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76 July 23, 2024
이번 주 SPREAD by B(스프비)는 국내 유수의 공간을 설계한 임태희 디자인 스튜디오 (이하 LTH)의 임태희 소장을 만났습니다. LTH의 작업은 오설록 제주 티 뮤지엄, 르메르 한남 플래그십, LCDC 내 이페메라 등 아이덴티티가 돋보이는 다양한 브랜드 상공간은 물론 회현동 계단집, 온양민속박물관 내 카페 등 공공적 성격을 지닌 공간까지 넓게 아우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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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소장이 생각하는 공간 디자인이란 마감과 소재를 따지는 일보다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질적 가치를 고민하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LTH가 제안한 공간들은 여백의 미학과 여유를 담고 있어요. 채우지 않는 방식이 미완성처럼 보이더라도 머무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 따뜻하고 안온한 공간을 만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는 브랜드와 공간을 유기적인 존재로 보고, 마치 사람을 대하듯 애정을 주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여기는 임태희 소장의 태도에 기반합니다. 일과 삶의 작은 실마리에서 배움을 찾고 단련하는 그의 마음가짐과도 연결되죠. 그가 소개한 다섯 인물과 브랜드 역시 끊임없이 자신을 벼리고 사랑하는 존재에 정성을 쏟는 실천적 태도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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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BRANDS INFLUENCED YOU THE M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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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Director, LTH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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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아름다움과 예술적 혁신을 보여준 '잉고 마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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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해 반수를 했어요. 조금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들어간 갤러리에서 독일 조명 디자이너 잉고 마우러 Ingo Maurer의 램프, 야야호 YaYaHo를 마주합니다. 벽면과 벽면 사이를 잇는 가느다란 와이어 위에 조명 기구가 올려져 있는 형태였는데요. 램프에 연결된 전기 코드가 없는데도 빛이 들어오는 특이한 구조였어요. 공간을 밝히는 빛을 다루는 작업에 감동한 나머지 진로를 공간 디자인으로 선택한 결정적 순간이었죠. 흔히 '빛의 연금술사'라는 수식어가 뒤따르는 마우러의 작품은 조명이 아닌 빛을 디자인해요. 조명을 예술로 바라보고 접근하는 혁명적 성격 또한 다분하죠. 그리고 멋진 공간의 조건을 깊이 사유하게 만들어요. 무조건 공간에 사물을 채워 꾸민 결과물이 아닌, '공간과 빛의 상관관계'와 같은 더욱 본질적 요소를 고민하게 되거든요. 2023년 LTH에서 진행한 온양미술박물관 내 카페 온양 프로젝트 역시 덜어내는 작업에 집중해 '최소한의 행위가 주는 충만함'을 의도했어요. 누군가는 미니멀리즘 minimalism이라고 표현하지만 저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지 않는 현명함과 단호함'이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디자인하는 공간에도 이런 태도를 담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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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과 실용의 완벽한 균형을 이룬 '꼼데가르송'과 '가와쿠보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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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 생활 중, 방문한 꼼데가르송 COMME des GARÇONS 매장에 저를 깜짝 놀라게 한 옷 한 벌이 있었습니다. 일본 여고생이 입을 법한 주름치마를 가위로 불규칙하게 자르고 두 벌로 분리한 다음, 천으로 이어 붙인 파격적 스커트였는데요. 잘린 주름 천을 다시 이어 붙이며 의도치 않게 생긴 기이한 공간에 몸을 넣어 입는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옷이었어요. 그 옷을 본 순간 '가와쿠보 레이 Rei Kawakubo는 의복이 아닌 공간을 디자인하고 싶었구나' 생각했죠. 입는 행위가 곧 사적 공간을 제공하고 공간과 신체가 접촉하게 만드는 패션의 새 면모를 알게 됐습니다. 이들의 옷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기능과 실용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옷에 담기 때문이에요. 공간 디자인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멋진 공간을 만들더라도 생활의 편안함이 우선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와쿠보 레이가 보여주는 소년 같은 순수함과 꿈꾸는 리더의 모습 역시 큰 귀감이 돼요. 특히 그가 직원을 대하는 태도에 주목합니다. 소속 디자이너들에 대한 애정으로 하위 레이블을 만들고, 개인 이름을 내세워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하거든요. 저 역시 팀원들에게 함께 일하는 즐거움과 감사함을 자주 표현하고, 다 같이 나아갈 방법을 계속 고민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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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Kyoto에서 도합 10년 정도 지냈어요. 일본이 아닌 '교토'라고 콕 집어 말하는 건, 독특한 문화와 전통 건축물에 관한 이해, 정원의 역사, 공예에 대한 애정, 도시 계획 등, 이 도시로부터 배운 것이 많기 때문이에요. 한결같은 모습을 지키기 위해 긴 세월 각고의 노력을 이어오는 교토 사람들에게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찻잎을 담는 통을 제작해 온 카이카도 Kaikado 역시 지역적 특성과 정신을 보여주는 오래된 교토의 브랜드입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100년 넘게 존재하며 사랑받는 일은 단순히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켰기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자신들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는 동시에, 끊임없는 변화와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점점 일본의 다도 인구가 감소하자 이들도 동시대 차통의 쓰임새를 고민했고, 기존의 용도에 집착하거나 얽매이지 않고 커피 원두나 파스타, 조각 설탕을 담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이처럼 브랜드는 사람 같다고 생각해요. 한 개인의 좋은 모습을 유지하려면 새로움에 적응하며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통찰을 카이카도로부터 얻었죠. 끊임없이 완성된 인간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교훈도요. 변화에는 유연하지만, 소재와 장인 정신에 기반한 '수공예'라는 가치만큼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집스러움마저도 느껴지는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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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소중함을 일깨운 '이사무 노구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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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다루는 일을 하면 할수록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자연을 설계하는 작업은 곧 신의 영역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정원사는 사람의 모습을 한 신령이 아닐까 공상할 정도지요.