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에서 메타가 공개한 기술은 확실히 이 분야에서 메타가 정말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게다가 이런 제품을 800달러에 판다는 것도 놀라워요. 상당히 큰 손해를 감수하고 가격을 낮춘 것 같은데요. 첫 제품은 생산 물량이 많지 않아서 전세계에서 품귀현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메타가 AI가 들어간 스마트안경을 공개한 것이 2023년9월. 뉴럴 밴드가 들어간 프로토타입 '오라이언'을 공개한 것이 2024년9월. 그런데 이번에는 디스플레이와 뉴럴 밴드가 들어간 AI 안경을 시장에 판매용으로 내놨어요. 엄청난 개발속도인데요. 이처럼 메타가 개발을 서두르고, 앞선 기술들을 내놓는 것은 구글과 애플이 이 시장에 들어오면 메타가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AI안경은 사람과 AI를 연결시켜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라고 보면 되는데요. 마크 저커버그는 커넥트 2025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개인용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을 위한 이상적인 폼팩터는 안경입니다. 왜냐하면 안경을 통해 현재에 몰입하면서도, 똑똑하게 만들어 주고, 소통을 돕고, 기억력과 감각 등을 향상시켜 주는 모든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가 지난 6월 1000억원의 보상을 약속하면서 실리콘밸리의 AI 인재들을 끌어들인 것은 초지능을 만들기 위해서인데요. 메타는 AI안경이 사람의 지능을 높여주는 개인용 초지능의 핵심 폼 팩터라고 보는 것 같아요. AI안경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와 데이터로 개인 맞춤형의 AI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안경(AI안경)이 넥스트 스마트폰이 되기 어려운 이유가 있어요. 바로 컴퓨팅 파워와 개인 데이터를 스마트폰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미 만들어져있는 스마트폰 생태계에 스마트안경이 들어가는 형태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생태계를 만들어 놓은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안경에서도 유리할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구글의 경우 가장 강력한 AI모델과 구글 워크스페이스라는 생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안경 경쟁에서 제일 유리할 수 밖에 없죠. 제가 메타 AI안경을 구매했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메타AI가 아니라 제미나이인 것 처럼요.
애플도 XR기기에서 AI안경으로 방향을 늦게 틀었지만 2027년 경에는 애플 안경을 내놓을 것 같은데요. 막강한 애플 생태계로 인해 후발주자이지만 빠르게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도 그때쯤이면 애플의 개인용 AI 비서인 시리와 애플 인텔리전스도 꽤 완성도가 갖춰질 것 같거든요.
메타가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발전시켜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막느냐, 그리고 지금 경쟁 제품보다 뒤떨어지는 메타AI를 얼마나 빠르게 발전시키느냐가 AI 안경 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정해질 것 같아요.
메타는 이번에 레이밴 AI안경을 위한 개발자 툴킷를 공개했는데요. AI안경이라는 새로운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얼마나 새로운 유스케이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메타 개발자 회의에서 두 가지 AI 안경 유스 케이스가 소개되었는데요. 하나는 골프를 칠때 AI 안경에 도움을 받는 기능. 두번째는 디즈니랜드를 갔을 때 앱을 열지 않고 음성으로 놀이공원에 대한 질문을 하는 기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