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노가리로 레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저는 오늘 집에서 3분 거리인 필라테스 학원에 거금을 결제하고 왔어요. 손이 달달 떨려 왔지만, '척추 수술 1700만원'이라는 글귀를 떠올리자 예방을 위한 합리적 투자로 여겨졌습니다. 30대가 넘어가면서 살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었는데요. 해보니 몸을 내 뜻대로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더 잘 알게 됐습니다.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은 체력과 힘, 운동 신경이라면 빠지지 않는 사람들 100명을 모아두고 극악무도한 미션을 던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인함에서 기인한 육체미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지요. 그런 <피지컬: 100>이 국가 대항전 <피지컬: 아시아>로 돌아왔습니다. '아시아 8개국이 국기를 걸고 펼치는 피지컬 전쟁'이라는 한 줄 소개부터 도파민이 삭 돌지 않나요?


이게 내 올림픽이야

서바이벌 <피지컬: 아시아>


보통 국가 대항전이 열리면 미워도 고와도 우리나라를 응원하게 됩니다. 출전한 선수들의 책임감도 엄청나고요. <피지컬: 아시아>에 출연한 8개 국가 역시 비장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필리핀 팀엔 레전드 복서 '파퀴아오'가(아쉽게도 중간에 하차했지만요), 호주 팀엔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가 출연했고요. 일본 팀은 금메달리스트가 두 명이나 있더라고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시청자들의 눈을 가장 사로잡은 건 몽골 팀이었습니다. 네, 사진에 있는 저 분들이요. 몽골 전통 씨름 선수 '어르헝바야르'가 센터에서 위압감을 뽐내주고 있죠? 몽골 선수들은 조용히 있다가 경기가 시작되면 엄청난 힘과 정신력을 발휘하며, 전사의 DNA가 무엇인지 보여줬습니다. 그야말로 힘숨찐 실눈캐 그 자체.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재밌는 일이 벌어졌어요. 국가 대항전인데도 많은 한국인들이 몽골 팀의 우승을 기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몽골의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이 매력적인 언더 독 서사를 만들어낸 거예요. "전사들이여, 말에 올라라!"라는 응원 구호조차 낭만 치사량 아닙니까. 흑흑.


"그래, 울지 말고... 그래서 몽골이 우승했니?"라고 물으신다면, 절대 대답 안 해드림.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몽골 팀의 매력을 차치하고서라도 <피지컬: 아시아>는 완성도가 높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에요. 서바이벌 프로들이 본의 아니게 빠지는 딜레마 중 대표적인 것이 준결승보다 결승이 시시하다는 점인데요. (당장 <흑백요리사>만 떠올려 봐도...) <피지컬: 아시아> 역시 스케일은 준결승이 더 컸음에도, 그에 뒤지지 않는 긴장감 넘치는 결승전을 만들어 냈습니다. 결승전이 결승전다워야 1등의 우승과 2등의 분투가 더 빛나는 법인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어요.


들리는 말로는 넷플릭스가 이 시리즈를 넷플릭스의 올림픽처럼 만들 야망이 있다고 하는데요. 완전 환영입니다. 한 가지 희망사항도 있어요. 모든 팀에 여성 선수들이 2명씩 출전해 인상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요. 힘이 중요한 미션에서 여성 선수들이 버리는 카드처럼 인식되는 게 아쉽더라고요. 그러니, 속히 <피지컬: 100 우먼>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만화 <몽골 여행>

몽골 전사들을 보며 여행 뽐뿌가 올라오는 요즘. 트위터 네임드 '관종'님이 그린 만화 <몽골 여행>을 발견했습니다. 자신의 덕질 분야에서 광인으로 불리는 트친 5명이 떠난 몽골 여행기라니. 실친과의 여행도 쉽지 않은 파워 내향인으로서 은근히 대리만족이 되더군요. 언젠가는 저도 너른 초원 위에 누워 별을 볼 수 있겠죠? <몽골 여행>은 포스타입과 단행본으로 볼 수 있어요.
다큐멘터리 <본능의 질주>

서바이벌에서 탈락한다고 직장을 잃습니까? F1 선수들은 그렇습니다(...) 자본주의 끝판왕 스포츠답게 사람 하나 방출하는 건 일도 아니고, 그 현장엔 언제나 넷플릭스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죠. <본능의 질주>는 1년 동안 F1에서 일어난 일들을 담아 다음 해에 공개하는 시리즈인데요. 내 몸이 불타도 좋다며, 포디움을 향해 시속 320km로 달리는 선수들의 혈기에 함께 고양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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