(웃음) 세계적인 조각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경사인 이사무 노구치 Isamu Noguchi는 자연을 가장 자연답게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모에레누마 공원(Moerenuma Park)처럼, 그가 작업한 어린이를 위한 공공 놀이기구를 꼭 소개하고 싶어요. 그곳에서는 놀이라는 행위를 매개로, 마치 자연과 대화하듯 하늘, 태양, 우주를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노구치의 놀이기구는 인간이 손대지 않은 자연물처럼 보이지만, 세심한 다듬새와 보이지 않는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현재 LTH는 제주도에 위치한 폐교를 어린이를 위한 체험 교육 시설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자연을 소중하게 다뤄온 노구치의 작업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현장에 직접 적용해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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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Isamu Noguchi Foundation and Garden Muse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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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상상력으로 본질을 추구하는 '미나 페르호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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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패턴 디자인의 패브릭을 제안하며 원단 제작을 핵심에 둔 브랜드입니다. 창립자이자 텍스타일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 Akira Minagawa는 생활에 밀접한 물건을 만들며 고유한 미의식을 선보여 왔습니다. 교토역 옆 이세탄 Isetan 백화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귀여운 핸드백을 통해 미나 페르호넨의 존재를 알게 됐는데요. 당시 가격이 너무 높아 구매하지 못하고 브랜드 이름만 외운 채 돌아왔어요. 나중에야 자수가 놓아져 제작이 어렵고 귀한 패브릭으로 만든 가방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들처럼 원자재를 만드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는 브랜드를 존경해요. 무조건 빠르게 성공하려는 브랜드와는 달리, 속도가 느리더라도 원초적인 고민을 한다는 점에서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멈춰 있지 않아요. 자체 제작한 생활 소품을 넘어 유치원 아이들이 입을 제복이나 공장 노동자의 작업복을 만들기도 해요. 브랜드가 계속해서 확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덕분에,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배움을 얻기도 했죠. 다가오는 9월 한국에서 순회 전시 <츠즈쿠 つづく>가 열릴 예정인데요. 미나 페르호넨 패브릭이 펼쳐 보일 상상력의 세계에 분명 매료될 거예요. 마음껏 공상하고 자유롭게 꿈꾸는 일이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믿음에 확신을 더하는 브랜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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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소장이 당신에게 전하는 단 하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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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마음이 시끄럽고 어수선할 때, 어떻게 평온함을 찾나요?" 저는 몸과 마음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몸을 움직이는 일이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주로 산책을 나가곤 합니다. 걷기라는 단순한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떠올랐던 생각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낍니다. 방향성을 지닌 채 목적지로 향할 때면 고민이 선명해지기도 하고요.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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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H 스튜디오 임태희 소장과의 인터뷰는 아래 영상에서 전체 내용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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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레시피 도전하고 하와이 여행 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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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매거진 B 한남에서 하와이 관광청 (Hawai'i Tourism Korea)과 함께 '하와이 써머 레시피 Hawai'i Summer Recipe'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하와이 레시피 인증 이벤트를 준비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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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혁 셰프의 레시피를 참고해 '오노 연어 포케' 를 만들어 이벤트에 참여해주시면 추첨을 통해 특별한 선물을 드립니다. 1등 당첨자에게는 250만원 상당의 하와이 여행권을 증정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 <B> 인스타그램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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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벤트 기간 : 7.20 (토) - 8.11 (일)
🎉 당첨자 발표 : 8.12 (월)
*DM 개별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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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희 소장이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마음이 시끄럽고 어수선할 때, 어떻게 평온함을 찾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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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 이번 주 금요일에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스페셜 레터로 한 번 더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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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B
35 Daesagwan-Ro
Yongsan-Gu, Seoul, Korea, 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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