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화쿠키레터입니다!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시골 동네에서 열릴 수 있는 축제 중 가장 힙했던 잠시 섬 연극제가 열렸습니다. 
아름다운 강화의 가을을 무대 삼아 연극 아티스트와 강화 청년들은 이웃이 되어 즐겁고도 감동적인 시간을 가졌는데요. 강화쿠키레터가 잠시 섬 연극제 1열에서 포착한 순간들을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연극 올리기 전 잠시 섬, 강화에 잠시 살아보자.
연극 아티스트 팀은 자유롭게 가을의 강화를 만끽하며 잠시 살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되기 전 강화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강화 청년들과 교류를 하게되었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강화읍의 오래된 다방에 들러 쌍화차 한 잔 마시며 강화의 뉴트로 힙을 새로 발견하고, 텃밭에서 함께 고구마를 수확하고 나눠 먹고, 베니스와 함께하는 고인돌 별 투어에 참여하고... 차곡차곡 영감을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주말, 강화 곳곳에서 연극이 시작됐습니다. 
산마을 협동조합 마테 X 박한희,베일리홍,전강희 

강화에서 일주일동안 거친 장소의 소리를 모았다. 해가 다 지고 난 후 불을 피워 캠프파이어를 하고, 하루를 정리하는 것처럼 연극제의 마지막 날 '사운드 파이어'를 연다. 극 중간중간 산마을 마테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낙토 X 정진세,서영주,강훈구
핀 오크 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는 강화도의 아름다운 공간, 낙토가 연극의 주인공이 된다. 관객들은 숲 속에서 낙토를 바라본다. 해가 떨어지고 있고, 바람이 숲을 흔드는 소리, 낙엽 밟는 소리,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더욱 깊게 들려온다. 바하의 ‘The Goldberg Variations, BWV 988-Aria’를 들리며 낙토에 대해 쓴 글과 시를 이야기한다.
스트롱파이어 X 고주영,언메이크랩
일주일 간 강화도에 머물며 안정적인 주거환경-개발과 변화의 가능성이 적은 유적지 인근, 4대문 안-에 대한 바람을 나누던 그들은, 지금 머무르고 있는 곳이 그 바람에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살 곳을 직접 구해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공연은 강화도의 한 공인중개사와의 실시간 전화상담으로 시작된다. 
희와래 커피 로스터스 X 신재훈,박옥출,양택호
희와래. 가게 이름이 어떻게 생기게 됐을까? 중국집 이름 같기도 하고.
강화도에는 어떻게 오게 된 걸까? 그들은 무엇을 꿈꿀까?
일주일간 강화도에 머물며 나눈 희와래 지기 건희와 나래의 스토리를 담은 근사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차완 X 염문경,이종민,장혜진
카페 차완에 홀로 찾아온 남자 손님과 여자 사장 사이에 미묘한 호감의 기운이 감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인터넷 상에서 남녀 대결 구도의 댓글싸움을 벌이다 실제로 현피를 뜨게 된 상대방이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댓글로 그러했듯 서로를 인신 공격하고 일견 유치한 토론을 벌이는데...
차완 공간 곳곳을 누비며 진행되는 연극 속에서 관객들은 과연 어디까지 타인을 이해해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낭만적인 차완 공간에서 진행된 연극을 통해 슬쩍 생각거리가 생겨난다.
책방 시점 X 허영균,김은한
공연 <1도씨 라디오 – 강화도 편>은 유쾌한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된다. 우리가 강화에서 만난 10월 24일. 이 날짜에 주목하여 2002년, 2011년, 2020년의 10월 24일 라디오를 다시 들으며 순간을 기억하고 공유한다. 
관객들이 둘러앉은 긴 테이블에는 책방 시점에서 큐레이팅한 책 중에 10권의 책을 놓여있다. 책갈피를 펼쳐보면 ‘격려가 될 만한 짧은 이야기’ 들을 확인할 수 있다. 책방시점만의 평화로운 시간 속에서 관객들은 연극과 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잠을 설치저나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다른 일상을 포기하지 않는 방식의 연극 만들기이기도 했습니다. 개발의 광풍이 아직은 불지 않는, 숨겨둔 보물이 많은 도시에 단단히 자리잡은 청년들 덕에 마음껏 환대받고 한없이 너그러워졌던 한 주." - 공연 기획자 고주영님이 남겨주신 연극제 후기

"연출님들과 배우님이 보여주신 연극과 나눈 대화들은 나를,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깨닫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그 어떤 타이틀보다 그냥 내 자신이 되는 것이 어렵고 힘들 길인 줄 알지만 그게 내 인생의 길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함께했던 시간들은 잠시 말라가고 있던 내 마음에 봄비같았다." - 인스타그램에 남겨주신 연극제 후기 @_nakto_

강화 청년들은 자신의 공간에 사람들을 반갑게 초대하고, 연극 아티스트는 직접 포착한 강화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관객들을 초대했습니다. 외지인과 이방인, 관객과 연극인의 경계를 허물고 이웃이 되어 서로를 환대하는 순간이 여운을 은은하게 남겼답니다. 잠시 섬 연극제, 꼭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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