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묻은 바가지에 깨 달라붙듯 복만 다글다글
정월대보름굿🌝
사진으로 기록하는 오늘의 나살핸
2024년 2월 25일, 다섯 번째 편지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을 맞이해 이곳저곳에서 대보름굿 행사가 열렸어요. 곡성에서는 15개 면에서 열렸고, 면 단위 외에도 마을에서 별도로도 진행된 곳도 있었어요. 저는 이틀에 걸쳐 겸면, 회화덕산마을, 초곡마을 대보름굿에 다녀왔어요!
지신밟기 첫 집
  한 달 전쯤, 의 제안으로 마을에서 대보름굿을 하게 됐어요. 과거에는 마을에서 대보름굿을 했었지만, 언젠가부터 하지 않았대요. 그렇게 저희는 매주 모여 연습했어요. 기굿, 질굿, 문굿, 술굿, 샘굿 등등. 장단을 익히고, 동선을 짰어요. 장구만 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전에 챙겨야 할 것이 많았어요.
찰밥과 호박 얹은 설기떡
  찰밥과 떡,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고 풍물 칠 때 입을 옷을 준비했어요. 몇몇 이웃이 떡을 직접 만들겠다고 자처했어요. 한 사람에 쌀 1kg씩 모아 방앗간에 맡겼어요. 대보름 전날 밤, 빻아온 쌀가루를 체에 쳐 곱게 걸렀어요. 당일 아침 일찍이 모여 시루떡과 호박설기를 쪘어요. 
공방에서 연습
소리할 줄 아는 옆 마을 이장님께 액맥이 타령 배우기
볏짚으로 새끼 꼬는 바람과 풀
  새끼를 꼬아 당산나무에 매고 소원을 적은 소원지를 묶어두었어요. 윗집을 먼저 돌고 당산나무로 향했어요. 마을 어른들도 함께 모여 당산제를 지냈어요.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
커다란 당산나무 앞에서
당산 앞에서 풍물
제문 읽는 바람(이장님)
왜인지 옛스러운 느낌 나는 단체사진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처음 보는 이웃들도 있었어요. 보름굿을 한다고 하니 나와 본 듯했어요. 제를 지내고 마을 사람들과 마을회관에 들어가 찰밥과 나물, 과일을 먹었어요. 
묵나물이 참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윗마을을 돌았어요. 그렇게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마을에서 보름굿을 했네요. 잠시 쉬고 옆 마을로 이동했어요.
가자 옆집으로
지신밟기 하고 와인 얻어 마시기
지신밟기 하고 군고구마와 매실청 얻어 먹기
굿을 준비한 이들
  풍물 품앗이 다녀왔어요. 옆 마을에서는 조그맣게 달집도 태운다니 구경 갔어요. (사실 가장 기대했던 건 채식만두였어요..^^)
  저희 마을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어요. 상쇠에 따라 진행되는 흐름이 아주 다르더군요. 초곡마을에서는 모두에게 악기를 쥐여줬어요. 소고를 들게 했어요. 저희 마을은 연습한 것을 차례대로 해냈다면, 초곡마을에서는 다 같이 즉흥으로 즐기는 분위기였어요. 전날 저녁부터 굿을 쳤던 터라 피곤하긴 했지만, 흥겨웠어요.
못 쳐도 다같이 즐기는 굿
작은 크기의 달집(초곡마을)
본격적인 크기의 달집(겸면)
  저녁도 맛있게 많이 먹고 왔답니다. 만두와 냉이된장국 짱! 점점 분위기가 살더니 양쪽 테이블에서 민요 한 가락씩 주고받았어요. 한쪽 테이블에선 술을, 다른 테이블에선 보이차를 마시기도 했어요. 잔치 분위기였어요.
  밤에는 웬 눈이 내리더니, 오토바이를 타기 어려웠어요. 슬슬 집에 가고 싶어서 걸어가려 했지만, 멧돼지 나온다고 붙잡혔어요..ㅎ 결국 늦은 밤까지 있다가 차 타고 왔어요. 덕분에 마을회관에서 이웃들과 스트레칭도 하고 서로 밟아주며 몸도 풀고 왔네요. 드디어 한 달간의 보름굿 연습 끝! 
허허... 한 10년 전에 찍은 듯한
정월대보름 전날, 겸면 행사에서
천막 아래서 면민들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모두들 일 년 삼백육십오일 내내 물 묻은 바가지에 깨 달라붙듯 복만 다글다글 붙길 바라요! 혹시 소원지 받으면 무슨 소원을 쓸 건가요? 다들 어떤 소원을 갖고 사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얼른 3월 말이 되길 빌래요. 한 달을 무탈히 보내길, 즐겁게 보낼 수 있길! 그때쯤이면 일도, 집도, 밥도, 아침도, 밤도, 마음도 지금보다 안정되길 바라며. 좋은 밤 되세요!
< 공지 >
다음 주 나살핸은 쉬어갈게요. 발표와 짐 정리 할 것이 있어 서울에 다녀와요. 두 주 동안 잘 지내다 봐요~
여러분과 저의 이야기에 연결고리가 있길 바라요.
읽고 나서 드는 생각, 궁금한 점, 여러분의 일상
발행인 핸내  |   hannah6310@naver.com   |   @ihannahohye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