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어요! 미리 예고를 드린 대로 오늘의 캠차레터는 동글동글, 동글동글, 동글동글할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모두들 잘 지내셨나요? 저는 연이은 질환으로 비실거리기를 열흘, 드디어 회복해서 2주일만에 캠차레터를 쓰고 있습니다. 먹는 이야기로 점철된 수다가 너무 그리웠어요! 미리 예고를 드린 대로 오늘의 캠차레터는 동글동글, 동글동글, 동글동글할 예정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동글동글 빔!
음식으로 장난치기
타코야키 캠핑팬 요리
캠핑카의 주방 도구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하다 보면 위시리스트를 크게 두 범주로 구분하게 됩니다. 하나는 기본 버너와 냄비처럼 필수 아이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없어도 되지만 갖고 싶어’템입니다. 그리고 타코야키 팬이 어디에 속하느냐고 물으신다면? 딱히 포장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야 물론 후자죠. 

‘없어도 되지만 갖고 싶어’템에 속하게 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그 중 하나를 ‘오직 한 가지 음식에만 최적화되어 있을 것’으로 꼽습니다. 예를 들어 푸드 프로세서를 구입한다면 반죽도 하고 마늘도 다지고 고기도 갈고 휘뚜루마뚜루 사용할 수 있겠죠. 하지만 달걀 트레이가 딱 박혀 있는 손바닥만한 달걀찜기를 산다면? 오로지 달걀만 찔 수 있습니다. 물론 삶은 달걀을 자주 먹어서 저 찜기가 있으면 아주 딱이다! 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만약에 제가 미니 달걀찜기를 산다면 이유는 그저 ‘없어도 되지만 갖고 싶어’일 것이고,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찬장 어딘가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거예요.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런 단독 아이템은 사지 않는 것이 좋다는 깨달음을 힘들게 얻었고, 또 캠핑은 공간 활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활용도가 높은 물건만 사려고 합니다. 하지만 구입한 구이바다에 딱 맞는 크기의 타코야키 팬이 있다는 소식에는 굴복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겠죠. 나는 이것을 최대한 활용하겠다!
*타코야키 팬이 사고 싶다면?
고민되신다면 사세요, 두 번 사세요. 실제로 저는 두 번 샀습니다. 코베아나 지라프의 구이바다 M 제품을 구입하셨다면 지라프 타코야키 팬 M 사이즈를 사면 딱 맞게 호환됩니다. 만약에 구이바다가 없다면? 달걀말이 팬처럼 타코야키용으로 나온 전용 팬도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팁이 있다면 홈이 많은 만큼 되도록 무쇠보다 코팅 제품이 관리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둘 다 집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요. 제가 바로 이것을 둘 다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타코야키 팬 활용법
이왕 샀으면 골수까지 뺄 기세로 활용하는 것이 맞겠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코야키 팬은 캠핑에서 꺼내들기 정말 좋은 도구입니다. 다양한 음식을 동글동글 귀엽게 만들 수 있어 아이들이 집어 먹기 좋은 것은 물론이고요, 굴려가며 골고루 구울 수 있으니 제대로 ‘겉바속촉’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홈이 많아요. 그래서 여럿이 구역을 나누어 맡아서 돌려가며 누가 잘 굽는지 경쟁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각자 원하는 재료를 넣고 타코야키를 만든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에게 낯선 타코야키만 먹어야 할까요? 타코야키는 기본적으로 문어를 넣고 반죽을 부어서 굴려 굽는 음식이죠.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으세요? 바로 해물파전입니다. 홈마다 기름을 두르고 모듬 해물을 잘게 썰어 나누어 넣은 다음 노릇하게 볶아주세요. 그리고 파나 부추를 썰어 넣고 묽게 만든 반죽을 부어서 굴려가며 구우면 속까지 잘 익은 겉바속촉 해물파전 공이 완성됩니다. 
또 시판 냉동 볶음밥만 있으면 와르르 부어서 동글동글 익혀 누룽지로 둘러싼 김치볶음밥 공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냉동 차돌양밥을 가져가서 동글동글 구워봤는데, 바비큐로 구운 고기에 곁들이기 딱 좋은 살짝 매콤한 볶음밥 공이 순식간에 완성되어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저번 캠핑에서는 시판 팬케이크 믹스에 블루베리를 넣고 타코야키 팬에 구워서 블루베리 머핀 공을 만들었어요. 찾아보니 일본에서는 이 타코야키 틀로 방울 카스텔라를 굽기도 하고, 재료를 하나씩 넣는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기도 하고, 치즈 퐁듀를 하거나 슈마이를 굽기도 하더라고요. 

