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 멈추자 숨쉬는 지구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공장 가동 등의 인간활동이 감소하자, 탄소배출량과 미세먼지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지난 3월 3일~16일 사이 중국의 이산화탄소배출량이 전년 대비 1억t이 줄어든 3억t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CREA는 그 원인으로 공장 가동 중단과 화석연료 사용량 감소를 지목하며 감소된 이산화탄소 1억t은 칠레와 같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국가의 1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슷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든 인도의 수도가 위치한 델리 지역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여름 이외의 계절에 '좋음' 수준의 공기질지수(AQI)가 관측되었다고 합니다. 지구탄소프로젝트(GCP)의 롭 잭슨 의장은 올해 전세계 탄소배출량이 작년 대비 5% 이상 감소하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수 있다 예측하였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로 감소가 이루어져도 이는 배출량 감축을 위한 구조적 변화 없이 이루어진 단기적인 현상에 그쳐 배출량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 말했습니다.
감시 약화로 방화 위험에 빠진 아마존
코로나19 사태로 '지구의 허파' 아마존 밀림도 파괴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아마존 개발을 막기 위한 감시가 약화되자 개발 세력들의 활동이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4월은 우기(11월~3월)가 끝난 직후로 아마존 밀림에서 불법벌채와 토지점유를 위한 방화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무원은 물론, NGO 활동가들과 특히 감염에 취약한 원주민들의 아마존 감시 활동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세계자연기금(WWF)과 현지 단체에 따르면 곧 우루이우와우와우(Uru-Eu-Wau-Wau) 부족 거주지역에 불법 개발 세력의 대규모 습격이 계획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전세계 야생동물보호단체
이번 사태로 전세계의 야생동물보호단체들 또한 보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불법 거래되는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에콰도르의 동물보호단체 메라소니아(Merazonia)는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한 국경봉쇄가 이루어진 후 봉사자가 끊겨 문을 닫을 위험에 처했다고 합니다. 다른 국가들의 야생동물보호단체들도 비슷한 실정입니다. 태국의 한 야생동물보호재단(Wildlife Friends Foundation Thailand, WFFT)은 700마리 이상의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80% 이상의 자금이 끊겼습니다. 태국 법상 비영리단체는 대출을 받을 수 없어 3개월 후에는 보살핌이 필요한 동물들을 풀어주거나 안락사를 시켜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국제적인 행사가 취소되는 가운데, 올 11월 영국에서 개최되기로 했던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이 내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현재 국제적인 기후대응 노력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하는 파리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른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코로나19 사태를 틈탄 환경규제 완화를 우려하며 여전히 '기후 비상사태'에 대한 긴급한 대응이 필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힘을 쓰면서도 이번 사태를 기후변화 대응을 소홀히 하기 위한 핑계로 삼아서는 안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