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오는 25~26일에 2022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여는데 이를 앞두고 이번 달에 연방기금금리(미국 기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추측, 혹은 그 후에 올리더라도 한 번에 50bp(1bp=0.01%)씩 올리는 이른 바 빅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예상 등이 난무합니다. 　

이런 와중에 19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준 금리 인상에 힘 실어주는 발언을 하고 나섰네요. 이날 '취임 1주년 기념 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물가 상승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연준이 해야할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중고(40년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자신이 공약한 대규모 사회인프라스트럭처 법안 진행 부진·코로나 19변이 바이러스 확산)를 겪으며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결국 '조정장(correction)'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19일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5% 떨어져 1만4340.26에 마감했는데요. 연준 금리 인상 리스크에 더해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장중 1.90%선을 넘나들자 기술주 매도세가 커진 결과입니다. 　

기술적 조정장이라하면 전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날 나스닥종합지수는 전고점을 기록한 지난 해 11월 19일(1만6057.44)보다 10.69% 하락했습니다. 이미 하루 전인 18일에는 나스닥종합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최근 200거래일 종가 평균치) 밑으로 떨어졌는데 200일선이 무너진 것도 '코로나19 패닉' 여진이 남았던 지난 해 4월 21일 이후 처음입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조정장세에 진입한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치솟는 국채 수익률 △시들해진 개인 투자자들의 기술주 저점 매수세)를 꼽아볼게요. 　

'시중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전날보다 4bp 떨어진 1.83%에 거래됐습니다. 전날보다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날 장중 수익률이 1.90%선까지 오르는 등 상승폭이 컸고, 전날에 이어 1.80%선을 여전히 넘는 수준입니다. 국채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는 배경은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지속 예상에 따른 국채 매도세입니다. 　

국채는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이죠 ? 국채는 특정한 시점(만기)에 미리 정해진 명목 금리로 빚을 상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다만 물가가 오르면 실질 금리가 떨어지기 때문에 명목 금리로 받을 원리금 가치가 실질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국채 매력이 떨어집니다. 이때문에 사람들이 국채를 팔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수익률은 오릅니다(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이전 레터와 온라인 기사 등을 통해 자주 설명했으니 오늘은 분량상 생략할게요) 　

한편, 지난 해까지만해도 기술주 주가가 떨어지면 미국 개인 투자자들도 빠르게 저점매수에 나서서 주가를 떠받치곤 했는데 요즘은 이마저도 시들한 모양입니다. 밴다리서치에 따르면 이제 미국 투자자들은 한 때 선호했던 엔비디아(NVDA)나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같은 종목 매수를 줄인 대신 금융·에너지 기업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하네요. 　

 BCA리서치가 하루 전날인 18일 낸 메모를 통해 "금리 인상이 코앞에 다가왔다"고 하는 등 '1월 인상설'도 고개를 든 상황입니다. 　

시장의 전문 투자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19일 CME 페드워치가 집계한 연방 기금 금리 선물 거래 데이터를 보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총 4차례 금리를 올릴 것(3월·6월·9월·12월)에 올릴 것으로 베팅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선 연준이 '빅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죠. 기준 금리를 한 번 올릴 때 25bp씩 올리는 베이비 스텝과 달리 빅 스텝은 50bp이상씩 올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리틀 버핏'으로 불렸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이 지난 주 트윗을 통해 기준금리 대폭 인상 필요성을 주장했고 '월가의 닥터 둠'으로 유명한 헨리 카우프먼 전 살로먼 브라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의 강력 조치를 촉구하면서 빅 스텝 불을 지피고 나섰습니다(연준이 가장 최근 기준금리를 50bp올린 적은 닷컴 버블 시기인 2000년 5월이었고, 대부분은 베이비 스텝이 관행이었습니다). 　

 이럴 때는 미국 국채에 투자할 만하다는 월가 의견이 나와서 지난 번 지면에도 소개드린 적이 있는데요. 다만 월급쟁이 회사원인 자이앤트는 국채보다는 좋은 주식을 적립식으로 저가 매수하는 편을 선호합니다. 　

만기 20년 이상인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20플러스 이어 트레저리 본드 상장지수펀드(iShares 20 Plus Year Treasury Bond ETF)'(종목코드 TLT)를 보면요. 19일에는 전날보다 0.69%올라 1주당 141.07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올해 연중 기준 시세가 마이너스(-2.24%)입니다. 주가지수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미래 수익 측면에서 어떨지는 각자 판단해봐야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