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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28 | 439호 | 구독 | 지난호
안녕하세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회사 쿠팡. 지난 17일 미국에 상장된 쿠팡은 자료를 통해 ‘브렉스(Brex)’라는 회사의 공동창업자 겸 공동CEO인 페드로 프란체스키(Pedro Franceschi)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고 발표했어요. 브렉스라는 회사가 실리콘밸리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핀테크 회사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창업자가 쿠팡의 사외이사로 영입되었다니? 이 회사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핀테크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


오늘의 에디션 

  1. 미라클브리핑
  2. New 핀테크 유니콘 여기서 나온다
  3. 브라질에서 온 두 천재
  4. B2B 금융의 디지털화  
    👆클릭하면 현장소식으로!
    New 핀테크 유니콘 여기서 나온다
    내가 가장 갖고 싶은 차는? 법카
     핀테크 삼대장. 근거는 없습니다.😝

    핀테크 3대장

    핀테크가 여러 스타트업 분야 중 가장 돈이 많이 몰리고 뜨거운 분야라는 것. 미라클러님들도 알고 계실 거에요. 두나무(업비트)와 같은 암호화폐거래소도 큰 의미에서는 핀테크로 볼 수도 있고, 블록체인도 본질적으로는 금융의 속성을 갖고 있죠.

     

    블록체인을 제외하고 여태까지 돈이 몰렸던 비상장 핀테크 기업들을 보면 크게 3가지 그룹에 속해있는 것 같아요. 바로 

     

    결제, BNPL, 네오뱅크.

    (링크 클릭하면 관련된 예전 미라클레터로)

     

    각각 결제, 할부, 소매금융의 영역에서 기존의 금융회사들이 하던 영역을 파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결제의 경우 여전히 뜨겁고 많은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는데 반해 BNPL과 네오뱅크는 대표 기업들(어펌, 누뱅크)이 상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사업이 현실성이 있는지 주식시장의 판단을 받고 있는 상황이죠.


    지출 관리 스타트업

    그런데 이렇게 3개의 영역 외에도 아래서부터 빠르게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는 핀테크 기업의 영역이 있는데요. 바로 브렉스와 같은 기업 지출 관리(Spend Management) 스타트업들이에요. 대부분 사업을 스타트업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법인카드 회사’로 알려져있어요. 

    근데 이 회사들이 무슨 서비스를 제공하길래 새로운 핀테크 유니콘들이 여기서 나오고 있는 걸까요? 기업 법인카드라는 것이 아주 예전부터 있었는데 거기에 혁신의 여지가 있는 걸까요? 


    내 이름은 Brex, 법카로 Flex
    브라질에서 온 두 천재
     엔리케 두부그라스(왼쪽)와 페드로 프란체스키 <brex>

    10대에 이미 창업하고 엑시트

    브렉스를 설립한 두 창업자는 둘다 브라질 출신으로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두 사람은 아직 10대 였던 2013년에 파가미(pagar.me)라는 결제 핀테크 회사를 브라질에서 설립하고 이 회사를 2016년 브라질 스톤코에 수백억원대에 매각해요. 그리고 2017년에 스탠포드에 입학하면서 미국으로 오죠. 하지만 8개월만에 중퇴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해요. 이때 세워진 회사가 바로 브렉스에요.

     

    일반 국민들의 금융접근성이 떨어지는 브라질 출신이어서 일까요? 스타트업에게 법인카드를 발급하자는 아이디어에서부터 회사는 시작해요. 이때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도 초기 스타트업들은 법인카드 발급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SaaS 구독이나 마케팅 비용 결제 등은 창업자의 개인카드나 신용으로 해야만 했죠. 창업자들의 이런 어려움을 해소해주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실리콘밸리 황금코스를 밟다

    브렉스는 설립 초기부터 실리콘밸리의 황금 코스를 밟죠. 와이컴비네이터 2017년 겨울 배치를 졸업하고, 클라이너퍼킨스, DST글로벌 같은 유명한 VC(벤처캐피탈)와 페이팔 공동창업자 막스 레브친(현재 어펌 CEO), 피터 틸의 투자를 받죠.

    돈도 못 버는 스타트업에 법인카드를 발급해주는 것이 과연 좋은 비즈니스일까요? 아멕스, 체이스 등 기존의 대형 신용카드회사들이 외면했던 시장은 알고보니 엄청난 노다지인 것으로 밝혀졌어요. 브렉스의 경우 서비스를 시작한지 다섯 달만에 고객이 1000명에 도달했고, 3년도 안돼 고객이 2만개가 됐어요. 


    다 내가 아는 회사들이네?  

    스타트업 들에 대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VC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영역이었죠. 성장도 빠르죠, 데이터도 쌓이죠, 비즈니스모델도 확고하죠(구독+수수료). 게다가 고객들이 다 자신들이 투자하는 회사!! 😋 창업 2년만인 2019년 브렉스는 26억달러 가치를 인정받고, 최근에는 123억달러(15조원)로 기업가치가 뛰었어요. 

    그러다보니 수많은 제2의 브렉스들이 나타나는데요. 램프(Ramp), 에어베이스(Airbase) 같은 카피캣들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그 회사들도 모두 투자를 잘 받아요. 램프는 최근에 81억달러(9.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스트라이프, 골드만삭스 같은 거물기업들이 투자를 하게됩니다. 새로운 유니콘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계속 나오고 있어요. 🦄

      

    이 정도면 카피캣이 아니라 카피호랑이여.<ramp>

    스타트업이 크니 나도 크지

    이런 기업지출관리 회사들은 모두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해요. 램프의 경우 2019년에 설립됐는데 2021년 한 해에만 매출이 10배 성장했다고 합니다. 

