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3.12.11 | 689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연신 인공지능(AI)이 화두입니다. 지난주에는 구글이 ‘제미나이’를 출시하면서 구글, 오픈AI(+MS), 메타(+IBM 등)로 나뉘는 빅테크의 AI 대전이 격화됐습니다.


AMD는 지난주 새로운 AI 반도체를 발표했는데 엔비디아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이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이 이를 자사의 AI에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어요.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빅테크 기업들의 합종연횡은 물론 새로운 기술이 잇달아 발표되는 와중에, 소심하고 조용한 저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기 위해 몸을 움츠렸다가, 힘이 들 땐 고개를 들어 우주를 바라봤습니다. 


지구에서 빅테크의 경쟁이 뜨겁다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시 세계와, 넓디넓은 우주에서도 지난 며칠간 기념비적인 일들이 있었거든요.


생성형AI, 샘 올트먼 등의 퇴출 등이 아니었다면 업계를 뜨겁게 달궜을 소식들이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번 레터 주제로 가지고 왔습니다. 


생성형AI가 지금 우리 삶을 바꾸고 있다면, 미시세계와 우주는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너무 길지 않게 간단히 정리해 볼게요!

   오늘의 에디션  
  1. 미시세계로, 양자역학이란
  2. IBM 1000큐비트 양자칩 개발
  3. 양자컴퓨터 연구자들의 이야기
  4. 달을 쐈다, 스타십의 도전
  5. 한 줄 브리핑
김상욱 교수님의 표현이 딱 맞네요. 저처럼 공부 못했던 이공계 학부생에게 양자역학은 드래곤 이상이었습니다. 목표는 평균이었어요. 이러한 학문을 일반인이 이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모르는 게 당연한 겁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미시세계로... 양자역학이란

미시세계로 가볼게요. IBM이 지난 4일 발표한 1000큐비트 양자칩 출시 이야기입니다(IBM 자료). 


양자컴퓨터는 너무 유명해서 잘 아실 것 같아요. 기존에 인류가 확보한 최고의 컴퓨터인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꿈의 컴퓨터입니다. 양자컴퓨터가 구현되면 슈퍼컴퓨터로 수만 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풀 수 있고, 암호가 무용지물이 되고, AI 능력은 향상되는 등등등 엄청난 일들이 생길 거라고 합니다. 


1000큐비트가 대체 뭐냐, 라고 물으실 것 같아 간단히 양자역학을 이야기해 볼게요. 당대 최고의 천재 과학자들이 만든 양자역학을, 대학시절 ‘목표는 평균’이라는 마인드로 접근한 제가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최대한 틀리지 않는 선에서, 간단하게 설명해 볼게요. 오류가 있으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양자역학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면

‘양자’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 단위’라고 나옵니다(네이버 사전). 이 말도 어렵죠. 아주 작은 분자, 원자, 전자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양자역학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의 운동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물체의 운동은 예측 가능합니다. F=ma라는 유명한 식 기억하시죠.  s=vt라는 식부터 시작해 운동, 가속도와 관련된 여러 식으로 파생됩니다. 이러한 방정식을 기반으로 인류는 눈앞에 지나가는 사람과 버스, 나아가 태양계에 있는 행성의 움직임까지 알 수 있게 됐어요(뉴턴 천재!). 

 

그런데 20세기 초, 원자 분자 세계를 쳐다보니 F=ma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위치를 알면 운동량을 모르고, 운동량을 알면 위치를 몰라요. 갑자기 순간 이동을 하기도 하고, 서로 얽혀 있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향을 미칩니다. 모든 게 불확실했습니다. 미시 세계에서는 귀신이 곡을 할 노릇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던 겁니다. 

스마트폰을 땅에 떨어트렸습니다. 액정 상태가 걱정되신다고요? 가만히 있으시면 됩니다. 그럼 스마트폰은 깨진 것도 아니고, 안 깨진 것도 아닌 양자중첩 상태에 놓이게 되고, 이와 함께 여러분은 양자세계를 경험하게 될... <무료 이미지, aashish chindaliya>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불확실성

슈뢰딩거의 고양이,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얘긴지 보여줄게”라며 만든 사고실험이에요. 양자역학을 비판하려고 만든 실험이 이를 가장 쉽게 설명하는 설명으로 남았습니다. 

