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에 이야기가 없으면 살 맛이 안나는데 2023년 2월 13일에 보내는 검치단 LET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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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취향, 비슷한 사람들의 음악중심 도피처 (주의 : 검정치마 팬클럽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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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분들을 위한 요약 😎
-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요. 플레이리스트도 따뜻하게 하셔야죠. 오늘 노래 자신 있어요
- 저는 나무위키 읽는 걸 좋아합니다. 특히 물건을 살 때 꼭 참고해요. 그런데 그게 다 이유가 있는 일이라서요...
- 글이 길어지면 본문을 뉴스레터에 다 넣지 않고 브런치 링크로 안내하려고 해요. 노래가 먼저인 분들은 레터에서, 글도 읽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브런치 링크에서 마저 읽어주세요. (이 방식이 별로라면 피드백 주세요! 언제나 열려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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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se Barrera - Maybe We Could Be a Thing (with Michael Carreon, Albert Posis)
음악을 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날씨와 계절일 것입니다. 날이 화창한데 우울한 노래를 권하는 것은 매너가 아니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노래를 추천할 때 겨울에서 봄이 되는 순간은 여름에서 가을이 되는 순간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권해야 하는 노래의 결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봄입니다. 아직 2월이라곤 하지만, 제 마음은 벌써 봄을 가리키고 있어요.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겨울은 유독 봄을 빨리 재촉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봄에 듣기 좋은 음악을 고르려고 해요. 아직 마음 속에 봄이 오지 않으셨다면 이 노래로 봄을 불러보시길, 이미 맘 속에 봄이 오셨다면 이 마음으로 아직 추운 아침을 달래보시길.
제시 바레라는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최근에는 다른 뮤지션들과 협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딱 봄이 떠오르는 노래가 있어 가져왔어요. 제목을 직역하면, '우리는 아마 하나가 될 수 있어' 정도가 되겠지만... '우리는 '어떤 물건'이 될 수 있어' 라고도 보이더라고요. 왜냐면 오늘 제가 쓴 글은 '물건'에서부터 시작된 글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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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이 쓰던 카메라를 산다는 것
나무위키 읽는 걸 좋아합니다. 나무위키가 아주 정확한 정보를 다루고 있지 않는다는 것은 압니다. 혹자는 한 80%만 믿으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위키를 찾는 이유는 읽기 쉽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알고 싶은 대상에 대해서 80% 정도를 아주 쉬운 방법으로 알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죠.
나무위키를 읽을 때 가장 신나는 순간은 새로운 물건을 샀을 때입니다. 모든 물건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사연이 없는 물건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물건을 사기 전, 저는 모든 물건의 모델명을 나무위키와 구글에 검색해 봅니다. 겉으로는 맹숭맹숭해 보였던 물건도, 나무위키에 모델명이 검색되는 순간 갑자기 가슴과 지갑이 선덕거립니다.
이야기란 건 사실 별 게 아닙니다. 골동품을 모으는 제게 이야기라는 건 대부분 역사입니다. 역사가 담긴 물건엔 마음이 달라집니다. 눈앞에 있는 낡은 워크맨이 세계에서 최초로 나온 워크맨이라면 마음이 달라집니다. 우연히 마주친 필름카메라가 앤디 워홀이 썼던 카메라라면 달라집니다. 그 카메라에 앤디 워홀의 지문쯤은 없어도 됩니다. 그가 썼던 것과 같은 모델이라면, 그가 그 모델을 들고 다녔던 사진 한 장이라도 있다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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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들은 쌓여서 좋은 안주가 됩니다.
- '와, 필름카메라 찍으시는군요.'
