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잘하는 사람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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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른한 번째 책한조각 레터입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길 좋아합니다. 변태처럼 관찰하는 건 아니구요(맞나?), 보통 한 사람의 장점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반대로 단점을 보고 저러면 안 되겠다 반면교사 삼기도 합니다.

그중 요즘 문득 더 관찰하게 된 사람들이 바로 말을 잘하는 사람들입니다. 홀린 듯이 듣게 되지는 않더라도,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귀에 쏙쏙 박히게 하는 사람들 말이죠. 오늘 레터에서는 그 사람들을 관찰하고 배운 것들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여느 레터와 같이 100% 제 뇌피셜입니다.

그런데 말을 실제로 잘하는 사람과,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다릅니다.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얼핏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다시 곱씹어보면 별 알맹이는 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관찰한 이런 사람의 특징도 공유드리겠습니다.

말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

1. 목적이 명확하다

가장 중요합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하는 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종착점에 도착해있죠. 목적이 불명확한 말은 따라가다 보면 오늘 저녁 뭐 먹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말을 시작할 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잊지 않으려( = 방향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 두괄식

1번과 비슷한데요. 두괄식으로 말합니다. 즉, 결론 또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서두에 먼저 꺼내놓습니다. 그럼 왜 우리는 두괄식으로 말하기를 힘들어 할까요? 아마도 내가 하는 말에 확신이 없어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둘러대려 하고, 그러다 보면 말이 장황해지고 메시지는 흐려집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얘기 때문일까요. 우리는 결론을 맨 마지막에 두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말에 극적인 효과를 주려는 게 아닌 이상, 결론과 함께 말을 시작하는 게 더 명확한 전달에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3. 말끝을 흐리지 않는다

정말 사소한데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말끝을 흐리거나, 말끝을 올려서 의문문처럼 끝냅니다. 곰곰이 돌아보니 저도 습관적으로 말끝을 흐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 이것 역시 내가 하는 말에 자신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두괄식으로 말해도, 말의 목적이 명확해도 말끝을 흐리면 결국 설득력은 확 떨어지는......?

4. 빠르지 않다

귀에 쏙쏙 박히게 얘기하는 사람은 / 말에 / 템포가 있습니다. 결코 빠르지 않지만 / 그렇다고 느려서 답답하지도 않습니다. 글이야 읽는 사람이 속도를 조절하면서 / 읽을 수 있지만, / 말은 그렇지 않죠. 내 말이 아무리 감동적이고 유익해도, / 듣는 사람이 말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면 / 전달력은 사라집니다.

또, 이들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정돈된 상태로 전달합니다. 첫째, 둘째, 셋째... 이렇게 나누기도 하고, 중요한 얘기를 하기 전에 잠시 짧은 침묵을 가지기도 합니다.

5. 청자를 배려한다

너무 교과서 같은 말인가요? 하지만 이건 말하는 사람(화자)은 절대 보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대화를 할 때는 화자와 청자가 어느 정도 동일선상에 있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대화 주제의 난이도나 공감의 정도가 비슷해야 말이 원활하게 오고 가겠죠.

청자를 배려한다는 건 말을 적게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말이 많으면 절대 그 내용이 모두 전달되지 않습니다. 교장 선생님 말씀이 기억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말이 너무 적어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그걸 한 번에 모두 쏟아내는 것 역시 결코 좋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의 성인 ADHD는 갖고 있지 않습니까.

적절한 말의 양을 정하는 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말 길게 하지 말라고 해놓고 너무 길게 쓴 것 같네요.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특징은 두 가지만 소개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제가 내실은 없고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을 보고 배운 점입니다.

말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특징

1. 말이 빠르다

말이 기본적으로 빠릅니다. 아 그런데 말이 빠른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말이 빠르면 그만큼 더 정교하고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빠르더라도 순서대로, 차곡차곡 귀에 잘 들어오거든요. 근데 말이 빠른 사람들은 대부분 말하면서 말이 다 무너집니다. 꼭 허겁지겁 달리다가 다리에 힘 풀려서 넘어지는 것 같아요.

2. 말의 밀도가 높다

자꾸 뭐로 채우려고 합니다. 말 중간에 침묵이 끼어들면 멍청해 보인다고 느끼는 걸까요? 그렇게 자꾸 채우려고 하다 보니까 쓸데없는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뭐 끊기지 않으니 잘하는 것처럼 언뜻 들으면 말을 잘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말에 실제로 들어있는 건 대부분 잡음입니다. 잡음이 많으니 당연히 전달력도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능력--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능력--역시 필요한 능력일까요? 글쎄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네요. 그건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위에 소개드린 내용들이 제가 지금까지 관찰해오고, 또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부분들입니다. 근데 늘 느끼는 거지만 말을 잘하는 건 정말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글을 많이 씁니다. 제 생각을 잘 정돈된 상태로 유지하고 싶거든요. 제가 저 자신과 말해보지는 않았으니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관찰한 '말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이 있나요? 공유해주세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라고 말하기 전에 며칠 전 영광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난나나 뉴스레터에 책한조각과 오리지널스가 소개되었거든요. 아주 작고 귀여운(?) 책한조각에 비하면, 난나나 뉴스레터는 퀄리티도 높고 컨텐츠도 훨씬 풍부합니다. 도저히 2명이 (심지어 본업이 있는!) 운영한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예요.

사실 저는 일주일에 하나씩 책한조각 뉴스레터를 꾸준히 쓰는 저 자신을 나름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저를 한없이 겸손해지게 만드는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열어볼 때마다 반성하게 되..지만 그래도 책한조각 만세!!! 오리지널스 만세!!!

아무튼 이것저것 많이 구독하지만 실제로 잘 보지는 않는 제가 매주 열어보는 소수의 뉴스레터 중 하나입니다.

말 그만하고 진짜로 레터 마치겠습니다. 다음 주에 봬요. 아 참 빼빼로 많이 드세요

✍ 이번 주에 기록한 책 속 문장들 ✍

📖 "오늘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내 인생에서 그릴 큰 그림의 어느 조각인가?"

🤔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질문

📖 "우리는 두 개의 세상(탑다운과 바텀업)에 살고 있다."

🤔 결국 맥락의 중요성

📖 "우리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구체적인 부분부터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 MVP가 어려운 이유

의견/응원은 늘 저에게 가장 소중합니다!

책 문장별로 태그가 달려있어서 편해요! 그쵸 뭐든 써놔야 내가 되는 것 같습니다. 격하게 공감.. 생일추카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