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마지막 출근'이라고 생각한다면, 매일 내가 최선을 다해야 할 역할과 자리, 공간이 떠오를 것입니다. 이 뉴스레터는 PC에서 보는 게 더 좋습니다. 20호를 정독하려면 60분 가량 걸려요. 매거진을 살피듯 6개의 고정코너를 골라 읽고, 시도 때도 없이 열람해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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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6 출근길/10.31. 11.10 ©소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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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서문 :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라면?
- 🔔 출발지 [오늘 #출근전읽기쓰기] 내 인생의 책
- 🔔 정거장 [오늘 단어집 펴보기] 연달, 쉼
- 🔔 도착지 [소네의 속삭임]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려면 함께하기
- 🔔 [독자코너 #출근전읽기쓰기 #출전기] 브런치 작가 승인과 라디오 DJ 활동을 축하합니다
- 🔔 [#출근송] 겨울부터 겨울까지(엄정화), 드라마(아이유), 일종의 고백(곽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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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열골절'(Avulsion fracture). 두 달간 몰랐던 저의 정확한 병명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통증과 회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짙은 안개 사이에 있었던 것처럼, '근육이나 인대가 붙는 뼈부분에서 갑작스런 힘에 의해 뼈의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에 해당하는 미세한 골절, 견열골절 현상이 CT 판독지에 적혀있었어요.
9월 19일, 첫 병원에서 찍은 CT임에도 판독해주지 않으셨기에 정확한 병명을 약 두 달간 모르고 있었죠. 당시 엑스레이나 CT에는 큰 이상 소견이 없어 초음파를 찍었고, 발목 안에 물이 많이 차 있다는 당시 의사 선생님의 말씀만 기억이 나네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지난 17호에 언급했던 9월 9일(추석 당일)에 발목 부상으로 두 달간 통증이 이어지고 있었어요. 초기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그런 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며 자책했는데, 정형외과 -한의원 - 다시 새로운 정형외과에 안착하며 현재 주치의 선생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당시 (9월에) 제가 진료를 했다면, 4주간 통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어야 할 상황이었을 거예요. 10월 말 경 회복 단계였을 테고요."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 저는 통깁스가 아닌 간이 깁스만 했고, 목발은 제 선택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첫 병원의 선생님은 목발을 권한다고 말씀 주셨지 강제적으로 하라는 말씀이 없으셨어요. 회복은 더디게도 더디어 아직도 빠르게 걷을 수 없고 뛰지 못합니다. 계단 오르기는 자력으로 겨우 할 수 있지만, 계단을 내리기엔 안전바를 꼽 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회복이 더딘 상황을 자책하고만 있었어요. 마치 내가 내 몸을 제대로 못 살핀 것 마냥, 가족들에게도 '왜 그리 빨리 낫지 못할까'라는 의문점을 계속 가져다주었죠.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회복이 더디기보단 앞서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는 부상을 당했던 것이었어요. 으레 발을 다치면 엑스레이에서 '골절'이라는 병명을 얻지 않는 한, 인대가 늘어난 것에 초점이 맞춰지죠. 인대가 늘어나면 다시 회복하기 위해선 가능한 발목을 쓰지 않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 회복기에 다다르면 재활에 힘써야 하고 걷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해집니다.
저의 경우, 상황이 달랐던 거죠. 빠르게 회복하기엔 더딜 수 밖에 없는 부상을 입은 것였고 그 부상을 입은 손상의 범위가 넓어서 회복으로 넘어가기엔 시간이 필요했어요. 앞서 선생님 말씀대로 9월의 4주 동안 발목을 쓰지 않도록 통깁스와 목발은 필수였고요(저는 그 시기에 2주간 왼쪽 발목에 간이깁스를 하고 아이의 등하원차 운전도 했었어요), 이후 10월 동안 회복에 힘써야했어요.(10월 중 짧은 남도여행을 떠났고 서울 출장도 나섰죠)
앞서 내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지 못하고, 발목에 무리를 준 것은 분명했어요. 어쨌거나 현재 상태에서 통깁스를 하거나 목발을 집기에는 먼 단계로 와버렸고요.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지금 상황에선 어떤 치료가 좋을지 가늠을 잡을 수 없지만, 지금은 이제 회복을 넘어 '재활'에 힘써야 할 단계였습니다.
