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2.12.19 | 547호 | 구독하기 | 지난호

드디어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났습니다. 어느 팀이 우승했나요? 이 레터는 예약 발송되기 때문에 지금 저는 알 수 없는데요. 메시의 아르헨티나 우승에 한번 걸어봅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뤄내서 많은 사랑을 받은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그의 리더십에 대한 좋은 평가도 많았습니다.

 

리더십, 기업문화에 대해서 많이 다뤘던 저희 미라클레터도 벤투 감독의 리더십에서 배울 것이 무엇인가를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특히,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신뢰'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봤어요. 

오늘의 에디션
  1.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3가지
  2. 스스로를 믿기 위해 필요한 것
  3. 한줄브리핑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3가지. <HBR>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3가지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이 확정된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 선수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 기억나시나요?

 

“벤투 감독님의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린다.”


벤투 감독은 직전 경기에서 심판에 항의를 하다가 레드카드를 받았기 때문에 '벤치'에 앉을 수 가 없었죠. 경기 내내 관중석에서 머물렀습니다. 벤투 감독에 대한 손흥민 선수의 신뢰와 애정을 저는 이 말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나중에 제가 기사를 뒤져보니 손 선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과 벤투 감독 사이에는 굳건한 신뢰가 구축되어있어요. 어떻게 이런 신뢰가 가능했을까요?


최근에 '임파워먼트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나온 책 'Unleashed'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프랜시스 프라이, 앤 모리스 교수님 두 분이 쓰신 책인데요. 


두 분의 설명에 따르면 신뢰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세가지라고 해요. 바로 '공감(Empathy)' '논리(Logic)' '진정성(Authenticity)' 이에요. 


  • 공감(Empathy) : 사람들은 자신을 신경쓰고 걱정해주는 리더를 신뢰해요.
  • 논리(Logic) : 사람들은 리더의 판단이 옳고, 그가 유능하다고 믿을 때 신뢰해요.
  • 진정성(Authenticity) : 사람들은 리더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그 본 모습으로 소통할 때 그를 신뢰해요. 


이 세 가지를 통해 벤투감독을 한번 설명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레터는 좀 뽕이 가득합니다 <이재성 선수 블로그>

내가 본 벤투 감독은 선수 보호에 가장 중점을 두는 사람이다. 본인 목이 날아가도 선수가 못 뛰겠다고 하면 기용하지 않는다. 신념이다. 만일 2차전 때 무리해서 기용했다가 한 번 더 햄스트링 근육이 올라왔으면 황희찬의 이번 대회는 끝나는 거였다. 그렇게 참고 참으니까, 3차전에 황희찬이 몸 상태가 정말 좋아져서 날아다녔다. 확실하게 몸이 되길 기다린 거다. 만일 황희찬의 그 골이 없었다면 우리는 16강에 못 갔을 거고, 벤투 감독이 준비해 왔던 것들은 아무 의미가 없어졌을 거다. 그런데 선수 보호에 대한 벤투 감독의 신념이 결국 마지막에 자신을 살린 거다.

 

선수들이 이 사람을 신뢰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만일 선수의 가족에 대한 이슈가 있으면 그것도 철저하게 선수 중심이다. 김민재도 그랬다. 대표팀 소집 기간 중 아이가 아팠다. 벤투 감독은 "나는 너가 필요하지만, 너에겐 네 가족이 더 중요하다"며 보내줬다. 그래서 김민재가 대표팀을 나갔는데, 아이가 많이 호전돼 복귀했다. 선수가 감독에게 보은하고 싶지 않겠나? 그런 신념이 강한 사람이다. 단지 훈련을 잘 가르치는 것만으로 선수의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2022/12/5 서호정 기자의 '김판곤' 감독 인터뷰


리더는 팀원을 지킨다

풋볼리스트의 서호정 기자님이 2018년 벤투 감독을 국가대표 감독으로 뽑은 김판곤 감독(전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을 인터뷰한 내용이에요.


팔로워의 입장에서 리더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는 것은 리더가 ‘나를 지켜준다’는 데서 나와요. 여기서 지켜준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리더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나를 위한 결정을 리더가 내려준다는 믿음일 것 같아요.