 

상자 안에 고양이가 있는데, 1시간 뒤에 죽을 확률이 절반, 살아있을 확률이 절반입니다. 상자를 열기 전에 고양이는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입니다(양자중첩). 이러한 양자역학이 정립되면서 뉴턴역학(F=ma)은 ‘고전’이라는 이름이 붙으며 ‘고전역학’이 됩니다. 

 

이제 양자역학이 끝났습니다. 이해 되셨죠?(행여라도 양자역학 연구자가 계다면 죄송합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을 이용한 컴퓨터로 보시면 됩니다. 양자역학에서 나타나는 양자 중첩, 양자 얽힘… 이러한 현상을 이용한 컴퓨터예요. 즉 기존에 우리 책상에 놓여있는 컴퓨터와는 작동 원리부터 필요한 장비 부품 등이 죄다 다릅니다. 


일반 컴퓨터의 단위가 '비트(0과 1)'라면 양자 컴퓨터의 기본 단위는 큐비트입니다. 큐비트는 ‘0’과 ‘1’ 뿐 아니라 ‘0’과 ‘1’의 성질을 동시에 가질 수 있어요. 양자중첩을 이용하는 거죠. 큐비트로 표현할 수 있는 정보는 ‘0’ 과 ‘1’ 뿐 아니라 그 중간 어딘가에 확률로 존재하는 중첩까지 포함됩니다. 이렇게 되면 큐비트가 나타낼 수 있는 정보는 크게 늘어납니다.


‘양자얽힘’도 활용합니다. 두 양자가 얽힘 관계에 있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러한 특성을 수학 계산에 활용합니다. 단순히 생각해 계산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샹들리에.. 아니 IBM 양쟈컴퓨터의 모습입니다. IBM은 이미 2020년에 1000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2023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요.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마 미리 개발해놓고 자신들의 청사진에 맞게 발표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사진=IBM>

IBM의 1000 큐비트


점점 설명이 길어지는데요, 줄이겠습니다. 여튼, 이러한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해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테크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요. 아이온큐와 같은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도 여럿 등장했고요.

 

빅테크 기업들은 ‘큐비트’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합니다. 큐비트가 많으면, 그만큼 계산 능력이 좋은 거니까요. 다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를 만드는 게 쉽지 않습니다. 


2019년 구글이 50개가 넘는 큐비트를 구현한 뒤 이를 토대로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계산해야 풀 수 있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단 3분 만에 풀었다고 발표합니다(논문).


양자컴퓨터의 능력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상황, 이를 양자 우월성이라고 해요(물론 이는 양자컴퓨터가 지금 당장 슈퍼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제한적인 작업에서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돼요). 

 

하지만 경쟁자 IBM은 “우리 슈퍼컴퓨터로 돌렸더니 쉽게 풀리던데?”라며 비판하죠(기사). 이후 중국과학기술대학(UTSC)을 비롯해 캐나다의 자나두(야나두 아닙니다)라는 기업도 양자 우월성을 보인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올해에는 IBM이 양자 우월성을 보였다고 발표합니다(기사). 

 

늘어나는 큐비트, 가까워지는 미래

큐비트가 점점 늘어나니까 계산 능력도 좋아지는 것은 맞습니다. 문제는 큐비트가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데 있어요. 전문가들의 설명을 그대로 가져오면 “기존 컴퓨터는 10비트 중 오류 정정 시 1비트를 쓰는데, 양자컴퓨터는 1큐비트 정보 처리를 위해 수백 큐비트를 사용합니다.


50 큐비트가 실제 큐비트 50개의 성능을 보이려면 이보다 많은 큐비트를 구현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유용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가 되려면 수백만 개의 큐비트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기업들이 큐비트 경쟁을 펼치고 있어요. 이 와중에 IBM이 가장 먼저 1000 큐비트에 달성했다는 발표를 합니다. 