부상, 회복, 재활.
통상적인 단계가 아닌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이 단계를 거치면서, 뒤늦게 제 병명을 알게 된 것이 참 안타까웠어요. 조금이라도 일찍 상태를 알았더라면 더 빨리 치료를 받고 완쾌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이와 달리 되려 주치의 선생님은 환자는 "최선을 다해 여러 병원을 찾고 알아본 것"이라며, 이 병명이 정확한 치료법을 알려주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골절'이라면 수술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견열골절'은 받아들이는 선생님들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었죠.
돌아보니 회복이 더디어도 저는 저대로 발목이 완쾌되었다고 생각했고, (구두만 신지 못했을 뿐) 잘 걷고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아무렇지 않은 척 아프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싶었던 점도 있었습니다. 발목을 다치고 간이깁스를 하면서 이전에 느끼지 못한 이질감도 느꼈기 때문이죠. 누군가에겐 드러내지 못한 아픔이 있는 것처럼, 애써 그 아픔을 들춰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요.
특히 마지막 출근길이 떠오릅니다. 그 출근길에 마주하는 사람들은 늘 똑같지만 제 마음가짐은 늘 달라져있었습니다. 애써 섭섭함과 아쉬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마지막 출근길. 함께 출근하는 사람들에겐 내일도 출근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겠지만, 나만이 알 수 있는 '마지막 출근길'의 마음이겠죠. 다시는 들어갈 수 없는 사무실, 그 공간에서 동료와 마주한 추억보다 더 내 흔적이 남긴 사물들, 공간이 더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내가 새긴 그 기록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라는 말처럼, 사람이 떠나고 나면 그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법입니다. 지난 5년 간 몸담았던 직장에서 여러 팀으로 발령난 스무 여명의 동료들을 바라보며 그 자리를 지키는 게 심적으로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사람마다 그 자리의 몫을 지키는 마음은 제각각 다르겠지만요. 제가 난자리가 되는 사람이 되다 보니 예전 동료가 얘기하더라고요. '주무관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제가 늘 있었을 때는 잘 몰랐었겠죠. 새로운 누군가를 맞이하는 첫 출근길도 축하할 일이지만, 그보다 오랜 발걸음을 움직인 마지막 출근길을 앞둔 동료가 있다면 진심 다해 인사를 건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우리 또한 그 자리에서 이별하게 되니깐요. 영원히 내 것임을 느낄 수 있는 자리는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출근이 너무나 어려운 날에 처음 뉴스레터를 만들겠다는 마음먹었던 그 결심.'
'매일 출근하는 일벗들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콘텐츠가 되길 바라는 마음.'
'첫 출근길의 긴장감을 놓지 않길 바라는 마음.'
그 많은 마음들이 모여 [출근전읽기쓰기]가 탄생했습니다. 20호를 발행하며, 25건의 콘텐츠를 발송하며 제 자신에게 '출근'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말 그래도 '일 터로 근무하러 나가거나 나옴'을 뜻하는 '출근(出勤)'의 한자어 '출'(出)이 어감이 좋았어요. 어느 곳을 나간다는 목적지가 분명했기 때문이죠. 그 목적지가 매일 같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지겨운 목적지가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이게는 설레는 목적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분명한 건 그 출근의 첫 세계를 다 알게 되면 긴장도는 낮아지고 익숙함이 지배하여 매일 고역의 출근길이 자리 잡게 됩니다. 저도 돌아보니 출근길이 마냥 행복하지 않을 때가 많았어요. 어느 날은 업무가 버거워서, 동료의 핀잔으로, 구조가 바뀐 사무실의 내 자리가 마음이 안 들어서 등등 여러 이유로 출근길의 발걸음이 어려울 때가 있었습니다.
저만의 출근길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회사 근처 마음에 드는 커피숍을 발견하여 나만의 티타임을 갖거나, 회사 건물 내 디톡스 음료를 만드는 곳에 들러 아침을 챙겨먹거나, 출근 전에 '읽기쓰기'(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출근길의 '당근'을 나 자신에게 주기도 했어요.
