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얼마전 나다 총회 때도 왔었는데 그때도 엄청 주목받았던 거 기억 나? 책언니 처음했던 2013년 여덟살 들이 스무 살이 되어서 나다 총회 왔다고, 다들 막 신기해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그랬는데. 혹시 좀 부담스럽진 않았어? 이렇게 주목받는 기분이 어때?
의린 : 뭔가 소개가 될 때 좀 자부심. 그래도 쩡열을 좀 오래 보고 또 나다에서도 오래 같이 함께한 거니까 그렇게 소개해주면 뭔가 뿌듯한 거 같아.
동현 : 나도. 되게 신기해. 자랑스럽고.
우리가 참 오랫동안 서로를 지켜봐줬다는 게 새삼스럽게 뭉클해. 그 시간동안 너희는 어떻게 변해온 것 같아?
의린 : 그렇게 많이 달라진 것 같진 않아. 아직도 아직도 혼나는 게 무섭고 아직도 규칙을 무조건 지켜야 되고 또 누구 챙겨야 된다는 생각도 있고… 그래서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책언니 멤버들 같이 주위에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 게 중요한 거 같아.
동현 : 나는 그래도 좀 달라진 것 같아. 조금 나 스스로에게 유해졌어.
난 사실 너희가 정말 좋은 사람으로 자라왔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해. 그래서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고 그래. 한동안 떨어져있다 만났을 때 더 많이 생각했던 거 같아. 너희도 그런 느낌이 있을까?
의린 :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하기 부끄럽지만 그냥 이 사회에서는 우리가 진짜 좋은 사람인 것 같아. 뭔가 생각을 바르게 할 수 있고 또 생각한 대로 또 행동할 수 있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된 거. 좀 덜 이기적인 것 같기도 하고 같이 사는 방법을 아는 것 같은데…. 어때? 너는
동현 : 나도 약자를 보는 눈이 커졌다. 약자를 보는 나의 태도. 난 정말 독실한 크리스천이었고, 그렇게 계속 자랐으면 약간 왜곡된 약자관을 갖지 않았을까? 남고 다닐때도 한울이랑 그런 얘기 진짜 많이 했어. 그때 여성관을 그렇게 잘 갖지 않았으면 정말 큰일났었겠다. 우리도 전형적인 남성으로 살았겠다.
너희가 스무살이 된 건 나한테 엄청 이상한 일이야. 너희를 처음 만났을 때의 내 나이가 된 거잖아. 그 여덟살들이. 의린이도 작년에 그런 얘기 해줬지. 너희가 스무살이 되고 보니까 그때 스무살 쩡열이 어때보여?
의린 : 불쌍해. (웃음) 나였으면 진짜 못 버티고 꼰대처럼 그냥 애들을 대했을 것 같은데 8살이랑 친구 먹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그걸 또 해줬고. 그래서 불쌍한데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느낌.
동현 : 나도 이제 어른이 되고 동생들도 많아지고 후배들도 많아지잖아. 그때마다 나도 내 나이, 내가 살아온 삶을 근거로 애들한테 해결책을 주기도 하는데 그때 쩡열을 생각하면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조용히 들어줬던 것 같거든. 내가 막 힘든 일을 말하든 뭘 하든 해결책을 주기보다는 그냥 조용히 있다가 한번 뭐 해봐 그러고 던져주고. 근데 나는 그런 거 못했을 것 같아. 그래서 쩡열이 되게 신세대적인 사람 (쩡열 : 야! 지금도 신세대거든!) 그러니까 그만큼 더 진보적인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
내가 너희를 지켜본만큼 너희도 나를 지켜본 거잖아. 나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나를 이해해온 시간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내가 나다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도 총회에서 함께 지켜봐줬고. 그랬을 때 나도 궁금한 거 같아. 너희는 친한 친구를 떠나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바라볼까?
의린 : 내 주변이나 내가 생각했을 때 참된 어른. (일동 : 폭소, 어른 아니라매) 참된 사람.
동현 : 정말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이다. 친구를 떠나서 보면 조금 꾸준한 사람. 어떻게 말하면 끈질긴? 일단 우리와 함께한 시간도 그렇고. 이 활동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서. 너희들의 고민을 잘은 모르지만 서울에서 장수로 내려가게 된 계기가 있었고, 그래서 장수에서 그 일을 이어 하는 거잖아. 장수로 내려가서까지 하는 것도 나는 그 정도의 의지인가라는 생각도 들었고, 장수도 훨씬 상황이 안 좋은데 그걸 또 꾸역꾸역 어쨌든 열심히 계속하려는 거 보니까 정말 꾸준히 같은 뜻을 갖고 하는구나 생각을 했었어.
인터뷰도 그렇고 내 활동이나 나다에서 하는 것들을 지지해주고 그러잖아. 그건 친구이기 때문이야?
의린 : 그치, 근데 우리도 책언니도 하고, 나다에서 하는 활동도 같이 참여를 해보고, 또 우리가 직접 느껴봤으니까. 이거는 정말 필요한 활동이다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 넌 어때?
동현 : 나도 네가 친구라서도 맞지만,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나다가 말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 다양성이 생기는 거잖아. 이제 막 청소년을 대변하는 사람들 그리고 여성들을 대변하는 사람들 이렇게 점점 다양성을 넓혀간다. 너희가 막 그렇게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해도 누군가는 이제 청소년을 위해 목소리를 낸다는 거에 의미가 있고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몰라 좀 감동이야. 청소년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어떤 거야?
동현 : 청소년은 어쨌든 약자니까. 청소년은 약간 약간 애매해. 어린이도 아니고 청년도 아니고 그 애매한데 또 제일 방황하는 시기잖아. (쩡열 : 너도 그랬어?) 청소년 때 큰 일탈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는 되게 생각이 많았어. 나에 대해서 생각도 많고 세상에 대해서 생각도 많고. 그래서 그때 쩡열한테 얘기를 많이 했던 게 내가 하는 그런 고민들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어. 근데 나는 뭐라 그래야 되지? 답을 주지 않을 어른이 쩡열밖에 없었어.
평가하지 않을, 가르치지 않을 그런 어른인가?
동현 : 응 맞아.
자, 그럼 마지막으로 이걸 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동현 : 일단 책언니 활동의 결과물이 어쨌든 우리인 거잖아. 난 우리가 좋은 결과라고 생각을 해. 책언니를 통해서 이런 친구들, 이런 사람들이나 이런 관계들을 이 사회에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면 좋겠어. 그래서 책언니가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해.
의린 : 나는 책언니 하면서 이런 사실 친구들이 만들어진 것도 너무 좋지만, 이게 어린이들,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을 해. 그래서 난 내 동생들이 책언니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해. 이런 시간을 안 가져보면 내 동생들은 살면서 크게 고민해보고 생각해보고 누군가와 같이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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