양자컴퓨터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디웨이브'라는 캐나다 기업의 양자컴퓨터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디웨이브는 이미 5000 큐비트를 달성했는데 무슨 소리냐!"라고 하실 듯한데요, 디웨이브의 큐비트, IBM의 큐비트는 조금 다릅니다. 


디웨이브의 경우 범용성 알고리즘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즉 특정한 수학 문제를 해결하도록 고안된 만큼 큐비트 개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어요. IBM은 범용성 알고리즘을 추구합니다. 즉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터처럼 사용자가 회로를 설계하고 알고리즘 짜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그러한 컴퓨터를 말해요. 


연약한 큐비트, 얼마나 늘려야 할까

이런 의미에서 IBM이 처음으로 1000 큐비트를 넘긴 것은 맞습니다. IBM은 1121개의 큐비트를 구현했다고 하는데요, 2021년 127큐비트, 2022년 433큐비트에 이어 1121 큐비트를 구현하며 목표를 달성해 가고 있어요. 


또한 이번에 133큐비트를 가지고 있지만 오류가 일어날 확률을 기존 대비 3분의 1로 줄인 '헤론'이라는 칩도 공개합니다. 양자컴퓨터를 연구하시는 분들은 이구동성으로 "헤론의 발표가 상당히 의미 있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큐비트 수는 적지만 이를 모듈로 만든 것이 기술적 진보라고 합니다. 1000개 이상의 큐비트를 하나의 칩에 모듈로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데, 여기서 큐비트 수를 더 늘리려면 모듈화를 시켜야 한다고 해요. 즉 IBM이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다시 한 번 나아갈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이야기입니다. IBM이 헤론 기술 개발에만 4년을 쏟아 부었습니다.


앞서 큐비트가 상당히 불안정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IBM은 향후 '크기' 보다는 오류에 강한 기계를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듈화 기술을 개발했으니 큐비트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오류를 최소화하면서 이들을 연결하겠다는 의지가 아닐까요. 

요즘 저는 미드저니를 이용해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만들어 보고 있는데요, 양자컴퓨터를 연구하는 장면을 표현해 달라고 요구해 봤습니다. 멋있네요. 저만 그런가요. <사진=미드저니> 

양자컴퓨터 연구자들의 이야기


양자컴퓨터와 기존 컴퓨터의 비교를 위해 현재 실제 양자컴퓨터(디웨이브)를 이용해 연구를 하고 계신 박사님과 정부출연연구소에서 큐비트를 연구하고 계신 두 분의 이야기를 옮겨 보겠습니다. 세 박사님 모두 저처럼 부끄러움을 많이 타셔서 익명으로 나가기를 요청해 주셨어요😉. 세 분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정리해 볼게요. 


🤔현존하는 슈퍼컴퓨터와 양자컴퓨터, 비교가 가능할까요.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커다란 운동장을 빌려서 메모리 있는 대로 채워 넣고 슈퍼컴퓨터를 만들면 지금 상용화된 디웨이브 양자컴퓨터보다 좋은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두 컴퓨터를 비교할 때는 알고리즘의 복잡도를 이야기 하는게 나을 것 같아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기존의 컴퓨터는 입력 변수가 늘어나면 더 많은 메모리를 요구합니다. 메모리 스케일링 문제라고도 해요.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양자컴퓨터는(어닐러) 메모리가 늘어나지 않아요. 큐비트만 늘어나면 되죠. 


🤔더 쉽게 얘기해 주세요.

👨‍🔬기존 컴퓨터는 메모리를 제한할 경우에 계산에 필요한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죠. 그걸 막으려면 메모리를 붙여야 하고요.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성능이 뛰어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큐비트만 늘리면 되거든요. 


🤔현재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어느정도 인가요.

👨‍🔬특별한 경우, 즉 특정한 수학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컴퓨터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속도를 냅니다. 다만 제한적인 게 많아요. 조금씩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과거에는 어려웠던 일들도 조금씩 해결되고 있어요. 


🤔IBM의 발표는 어떤가요. 의미가 큰가요. 