또 다른 날은 업무하는게 너무나 좋아서 다음날 출근길이 기다려질 때도 있었습니다. 분명한 건 출근길은 쉽지 않습니다. 그 출근길에 서 있는 것 자체도 힘이 들때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 출근길이 왜 힘든가?'에 대한 물음에 정확히 답해보는 것입니다. 앞서 제가 언급했던 저의 병명처럼 정확한 이유를 알아야 병과 통증을 줄게 만들 수 있으니깐요. 출근길이 힘든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 반대로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라면?'
그 질문에 답을 해보면, 출근길의 마음이 조금 달라져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매일을 '마지막 출근'이라고 생각한다면, 매일 내가 최선을 다해야 할 역할과 자리, 공간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 마지막 자리를 오늘만 느낄 수 있다면, 그 자리가 조금이라도 내게 애정을 주는 곳이라면 최선을 다할 이유를 찾을 테죠. 매일 주어진 출근길을 마지막처럼 생각해보는 것도 지금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일 거라 생각해요. [출근전읽기쓰기]는 님의 '오늘의 출근길'을 응원합니다.
출근전읽기쓰기 20호 발행이 예정대로 11월 7일 월요일자에 맞추지 못했습니다. 해당일에 휴재를 공지하려 했습니다만,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지한 후, 한주 늦게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그달의 마지막 토요일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로 한 주간 마음이 먹먹한 채 집중할 수 없었는데요. 양해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2주 텀이 아닌 3주 텀을 두게 된 20호에 이점을 반영하여 앞서 출근길의 사진에는 3장 배치했습니다. 유독 미세먼지가 심했던 반면 야경이 아름다웠던 늦가을의 풍경이었습니다. 20호의 피드백 이벤트 선물은 매거진B에서 제작한 [JOBS 잡스] 코미디언 편을 준비했습니다.19호에 언급된 이 책은 총괄 편집한 박혜강 에디터와 안부를 나눈 시간에 직접 건네주셨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곳에서 [GREEN JOBS 그린잡스](클릭)를 함께 만들어 주셨죠. 이 책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주 뒤 11월 28일 월요일에 인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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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을 떠올리면 은행잎을 자연스레 떠오르지만, 노란색의 은행잎에 정이 들지 않았어요. 은행잎에 딸려온 고약한 은행 냄새가 한 몫했을까요. 생각해보면 노란 은행잎과의 추억이 많지 않았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년 가을이 되면 은행잎보단 단풍잎에 더 마음을 두었거든요.
빨간 단풍잎을 간직하면 잠시나마 가을의 온기를 더 느낄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 그렇게 가을은 짧게 지나쳤습니다. 유독 노란색에 애정을 가지지 않았던 제게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은 여러 면에서 노란색에 대한 애정을 가져다 주었어요. 특히 2020년 10월에 출간된 이 책을 신간으로 만나 그 해 처음으로 서울에 갈 일을 만들었죠.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외출이 어렵던 그 해, 서울출장도 무산되었죠. 그나마 유일하게 외출할 수 있었던 그날 밤. 저는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북토크에 참여했습니다. 독자들의 사연으로 당첨, 초대받은 행사이기에 더더욱 귀한 자리였어요.