'아, 예.(처음부터 대화를 받아선 안 됨)'
- '카메라가 참 멋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카메라입니다.(이 순간을 기다려왔음) 코니카 C35라는 모델인데, 앤디 워홀이 들고 다녔던 모델이라고 해요.(약간 거리 둬서 말하는 게 포인트) 1975년에 처음 발매됐고요. 엄청 비쌀 것 같지만 또 그렇지 않아요. 당시에 워낙 많은 수량이 팔렸었거든요. 아, 물론 이렇게 상태 좋은 양품을 구하는 게 쉬운 건 아니긴 하죠.(조금의 자부심이 필요함) EF 모델이랑 AF모델이 있는데 제가 갖고 있는 건 EF 모델이고...(이 이하로는 사실 안 들어도 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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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BREIFING 일주일 동안 보고, 듣고, 느끼고, 전하고 싶은 것들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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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검치단 2월 음감회 안내
검치단의 두 번째 음감회 소식을 전합니다. 날짜는 2월 23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진행됩니다. 장소는 동일하게 강남 트레바리 6층 시청각실에서 진행될 예정이에요.
이번 달의 주제는 '당신이 검치단이라면 분명히 좋아할 음악' 입니다. 각자 검치단 사람들과 나눠 듣고 싶은, 검치단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좋아할거라고 생각한 노래를 한 곡씩 골라서 함께 나눠 들어요. 제가 여러분이 좋아하실만한 아티스트를 여럿 골라갈테고, 앨범을 같이 듣는 시간도 가질 예정입니다.
이번엔 지난 번처럼 아날로그 앨범을 들고 오실 필요는 없어요. 노래만 가슴 속에 담아서 오시면 됩니다. 지난 번에 참여하셨던 분들의 후기가 참 좋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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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의 짧은 소식들
- 검치단 1기 모집은 2월 28일(화)까지! 검치단 1기가 되시면 받을 수 있는 혜택. (1) 단원들에게만 보내는 스페샬-레터 (2) 다양한 검치단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3) 검치단 가입 기념 스페셜 굿즈를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부담 없이 지금 신청하세요.
- 단장의 다음 콘서트 행선지는 '편리왕' 킹스오브컨비니언스(이하 편리왕)의 공연을 보러가게 되었어요. 제가 편리왕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는데, 앨범을 LP와 카세트테이프로 꽤 많이 갖고 있더라고요. 제가 공연을 고르는 기준은 하나, '영원히 내한하지 않을거라면 후회할텐가?' 에서 '처절히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가기로 했습니다. 코로나로 모든 내한 공연이 취소됐을 때 그동안 보러가지 않은 공연들에 정말 매일 매일 후회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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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읽은 것
계속 김영민 교수님의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읽고 있어요. 맘에 드는 구절을 요약해 소개하자면...
정말 그리기 어려운 대상은 '없음' 혹은 '부재'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려내야 하는 어려움이라니. 캔버스를 그냥 비워두면 되지 않냐고? 그러면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것이지, 부재를 그린 것은 아니다. (중략)
빗질 자국이 남아 있는 마당이 빗질 자국조차 없는 마당보다 깨끗해 보인다고. 그게 정말일까? (중략) 불필요한 잡것을 비워내고자 했던 노력의 흔적이 한층 더 깨끗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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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산 것
그래요. 카메라 샀어요. 코니카 C35 AF, 그리고 펜탁스 ESPIO 80 이렇게 두 종류를 들였습니다. 사실 단편에 등장한 앤디 워홀의 카메라는 C35 EF예요. 저는 초점을 편하게 맞추고 싶어서 오토포커스(AF)를 샀는데, 앤디 워홀이 쓰던 정확한 그 모델은 EF라고 하더라고요. 검치단 내에서는 박파고님이 갖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오토포커스 카메라라는 말에 후다닥 사버렸지 뭐예요.
사진 속 맨 위의 카메라는 할아버지의 유품인 캐논 FTb, 두 번째가 코니카의 C35AF, 그리고 맨 아래의 세번째가 펜탁스의 ESPIO 80입니다. 필름 카메라의 발전사를 보는것 같네요. 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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