👨‍🔬의미가 있죠. 큐비트에 오류가 있다 하더라도 큐비트 수가 늘어나는 건 기술의 발전이 맞습니다. 오류가 있는 큐비트를, 오류가 없는 큐비트로 만들어 주려면 수많은 큐비트가 필요하거든요. 특히 모듈화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기술적으로 큰 진보로 보입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훗날 양자컴퓨터가 우리 곁으로 다가왔을 때 IBM의 이 성과가 다시 회자 될거에요. "지난 2023년 IBM은 양자칩 모듈화에 성공한 바 있다"라면서요.


🤔양자 우월성에 도달했다는 기업들이 꽤 있었는데요.

👨‍🔬이런 말을 하면 연구자들이 싫어할 수 있는데 지금껏 양자 우월성을 달성했다는 발표가 5차례 정도 있었어요. 하나둘 뜯어 보면 반박이 가능합니다. 구글의 양자 우월성 발표에 IBM이 "너네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던 것처럼요. 양자 우월성이라는 표현을 "기존 컴퓨터의 능력을 뛰어넘었다"라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기존에 잘되지 않았던 게 잘 된다! 라고 이해하시는 게 나을 거 같아요. 물론 이는 연구자들 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가 구현되면 암호 시장이 무너지고 자율주행차의 계산 능력이 뛰어나지고... 이런 이야기들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신소재를 개발하고 신약개발에 활용하고, 이런 일을 하려면 수만~수십만개, 심지어 수백만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도 있어요. 아직 그러한 과정으로 가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IBM은 변곡점이 2029년이라고 발표했어요. 그리고 2033년, 즉 10년 이내에 분자의 움직임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양자컴퓨터로 구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래는 역시 양자컴퓨터다! 이런 얘기죠?

👨‍🔬양자컴퓨터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써 듣기 좋은 이야기죠. IBM을 비롯한 구글 등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다만 양자컴퓨터가 여러 기사에 나오는 것처럼 를 하는 거고요.우리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꿀 날이 오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빅테크 기업들도 그날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거고요.


🤔결국 미래 경쟁을 위해서는 우리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뻔한 결론이...

👨‍🔬 AI가 지금처럼 빠른 발전을 이룬 이유는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가 쌓였기 때문이에요. 오픈AI의 챗GPT가 한순간에 '팡' 하고 터진 게 아니란 건 다 아실 거고요. 양자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부터 많은 연구가 쌓여야 해요. 눈앞에 보이는 연구만 해서는, 쫓아가는 연구만 해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뻔한 결론인데, 우리 모두 항상 놓치고 있어요.

이 로켓의 높이는 120m, 무게는 5000t, 그리고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사진=스페이스X>
인류가 쐈던 주요 발사체 비교에요. 스타십은 압도적이죠. <그림=BBC>

달을 쐈다, 스타십의 도전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축출됐던 지난 11월 18일, 인류 역사상 기념비적인 일이 하늘에서 벌어졌습니다. 바로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인류가 만든 가장 큰 로켓 '스타십'의 발사였어요(기사).


인류가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비롯해 나아가 화성을 식민지화하겠다는 일로 머스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입니다. 달 식민지, 나아가 화성에 인류의 첫 발자국을 찍는 일.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첫 번째 발사는 실패로 끝났는데요(기사), 11월 있었던 두 번째 발사 역시 실패였습니다. 하지만 뜯어 보면 얻은 것이 더 많았어요. 


로켓 발사가 성공하려면 몇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로켓에 있는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일정 고도에 올라간 뒤에는 로켓이 분리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로켓의 아랫부분은 귀환하고 윗부분은 우주로 올라가죠. 2단 로켓이 우주 공간으로 올라가 탑재체를 원하는 궤도에 내려놓은 뒤 다시 지구로 내려옵니다. 1, 2단 로켓이 정상적으로 귀환하면(재사용 로켓에 해당) 일정이 끝이 납니다. 