이 책에 대한 애정도 함께 커졌습니다. 몇 해 전 우연한 기회로 보그코리아에 제 칼럼이 실리기도 했는데요. 제가 쓴 페이지에 얼마 지나지 않아 윤혜정 저자의 글이 실려서 반가웠던 기억도 생각이 났습니다. 바자코리아, 보그코리아 등 예술관련 칼럼을 꾸준히 쓰고 있는 그녀는 현재 국제갤러리 이사로 재직 중이었고, 북토크의 장소도 그리 정해진 거죠.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은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출간 행사가 많이 열리지 않았는데요. 유일하게 열린 그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저는 귀한 기회를 갖게 되었고 책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었어요. 이처럼 책 한 권에 애정을 더하려면 저자와의 만남을 갖는 행사 혹은 그 책과 관련된 행사, 온라인 북클럽 등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후 저는 이 책으로 꾸준히 아침 리추얼을 통해 책의 단면을 훑어보았고요. 올해에도 다시 이 책을 필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지난해는 경향신문에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책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신문지면에 실리기도 했지요. 올해는 원티드 플랫폼에서 '출근 전 60여명의 레퍼런스를 연구하는 모임'(이하 #출근전레퍼런스) 북클럽에서 이 책을 멤버분들과 함께 읽고 있습니다. 예술을 통한 전반적인 삶의 가치를 알 수 있었던 책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제게 노란색은 반감의 색이었는데, 2020년 그 해 아이와 주말에 모닝 리추얼을 통해 산책하며 주었던 은행잎, 모닝리추얼 글쓰기에 주로 썼던 좋아하는 캐릭터(스누피)가 그려진 노란색 펜,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고 싶은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의 샛노란 책 표지, 오랫동안 연을 이어온 대학교 때 친구와 평안한 대화를 나누며 마셨던 샹그리아 속의 레몬 껍질, 동료에게 선물 받았던 레몬 손뜨개 수세미, 매일 출근길에 스쳐봤던 나의 은행나무 '은친(은행 친구)' 등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은 자연의 색이었던 노란색을 가까이에 했던 한 해였어요.
올해도 다른 해보다 짧은 가을 시간을 즐겼는데, 유독 2020년 더 노란빛으로 빛이 났던 이유는 이 책이 함께했기 때문이겠죠. 여러분에게도 '기억에 잊지 못할 인생 책 혹은 노란색을 통해 생각나는 책'이 있나요. 혹은 유독 그 해 그 달에 기억나는 책이 있다면요. 그 여정에 즐거운 이야기가 있으면 회신메일로 들려주세요.
🔍"지금도 인터뷰를 앞두고는 웬만하면 끼니를 거릅니다. 저만의 방식으로 단단히 마음 준비를 해야 합니다."(윤혜정 저자)
🔍"질문지가 독백이라면 인터뷰는 대화이기에. 인터뷰란 제가 고안한 질문을 아예 잊거나 다시 쓰는 작업. 저의 시간은 누군가를 인터뷰하기 전과 후' '저는 비평가도, 평론가도, 학자도 컬렉터도 아닙니다. 언급했듯 어쩌다 예술을 좋아하게 되었고, 예술가를 관찰하며 이를 글에 담는 사람 뿐이지요."(윤혜정 저자)
🔍'아트씽킹의 출발점은 바로 자기만의 감성으로 예술에 감응하기, 즉 '예술감수성'.예술 앞에서 내 심신의 세포를 활짝 열어둘 수 있는 자유로운 상태'(윤혜정 저자)
🔍"나는 넓은 의미에서 장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장르의 관습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나 개인의 짧은 경험이나 단련과 맞서 스스로 싸우는 것이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찬욱 (인터뷰어 윤혜정)
🔍" 할리우드에서 최초로 영화 찍은 한국 감독, 이런 건 아무 의미 없어요.나한테 처음이라는 게 중요하죠."박찬욱(인터뷰어 윤혜정)
🔍"내가 추구하는 건 명성이 아니라 진실되고 정직한 가치입니다." 김수자 미술가(인터뷰어 윤혜정)
🔍 "나는 내 삶에 영향을 준 예술가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진화하는 나 자신을 기록하는 데 흥미를 느끼고 있거든요." 장 필립 델롬 일러스트 작가(인터뷰어 윤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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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8.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저자와 만났던 2020년 가을, 이후 나만의 기억들 ©소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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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작하면서 조금 더 애쓰고 잘하는 마음이 앞서지만, 그 숙달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훈련을 이어 온들 그 시간은 그냥 '열심히'로 통하지 않더라고요. 이왕 잘하고 싶은 것을 채울려면 요령도 필요했어요. 요령이 없다면 잘 쉬는 것도 일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연달(練達/鍊達) 익숙하게 단련이 되어 막힘없이 환히 통함.(유의어. 단련, 숙달, 숙련)
지난달부터 저는 주말을 제외한 평일 중 하루는 '쉼요일' 즉 쉴 수 있는 요일을 정했어요. 일주일 중 멍때리는 하루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죠. 쉼의 요일을 평온한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나무의 '목'요일이 어려우면 금요일이라도 가져보자고 마음먹었어요.
