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9일,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5명이 숨지고 50명이
■ 코트워치 노트

안녕하세요. 김주형 기자입니다.


이번 주 코트워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15분이 만든 죽음'이라는 제목입니다.


2022년 12월 29일,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5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습니다. 


첫 발화가 있고부터 터널에 전기가 완전히 끊기기까지의 시간이 15분입니다. 15분 동안 터널 진입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터널 내에 대피 안내 방송이 나오지 않았고, 제트팬(터널 내 연기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제연설비)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차량에 붙은 불이 방음터널 천장에 닿고, 터널 전체로 번지면서 화재가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사고 당일 두 대의 차량을 나눠 타 이동하던 일행 중 앞차는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뒤차는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뒤차에 탑승했던 두 사람 중 한 명은 사망했습니다. 


코트워치는 분초를 다투던 사고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방재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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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은 고속도로 관제실 직원 3명을 포함한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2023년 10월, 1심 선고가 나왔습니다. 1심 재판부의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화재 발생 직후 비상방송 등 방재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측이 작성한 <도로터널 사고 현장조치 행동매뉴얼(2022.12)>에 따라 관제실 직원 세 사람에게는 위급상황에 신속히 조치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사고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


1심에서 관제실 책임자 A씨는 금고 2년(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역을 하지 않는 형벌), 나머지 직원 두 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두 달 뒤 열린 2심 재판에서 새로운 쟁점이 제기됐습니다.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 주식회사(제2경인고속도로 시공을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는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직원들에게 최근에 행동 매뉴얼을 안내한 것처럼 급하게 매뉴얼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A씨의 변호인은 1심 재판부가 유죄의 증거로 삼은 매뉴얼이 사고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근거로 매뉴얼에 인용된 법 조항이 2022년 당시 개정돼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 관제실 직원들은 사고 발생 전까지 해당 매뉴얼을 본 적이 없다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2심 선고가 예정됐던 어제, 재판부는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하겠다고 했습니다.¹


매뉴얼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고, 이 부분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관제실 직원들의 주의의무도 인정되지 않는다. 제트팬 작동에 대한 진술도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추가적인 증명이 필요하다.


다음 공판은 5월에 열립니다.


¹ 형사소송법상 재판부가 증거기록을 검토하다 선고 불가 사유가 발생하거나, 검사 또는 변호인이 추가 변론을 신청하면 다시 재판을 열 수 있습니다.

■ 코트워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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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9일 오후 1시 46분경. 방음터널 내부를 비추는 20번 CCTV 화면에 한 화물차가 정차하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관제실에서는 아무도 그 화면을 보지 못했습니다. 화면 속 화물차에서 내린 중년 남성은 차에서 작은 소화기를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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