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7일  (No. 676)
메시지를 '읽씹'하는 직원이 핵심인재일지도

팀장인 여러분이 팀원 A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랬더니 1분도 안 되어 "네, 알겠습니다! 바로 확인하겠습니다"라고 칼답을 합니다. 반면, 팀원 B는 상태 표시창이 몇 시간째 '자리 비움'이거나, 급하게 메시지를 보내도 도무지 읽지를 않습니다. 이런 걸 '읽씹'이라고 하죠. 2시간쯤 지나서야 팀원 B는 고민이 담긴 장문의 답변을 보내옵니다. 

여러분이 팀장이라면 누구에게 더 높은 평가 점수를 주고 싶습니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A가 훨씬 더 성실하고 업무에 몰입한다고 평가하는 분이 많을 것 같네요. 그러나 여러분의 메신저를 '읽씹'하는 직원이 핵심인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과거부터 수많은 기업은 결과(Results)보다는 반응성(Responsiveness)에 최적화된 업무 환경을 구축해 왔습니다. 그래서 즉각 답장하는 직원은 열정적이고 참여도가 높은 사람으로 평가하고, 상당 시간 아무 대답이 없는 직원을 게으르거나 충성도가 낮은 직원이라 낙인찍게 되죠. 딴청을 피우거나 조직에 무관심한 사람으로 낙인찍기 일쑤였죠.

그러나 매우 중요한 전략적 고민을 하거나, 복잡한 논리를 세워서 기획을 하거나, 전례가 없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때는 온전한 집중력, 즉 딥 워크(Deep Work)가 필수적입니다. 만약에 일하냐, 메신저에 답하랴, 왔다 갔다 하면 우리의 뇌는 계속해서 맥락 전환(Context-switching)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깊은 사고를 요하는 중요한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얕은 수준의 잡무만 반복하는 경우가 발생하죠.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에 업무 동향 지표(Work Trend Index) 보고서를 작성했는데요, 직장인의 68%가 업무 시간 중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답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렇게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은 혁신과 전략적 사고에서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무려 3.5배나 높았다는 점입니다.

만약 회사의 경영진이 언제 어디서든 즉각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애자일(Agile)한 조직'의 표본이라고 믿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회의 중이든 퇴근 후든 메신저로 지시를 내릴 테고, 답이 늦는 팀원들은 공개적으로 혹은 은연중에 질책을 받을 겁니다. 그러면 직원들은 하루 종일 메신저 창만 쳐다보느라 신제품 기획안 작성 같은 중요한 업무의 수준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겠죠.

'소통'은 관리자에게 필요한 덕목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팀원들에게 끊임없는 소통을 닦달해서는 안 됩니다. 팀원들이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그들의 시간과 집중력을 적극적으로 보호해 주는 것 역시 관리자의 역할이 되어야 하죠. 그래서 불필요한 회의를 없애고, 메신저보다 이메일을 활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메신저에 늦게 답장한다고 태만한 직원이라고 낙인은 찍기 전에 핵심 업무에 깊이 몰입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아량을 가져야 합니다.

리더가 앞장서서 '집중 시간'을 확보하고 이를 존중하는 문화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 직원들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짜 중요한 업무에 몰입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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