일주일의 시간을 더 길게 알차게 보내려면 평일의 하루는 혼자 멍 때리든.. 쉼을 가지든, 혹은 책 한 권에 집중하든.. 일기를 쓰든. 그 시간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실행에 옮긴 거였죠. 20대는 집 밖의 공간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고 일했는데, 그 시간을 돌아보면 철저히 혼자 자주 찾는 동네 서점과 공간이 있었네요. 일종의 혼자 쉬는 휴식시간이기도 했어요. 생각 정리도 되었고, 그 시간 동안 에너지를 채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낯선 이들에 대한 거리낌이 없는 것에 비해 혼자만의 시간, 장소가 꼭 필요하다는 사람이라는 걸 30대에 알게 되었죠. 그 시간이 더더욱 절실하다고 더 느낀 것은 출산 후 복직할 때였습니다. 일과 육아로 밸런스를 못 맞춘 삶을 살면서 제 삶의 균형이 바로 '혼자만의 시간'임을 알게 되었던 거죠. 이와 달리 지금은 주말에도 일을 종종합니다.
어느 하루, 주말을 더해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내달리다 보니 목요일은 방전이 됐었어요. 늘 새벽 늦게 잠자리에 들면서 체력적으로 에너지가 고갈한 시점에 도달한 것이죠. 오전에 인터뷰를 마치고, 전날 저녁에 먹고 남은 찌개를 끓여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피로감이 찾아와 낮잠을 잤습니다. 이어 남편이 퇴근할 시간이 가까워서 아이를 함께 하원시키고 이른 저녁을 챙겨먹었습니다.
이어 동네 커피숍에서 짧게 가족과 티타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19시 30분. 말끔히 목욕한 후, 주방의 수납공간을 정리를 했습니다. 동시에 아이의 응대를 놓치지 않으며.. 세탁기와 스타일러, 식기세척기를 다 돌리고 나니 21시가 채 안 된 시간.
너무나 하기 싫은 게 살림일 때도 있었지만 살림은 쉼을 주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일을 벌리는 게 아니라, 어지러이 놓인 물건들을 정렬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그 정렬의 규칙을 맞추다보면 가끔 안정감과 평온함을 가져다줄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쉼'이라고 하면, 내가 사는 환경을 떠나 여행을 떠나는 게 쉼의 정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쉼은 떠남이 아니라 지켜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사는 환경을 재정비하고 내 곁에 있는 이들과 눈 마주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 자체가 쉼이라는 걸. 이번 기회에 알았습니다. 온전히 주말에만 쉼을 구하기 보단, 주 5일 중 하루라도 쉼을 가까이에 두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 시간의 쉼에서 잠시 내가 사는 환경을 돌아보고… 내가 함께 사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일이야말로 쉼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더 숙달된 일을 맡기 위해 중간중간 '쉼'을 갖는 일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여러분만의 '쉼의 노하우'와 '쉼요일'이 생기면 회신메일로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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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혼자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쉽습니다. 뉴스레터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만남에서 이미 뉴스레터 제작을 하고 있는 제가 <뉴스레터로 나만의 콘텐츠, 퍼스널 브랜딩 구축하기> 소모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 9월 2일, 아이의 두 돌 생일을 맞아 워킹맘으로 육아하고 일하며, ‘나만의 혼자 있는 시간’이 절실해졌어요. 이 시간을 찾고자 고민하던 중 동네책방에서 ‘예술하는 습관’을 우연히 만났어요. 이후 리추얼을 접하고 2년간 꾸준히 글쓰는 시간을 만들었어요.. 직장인 12년 차가 되니 첫 출근길의 긴장감과 설렘을 놓아버린 적이 많아 출근 전 시간에 #출근전읽기쓰기 리추얼을 시작하게 된거죠. 인스타그램에는 이 해시태그로 200여개가 쌓여갔어요.
