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산성 근육을 키워주는 당근메일 당근메일 #268 | 2026년 3월 23일 - WEEK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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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일 잘 시키는 법 = 좋은 팀장이 되는 법 — 안드레이 카파시는 AI 에게 어떻게 일을 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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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라는 이름, 들어보셨나요? OpenAI의 공동창립자이자 테슬라 AI 총괄을 맡았던, 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프로그래밍과 AI 모두를 최고 수준으로 다루는 사람이죠.
그런 그가 며칠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12월 이후로 코드를 한 줄도 직접 쓰지 않았다." - 2023/03/21 포춘지
예전에는 자기가 80%를 쓰고 AI가 20%를 도왔는데, 이제는 완전히 뒤집어졌다고요. 거의 모든 것을 AI에게 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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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카파시 - Nano Banana 2 생성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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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흥미로운 건, 그가 AI에게 시키는 방식입니다. 카파시가 공개한 자신의 작업 루틴을 보면, 우리가 보통 AI에게 시키는 방식과 확연히 다릅니다.
우리는 보통 이렇게 시키죠.
"마케팅 보고서 써줘." "이메일 작성해줘." "이거 요약해줘."
카파시는 이렇게 시킵니다.
- 관련된 모든 맥락을 먼저 AI에게 전달한다.
- 바로 결과물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이걸 할 수 있는 접근법 여러 개를 알려줘. 각각의 장단점도 함께."라고 묻는다.
- 제시된 옵션 중 하나를 자기가 판단해서 고른 뒤, 그제서야 실행을 시킨다.
- 결과물을 직접 검토하고, 수정 방향을 다시 지시한다.
같은 AI를 쓰고 있는데, 결과가 다른 이유. 그건 AI가 달라서가 아닙니다.
시키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방식, 사실 어디선가 많이 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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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에는 5가지 단계가 있다
카파시가 AI에게 일을 시키는 방식을 보면서, 저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거, 좋은 팀장이 팀원에게 일 시키는 방식과 똑같은데?'
저도 15명의 팀을 이끌면서 매일 업무를 위임합니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확실하게 느끼는 게 있어요. 같은 일을 시켜도 어떻게 시키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가 천지차이라는 것을요.
사실 업무 위임에는 잘 알려진 프레임워크가 있습니다. 마이클 하얏트(Michael Hyatt)가 정리한 위임의 5단계인데요.
- Level 1: "내가 시키는 대로 진행해주세요." 단계별로 정확히 지시하고, 그대로 실행만 하면 되는 단계입니다.
- Level 2: "조사해서 옵션을 가져오세요." 직접 리서치를 해서 가능한 선택지들을 정리해 오는 단계예요. 최종 결정은 여전히 내가 합니다.
- Level 3: "추천안까지 만들어오세요. 최종은 제가 승인할께요." 옵션을 가져오는 것에 더해, 본인의 추천까지 포함해서 가져오는 단계입니다. 판단력이 필요해지죠.
- Level 4: "결정하고 알려주세요." 스스로 결정해서 실행하되, 사후에 보고만 하는 단계입니다.
- Level 5: "알아서 하세요." 완전한 자율. 결과도 별도로 보고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신뢰가 쌓인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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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킬때에도 단계가 있다 - Nano Banana 2 생성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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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팀장은 새로운 팀원에게 처음부터 "알아서 해"라고 하지 않습니다. Level 1~2에서 시작해서, 신뢰가 쌓이면 점점 3, 4, 5로 올려가죠.
그런데 우리가 AI에게 일을 시킬 때는 어떤가요?
대부분 Level 5로 바로 던집니다.
"보고서 써줘." "기획안 만들어줘." "이거 정리해줘."
맥락도 없고, 기준도 없고, 판단의 방향도 없이. 마치 오늘 처음 만난 사람에게 "알아서 해"라고 하는 것과 같아요.
그리고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이렇게 생각하죠. "역시 AI는 아직 멀었어."
정말 그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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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시는 위임의 단계를 어떻게 사용했을까
카파시가 공개한 자신의 AI 작업 루틴을 위임의 5단계에 대입해보면, 아주 흥미로운 패턴이 보입니다.
먼저, 컨텍스트를 전부 넣습니다.
카파시는 프로젝트의 관련 파일을 통째로 AI에게 전달합니다. 좋은 팀장이 일을 시키기 전에 "우리 지금 이런 상황이고, 목적은 이거고, 제약조건은 이거야"라고 배경을 충분히 공유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맥락 없이 시키면, 사람이든 AI든 엉뚱한 방향으로 갑니다.
그다음, 바로 결과물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묻습니다. "이걸 구현할 수 있는 접근법 몇 가지를 알려줘. 각각의 장단점도 함께." 이건 위임의 Level 2 — "조사해서 옵션을 가져와"입니다.
옵션을 보고, 자기가 판단해서 방향을 정합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AI가 제시한 세 가지 접근법 중 어떤 게 더 나은지 판단하는 건, 카파시의 도메인 지식이 하는 일이에요. 이 판단을 내린 뒤에야 "이 방향으로 실행해"라고 시킵니다. 이건 Level 3 — "추천 기반으로 실행해, 내가 확인할게"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결과물을 직접 검토합니다.
API 문서를 열어서 AI가 쓴 코드가 맞는지 확인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설명을 요청하고, 필요하면 다른 접근법으로 되돌아갑니다.
