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올림픽이야
서바이벌 <피지컬: 아시아>
보통 국가 대항전이 열리면 미워도 고와도 우리나라를 응원하게 됩니다. 출전한 선수들의 책임감도 엄청나고요. <피지컬: 아시아>에 출연한 8개 국가 역시 비장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필리핀 팀엔 레전드 복서 '파퀴아오'가(아쉽게도 중간에 하차했지만요), 호주 팀엔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가 출연했고요. 일본 팀은 금메달리스트가 두 명이나 있더라고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시청자들의 눈을 가장 사로잡은 건 몽골 팀이었습니다. 네, 사진에 있는 저 분들이요. 몽골 전통 씨름 선수 '어르헝바야르'가 센터에서 위압감을 뽐내주고 있죠? 몽골 선수들은 조용히 있다가 경기가 시작되면 엄청난 힘과 정신력을 발휘하며, 전사의 DNA가 무엇인지 보여줬습니다. 그야말로 힘숨찐 실눈캐 그 자체.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재밌는 일이 벌어졌어요. 국가 대항전인데도 많은 한국인들이 몽골 팀의 우승을 기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몽골의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이 매력적인 언더 독 서사를 만들어낸 거예요. "전사들이여, 말에 올라라!"라는 응원 구호조차 낭만 치사량 아닙니까. 흑흑.
"그래, 울지 말고... 그래서 몽골이 우승했니?"라고 물으신다면, 절대 대답 안 해드림.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몽골 팀의 매력을 차치하고서라도 <피지컬: 아시아>는 완성도가 높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에요. 서바이벌 프로들이 본의 아니게 빠지는 딜레마 중 대표적인 것이 준결승보다 결승이 시시하다는 점인데요. (당장 <흑백요리사>만 떠올려 봐도...) <피지컬: 아시아> 역시 스케일은 준결승이 더 컸음에도, 그에 뒤지지 않는 긴장감 넘치는 결승전을 만들어 냈습니다. 결승전이 결승전다워야 1등의 우승과 2등의 분투가 더 빛나는 법인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어요.
들리는 말로는 넷플릭스가 이 시리즈를 넷플릭스의 올림픽처럼 만들 야망이 있다고 하는데요. 완전 환영입니다. 한 가지 희망사항도 있어요. 모든 팀에 여성 선수들이 2명씩 출전해 인상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요. 힘이 중요한 미션에서 여성 선수들이 버리는 카드처럼 인식되는 게 아쉽더라고요. 그러니, 속히 <피지컬: 100 우먼>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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