 

선수 입장에서 한 골을 넣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생명을 오래 유지하는 거죠죠. 연습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어떤 직원에게 일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이나 쉬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 휴식을 보장받지 못했다면서 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번아웃이 되지 않도록 팀원을 지켜주는 것이야말로 신뢰를 얻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감독 한 명이 아니라 코치진의 역량이 이제는 중요하다고 해요. <대한축구협회>

벤투호 출범 후 가장 일관된 모습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과 훈련 세션에 대한 선수들의 만족도다. 2019년 아시안컵이나 2차 예선에서의 북한, 레바논 원정, 지난 3월의 한일전 등 결과 면에서 벤투 감독을 비판할 타이밍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선수들은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지지하면서 성난 여론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선수들은 훈련 세션 등에서는 디테일 면에서 납득하고 있었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는 타이밍을 기다릴 필요성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2021/11/18 서호정 기자


리더는 논리로 신뢰를 만든다

벤투 감독은 스포츠 과학에 아주 관심이 많았던 감독이라고 해요. 그는 2018년 부임 후 대표팀 훈련 전 과정을 녹화하여 대한민국 내 축구 지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촬영용 드론을 띄워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했어요. 단순히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하고, 투지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스포츠 과학 이론을 도입하고, 글로벌 축구계에서 통하는 이론과 전술을 한국팀에 도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같은 논리는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지지를 얻었습니다. 벤투감독과 함께 온 스태프들의 훈련방식과 벤투 감독이 만들고자하는 팀의 방향에 공감했어요. 이런 선수들의 지지는 외풍이 불어도 팀이 흔들리지 않는 기반이 되었어요. 다행히 벤투호는 월드컵 예선 통과를 조기에 확정하면서 이론이 실전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어요. 


우리가 리더를 신뢰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그의 논리와 능력이에요. 그가 아무리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진정성이 있다고 해도, 그가 내세우는 논리가 엉망이라면 신뢰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어요.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더이상 '믿고 따라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것은 통하지 않는 것 같아요. 

진정성을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SBS>

믿음과 존중. 4년 동안 함께한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를 설명하는 단어들. 또, 라커룸 대화와 팀 미팅 때 가장 많이 말씀하신 단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선수들이 월드컵 마지막 경기 종료 후 감독님과 작별인사를 하며 눈시울 붉히고, 귀국 후에도 장문의 감사 메세지들을 감독님께 번역해 전달해달라는 선수들을 보며 얼마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는지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2/12/14 김충환 국가대표팀 통역사


리더의 진정성은 팀원을 움직인다

진성성이라는 건 참 어려운 단어입니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다른 사람들이 내 진정성을 몰라주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많은 리더들의 고민입니다. 


하지만 위의 김충환 통역사가 남긴 말을 보면 포르투갈어와 한국어라는 언어의 장벽도 벤투 감독의 진정성을 전달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아요. 


리더가 꼭 자신의 진정성을 팔로워들에게 어필할 필요는 없어요. 사실 대부분의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돌아가기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진정성을 숨기는 것은 얻을 수 있는 '신뢰'의 상한선을 두는 것과 같다고 두 교수님들은 설명하고 있어요. 


팀원들에게 무한신뢰를 얻어내고 그들에게서 최고의 성과를 얻어내길 바란다면 리더의 진정성이 전달되어야한다는 것이에요.  

philosophy, leader, loneliness, impressionism <오픈AI/달리2>

나 스스로를 믿기 위해 필요한 것 

이번 국가대표팀에서 벤투감독이 만든 기록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최장기간 동안 우리나라 국가대표 감독을 했다는 것이에요. 바로 4년 4개월. 지난 2018년 월드컵이 끝난 후 다음 월드컵까지 중도 하차 없이 팀을 맡아왔습니다.


그 사이에 한일전에서 패배하기도 하고 '이강인'선수를 기용하는 문제를 두고 팬들의 엄청난 비판을 받기도 했죠. 벤투 감독은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을 맡기 전 3팀에서 모두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할 정도로 고충을 겪고 있었어요. 


4년 동안 그가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일단 그를 믿고 지켜준 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역할이 제일 컸을 것 같아요. 객관적인 성적과 선수들의 믿음이 그 근거가 되었겠지만요. 


하지만 벤투 본인은 어떻게 스스로의 멘탈을 유지할 수 있었을 까요? '독이 든 성배'라는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의 자리를 맡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흔들리지 않았을 까요? 


김판곤 감독이 벤투 감독을 뽑은 후 한 인터뷰 <대한축구협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뚜렷한 철학이다. 나는 벤투 감독님을 보며 ‘이렇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셨다. 흔히 고집이 세다고들 하는데, 나도 그런 모습을 느꼈다. 그만큼 자기 철학에 믿음이 강하셨다. 그걸 통해 할 수 있다는 믿음도 갖고 계셨다. 늘 변함없이, 똑같은 자세로 대표팀을 이끌어주셨고, 선수들을 신뢰하셨다. 우리를 많이 보호해주셨다. 그런 감독님을 보며 선수들도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쌓였다. 감독님을 위해 뛴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는 감독님을 위해 한 발 더 뛰게 됐다. 우릴 믿고, 보호해주신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었다.