    어째서 이 회사들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이건 어떻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데요. 브렉스가 신용카드를 발급해준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브렉스 역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2021년만해도 전세계에 600개의 새로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이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이 스타트업들도 초기기업으로 법인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겠죠? 그때 브렉스의 법인카드를 쓰기 시작한 회사들은 성장하고나서도 쉽게 다른 법인카드로 갈아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B2B에서도 심리스 뱅킹을 제공하다

    사실 법인카드 시장은 전혀 새로운 시장이 아니었어요. 아멕스 같은 금융사들이 주는 혜택이 적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브렉스나 램프의 법인카드와 거기에 연동된 지출관리 서비스를 사용해본 스타트업들은 그 서비스가 자신들에게 딱 필요한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대기업 고객 중심인 아멕스 같은 회사의 서비스와는 차원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요. 무엇보다 서비스에서 불편함이 전혀 없는 seamless 한 경험을 B2B 고객들에게도 제공. 

    스타트업들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도 제공했어요. 예를 들면  부정거래를 자동적발하거나, 비용을 절감할만한 부분을 자동으로 찾아내서 알려주거나, 영수증처리를 자동화시켜주는 서비스가 대표적이에요. 또, 스타트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회계 및 HR SaaS 와 자동 연동되거나, SaaS 서비스에 대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브렉스같은 회사들의 강점! 


    소수의 팬에서 시작해 더 큰 시장으로 

    브렉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스타트업의 전형적인 성공 과정을 밟고 있어요. 고객에 대한 집착을 통해 정말로 뛰어난 서비스를 만들고, 소수의 고객에게서 확인된 열광을 점점 더 큰 시장으로 확장시키는 것이죠. 브렉스는 B2C 결제보다 3배 더 큰 미국 B2B 결제시장에서 금융회사이면서 동시에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법인카드에서 시작해서 B2B 핀테크 기업으로 

    Amex vs Brex 

    기업 지출 관리 스타트업들의 고속성장은 기존의 금융사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어요. 최근 아멕스는 브렉스, 램프와 유사한 기업인 에어베이스와 손을 잡았어요. 브렉스의 경우 결제를 넘어 아예 스타트업을 고객으로 하는 은행으로 변화하고 있어요(예금자보호 적용대상).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대출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램프의 경우에는 스타트업 보다 큰 중견기업 쪽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해요. 기존의 니치 마켓에서 시작해 이제는 아멕스 등 기존 금융회사들의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것! 


    결국엔 다 적이야 

    앞서 말씀드린 결제, BNPL, 네오뱅크에 기업지출까지 포함한 4대 영역의 핀테크 기업들은 겹치는 영역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핀테크 회사들은 기존의 금융사들의 영역을 공격하면서 또 자신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입니다. 

    쿠팡과 브렉스는 무슨 관계?
    B2B 금융의 디지털화
    기업에게는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필요해요.  <출처 : medium>

    쿠팡은 B2C 회사인데..? 

    쿠팡은 왜 브렉스의 창업자를 이사회에 영입했을까요? 쿠팡은 쿠팡페이라는 결제사업을 하고 있지만 주 사용처는 B2C. 쿠팡에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들도 스타트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요. 그래서 브렉스로부터 쿠팡이 얻어낼 것은 많지 않아보여요. 쿠팡의 이사 중 하나인 닐 메타 그린옥스캐피탈 파트너가 브렉스와 가깝다는 것이 페드로 프란체스키가 쿠팡에 합류한 제일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B2B 핀테크가 뜰까?

    다만 브렉스의 사업방향이 B2B 금융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이라고 본다면 쿠팡의 금융사업과 연결될만한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쿠팡 셀러들에게 법인카드를 비롯해 각종 B2B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한국판 브렉스라고 할 수 있는 이 회사도 법인카드 발급에서 시작해 B2B 금융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거든요. 웹케시같은 B2B 핀테크 회사가 계속 성장하는 것을 보면 국내에서도 이 시장의 가능성은 꽤 큰 것 같아요.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둔 핀테크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과거에는 금융의 도움을 받지 한 사람들(Underbanked)에게 금융 서비스를 낮은 비용에 제공한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페이먼트 회사의 경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편하게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구요. BNPL 은 할부거래에서 소외된 저신용자에게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네오뱅크도 은행계좌를 만들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은행 서비스와 대출 기회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블록체인도 지갑만 만들면 누구나 전세계의 다른 개인에게 송금을 하거나 받을 수 있는 세계를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어요. 물론 갚을 능력이 없는 계층에게 금융을 확대하는 것이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같은 금융위기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긴해요. 😂


    이 핀테크 기업들의 BM은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아직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은 있어요. 상장 전에는 투자자들의 돈을 바탕으로 성장에만 집중하면 됐지만 상장 후에는 기존의 금융회사들처럼 주주들에게 수익을 돌려줘야하거든요. 기존의 고객들과 관계도 재정립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거죠. 


    하지만 그동안 소외되었던 사람들에게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스토리는 감격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오지만 볼 때마다 감동적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겠죠? 기회와 가능성이 주변에 항상 널려있는 사람들은 그 가치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답니다. 😮


    미라클러님들께서 기회와 가능성에 도전하시길 바라지만, 또 반대로 소외되었던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랄게요!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덕주 드림
    PS. 미라클레터의 동생 격인 경제 뉴스레터 '디그(dig)' 구독자가 한 달만에 1만명이 넘었다고 해요(우린 1만명 도달하는 데 얼마 걸렸더라.. 🤔). 2030 독자들을 타겟으로 국내외 경제뉴스를 쉽게 설명해주고, 주요 뉴스 정리까지 해주네요. 혹시 구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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