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영화는 영화 『모가디슈』입니다. 방준석 음악 감독의 기다란 필모그래피 중 가장 아래에 있는 영화이지요. 2020년에 개봉을 계획했다가 한 차례 미루어져서 작년 여름에서 개봉했습니다. 코로나19로 극장가가 얼어붙지만 않았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모가디슈는 소말리아의 수도입니다. 소말리아는 동쪽으로 인도양을 끼고 아프리카의 뿔에 위치한 나라인데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오랜 내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죠.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여러 나라들은 소말리아를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1991년의 소말리아는 지금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1988 서울 올림픽에도 참여했고 우리나라 대사관도 수도 모가디슈에 있었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한, 미국, 이탈리아, 이집트 등 여러 나라가 소말리아에 대사관을 두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때 당시 아직 UN에 가입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소말리아의 지지가 UN 가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외교전을 벌이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소말리아에서 내전이 일어납니다.
『군함도』로 이런저런 쓴소리를 들었던 류승완 감독이 그때의 부진을 씻어냈다는 평이 많네요. 저도 손에 땀을 쥐며 대사관 사람들의 탈출을 지켜보았습니다. 방준석 음악 감독이 작곡한 아프리카 풍의 음악과 자동차 추격전에 깔렸던 긴박한 리듬의 음악에 지금도 귓가가 멍멍합니다.