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웡카>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왔네요! 님은 단 음식을 좋아하시나요? 영어권에서는 단것을 좋아한다는 말을 'Have a sweet tooth’라고 하더라고요. 이번 레터는 영화 <웡카>와 함께 달콤함에 빠져보려고 합니다. Have you got a sweet tooth?

ⓒ <웡카> 포스터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웡카>는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등장인물인 윌리 웡카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이렇듯 본편 이전의 일을 다룬 속편을 ‘프리퀄’, 발표된 본편에 기초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스핀오프’라고 합니다! <웡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이 되겠네요.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인 ‘윌리 웡카’는 달콤 백화점에 자신의 초콜릿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품고 땅을 내딛습니다. 그러나 잘 곳이 없어 머물게 된 여인숙에서 사기꾼들을 만나 빚더미에 앉고 마는데요. 거기에 더해 달콤 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견제 속에서, 웡카는 무사히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될 수 있을까요?

  Film "Willy Wonka & the Chocolate Factory" (1971)

<웡카>는 1964년 로알드 달의 동화가 출판된 이래, 1971년 멜 스튜어트 감독의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과 2005년 팀 버튼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 다음으로 벌써 세 번째 영화화된 작품이에요.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은 팀 버튼의 영화지만, <웡카>는 멜 스튜어트 작과 유사한 점이 더 많습니다.

멜 스튜어트 작의 윌리 웡카를 맡은 진 와일더가 초콜릿 공장을 소개하며 불렀던 ‘Pure Imagination’을 <웡카>의 오프닝 타이틀과 마지막 뮤지컬 곡으로 사용했어요.

  <웡카>,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

웡카(2023)가 실수로 하수구에 동전을 떨어뜨리는 장면은 찰리(1971)가 그 동전을 주워서 산 초콜릿으로 골든 티켓에 당첨되는 장면과 이어집니다. 이 외에도 움파룸파의 피리 소리나, 계단을 되돌아가는 웡카의 스텝과 같은 소소한 버릇들은 멜 스튜어트 작의 오마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단, 프리퀄임과 동시에 별개의 오리지널 작품이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유사한 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으니 멜 스튜어트 작도 한 번 시청해 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 씨네21

웡카 공장의 일꾼, 움파룸파족이 오렌지색 피부와 초록색 머리의 난쟁이로 묘사된 것도 멜 스튜어트 작에서 따온 설정인데요. 소설이 출간된 1964초판에서는 움파룸파족이 갈색 곱슬머리를 가진 아프리카의 피그미족으로 묘사됩니다. 이에 멜 스튜어트는 인종적인 색채를 덜어 내 움파룸파족을 주황빛의 초록 머리를 가진 소인으로 새롭게 연출했어요.


“예전에 웡카씨네 공장엔 수천 명이나 되는 일꾼들이 있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 웡카씨는 갑자기 일꾼들을 집으로 돌려보냈지. 공장 문을 닫고는 사슬로 잠가버렸어. (…) 몇 달 뒤, 놀랍게도 공장 굴뚝에서 하얀 연기 기둥이 다시 피어올랐어. 아무도 들어간 사람이 없는데….”_<찰리와 초콜릿 공장 >


대체인력으로 오게 된 외국인 노동자와 백인 노동자의 거대 구조조정으로 인한 갈등이 있던 과거의 시대상이 여실히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1971년 개봉한 영화는 과거가 아닌 현실이었고, 당시 인권운동의 영향으로 로알드 달은 각본에 직접 참여하여 일꾼들의 외견을 조금 수정해 시나리오를 각색합니다. 더불어 1973년 소설 개정판을 내면서 움파룸파라는 가상의 나라 사람들로 손보기도 했어요.

세계 1,2위 카카오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는 불법 아동 노예에 관한 논란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의 작품을 영상화하기 위한 과정에서 변화된 시대적 가치관과 박자가 맞지 않는다면, 올바른 각색의 방향을 잡는 것 또한 창작자의 역할이 아닐까요? 달콤한 초콜릿이 모든 사람에게 행복의 표상이 되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어쩌면 초콜릿의 갈라진 판 모양은 나누었을 때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인지도요.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워너 브라더스 채널에 영화 속 등장한 초콜릿의 제작기 영상이 있더라고요. 웡카 촬영장에 쇼콜라티에 부엌이 따로 세워져 있었다는데요. 웡카가 누들에게 만들어줬던 ‘구름 뒤 한 줄기 빛’ 초콜릿을 만드는 장면을 정말 좋아했는데, 쇼콜라티에분이 직접 만드는 영상을 보니 꼭 먹어보고 싶어졌어요!

ⓒ youtube 'KBS 교향악단' 공식 계정

설 연휴 기간 갑자기 KBS 교향악단 공식 계정에 업로드된 화제의 영상이 있습니다. '궁예 - 레퀴엠'이라는 제목으로 업로드된 이 영상은 사실 KBS 교향악단 후원회원에 가입한 김영철 배우(궁예 역)를 환영하는 영상이었는데요. 드라마 '태조 왕건'의 영상 소스에 올 3월 7일에 예정된 KBS 교향악단 공연 프로그램, 베르디의 레퀴엠을 배경음악으로 더해 새로운 후원회원을 환영함과 동시에 공연을 홍보하는 유쾌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레퀴엠'이란 성당의 위령 미사에 연주되는 음악을 의미하는데, 죽음에 대해 다루는 곡인 만큼 작곡가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나 생각에 따라 조금씩 다른 곡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 영상 속 베르디의 레퀴엠은 많은 영화나 프로그램들의 극적인 장면에 ost로 사용되어 이미 우리 가까이에 익숙하게 다가와 있을 거예요. 

*베르디(1813~1901) :  일생에 걸쳐 총 26곡의 오페라를 작곡한 작곡가로, 'Dies Jrae'와 같은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다.
ⓒ 디즈니 <모아나 2> 퍼스트 룩 스틸컷

큰 흥행 수익을 기록했던 디즈니의 대표 애니메이션 <모아나 2>의 개봉이 확정되었습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최고 경영자 밥 아이거는 개봉 소식과 함께 '모아나''마우이'를 더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고 해요. 공개된 퍼스트 룩 스틸컷에는 밤바다를 배경으로 장대한 모험에 나서는 '모아나'와 '마우이', 그리고 그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거대한 고래상어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더불어 공개된 클립에는 푸른 바다를 붉게 물들인 노을, 보기만 해도 압도적인 비주얼의 경이로운 자연 풍광이 펼쳐져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더욱 성숙해진 모아나가 소라 나팔을 부는 장면까지 앞으로 펼쳐질 더욱 거대한 모험을 예고하듯 가슴을 웅장하게 만듭니다. 한층 더 발전된 비주얼, 모험의 목적지는 어디일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모아나 2>의 개봉을 기다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웡카>를 보러 갈 때 초콜릿을 꼭 챙겨가셔서 마지막에 입에 쏙 넣어준다면, 웡카의 여정을 함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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