 

그런 믿음은 중요한 순간에 특히 빛을 발한다. 포르투갈전이 대표적이다. 감독님은 가나전 퇴장으로 포르투갈전에서 관중석에 앉으셨다. 결정적인 경기에서 감독 없이 경기를 치른다고 하면, 누구나 걱정부터 한다. 우리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함께해온 코치진이 있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님은 코치진과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다 공유하셨다. 심지어 매 경기 기자회견에 항상 같이 들어오셨다. 코치진이 기자회견장에 같이 들어가는 모습은 처음 봤다. 감독님이 혼자 결정한 적도 없다. 그래서 포르투갈전에서도 불안하지 않았다. 이런 믿음이 더해져 우리의 16강 진출의 꿈이 이뤄진 거로 생각한다.

 

(2022/12/12 이재성 국가대표팀 선수


리더에게는 철학이 필요하다

팀원들은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리더를 신뢰하지 못해요.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세가지 이전에 필요한 것은 바로 스스로에 대한 강한 신뢰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벤투 감독의 경우 확고한 철학이 있었던 것 같아요.


리더도 신뢰를 얻어야하지만 리더도 팀원을 신뢰해야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많은 고민의 순간이 옵니다. 


"이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이 사람에게 배신당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의 순간에 리더들은 잘못된 선택을 내리기도 해요. 실제로 배신을 당하는 경우도 많지요. 하지만 확고한 철학이 있다면, 그 철학에 바탕을 둔 믿음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요. 벤투 감독의 리더십을 보면서 리더에게는 확고한 철학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과정도 좋고 결과도 좋았을 때 <SBS>

우리의 환상적인 여정을 위해

이번 월드컵에 대한 평가 중 눈에 띄는 것은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것인데요. 부족한 실력을 '투혼'과 '의지'로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력 자체가 이전 월드컵에 비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16강에 자력으로 진출하면서 '내용'과 '결과'가 모두 좋았던 것인데요. 


앞선 레터에서 황순민 기자가 설명했듯이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 이번 월드컵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변화였던 것 같아요. 

 

사실 리더는 결과로 모든 것을 말합니다. 만약 포르투갈전에서 이기지 못하고 16강에 오르지 못했다면 벤투 감독은 지금같은 호평은 받지 못했겠죠.


이런 4가지 경우가 있었을 것 같아요.

 

  1. 과정도 좋고 결과도 좋다. 
  2. 과정은 좋았지만 결과는 나빴다.
  3. 과정은 나빴지만 결과는 좋았다.
  4. 과정도 나빴고 결과도 나빴다.


이걸 만족도로 표시한다면, 1 > 3 > 2 > 4 일 거에요. 


만약 우리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3과 2의 차이가 아주 좁혀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결과가 좋았다고 해도 과정이 나빴다면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3과 1의 격차가 아주 멀어지는 것이에요. 과정도 좋고, 결과도 좋았을 때의 그 성취감과 극락(!)을 위해서 우리는 과정에도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좋은 리더십, 좋은 기업문화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해요. 


벤투 감독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입니다.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 자세와 태도에 특히나 감사드립니다. 선수들은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좋은 순간도 또 어려운 순간도 동반한 환상적인 경험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순간에 대처하는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었고, 이는 우리를 팀으로서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을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만든 이 환상적인 여정에 함께하신 모든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줄 브리핑 📢
  • 기자 계정 다시 살린 트위터: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의 위치정보를 공유했던 기자의 계정을 폐쇄시킨지 며칠만에 이를 다시 되살렸어요.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이에 대한 투표를 한 결과 59%가 이를 되살리라고 투표했기 때문. UN과 EU 가 이에 대한 비판을 하기도. 
  • 존 카맥 메타 떠난다: 둠과 퀘이트라는 전설적인 게임을 만들고 메타가 인수한 오큘러스의 CTO로 있었던 존 카맥이 메타를 떠나기로 했어요. 그는 회사의 비효율성을 비판. 
  • 골드막삭스 인력 8% 구조조정: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인력의 8% 인 4000명을 구조조정. 모건스탠리, HSBC,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이미구조조정안을 발표했어요.  
맺음말

'벤투 감독의 리더십' 이라는 오늘의 주제가 어떠셨나요? 조금 뒷북인 느낌도 있는데요. 🤣 그래도 오늘 레터가 맘에 드셨다면 꼭 피드백과 함께 주변에 추천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미라클레터 책을 구매해주신다면 더욱 더 힘이 되겠죠? ㅎㅎㅎ  


2022년이 이제 겨우 2주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미라클러님들의 2022년이 과정과 결과 모두 성공적이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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