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올해의 마지막 총총레터입니다. 올해 마지막 편지를 즐거운 성탄절에 보내게 되어 기쁘네요. 

저는 지난 2주간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면서 집과 작업실만 오간 결과 전시를 거의 못 보았어요. 혼자서 조심히 전시를 보고 오는 게 불가능한 것이 아닌데, 움직임을 최소화하다 보니 엉덩이가 무거워져서 전시를 많이 놓치게 되네요. 그래서 이번호에는 전시 대신 요즘 읽고 있는 책 두 권을 이야기하려고 해요. 

원래도 추운 겨울에는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기 마련인데, 사람들도 못 만나고 집 이외의 공간에 가는 것이 조심스러워지면서 더 힘든 겨울인 것 같아요. 작년 여름, 카페 테라스에서, 공원에서 마스크 없이 활짝 웃고 떠들던 사진을 보고 있으면 괜히 눈물이 날 것처럼 속상해져요. 내년이 되면, 거짓말처럼 생겨난 이 일이 거짓말처럼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꿈처럼 느껴질 만큼 완전한 과거의 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미래의 아이들에게 "2020년에는 코로나라는 게 있어서 난리도 아니었어. 2021년에 완전히 종식되었지만 말이야..."라고 말하고, 아이들은 또 그 이야기냐고 지겨워하는 모습을 상상해요. 얼른 다시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떠들고 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날이 금방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