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나의 뉴스레터 vol.3]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안녕하세요, 쿨한나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주변에서 종종 묻곤 합니다.
“아이와 어떻게 그렇게 잘 지내요? 사춘기라 힘들지 않나요?”
정말 저에게 특별한 육아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저는 무엇이든 들어주는 천사같은 엄마 일까요?
사실 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관찰’입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 같나요? 하지만 저는 육아의 시작과 끝이 이 ‘관찰’에 있다고 믿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관찰은, 아이가 숙제는 했는지, 핸드폰은 안 하는지 감시하는 ‘CCTV’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구절처럼, 평가하지 않고 그저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주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가 갓난아이일 때부터, 그리고 다 큰 5학년이 된 지금도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는 걸 좋아합니다.
식탁에 앉아 오물오물 밥을 먹는 입 모양, 수학 문제를 풀 때 미간에 잡히는 작은 주름, 학교 다녀와서 가방을 내려놓을 때의 미묘한 표정 변화 같은 것들을요.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잔소리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이게 제일 어렵죠^^;;) 아이를 바라보다 보면 비로소 ‘진짜 아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엄마들은 모두 초능력자였습니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이가 비틀거리면 “어! 저기서 넘어지겠는데?” 하고 0.1초 만에 몸이 반응했죠.
그건 우리가 아이와 온종일 붙어 있으며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 '관심의 끈'을 아이가 자란 지금도 놓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오늘 학교 어땠어?”라고 묻는 대신, 아이의 눈빛을 먼저 봅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의 어깨가 조금 처져 있다면, 그날은 백 마디 질문보다 따뜻한 간식 한 접시가 필요하다는 걸 압니다.
반대로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들어오는 날엔, 제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울 준비를 합니다. 아이의 신나는 무용담이 쏟아질 테니까요.
사실 저의 별명은 ‘쌉T’ 입니다.^^ 공감 능력이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저는 관찰과 데이터를 선택했습니다.
내 감정을 빼고 한 발자국 물러서서 아이를 ‘데이터’ 쌓듯 관찰하다 보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보게 됩니다.
제가 혜린이의 글 쓰는 재능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아이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아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 ‘관찰’ 덕분이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을 때 아이가 시간 가는 줄 모르는지,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할 때 목소리가 커지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막막했던 육아의 해결 방법이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깊이, 제대로 사랑하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불안한 마음에 자꾸 밖으로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옆집 애는 벌써 진도를 어디까지 나갔다더라”, “저 집 엄마 정보력이 장난 아니라던데…”
불안해하는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우리 애는 이렇고 저렇고” 하며 정보를 나눕니다.
하지만 그때,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는 방법도 역시 관찰입니다.
부러워해야 할 건 그 집 엄마의 화려한 ‘입’(정보)이 아닙니다.
그 집 ‘아이’를 보세요.
그 아이가 지금 성장하고 있는지, 그 아이가 배움을 진정으로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지를 관찰해 보세요.
진짜 정답은 남의 집 엄마 입이 아니라, 바로 그 아이의 표정과 태도 안에 있습니다.
내 아이를 가만히, 오래도록 바라봐 주세요.
그 따뜻한 시선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아이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가끔은 ‘관찰’의 힘을 믿고 남편을 뚫어져라 쳐다보곤 하는데요.
남편이 묻습니다. “왜 자꾸 봐? 뭐 잘못했어?“
이상하죠. 아이는 보면 볼수록 새로운 게 보이고 사랑스러운데, 남편은 봐도 봐도 잘 안 보입니다.^^ 기분만 나빠집니다. ㅎㅎ
아무래도 애정이 부족해서 그런가 봅니다. 하하.
오늘 하루, 내 아이에게 향했던 잔소리는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르고,
그저 사랑스럽게, 아주 자세히 아이를 바라봐 주세요.
그것이 아이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니까요.
감사합니다.
쿨한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