심지어 스노우피크 사의 지난 뉴스레터에서는 타코야키 팬의 홈을 이용해서 손쉽게 탕후루를 만드는 법도 봤습니다. 이럴 수가! 멋대로 타코야키 팬을 ‘없어도 되지만 갖고 싶어’템으로 분류했던 과거를 후회하게 만드는 순간이었어요. 이렇게 시대와 함께 발맞추어 활용하는 법이 무궁무진한데 말이죠. 지금 저는 어떻게든 캠핑빵으로 활용할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타코야키 팬 요리 포인트
동글동글 해물파전 공에서 김치볶음밥 공, 블루베리 머핀 공에 이르기까지 타코야키 팬으로 요리할 때 알아 두면 좋은 포인트를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1. 반죽을 묽게 할 것
이미 달군 팬에 반죽을 부을 때, 반죽이 너무 되직해서 잘 떨어지지 않으면 모든 홈에 반죽을 다 붓기 전에 앞의 반죽이 익어버리고 맙니다. 파전이나 팬케이크 등 반죽을 부어서 굽는 요리를 할 때는 살살 흐르도록 평소보다 묽게 만들어서 빠르게 휙휙 부을 수 있도록 조절해주세요. 

2. 홈 크기보다 많이 부을 것
타코야키와 비슷한 해물파전이나 김치볶음밥 등의 음식을 타코야키 팬에서 구울 때는, 홈에 딱 맞는 분량만 부으면 반구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뒤집을 때 안으로 파고들 분량만큼 넉넉히 부어주지 않으면 쪼글쪼글 쪼끄만 모양의 공이 되고 맙니다. 홈에서 넘쳐 흐르더라도 반죽을 뒤집는 과정에서 안으로 밀어넣어주면 오히려 크고 둥근 공 모양을 만드는 데에 일조합니다. 
다만! 팬케이크 같은 베이킹 파우더가 들어간 반죽의 경우에는 홈에 들어간 반죽이 부풀기 때문에 넘치도록 부으면 알 수 없는 UFO 모양이 되어버리니까 주의해주세요. 이 또한 경험담입니다(눈물).

3. 돌려가며 구울 것
파전도 김치전도 김치볶음밥도, 굳이 타코야키 팬으로 구울 때는 한 입에 쏙 들어오는 겉바속촉의 대조적인 식감을 살리는 것이 묘미죠. 그러려면 한 번만 뒤집는 것이 아니라 90도, 270도로 빙글빙글 돌려가며 전체적으로 노릇노릇 바삭바삭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4. 꼬챙이를 활용할 것
타코야키 팬에는 주로 끈적한 반죽 종류를 부어서 굴려가며 익히는 요리를 만들게 되는데, 이럴 때는 되도록 끝부분이 뾰족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반죽이 잘 달라붙지 않고, 붙더라도 잘 떨어져서 속도감 있게 모든 공을 빠르게 뒤집을 수 있어요. 요컨대 포크보다는 젓가락이, 젓가락보다는 캠핑에서 많이 사용하는 꼬치구이용 꼬챙이가 효과적이라는 뜻이죠. 아예 이쑤시개를 써도 좋은데, 잘못하면 손목 등을 델 수 있으니 길이가 조금 긴 것을 골라주세요.
캠차레터 in BE.LETTER!
스티비의 ‘뉴스레터를 소개하는 뉴스레터’ BE.LETTER에서 알로하 캠핑차캉스 푸드 라이프를 소개해주셨어요! 정말 바야흐로 캠핑의 계절, 가을을 맞이해 더욱 많은 분들과 캠핑 가서 먹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하던 저에게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이번 레터로 제 캠핑 이야기를 처음 접한 분도 많이 계신데요, 과연 어떠셨을지 마음이 두근거리네요!

BE.LELLER의 편집팀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예전부터 캠차레터를 사랑해주신 구독자 분들, 이번에 처음 뵙게 된 구독자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여름이 끝나면서 건강을 되찾아, 캠핑의 계절과 함께 보여드리고 싶은 요리 목록이 정말로 카카오톡 한 페이지를 가득 메우고 있어요. 앞으로도 맛있는 캠핑 이야기를 많이 전해드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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