.

빛공해는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혼란을 일으켜, 새들이 빛이 나는 곳으로 충돌하여 폐사하기도 합니다. 철새들은 천체를 관찰하여 이동방향을 정하기에, 밤에도 밝은 조명이 가득한 도심에서는 충돌사고로 인한 새들의 집단 폐사 사고가 종종 목격됩니다. 미국에서는 빛공해 등의 이유로 매년 약 1억 ~ 10억 마리의 새들이 건물에 충돌하여 폐사합니다.

빛공해는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곤충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가로등과 같은 인공조명이 나방의 행동과 애벌레 개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연구진이 가로등이 있는 영국의 26곳을 조사한 결과, 인공 조명이 있는 곳에서 애벌레 개체 수가 약 절반 감소했다고 합니다.

바다거북과 같은 해양생물도 빛공해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 바다거북은 바다에 반사되는 달빛을 따라 바다로 향합니다. 그러나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공해로 많은 새끼 바다거북들이 육지쪽으로 이동하여 사고를 당하거나 수분부족으로 죽게 됩니다. 바다로 제대로 이동한 새끼 바다거북 1만 마리 중 1마리만 성체까지 성장하기에, 빛공해로 인한 새끼 바다거북의 폐사는 바다거북 전체 개체 수에 큰 악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엑서터대학교의 연구진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7년 간 인공위성으로 관찰 가능한 빛공해만 최소 49%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푸에르토리코 등은 빛공해 감소를 위한 법을 제정했습니다. 그 중 프랑스는 2019년 실외조명에 대한 법 제정을 통해 빛공해를 6% 감소시키는 효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생태계를 위하여 때로는 빛보다 어둠이 필요한 법입니다. 앞으로도 제주 성산일출봉의 생태계가 보호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 3줄 요약 <
👆. 제주도, 성산일출봉에 '대형 빔 스크린' 사업 계획중!
✌. 해당 사업으로 성산일출봉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매 등의 생물의 식생이 위험할 수도🦅
👌. 전 세계에서 빛공해로 인해 위기에 처한 조류, 곤충, 바다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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