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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rking Process]

지난달 소식을 전해드렸던, 이미래 재즈 피아니스트님의 새 앨범의 커버 작업을 위해 이번 달 시작하며 틈틈이 기록했던 작업 과정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타이틀 곡의 제목은 <White>로, 미리 음원을 들어보며 영감을 떠올려 구상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타이틀 곡을 감상하고 눈 내리는 겨울날 고요하고도 신비로운 느낌의 동화처럼 아름다운 숲을 마주한 기분이었는데, 아직 발매 전이라 들려드릴 수가 없어 아쉬워요. 정식으로 발매가 되면 구독자님들께도 꼭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LEE
MI RAE
X
JANG
YOUNG
EUN

간단히 작품 구상을 마치고, 겨울 특유의 차가운 공기 하얗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살린 겨울 숲을 그리고 있는 과정입니다. 자칫하면 너무 선명해지거나 뿌옇게 될 수가 있어서 작업 내내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 같아요.

사실 풍경작업이 오랜 만이였지만, 앨범 타이틀곡을 들으며 작업에 집중하다 보니 제가 떠올렸던 이미지를 풀어내기 생각보다 수월했던 편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작품마다 편안히 진행이 풀릴 때가 있고 정말 힘들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이미래 피아니스트님의 아름다운 음악이 주는 힘을 받으며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원하는 이미지를 그려내고 나서 완전히 마른 뒤에 천에 또다시 물을 적셔 작업을 진행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화폭이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하얀 눈이 내리는 표현을 더 해냈습니다. 멈춰있는 장면이 아닌, 조금씩 스미고 번지며 눈이 오고 있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담아내고 싶었답니다.

올 한해 당연했던 일상의 경험들에 제약을 받게 되어서인지, 더더욱 좋아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숲을 자유롭게 거닐어 보고픈 마음이 반영돼 있는 듯합니다. 최근에는 초저녁쯤 퇴근길에 굉장히 커다란 초승달을 보았는데, 정말 동화 속 한 장면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진행된 작업을 틀에서 떼어내어 반짝이는 은실을 사용한 동화같이 신비로운 느낌의 초승달 자수를 넣어 마무리 작업 중인데,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완성된 작품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Another Inspiration]
인상 깊었던 전시

[ 2020. 12. 16. 감성빈 작가님께서
손수 그려주신 드로잉과 명함]
얼마 전 평소 좋아하던 ‘감성빈 작가’님의 개인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평소 작품이나 SNS상으로 뵙고 인사했었는데 우연히 전시장에 작가님께서 계셔서 만나 뵙게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답니다.

실제로 뵌 작가님은 저보다 훨씬 선배작가님이심에도 , 소탈하시면서도 다정하고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명함을 드렸는데, 당장 가지고 계시지 않으셔서 직접 그 자리에서 명함을 만들어 주셨고 위의 드로잉도 선물로 주셨는데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

이번에는 <Mother>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고 계셨고 작가님은 깊은 슬픔에 빠진 사람을 회화와 조각의 경계 없이 그리고 또 조각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림을 둘러싼 액자까지 직접 조각하신 작품이라는 것이 큰 특징이었으며, 인상 깊었어요!

[ 2019. 키아프에 출품하셨던 작품들 | 코엑스 ]

[ 2018. 키아프에서 처음 만난 작품들 | 코엑스]
이년 전 저를 평소 아껴주시던 선생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신 날, 마지막으로 선생님을 뵈러 가기 전 선약이 있어 키아프를 방문했던 차에 처음으로 감성빈 작가님의 작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여느 날처럼 아이들 수업이 있었는데, 평소와 같이 밝게 아이들을 대하기가 쉽지 않았고 애써 웃으며 수업을 이끌어 나가는 동안 마음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업을 마친 후 선생님을 뵈러 가기 전 전시장에서 작가님의 작업을 보면서, 슬픔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되려 당연하단 메시지를 받아 직관적인 슬픔이 담긴 작업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꼈고 우울한 느낌보다는 차분한 색감의 웅크리고 있는 사람과 세심한 조각의 형상들에 커다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날이 마음에 남아 더욱 작가님의 팬이 되었고요.

우리가 살아가며 기쁘고 즐거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듯이 슬픔과 좌절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감정들을 직면하여 느끼고 마주 보는 것이 때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맞닥뜨리고 기쁨을 느끼듯 슬픔의 감정 또한 그대로 인정하고 충분히 
받아들여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치유의 첫걸음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20. 12.
감성빈 작가님 개인전
<Mother>

이번 <Mother>라는 주제는 ‘Maria’라는 종교적인 의미도 담겨있지만, 작가님의 어머니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그리고 최근에 아내분께서 출산을 하신 경험 또한 투영된 듯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그동안 목장일을 병행하시며 작업을 지속해오셨고 올해는 일을 그만두시고 가정을 꾸리시게 되어 아빠가 되셨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는데, 전시장에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귀여운 아드님의 사진을 보여주시며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덩달아 마음도 기분도 너무 좋았습니다. 따뜻한 가정을 꾸리신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작가님께서 지금처럼 더욱더 건승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그간 열심히 지내겠다고 약속하고 왔답니다. (언젠가 감성빈 작가님의 작품을 꼭 컬렉팅을 하고 싶어요!)

전시는 명동의 디아트플랜트요갤러리에서 29일까지 진행되는데, 레터 발송일이 전시 마무리를 하루 앞둔 날이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다음에 또 새로운 작업을 만나게 되면 아티스트레터에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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