꾸준한 글쓰기를 해보고 싶었던 제게 큰 기회가 다가왔어요. 2021년 12월 16일 첫 뉴스레터를 발행할 수 있었던 거죠. 뉴스레터의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고민이 많았던 찰나, 저만의 고유한 인증 해시태그 이름이었던 #출근전읽기쓰기 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출근 전 마음가짐과 태도에 주목해보고 싶었어요. 출근 전 내 마음가짐을 돌보고 일의 근육을 키우는 이야기. 요즘 재택이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향후 잊힐 수 있는 우리의 출근길을 담고 싶어졌어요. 내가 몸담은 조직 외에서도 좋은 동료를 찾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싶어 지더라고요. 동료라는 단어를 긍정적으로 사용하고 싶게. 꼭 속한 조직 내 동료보다 조직 밖에서 좋은 동료를 만날 수 있다는 마음. 동료의 순우리말인 '일벗','한 곳에서 함께 일하는 벗'을 만나고 싶었어요.
사이드프로젝트로 시작한 뉴스레터 발행이 이제는 본업이 되어 저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현재 저는 출근하는 이들의 몸과 마음을 살피는 '쉼표' 역할을 하고자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와 팟캐스트를 기획,발행하는 1인 에디터이자 타인의 역사와 브랜드를 기록하는 인터뷰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다가오는 12월이 되면 뉴스레터를 시작한지 1년이 되어갑니다. 0호를 비롯 약 24건의 레터를 발행하며 뉴스레터 내 독자들의 기고, 출근송, 피드백 코너 등을 만들며 찐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요즘 ‘각자의 이야기가 레퍼러스’가 되는 시대라고 하지요.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 밖에 소개해보세요. 더불어 사이드프로젝트를 통해 나만의 장점과 애쓰는 면을 확장시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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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코너 #출근전읽기쓰기 #출전기]
브런치 작가 승인과 라디오 DJ 활동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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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일벗님의 출근 전 루틴을 나누는 코너, '출전기'에는 아홉 번째 사연 대신 두 가지 기쁜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지난 18호에서 출전기에 소개된 메리봉, 즉 메리비님의 소식이에요. 앞서 18호에 실은 이야기를 토대로 기획안을 써서 브런치 작가에 신청했는데! 바로 작가 승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축하드려요. 메리비님의 글(클릭)은 브런치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상반기에 진행되었던 출근전읽기쓰기의 쓰기모임(펜클럽)1~3기에서 활동하셨던 두분도 브런치 작가 승인이 되셨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죠. 이처럼 뉴스레터의 독자뿐만 아니라 쓰기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해주신 분들의 활약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이어 쓰기모임에서 활약하신 강원님도 11월에 밑미라디오 DJ로 데뷔하셨습니다. 동시에 그를 인터뷰어로 모셨는데요. 금일 밑미 홈페이지통해 게재했으니 확인하실 수 있어요! 밑미에서 오래 리추얼을 하셨던 '고인물'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그가 말하는 리추얼, 라디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어보세요. 여러분의 출근 전 '나의 습관,루틴'도 애타게 기다립니다. 다음호에 소개될 이야기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 🔍 원고분량/주제 : 5문단 이상/일하기 전 혹은 출근 전 '나의 습관, 루틴'
- 🔍 원고발송/예시 : workami2020@gmail.com으로, 원고가 실린 SNS계정(브런치, 블로그)도 함께 써주세요/ <내 인생의 밑간, 모닝리추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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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가 레퍼런스의 시대'라고 합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각자의 장점을 인정하고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응원하는 일. 여러분의 롤모델도 미래의 내가 되길 응원합니다. '각자가 레퍼런스'인 시대이자 동시에 '모두가 레퍼런스'인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 전자가 '긍정적인 미래관'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후자는 '타인과 세계에 대한 존중과 개방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윤조)
- 🔍각자의 장점을 인정하고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응원하는 일. 여러분의 롤모델도 미래의 내가 되길 응원합니다. - 최근에 이찬혁의 행보를 보며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되더라구요. 글로도 한번 풀어보고 싶은 이야기에요. 그래서 서문이 눈에 쏙 들어왔어요.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왜그리 눈치를 보며 살아온걸까요. 이 문장처럼 나만의 장점에 집중해보자 생각합니다.(쏘냐)
새로운 후기를 남겨주신 쏘냐님, 감사합니다. 앞서 소개드린대로 롱블랙 책을 선물드릴께요. 꾸준히 후기를 남겨주신 윤조님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 🔍 레터가 처음에도 좋았지만 점점 재밌네요! 경험과 사유가 엮여 물 흘러가듯 흐르는 느낌, 그러면서도 영감이 느껴지는 코스들이 참 잘 어울러져요~!