정리하면, 카파시는 AI에게 절대 Level 5로 시키지 않습니다. Level 2와 3을 빠르게 반복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게 가능한 이유는, 그가 "프로그래밍 천재여서"가 아닙니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맥락이 중요한지, 어떤 접근법이 더 적합한지, 결과물이 제대로 나왔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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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지시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 Nano Banana 2 생성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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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카파시는 AI와 프로그래밍의 세계적 전문가잖아. 나는 그런 전문성이 없는데?"
하지만 잠깐. 여러분도 이미 여러분의 분야에서는 전문가입니다.
마케터라면 타겟 고객과 전환율의 맥락을 알고, 기획자라면 사용자 여정과 비즈니스 목표를 이해하고, 영업이라면 고객의 페인포인트와 의사결정 구조를 파악하고 있죠.
그 지식을 프롬프트에 녹이면 됩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하나 보여드릴게요. 같은 작업, 같은 AI인데 시키는 방식만 다릅니다.
기존 방식 (Level 5: "알아서 해"):
"이번 주 마케팅 주간 보고서 써줘."
이렇게 시키면 AI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누구의 보고서도 아닌 평범한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새로운 방식 (Level 2 → 3 → 피드백):
- Step 1 (맥락 공유): "나는 여행 크리에이터 플랫폼의 마케팅 담당이야. 이번 주 핵심 지표는 이래. 신규 가입 320명, 캠페인 전환율 2.1%로 전주 대비 가입이 15% 상승했어. 보고 대상은 경영진이고, 다음 주 예산 논의가 예정되어 있어."
- Step 2 (Level 2 — 옵션 요청): "이 데이터를 주간 보고서에 담는 3가지 다른 구성 방식을 제안해줘. 각각의 장단점도 함께."
- Step 3 (Level 3 — 방향 설정 후 실행): "두 번째 구성이 좋아. 이 방식으로 초안을 작성해줘. 톤은 경영진 대상으로 간결하게, 분량은 A4 한 장 이내로."
- Step 4 (피드백): "도입부가 좀 길어. 핵심 숫자를 첫 문장에 넣어주고, 인사이트를 3줄로 압축해줘."
똑같은 "주간 보고서 써줘"인데, 결과물의 수준이 완전히 달라지는 걸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여기서 포인트는, Step 1에서 넣어준 맥락 — "여행 크리에이터 플랫폼", "전환율 2.1%", "경영진 대상", "다음 주 예산 논의" — 이 모든 정보는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라는 점입니다.
카파시가 프로그래밍 맥락을 넣듯, 여러분은 여러분의 업무 맥락을 넣으면 됩니다. 특별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내가 아는 것을 AI에게 충분히 알려주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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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의 단계는 올라간다
사람에게 일을 위임할 때, 처음부터 "알아서 해"라고 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함께 일하는 시간이 쌓이고, 서로의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Level 1에서 Level 3으로, 그리고 Level 5로 올라갑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AI들은 이전 대화를 기억하는 메모리 기능이 점점 강화되고 있어요. 내가 선호하는 보고서 스타일, 우리 회사의 맥락, 자주 쓰는 톤 같은 것들을 한번 알려주면, 다음부터는 매번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커스텀 지침을 잘 설정해두면, AI와의 위임 단계도 점점 올라갈 수 있어요. 처음에는 매번 맥락을 넣어줘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난번 그 방식으로 해줘"가 가능해지는 거죠.
결국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량은 코딩이 아닙니다. 코드를 직접 쓰지 않는 카파시가 그걸 증명했어요.
가장 중요한 역량은 디렉팅(Directing)입니다.
맥락을 충분히 공유하고, 기대하는 결과의 형태를 명확히 하고,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고, 피드백으로 방향을 조정하는 것.
이건 AI에게 일을 시킬 때나, 팀원에게 일을 시킬 때나, 본질적으로 같은 역량입니다.
최근 Oracle, Block(Square), Atlassian 등에서 AI를 이유로 대규모 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체되고 있는 건 "AI를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알아서 해"로만 일을 던지고, Level 2~3의 반복을 모르는 사람이 대체되고 있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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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일하는 방식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 Nano Banana 2 생성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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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하나만 해보세요
평소에 AI에게 한 번에 시키던 작업 하나를 골라보세요.
그리고 이번에는, 바로 결과물을 요구하는 대신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이걸 할 수 있는 3가지 접근법을 알려줘."
이 한 마디가, Level 5에서 Level 2로의 전환입니다.
그리고 그 전환이, AI 시대에 당신을 대체불가능하게 만드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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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파시 같은 전문가가 AI를 잘 쓰는 이유는 천재여서가 아니라, "알아서 해" 대신 "접근법 3가지 알려줘"로 시작하는 위임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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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 위임에는 5단계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AI에게 Level 5(완전 자율)로 바로 던지지만, 진짜 성과를 내는 사람은 Level 2~3을 빠르게 반복하며 맥락과 판단력을 프롬프트에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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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와의 대화와 메모리가 쌓이면 위임의 단계도 점점 올라가므로, AI 시대 핵심 역량은 코딩이 아니라 디렉팅 — 좋은 팀장이 되는 연습이 곧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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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당근메일 내용이 마음에 드셨나요? 함께 보면 좋은 친구나 동료에게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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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톤을 '프리미엄 사우나'에서 한다고?
유레카톤!
비개발자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곧 제품이 되는 시대
Cursor Hackathon Seoul 2번째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 (참가비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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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메일 오픈카톡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생산성 도구와 방법에 대한 문제를 나누고 해결하세요. (입장 비밀번호: eatfro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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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소중한 피드백이 매주 당근메일이 발행되는 큰 힘이 됩니다.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을 최대한 솔직하게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여 더 나은 당근메일을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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