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탄생을 주관한 천사가 말했다.

기쁨과 웃음으로 만들어진 작은 존재여 가서 사랑하라,

지상에 있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The Angel that presided 'oer my birth Said,

"Little creature, form'd of Joy and Mirth,

Go love without the help of any Thing on Earth."

- 윌리엄 블레이크 〈나의 탄생을 주관한 천사가〉


팩토리2는 <내 책상 위의 천사> 2부를 맞으며 전시장 곳곳을 새롭게 매만졌습니다. 1부에서 선보였던 크고 작은 천사들 본래의 모습엔 변화가 없지만 새로운 천사들이 책상과 벽에 자리를 잡으면서 곁의 또 다른 천사와 나란히 빛을 내고 있지요.

‘거울신경세포’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특정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나 활발하게 움직이는 어떤 도구의 이름을 읽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과 같은 마음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이번 레터를 열어준 서두의 블레이크가 쓴 시를 다시 한번 소리 내어 읽어본다면 어떠할까요? 천사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리나요? 그리고 당신은 사랑할 준비가 되셨나요? 입꼬리에는 미소가, 가슴엔 따뜻함을 끌어안고 말이죠.

✉️ 전시  내 책상 위의 천사

새로운 전시 구성

지난 4월 말 문을 열었던 <내 책상 위의 천사>는 무사히 1부를 마쳤습니다. 오프닝을 비롯해 전시 기간 중 소중한 시간과 걸음을 선뜻 내어주신 많은 분들과 책상 위 천사들 하나하나에 대해 매번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팩토리2는 그간 포근하고 반짝이는 마음이었습니다.

사진. 김다인

더욱 다양한 모습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에 팩토리 친구들은 최근 며칠 동안의 재설치를 거쳐 전시 2부의 문을 열었습니다. 공간디자인을 맡은 건축가 김보람의 ‘천사가 머물던 자리’ 책상 네 점은 1부에선 똘똘 뭉쳐 서로 의지했다면, 2부에서는 관람자의 시선과 동선이 조금은 더 다양하도록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 벽에 설치 가능한 천사들도 초대하여 책상 너머의 시선에서도 천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 김다인

연계 워크숍

본 전시에 참여한 33인의 작가 중 7인이 각자의 작업을 중심으로 때론 밀도 있게, 때론 외연을 넓혀, 또 때론 핵심으로 들어가, 또 다른 때론 질문을 던지기 위해 관객과 함께하는 워크숍을 엽니다. 1부에서 이미 첫 워크숍을 열었던 ‘뜨 수다방’(여다함)을 시작으로, ‘조각 그림 키링 만들기’(강서현), ‘여러분이 생각하는 도자기는 어떤 형태인가요?’(송지현), ‘네모눈바구니 만들기’(밤구름), ‘못 먹는 빵 만들기’(안데스), ‘Space Oddity_나의 우주에서 찾아온 괴생명체 만들기’(백경원), ‘사물(死物) 콜라주 워크숍 - 심신 안정을 위한 헌 구슬 꿰기’(허정은)는 관객과 만나기 위해 준비가 한창입니다. 팩토리의 링크트리에서 개별 공개하는 각 워크숍의 내용과 일정을 참조하시고, 당신만의 천사와 만날 준비를 서둘러 주세요.

작은 친구들의 천사

〈내 책상 위의 천사〉에 함께 하는 작가 모두가 한때는 어린이였죠.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하게 손과 마음으로 많은 것을 만들어 내는 어린 시절에는 무수한 집중의 시간이 스스로에게 새로움의 연속이고 동시에 힘을 주는 수호자이기도 했습니다. 2부에는 팩토리2 전시 공간 안쪽의 작은 방에 다섯 명의 어린이가 만든 천사들을 소개합니다. 어린이 각자가 평소 소중하게 생각하는 천사는 무엇이며, 왜 그러한지를 어린이들의 음성으로 직접 들어볼 수 있지요. 김단, 김윤, 문하진, 이보위, 최서윤의 책상 위 천사들이 하나하나 풀어내는 진지한 이야기도 들어보세요.