지난 4월 첫 번째 발사 과정에서 작동이 중단됐던 엔진 33개가 모두 성공적으로 점화됐고 로켓의 최대 압력을 뜻하는 '맥스 Q(발사체의 동압이 최대가 되는 지점, 즉 가장 강한 마찰력을 버텼다고 해석하면 될 것 같아요)'를 통과합니다. 로켓 분리까지 성공했습니다. 다만 대기권에 재진입하고 두 개의 로켓이 귀환하는 데는 실패했어요.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절반 이상의 성공을 끌어낸 것은 스페이스X의 미칠듯한 업무가 뒷받침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머스크는 이번 발사 이후 세 번째 발사를 올해 크리스마스 전에 하겠다고 밝혔는데,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해요. 일단 미국 정부가 2차 발사 실패와 관련된 부분을 조사하고 허가를 내주는 데도 몇 달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거든요. 


머스크의 욕심은 여전합니다. 벌써 세 번째 발사에는 다음 단계 기술로 알려진 급유 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요(기사). 로켓이 가진 연료의 90% 이상이 대기권을 통과하는 데 사용됩니다. 특히 스타십처럼 엄청난 덩치를 우주로 보내려면 엄청난 연료가 필요한 만큼 우주 공간에서 '충전'이 있어야 해요. NASA는 결정된 것은 아니다, 라고 하지만 머스크라면, 도전하지 않을까요. 

머스크의 AI, 드디어 공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가 챗봇 '그록'을 X프리미엄 플러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공개했어요. 챗GPT, 바드와 비교했을 때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답을 한다고 하는데요, 사용자의 질문에 "외계인이 지구에 오지 않는 건 그건 바로 너 때문"이라는 답을 하기도 하는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올라오고 있어요. 


올트먼 쫓은 이유? 믿을 수가 없어서

조금씩 정리되는 듯한 올트먼의 오픈AI 축출. 올트먼 해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헬렌 토너 전 오픈AI 이사가 입을 열었습니다. "연구개발의 위험성이 아니라 올트먼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해요. 다만 결정적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해요. 신뢰라... 돈을 너무 많이 쓴 걸 말하지 않았을까요? 언제쯤 모든 진실이 밝혀질까요.


권도형, 미국으로 송환

가상화폐 테라, 루나의 폭락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테그로에서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어요.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 그의 송환을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테라, 루나 폭락에 따른 피해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50조원에 달한다고 해요. 현재 몬테네그로 법원에서는 공문서위조 혐의로 징역 4개월이 선고됐습니다. 

맺음말

저는 요즘 기사를 쓸 때 생성형AI를 종종 사용합니다. 기사를 대신 써달라고 하지는 않고요. 레퍼런스를 체크해주는 여러 AI를 주로 쓰고 있어요. 논문과 외신 기사 등을 찾아주는 AI입니다. 


저작권 침해가 우려되면 미드저니를 이용해 이미지를 생성하기도 합니다(유료로 쓰고 있어요😂).


보고서 요약도 눈에 띕니다. 개인적으로 전 바드의 정리가 마음에 들더라고요(개인차가 있습니다).


시간을 측정해 보지는 않았지만 기사를 완성하는 데 드는 시간은 이전보다 확실히 줄었다는 생각이 듭니다(레터는 그렇지 않습니다😂).


생성형AI에 코딩을 요청하면 '기가 막히다'는데, 파이선 책을 펼쳐보고 싶지만 아직은 못하고 있어요. 제가 코딩을 잘한다면 제 생산성은 더 높아지겠죠?


양자컴퓨터가 우리의 삶을 바꿀 시간, 기업들의 목표를 보면 10년 이내에 일어날 것 같아요. 길어 보이지만 알파고가 처음 등장해 AI가 가진 '학습'의 능력을 보여준 게 2016년이었습니다. 벌써 7년이 지났고, AI는 우리 옆으로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요. NASA의 계획은 2025년 달 탐사인데, 넉넉잡고 20년 안에는 화성행 스타십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때가 되면 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요. 


2023년 한해도 20여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미라클레터는 올해 마지막 날까지 우리 삶을 흔드는 소식을 놓치지 않고 전해드리려 노력하겠습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움츠리지 말고 어깨를 펴세요. 일 하시다가 간간히 스트레칭 하시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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