- 🔍레터가 진짜 어느 분 말대로 잡지 한권이네요. 대단해요 👍👍👍 애독자 선물도 잡지느낌이 있어요. 소개도 해주고 선물도 주고. 예전에 잡지 애독자 코너에서 주는 상품 설명 다 읽었었거든요. 상품에 대해서도 '뭐 이런게 요즘 있구나'하고 궁금해서.
- 🔍 저 아침이라는 브랜드요. 아침 매거진도 만들고 시리얼등 관련 제품도 판매하는데, 아침은 출근전이란 말과 어울리니까.^^
- 🔍저는 이충걸 에디터님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더라구요. 아무래도 쓰는 일을 하고있어서 더 그랬나봐요.
지난호에서 더 다양한 피드백을 듣고 싶었는데, 늘 아쉬운 마음이 앞섭니다. 조금 더 분주하게 준비하여 더 많은 인사이트의 글을 채워 인사드릴께요.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의 인스타그램 (@musee_workami) 통해서 출근길의 단상과 사진을 태그해주세요. 저는 2주 후 11월 28일 월요일 21호에서 인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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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송]
겨울부터 겨울까지(엄정화), 드라마(아이유), 일종의 고백(곽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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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10월 말부터 날이 쌀쌀해졌어요. 일교차는 0도에서 상온 19도까지.. 이 계절에 더 어울릴 그의 노래를 더 골라봤어요. 일벗들의 추천곡도 함께 받아봤는데요. 여러번 들었던 곡은 엄정화의 <겨울부터 겨울까지>, 아이유의 <드라마>였습니다.
겨울부터 겨울까지 니 손을 꼭 잡고서 매일 오늘을 실패하는 나는 행복이란 영원할 수 없다고 했지 널 만나고 난 알았어 나의 눈사람이 너로 인해 녹아내렸다는걸 어디든 함께 갈게 두 손을 꼭 잡고서
-엄정화 <겨울부터 겨울까자>-
조명이 꺼진 세트장에
혼자 남겨진 나는
단역을 맡은 그냥 평범한 여자
꽃도 하늘도 한강도 거짓말
나의 드라마는
또 이렇게 끝나
나왔는지조차 모르게 끝났는지조차 모르게
-아이유 <드라마>-
- 🔍플리에 들어있어서 아무 생각없이 듣는데 적고 보니 왜 이 계절이 아닌 지나가고 다가올 계절 노래를 듣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엄정화<겨울부터 겨울까지>, 온유<다정한 봄에게>, 폴킴 <찬란한 계절>, 출근하기 싫은 날은 회사 건물 들어가기 전에 들으면 조금 일할 기분이 생겨나는 노래 디바<joy>(윤조)
- 🔍요즘 '드라마'라는 곡에 빠져있어요. 내 '드라마'는 '내가 기억하자'는 마음으로 듣습니다.(쏘냐)
또 마음은 말처럼 늘 쉽지 않았던 시절 나는 가끔씩 이를테면 계절 같은 것에 취해 나를 속이며 순간의 진심 같은 말로 사랑한다고 널 사랑한다고
나는 너를
-곽진언<일종의 고백>
가사 중에 '가을' 혹은 '낙엽'이 등장하지 않지만, 이 노래들을 들으니 11월을 연상케해요. 더불어 올 상반기에 가장 인상깊게 본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를 통해 접한 곽진언의 <일종의 고백>은 이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듣기 좋은 곡이라 생각해서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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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1-2. 일벗의 추천곡 엄정화의 <겨울부터 겨울까지>(서울체크인 OST) 과 아이유의 <드라마> 소네의 추천곡 곽진언의 <일종의 고백>(나의 해방일지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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