천사와 함께 했던 책상과 좌대

180여 점의 천사와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게 바로 사다리꼴 모양의 책상과 다양한 변주로 천사를 돋보이게 받쳐 준 원형 좌대이죠. 1부에 이어 2부에서도 수많은 천사를 품어준 ‘책상’ 4점과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좌대 3종을 판매합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원앤온리로 제작한 본 기물에 관심있는 분은 팩토리2로 방문하시거나 인스타그램 DM으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해 드립니다.

사진. 김다인

천사가 머물던 자리, 작은

240×100×39 cm, 라왕코어합판, 오일 마감, 스틸, 페인트

800,000원


천사가 머물던 자리,

240×100×75 cm, 라왕코어합판, 오일 마감, 스틸, 페인트

1,200,000원

원형 트레이 S

ø15 cm, 라왕합판, 오일 마감

7,000원


원형 트레이 M

ø24 cm, 라왕합판, 오일 마감

10,000원


원형 트레이 L

ø30 cm, 라왕합판, 오일 마감

12,000원

‘내 책상 위의 천사’ 플레이리스트

팩토리2 전시장에 들어서면 개연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음악들이 공간을 채웁니다. 2부로 새롭게 전시장을 구성하면서 참여 작가 여러분에게 관객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을 추천 받았고, 이를 ‘내 책상 위의 천사’라는 타이틀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재생했기 때문이죠. 서로 다른 천사가 한 자리에서 새로운 장을 만드는 것처럼, 작가의 생각을 타고 나온 각양각색의 음악도 또 하나의 세계가 되었답니다.

책상 위에 놓이거나 벽에 걸린 천사들을 천천히 보다 보면 모든 작품에는 고유 번호가 함께 합니다. 전시장 입구의 리플렛으로 작가와 천사의 이야기, 그리고 각 작가가 추천해준 음악과 천사를 함께 감상하는 것으로 <내 책상 위의 천사>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어요. 물론 전시장을 나온 당신의 책상에서도요.

전시 개요

인디언은 사물의 쓰임 유무나 유기와 무기를 구분하지 않고 이 모두를 하나의 언어 체계 안에 넣는다고 한다. 그들에게 ‘다름’이나 ‘위계’를 설명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있는 물건은 통상 나름의 역할이나 쓰임이 있다. 이들은 내 손에 자주 들린 채 주어진 임무를 착착 수행한다. 그런데 어떤 것은 하나의 자리에서 나의 조용한 시선을 받으며 내가 지내온 시간과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주기도 한다. 이들은 어느사이 내 책상 위의 유일무이한 천사가 된다. 생명이 있고 없음, 우정과 사랑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기뻐하는 나에게더 큰 미소를 보이며, 좌절 섞인 푸념엔 편견을 내려놓고 귀를 내어준다. 저마다 다른 곳에서 온 천사들이 팩토리2의 책상 위에 모였다. 이곳에서 어깨를 마주하며 서로를 환대하는 이들은 그간의 이야기를들려줄 새로운 친구를 기다린다.

전시명  내 책상 위의 천사 An angel at my table
참여 작가  강서현 | 국동완 | 김다움 | 김수 | 김용관 | 김정아 | 김종범 | 도한결 | 로와정 | 문이삭 | 민덕기 | 박찬신 | 밤구름 | 백경원 | 손정민 | 송지현 | 안데스 | 여다함 | 오유우 | 우소아 | 윤가림 | 윤향로 | 이담 | 이윤정 | 이은우 | 장준호 | 전지 | 정성규 | 조혜진 | 차승언 | 최고은 | 포 包º | 허정은
장소  factory2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기간  2023.4.28.(금)-2023.6.18.(일)
관람 시간  목-일요일, 11-19시 (월-수요일 휴관)

기획 팩토리 콜렉티브 (김다은, 여혜진, 이경희) 

진행  김다인, 김보경, 김채리

자문  홍보라, 안아라, 서새롬

그래픽 디자인  김보경, 김다인 

공간 디자인  김보람 (제작 도움. 노준현)

주최  팩토리(factory2)


(* 본 전시명은 1990년 제인 캠피온 Jane Campion 감독의 동명의 영화에서 빌려온 것인데, 그보다 앞서 이 영화는 뉴질랜드 작가 자넷 프레임 Janet Frame의 자전적인 소설을 영화한 것이다.)

기획 팩토리2 
진행 김다인, 김보경, 김채리
디자인 김보경
에디터 뫄리아
디렉터 홍보라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